예올의 ‘전통을 신다, 전통을 담다’ 전시에서는 화혜장 안해표 선생이 복원한 전통 신발과 섬유공예가 조하나 씨가 전통 기법으로 제작한 가방을 선보였다.
전통을 신다
신은 한 사람의 무게를 대신한다. ‘누군가를 평가하려면 그 사람의 신을 신어보라’는 인디언 속담은 신발의 가치를 새삼 일깨우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의 전통 신에 대한 연구와 복원 작업은 한복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이에 안해표 장인은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최공호 교수팀의 고증을 바탕으로, 사료상에만 존재했던 전통 신발을 복원해 실물로 제작해냈다. 임금이 정복을 입을 때 신는 적석부터 왕비의 신발인 청석, 서민들이 신었던 나막신, 방한용 신발 온혜, 가죽에 들기름을 바른 방수용 신발 유혜 등 총 30여 점이다. 부산광역시 무형문화재인 안해표 선생은 할아버지대부터 신발을 만들던 집안에서 태어났으며, 현재 아들인 안동일 이수자까지 4대에 걸쳐 전통 신 만드는 일을 이어오고 있다. 2014년에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가한 11개국 정상에게 선물할 전통 신을 제작하기도 했다. 또한 최공호 교수팀은 이번에 진행된 전통 신 연구를 바탕으로 ‘한국인의 신발, 화혜(靴鞋)’라는 책을 펴냈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에서 글로벌 패션 브랜드 나인웨스트와 스티브매든을 전개하는 GRI코리아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예올의 고문이기도 한 다이아나 강 GRI코리아 대표는 “장인이 갖고 있는 노하우를 우리 생활 속에 접목시켜 현대인들이 전통과 가까워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후원을 시작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전통 의상에 비해 그늘에 가려져 있던 전통 신에 대한 가치가 올곧게 드러나고 재조명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통을 담다
예올의 두 번째 젊은 공예인으로 선정된 조하나 씨는 종이 접기 방식으로 가방 및 액세서리를 제작하는 작가로, 이번에는 ‘전통을 담다’라는 주제에 맞춰 가방과 클러치백 25점을 선보였다. 접기 기법은 부채, 쌈지, 병풍 등 우리 선조들의 삶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접목돼왔다. 조하나 작가가 진행한 일련의 작업은 물들인 바탕감을 자르고 손바느질로 덧대는 등의 전통 방식을 따랐으며, 일부 작품은 일상에서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견고한 가죽 소재와 기계 바느질을 이용해 실용성을 더했다.
1 조하나 씨는 우리 조상들이 생활 속에서 다양하게 이용했던 접기 기법을 통해 가방을 제작한다. 2 예올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지금은 잊힌 전통 신발 30여 점을 사료에 근거해 복원했다. 3 예올의 고문이자 이번 프로젝트를 후원한 GRI코리아의 다이아나 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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