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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사업자 선정, 글로벌 경영 박차 가하는 참존 김광석 회장

“중국 일본 여성들도 샘플만 써보고 알더군요”

글·김명희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참존 제공

입력 2015.03.17 15:52:00

김광석 회장은 재계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작은 동네 약국에서 시작해 연 매출 수천억원의 대기업을 일구기까지, 그의 남다른 경영 철학과 성공 노하우를 들었다.
면세점 사업자 선정, 글로벌 경영 박차 가하는 참존 김광석 회장
김광석(76) 참존 회장을 만나보지 않은 사람도 그의 얼굴을 보면 낯이 익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참존의 모든 화장품에는 ‘써본 사람은 다 좋다고 하고, 나도 써보고 그렇게 느끼며, 자신 있게 남에게 권하는 세계 최고의 명품을 만들겠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김광석 회장의 증명사진을 넣은 품질보증서가 들어 있다.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자, 고객과의 약속을 담은 이 보증서와 함께 참존 화장품은 30년 이상 꾸준히 사랑받으며 중국·일본은 물론 멀리는 브라질까지 수출되고 있다. 실제로 만난 김광석 회장은 깨끗한 피부 덕분에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였다. 꼿꼿한 자세와 힘 있는 말투, 부드러운 인상에선 한눈팔지 않고 오롯이 한길을 걸어 결실을 맺은 이의 아우라가 엿보인다.

‘샘플만 써봐도 알아요’라는 카피를 앞세워, 트렌드에 민감한 화장품 분야에서 꾸준히 사랑받아온 참존은 요즘 글로벌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중국에서는 최고가 라인인 참인셀을 고위층과 재력가의 아내들이 즐겨 쓴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인기가 급등해 2013년부터 중국 4대 항공사 기내 면세품으로 채택됐으며, 최대 화장품 온라인 쇼핑몰 쥐메이에서도 많이 팔리는 품목으로 손꼽힌다. 이에 지난 2월 천오우 쥐메이 회장이 서울 대치동 참존 본사를 방문해 김광석 회장을 만나고 참존스킨케어센터를 둘러보기도 했다.

“참인셀 영양크림 하나가 40만원 정도 합니다. 비싼 가격이지만 한번 써본 사람은 그 맛을 잊기 어렵죠. 중국에 우리 제품을 처음 소개한 사람들도 한국에서 일하다 돌아간 조선족들입니다. 자신들이 써보고 좋으니까 제품을 가져가 보따리 장사를 한 건데, 소위 말해 그게 대박이 난 거죠.”

일본에서의 인기도 만만치 않다. 1992년 한국 최초로 일본 후생성으로부터 화장품 판매업 허가를 받았으며, 2002년 상품 선정 기준이 엄격하기로 유명한 QVC 홈쇼핑 채널에 입점해 최근 3년 연속 베스트셀러 브랜드로 선정됐다.

“일본의 경우 처음엔 인지도가 없어서 고전했어요. 1999년 무렵 현지 법인 철수까지 고려하고 있었는데, 피부 트러블 때문에 고생하다 자살기도까지 했던 여성이 참존 콘트롤 크림을 쓴 후 극적으로 좋아졌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것을 계기로 우리 제품이 알려지기 시작했죠. 정말 그런지 확인하자며 샘플 요청이 쇄도해 한 달에 샘플 운송비만 1천만원 넘게 나간 적도 있어요. 그렇게 샘플을 써본 독자들이 거의 대부분 재구매를 하면서 인기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됐죠.”



면세점 사업자 선정, 글로벌 경영 박차 가하는 참존 김광석 회장
창조경제의 원조, 청개구리 경영

참존화장품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1966년 서울 중구 스카라극장 근처의 작은 약국이었던 피보약국이 나온다. 7남매의 맏이로 집안을 일으킬 책임을 짊어진 김광석 회장은 성균관대 약대 졸업 후 피보약국을 개업하고 피부 질환을 치료하는 조제약을 만들어 팔았다. ‘피부에 관한 한 피보약국에서 못 고치는 병이 없다’는 소문이 날 정도로 명성을 쌓았지만 그것이 오히려 독이 됐다. 주변 약사들의 부탁에 무심코 자신이 조제한 약을 다른 약국에서 팔게 한 것이 문제가 돼 보건범죄단속법 위반으로 8억3천만원의 벌금을 선고받은 것. 아파트 한 채에 5백만원 하던 시절이었다. 벼랑 끝까지 내몰린 김 회장은 재기를 위해 고심하던 끝에 피부 전문 약을 개발한 경험을 살려 1984년 참존을 설립, 화장품 업계에 발을 디뎠다. 제품력에 자신이 있던 김 회장은 마케팅에서는 철저히 차별화 전략을 택했다. 샘플에 대한 인식이 아직 자리 잡지 않았던 화장품 시장에서 이례적으로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써보고 선택하도록 하는 샘플 전략을 도입해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고, 클렌징 제품에 관행적으로 사용하던 크림 대신 물을 이용해 화장을 지울 수 있는 ‘클렌징 워터’를 개발했다. 남과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고 실천하는 ‘청개구리 경영’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아이디어로 산업에 활기를 불어넣고 부를 창출하는 ‘창조경제’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최고가 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기존의 일등을 제치고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건데, 내가 최고를 향해 달려가는 동안 일등 역시 제자리를 지키기 위해 죽기 살기로 뛰게 마련이죠. 그러니 일등의 꽁무니만 쫓아서는 영원히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없어요. 진정한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1백 명이 검정 양복에 검정 모자를 쓰고 모여 있는데 나 혼자 흰색 정장에 흰색 모자를 쓰고 간다면, 나머지 99명은 내 바탕색이 되는 거죠.”

아들에게 대물림된 아버지의 열정 DNA

면세점 사업자 선정, 글로벌 경영 박차 가하는 참존 김광석 회장
참존은 2010년 서울 청담동에서 대치동으로 사옥을 옮겼다. 세계 명차의 전시장이 늘어서 있어 도산대로에 이어 ‘제2의 수입차 거리’라 불리는 곳이다. 6층짜리 사옥 1,2층에는 아우디센터가 들어서 있다. 김 회장은 슬하에 아들 셋을 두고 있는데 큰아들이 운영하는 참존모터스와 참존임포트가 각각 아우디와 람보르기니, 둘째아들이 운영하는 참존오토모티브가 벤틀리 딜러 사업을 진행 중이다. 김 회장은 10여 년 전 큰아들이 수입차 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 탐탁지 않았다고 한다.

“저는 모르는 것은 하지 않습니다. 아는 걸 하는 것도 힘든데 모르는 것을 어떻게 하겠어요. 그래서 반대했는데, 고집이 얼마나 센지 1년 동안 혼자 몰래 준비를 했더군요. 사원을 뽑아 자기 돈으로 월급을 줘가면서. 그냥 화장품 사업을 하면 편할 텐데, 굳이 어려운 길을 택해서 가는 게 나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나는 화장품, 아들은 자동차, 열정의 대상이 다를 뿐이죠. 두 아들 모두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니까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모릅니다.”

자신의 사업가 DNA를 고스란히 물려받아 열정적으로 일하는 두 아들에게 흡족감을 드러내는 김광석 회장. 그는 어떤 차를 탈까.

“아우디, 람보르기니, 벤틀리 모두 훌륭한 차입니다. 처음엔 큰아들이 수입하는 아우디를 탔다가 지금은 벤틀리로 바꿨죠.”

고급 화장품과 자동차는 욕망의 대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장인 정신이 깃든 명품이며, 성공한 사람일수록 더 좋은 것을 찾게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참존화장품과 수입차 딜러 사업은 시너지를 내기 좋은 조건을 갖췄다.

“고객층이 겹치기도 하고, 요즘은 자동차를 선택할 때 여성들의 의사가 중요한 만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처음 우리 회사에서 아우디 수입 사업을 시작할 때 참존에서 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자동차 보닛 위에 (참존의 청개구리 경영을 상징하는) 청개구리를 올려놓고 광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원래 아우디 본사는 자동차에 다른 것을 올려놓고 광고 촬영하는 것을 일체 허락하지 않는데, 우리의 경우는 예외적으로 허락했다고 하더군요. 참존의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은 것 같아 아주 흐뭇했습니다.”

김광석 회장을 잘 아는 아들은 그의 경영 스타일 못지않게 한결같은 생활습관을 높이 산다. 술·담배 등 몸에 해로운 것은 절대 하지 않고, 꾸준히 운동을 하며 18년째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기도에 나가고 있다. 목사의 설교를 받아 적은 노트는 인터뷰하던 날 4천65회를 기록하고 있었다.

“사람은 ‘내가 이만큼 이뤘으니 이젠 편하게 살아야지’ 하는 유혹에 빠질 수 있는데 그게 함정입니다. 인간은 습관의 동물입니다. 그 사람의 건강 상태는 행동과 습관에서 나오고, 습관이 바뀌면 사람이 달라지게 마련이죠. 저는 신앙을 갖고 있어 절제된 생활을 했고, 그 덕분에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2014년 창립 30주년을 맞은 참존은 최근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자(중소·중견기업 부문)로 선정되면서 글로벌 브랜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동네 작은 약국에서 시작해 연 4천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한 참존의 30년 후 모습을 김광석 회장에게 물었다.

“얼마 전 조회 시간에 직원들에게 주인 정신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 말이 있습니다’만, 그래서야 발전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까지 참존은 회사 일을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고 열심히 해온 직원들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런 직원들을 뒷바라지하는 사람에 불과했죠. 30년 후 그리는 참존의 모습은 모두가 사장이고 모두가 사원인 회사입니다. 또한 규모보다 기술의 깊이를 추구하며 고객들에게 만족을 주는 회사로 성장하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

디자인·이지은

여성동아 2015년 3월 6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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