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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의원 보좌관 옷 벗게 한 오바마 딸들의 옷

글·김지은 자유기고가 | 사진·뉴시스AP 제공

2015. 01. 15

지난해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두 딸, 말리아와 사샤의 추수감사절 옷차림을 맹비난했던 공화당 의원의 보좌관이 결국 사퇴했다. 도대체 그녀들의 옷차림이 어땠기에!

세계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최고 정치인 가족의 일거수일투족은 관심의 대상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가 세계 여성들의 워너비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초강대국의 퍼스트레이디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런 유명세가 언제나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특히 아이들에게까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관심과 비난이 쏟아질 때는 남부러울 것 없는 부와 권력을 가진 부모라 해도 마음이 편치 못할 것이다. 오바마 내외에겐 두 딸, 말리아(17)와 사샤(14)의 옷차림이 도마 위에 오른 일이 그럴 것이다.

지난 12월 이 문제로 스티븐 핀처 공화당 하원의원의 언론담당 보좌관 엘리자베스 로튼이 옷을 벗었다. 대통령의 두 딸에 대한 지나친 비난으로 여론의 역풍을 맞은 탓이다. 그는 백악관의 대표적인 추수감사절 행사 ‘칠면조 사면식’에 참석한 그녀들이 공식 행사에 어울리지 않는 의상과 심드렁한 태도를 보였다며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너희들이 끔찍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10대라는 것은 안다. 하지만 너희들은 퍼스트 패밀리란다. 격식에 맞는 옷을 입어야지, 바에나 어울릴 만한 옷 말고’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미국인들은 대통령의 정책에 문제가 있다면 그를 겨냥해야지 선거로 뽑은 것도 아닌 딸, 그것도 미성년자에게까지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로튼은 곧 글을 삭제하고 ‘10대 때의 나 자신도 원치 않을 방식으로 대통령 딸들을 재단했다. 그들에게 큰 상처를 줬다’며 사과문을 올린 데 이어 보좌관직을 사임했다.

두 딸은 TPO에 맞는 옷 입을 줄 아는 패셔니스타

문제가 된 지난 추수감사절 칠면조 사면식에서 말리아는 편안하면서도 차분한 그레이 컬러 스웨터와 짧은 체크 스커트를, 사샤는 와인 컬러 원피스에 니트 카디건을 입었다. 예년과 달리 다소 수수한 옷차림인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것이 비난을 받을 정도로 품위가 떨어지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칠면조 사면식은 미국 백악관에서 60년 넘게 이어온 행사로, 지금까지 미국인들이 추수감사절을 맞이해 소비한 칠면조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대통령의 권한으로 선택된 칠면조는 평생 잡아먹지 않을 것을 약속하는 행사다. 한 해의 수확을 감사하는 추수감사절의 의미를 생각한다면 역시 화려함보다는 소박함이 더 잘 어울린다는 것.



평소 미셸 오바마는 중저가 브랜드 ‘갭’과 ‘제이크루’ 등의 의상을 고가의 디자이너 브랜드 옷과 매치하는 과감한 선택으로 미국 여성들의 실용적이면서도 진취적인 스타일을 대변해왔다. 지금까지 드러난 말리아와 사샤의 스타일 역시 특정 브랜드를 고집하지 않고 실용성에 중점을 두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이들 자매는 공식 일정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조화를 통해 개성이 돋보이는 재미있는 시도들을 이어나가고 있다. 가령 지난 2013년 겨울 푸드뱅크를 방문한 자매는 둘 다 니트 소재 스웨터를 입었지만 말리아는 퍼플과 와인빛이 매치된 클래식한 패턴을, 사샤는 귀여운 판다가 그려진 청록색 니트를 입었다. 10대다운 발랄함이 돋보이는 스타일링이었다.

최근 말리아는 어린 티를 벗고 훌쩍 성장하면서 패션계에서 주목받는 스타가 됐다. 지난해 3월 중국 방문 당시 입었던 10만원 대 드레스가 순식간에 완판 기록을 세웠으며, 오바마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식에서 입은 코트와 스커트 역시 완판되는 등 10대들의 새로운 패션 아이콘으로 각광받고 있다.

디자인·최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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