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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위러브유 운동본부 김장하던 날

김장은 사랑이다

글·김명희 기자|사진·조영철 홍중식 기자,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제공

입력 2014.12.16 09:54:00

어릴 적 김장하는 날은 잔칫날 같았다. 동네 아줌마들은 품앗이를 하며 서로 겨울 날 준비를 도왔고, 그 훈훈함에 마음까지 따뜻해졌다. 김장은 어머니 사랑, 그리고 이웃 사랑의 다른 이름이다.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가 그 사랑을 실천하는 현장에 함께했다.
국제위러브유 운동본부 김장하던 날
국제위러브유 운동본부 김장하던 날

11월 16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서울김장문화제에는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회원 3백50명이 참가해 8톤 분량의 김치를 담갔다. 위러브유 후원회장인 탤런트 이순재 씨도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행사에 참가했다. 호기심에 참가했던 외국인들은 좋은 취지에 감동을 받기도. 행사 이틀 후 장길자 위러브유 회장(오른쪽 아래)은 직접 담근 김장 김치를 들고 독거노인 가정을 방문해 사랑을 전했다.

김치는 화려한 음식은 아니지만 식탁에서 빠져서는 안 될 기본 반찬이다. 어머니들은 허리가 아프고 손이 시려도 겨울 초입이면 가족들을 위해 정성껏 김장을 했다.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더 쉽게 김치를 담그고, 사 먹기도 하지만 여전히 우리 주변엔 추운 겨울이 다가오면 김장 한 통, 김치 한 포기가 아쉬운 이들이 있다.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이하 위러브유)가 이런 소외된 이웃을 위해 올해도 어김없이 사랑의 김치를 담갔다.

호기심으로 참여한 외국인들, 행사 취지 알고 감동받아

11월 16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서울시 주최로 ‘2014서울김장문화제’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김장 문화의 가치를 되새기며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의 건강한 겨울나기를 돕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날 위러브유에서는 서울과 경기도 분당 일대의 회원 3백50명이 참여했다. 직접 밭에서 재배한 배추를 뽑아 알맞게 절이고 신선한 채소와 젓갈을 듬뿍 넣은 양념을 만드는 등 재료 준비에 손길을 보탠 충북 옥천 지역 회원들도 한걸음에 달려왔다. 장길자 위러브유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김치는 오래 두어도 상하지 않고 발효가 돼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라며 “오늘 담그는 김치처럼 여러분의 봉사 정신도 오래 묵어도 부패되지 않고 발효돼 이웃에 따뜻한 사랑을 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위러브유 후원회장인 배우 이순재 씨도 두건과 앞치마를 두르고 김장에 동참했다. 그는 “김치 한 가지만 있으면 밥 한 공기 뚝딱할 정도로 김치를 좋아하지만, 김장은 처음이다. 이렇게 앞치마를 두른 모습을 보면 아내가 서운해할지도 모르겠다”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띄운 뒤 “여러분이 정성껏 만든 맛있는 김치가 이웃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배근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장, 86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육상 선수 출신 임춘애 씨, 가수 윤태규 씨 등 유명 인사들의 모습도 보였다.

국제위러브유 운동본부 김장하던 날
위러브유는 자연재해와 전쟁, 기아 등으로 고통 받는 세계인들을 위해 긴급 구호, 재해 복구, 아동 및 노인 복지 등 다양하고 전문적인 봉사 및 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장 나눔을 실천한 것은 올해로 15년째. 이날 행사 참가자들은 추운 날씨에도 환하게 웃으며 풍성한 양념으로 배추 속을 꼼꼼히 채웠고 시간이 지날수록 행사장 한편에는 사랑으로 버무린 김치가 차곡차곡 쌓여갔다. 흥미로운 점은 의외로 외국인 참가자들이 많았다는 것. 행사장 주변을 지나다가 호기심에 들렀다는 그들은 김장으로 사랑을 실천한다는 취지를 알고 나서 서툰 솜씨지만 손길을 보탰다. 이집트에서 온 대학교수 미나스 햐타투란 씨는 자신이 담근 김치를 맛본 후 “정신이 번쩍 나는 맛이다. 시험 보기 전에 학생들이 먹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한 뒤 “물질은 나눠주면 나에게서 없어지지만 사랑은 베풀고도 나에게 남는 유일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랑으로 김장을 담가 이웃을 돕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였다. 헝가리에서 온 건축가 존 보트 씨는 “오늘이 한국 방문 마지막 날인데 특별한 경험을 하게 돼 기쁘다”며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을 IT 강국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번에 참 따뜻한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여성 회원들이 김치를 담그는 동안 남성 회원들은 행사 준비 작업과 함께 절인 배추와 양념을 나르고 마무리된 김치를 10kg 분량 밀폐용기에 깨끗하게 담는 일을 도왔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서 온 김헌옥 씨는 “어려운 이웃들이 드시고 힘을 낼 수 있도록 사랑과 정성을 김치 안에 꼼꼼히 넣었다”며 “갈수록 사회가 메마르고 경제가 어려워지지만 이렇게 함께하는 마음이 있으니 힘내시라”고 전했다. 이날 버무려진 김치는 모두 8톤 분량으로 서울 중구·관악구·노원구청과 경기도 안산시청, 성남 수정구·중원구청, 수원 영통구청을 통해 독거노인과 저소득층 가정에 전해져 겨울을 나는 든든한 양식이 됐다.

여성동아 2014년 12월 6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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