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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을이네 가족의 아름다운 외출

글·김명희 기자|사진·IVI 제공

입력 2014.10.16 17:28:00

딸 소을이가 태어났을 때 이범수는 이웃을 사랑하는 아이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4년 만에 아이와 함께 나눔을 실천하는 작은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 가족의 따뜻한 나들이에 동행했다.
소을이네 가족의 아름다운 외출
소을이네 가족의 아름다운 외출

존 모라한 IVI 사무총장 권한대행으로부터 키키 홍보대사 위촉장을 받은 소을이는 열심히 활동하겠냐는 질문에 “네”라고 씩씩하게 답했다.

이범수(44)의 표정에서 뭐라 형언할 수 없는 행복감이 피어올랐다.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그의 변화무쌍한 얼굴을 봐왔지만 이토록 환한 표정은 처음이다. 그를 이렇게 웃게 한 주인공은 네 살배기 딸 소을이다. 아빠, 엄마를 딱 반반씩 닮은 소을이 역시 카메라를 보고는 방긋 미소를 지었다.

그는 9월 4일 아내 이윤진(33) 씨와 함께 소을이를 데리고 국제백신연구소(IVI)에서 발족한 키키 프로그램 론칭 행사에 참석했다. 키키는 5~12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공중 보건 및 나눔 교육 프로그램이다.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손에서 손으로 옮겨가는 것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과학 실험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전염성 질환이 어떻게 확산되고 예방될 수 있는지 교육하고, 저금통을 만든 후 용돈을 모아 전염병으로 고통 받는 개발도상국 아이들을 돕도록 기획됐다. 키키(KiKi)는 Kids Help Kids의 약자로, 어린이가 어린이를 돕는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존 모라한 IVI 사무총장 권한대행, 양현재단의 최은영 이사장을 비롯해 교육부·한솔교육희망재단 관계자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IVI 홍보대사인 이범수와 소을이는 직접 무대에 올라 키키 프로그램 홍보 동영상을 소개했다. 아기라고 불리기보다 어린이라고 불리는 걸 좋아하는 의젓한 소을이는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아빠에게 귓속말로 질문도 하고, 자신의 차례가 되자 씩씩하게 무대에 올라 소감을 말하는 등 프로그램의 마스코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IVI는 국내에 본부를 둔 최초의 국제기구로, 각국 정부와 빌 게이츠 부부가 설립한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 등의 후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소을과 다을(1) 남매를 둔 이범수는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을 찾던 차에 6개월 전 IVI 측으로부터 홍보대사 제안을 받고 흔쾌히 수락했다고 한다.

“어릴 때 동전이 생기면 돼지 저금통에 저금하던 게 재미있는 추억으로 남아 있어, 작년에 소을이에게도 동전을 저축하는 습관을 알려줬어요. 그랬더니 저금통을 2개나 꽉 채워 얼마 전에 열어보니 하나는 2만8천원, 다른 하나는 3만4천원이 나오더라고요. 아이 손을 잡고 그 돈을 은행에 가져가 통장을 만들면서 좋은 일에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뜻 깊은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돼 정말 기쁘네요.”



아이들이 세상 살아가는 데 좋은 안내자 되고 싶어

소을이네 가족의 아름다운 외출

이범수의 딸 소을이는 사람을 보면 잘 웃는 밝은 아이다. 이범수는 행사 내내 사랑스러운 딸을 향해 흐뭇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2011년 소을이를 얻은 이범수는 아이를 어떻게 키우고 싶냐는 질문에 “이웃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런 그의 바람은 보통 아이가 똑똑하고 건강하면 좋겠다고 말하는 여느 스타들과 달라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키키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자신의 말이 허언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하하하. 그 말은 정말 진심이었어요. 사회생활을 하는 동안 똑똑하고 많이 배운 사람들이 남을 괴롭히고 이용하는 걸 보면서 저 자신이나 아이들만큼은 평범하거나 혹은 좀 부족하더라도 자기 삶에 최선을 다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면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잘 어울려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행사가 끝난 후 이범수 가족과 함께 식사를 했다. 식사 후 아빠 옆자리에 앉아 있던 소을이에게 인터뷰를 위해 잠깐 자리를 바꿔줄 수 있냐고 하자, 소을이는 예쁘게 “예” 라고 대답하고는 옆자리로 옮겨 앉았다. 소을이는 좀처럼 떼를 쓰지 않고, 사람을 보면 잘 웃는 밝은 어린이다. 이범수는 이런 아이의 성격이 태담과 대화 덕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아내가 소을이를 임신했을 때 아내 배에다 대고 그날 있었던 일이나 좋은 이야기를 편안한 목소리로 들려줬죠. 그랬더니 소을이는 태어나자마자 많은 사람들 가운데 제 목소리를 바로 알아듣고, 가장 먼저 쳐다보더라고요. 신생아 때도 밤낮이 바뀌어 엄마를 고생시키지 않는 순한 아이였어요. 아이가 어려서는 울거나 산만하게 행동할 때 태담을 들려줬던 목소리로 타이르면 바로 안정을 찾았고요. 소을이를 통해 태담의 효과를 실감한 후 둘째 다을이 때도 그대로 적용했는데, 역시 하길 잘했단 생각이 들더군요. 요즘은 아이 눈높이에 맞춰 대화를 많이 해요. 어떤 상황에 대해 충분히 설명한 다음 ‘넌 어떻게 생각하니?’라고 질문을 던져 아이 스스로 생각을 하고 답을 찾게끔 유도하는 거죠. 얼마 전에는 음식을 먹다가 내던지는 일이 있어서 그 자리에서 과연 그게 잘한 행동인지 물었더니 음식을 다시 그릇에 주워 담고는 잘못했다고 하더라고요. 어린아이라고 해도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을 정도의 분별력은 있다고 생각해요. 그걸 잘 끌어내서 실천하도록 유도하는 게 부모들이 해야 할 몫이죠.”

그와 아내 이윤진 씨는 자녀 교육에 관해 대화를 자주, 많이 한다. 이씨는 고려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캐나다에서 유학했다. 귀국해 고려대 대학원을 졸업한 후에는 OBS 아나운서, 통역가로 일했으며 가수 비를 비롯한 스타들의 영어 과외 교사로 활동했다. 현재는 가방 전문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영어 선생님과 제자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1년여 열애 끝에 2010년 결혼했다.

“아내는 말 그대로 슈퍼맘이에요. 아내, 두 아이의 엄마, 그리고 사업가로서 굉장히 바쁘게 지내면서도 책임감이 강해서 어떤 것도 소홀히 하는 법이 없죠. 일과 가정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는 모습을 보면 존경스럽기도 하고, 또 아이들을 잘 키워내는 모습을 보면 고맙기도 해요. 아내와 저는 아이들이 농사를 짓든 장사를 하든, 본인이 좋아하고 행복한 일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기 위해선 세상에 어떤 일들이 있는지 많이 경험하고 체험하는 게 중요하겠죠. 아이들로 인해 저희가 빛나기를 바라기보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좋은 안내자가 되고 싶어요.”

여성동아 2014년 10월 6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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