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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계의 무한도전 ‘동.쇼.미’

국내 최초 쇼핑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떴다!

글·김지은 자유기고가 | 사진·홍중식 기자

입력 2014.08.14 10:31:00

드라마도 예능도 아닌데 인터넷 실시간 검색 순위까지 들썩이게 만드는 프로그램이 있다.
홈쇼핑 방송의 모든 카운트를 갈아치우며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국내 최초 쇼핑 버라이어티 동지현의 ‘쇼미더트렌드 뉴시즌’. 그 뜨거운 생방송 현장을 직접 찾아가봤다.
홈쇼핑계의 무한도전 ‘동.쇼.미’
카메라가 분주하게 오가고, 옷걸이에 걸린 제품이 스튜디오 한쪽으로 옮겨진다. 방송 1시간 전, 스튜디오에 가장 먼저 도착한 사람은 스타일리스트 김성일. ‘쇼미더트렌드 뉴시즌’(이하 ‘쇼미더트렌드’)의 책임 프로듀서인 강남일 PD와 수다를 나누며 프로그램 진행 순서를 살펴보던 그는 쇼핑호스트 동지현이 도착하자 그랜드 피아노 앞으로 그를 데려가 피아노 연주를 시작하는가 싶더니 자신들의 퍼포먼스에 금세 웃음을 빵 터트리고 만다.

방송 첫 회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며 ‘동쇼미’라 불리기 시작한 GS홈쇼핑 동지현의 ‘쇼미더트렌드’. GS홈쇼핑의 장수 프로그램에 쇼핑호스트 동지현이 합류하면서 색깔도 확 바뀌었다. 무엇보다 진행자인 쇼핑호스트 동지현과 스타일리스트 김성일, 모델 김새롬 세 사람의 완벽한 케미와 예능감이 보는 사람의 혼을 쏙 빼놓는다. 첫 방송이 나가자마자 전국 방방곡곡의 여성들이 팬임을 자처했고, 이제는 방송 시간에 맞춰 TV 앞에 앉는 고정 시청자까지 생겼다. 사고 싶은 물건이 있어 홈쇼핑 방송 시간을 기다리는 경우는 봤어도 홈쇼핑 프로그램이 재미있어 주말 저녁마다 TV 앞에 앉는 경우는 처음이다. 토요일 심야 시간대임에도 첫 방송 최고 시청률 0.46%를 달성, GS홈쇼핑 평균 시청률의 17배를 넘어서더니 이제는 홈쇼핑 최초로 시청률 1%대 고지를 눈앞에 뒀다.

‘쇼미더트렌드’가 최초인 건 고정 시청자가 생긴 것뿐만이 아니다. 트렌드세터 1백 명이 방청객 겸 게스트로 참석해 물건을 직접 입고 써보며 실시간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들은 패션에 관한 한 눈 높기로 유명한 연예인 지망생과 쇼핑 호스트 지망생, 모델학과 재학생, 블로거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시청자까지 가세했다. 카카오톡으로 방송 중에 주고받는 문자가 7천 건을 넘어섰다.

홈쇼핑계의 무한도전 ‘동.쇼.미’

생방송 시작 30분 전, 진행자들은 그날의 오프닝과 클로징에서 선보일 퍼포먼스를 의논하고 스태프들은 카메라와 동선을 확인한다.

쇼핑호스트와 MC 사이, 동지현

“스카우트 제의요? 그전에도 많이 들어왔죠. 2년 전까지만 해도 아무런 생각이 없었어요. CJ오쇼핑에서 오래 일해서 익숙하기도 했고, 더 잘할 수 있다는 욕심도 있었으니까요. 그러다 지난해 크게 아프면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과로로 쓰러진 데다 담낭염으로 수술까지 받았거든요. 한 달 정도 방송을 쉬면서 심각하게 고민했어요. 쇼핑호스트로서 보여줄 걸 다 보여준 게 아닌가, 더 이상은 무리가 아닐까 하고요.”



고민 끝에 GS홈쇼핑으로 이적, 동지현이 처음 맡은 방송이 ‘쇼미더트렌드’다. 기존에 있던 프로그램이고, 진행자를 제외한 멤버들도 그대로이니 성패는 모두 자신에게 달린 것 같았다. 게다가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버라이어티 형식 홈쇼핑 프로그램으로 진행방식을 바꾸겠다니!

1백 명의 트렌드세터를 투입하는 건 막바지에 결정된 일이다. 그것이 오히려 그에겐 호재로 작용했다. 사람들과 어울리고 대화하는 걸 즐기는 성격이라 평소 하던 것처럼 즐겁게 떠들다 보면 길이 보일 것도 같았다. 2시간이 넘도록 제품의 장점만 반복해서 소개하는 것보다 승산이 있겠구나 싶었다.

“방송 첫날 저도 깜짝 놀랐어요. 옷을 입어보고 만져보고 당겨보고….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방청객들이 굉장히 적극적이더라고요. ‘쇼미더트렌드’에선 방청객이 시청자를 대신해 직접 검증단 역할을 해요. ‘오! 이거 되겠구나’ 싶었죠. 그래서 즉흥적으로 입고 있는 옷, 다 가져가도 된다고 말씀드렸어요. 제품을 선물로 드리기로 한 건 결정 사항이 아니었거든요. 생방송의 묘미가 그런 게 아닐까요.”

그의 방송을 보고 있노라면 친구들과 수다 떨며 쇼핑하는 듯 즐겁고 편안한 기분이 든다. 심지어 완벽하고 빈틈없어 보이는 모습 뒤에 숨은 반전 매력까지 전부 보여준다. 6월 14일에는 시청자가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가 3천 건를 넘으면 춤을 추겠다던 방송 첫날의 공약을 지키고자 겅중겅중 어설픈 춤을 선보여 배꼽을 잡게 했다.

“정말 3천 건를 넘길 수 있을 거란 생각으로 공약을 내세운 건 아니에요. 그전까지만 해도 고객이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가 평균 8백 건 선이었어요. 그래서 설마 한 거죠.”

이제는 카카오톡 메시지가 방송 1회당 1만 건을 향해가고 있다. 그는 1만 건을 넘기면 드라마 ‘밀회’를 패러디한 ‘물회’를 선보이겠다고 공표했다. 장난처럼 시작했지만 이제는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활력소다.

여자들은 때론 실수하고, 때론 포복절도할 웃음을 선사하며 친구처럼 수다를 떠는 그에게서 자신과의 공통점을 발견하고 묘한 안도감을 얻는다. 그가 자신들이 꿈꾸던 여행지로 떠나 힐링하는 모습에서는 위안을 얻는다. 제품의 장점을 시시콜콜 설명해주지 않아도 생활 곳곳에서 그가 제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제품을 사용하는 동안 어떤 일을 겪으며 무엇을 보고 느꼈는지 고스란히 간접 체험하며 슬그머니 주문버튼을 누른다.

까도남과 푼수 사이, 스타일리스트 김성일

‘쇼미더트렌드’와 같은 패션 전문 쇼핑 프로그램에선 스타일리스트 김성일과 같은 전문가의 안목과 의견이 절대적이다. 그가 내뱉는 단어 하나, 표현 한번에 따라 시청자의 마음이 갈대처럼 흔들린다. 전문가로서의 입지는 그대로 가져가면서 예능 프로그램 같은 유쾌 발랄한 분위기도 내야 하니 그 아슬아슬한 경계를 줄타기하듯 넘나들기가 정말 쉽지 않을 듯하다.

“처음엔 엄청 부담됐죠. 재미있고 유익한 쇼핑 방송이라니, 의도는 좋지만 기존 틀을 깨기가 쉽지는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7년이나 된, GS홈쇼핑의 간판 프로그램인지라 습관처럼 굳어진 것들도 있을 테고요. 그나마 저는 게스트 자격으로 ‘쇼미더트렌드’에 출연하고 있었던 터라 낯섦이 덜했는데, 동지현 씨는 새로운 환경에서 기존 쇼핑호스트가 가진 이미지까지 뒤틀어야 하는 입장이었으니 얼마나 부담이 컸겠어요. 그래도 다행히 제가 이미 새롬 씨랑 호흡을 맞추던 상태고, 지현 씨도 다른 채널에서 몇 번 방송을 함께했던 터라 서로 부담감은 없었어요. 일단 한번 재미있게 해보자! 라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홈쇼핑계의 무한도전 ‘동.쇼.미’
카메라 앞에 선 김성일은 누구보다 유쾌 발랄한 푼수남이다. 진행자부터 시청자까지 배를 잡고 넘어갈 만한 아이디어도 곧잘 내놓고, 재미있는 장면에선 박수 치고 발을 구르며 웃어댄다. 그가 카메라 앞에서 마음 놓고 웃고 떠들며 수다를 떨 수 있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고민하죠. 예전에 알던 것만 가지고선 절대 이런 방송을 진행할 수 없어요. 패션은 계속 변화하고 진화하니까요. 요즘처럼 트렌드가 급변하는 시대엔 조금만 소홀해도 금세 올드해지죠. 늘 나태해지지 않도록 경계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는 패션계에서도 알아주는 까도남이다. 싫고 좋고가 분명하고, 싫은 걸 좋다고 말하는 융통성은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나질 못했다. 표정에서 벌써 좋고 싫고가 드러난다는 게 그의 변명 아닌 변명이다. 심지어 패션에 관한 한 매의 눈을 가졌기에 어지간한 디자인과 퀄리티로는 그의 마음을 열지 못한다. 그래서 그는 제품 선정 과정부터 참여해 의견을 피력한다. 때로는 제품의 디자인과 스타일링에도 도움을 주곤 하는데, 그렇게 열성적으로 준비한 제품이 좋은 반응을 보이면 그만큼 기분 좋은 일이 없다.

“예쁘지 않은 제품을 예쁘다고, 퀄리티가 훌륭하지 않은 제품을 훌륭하다고 말할 순 없죠. 제 역할은 소비자에게 전문가로서의 견해를 제대로 전달하는 건데, 그런 걸로 거짓말을 한다면 소비자뿐 아니라 제 자신도 속이는 거잖아요.”

모델과 고객 사이, 김새롬

그래도 두 시간 넘는 생방송인데, 방송 몇 시간 전에는 도착해서 제품에 대해 공부하고 다른 출연자들과 대사도 맞춰보겠지 싶었다. 그런데 김새롬은 정말 방송 시작 딱 30분 전에 왔다. 오프닝과 클로징에 대한 설명만 간단히 듣고선 시간이 남는다며 뚱땅뚱땅 피아노를 치다가 김성일의 과한 퍼포먼스에 깔깔깔 웃음보를 터트렸다. “제품에 대해선 미리 공부 안 해요?” 묻자 “에이, 저는 미리 다 알고 들어가면 오히려 역효과 나요”라고 한다.

제품 선정 과정부터 까다롭게 자신의 전문성을 피력하는 김성일과는 달리 김새롬은 방송 직전에야 제품을 살펴보고 만져본다. 제품에 대한 선입견을 최대한 배제하고 방송에 임해야 진짜 이야기가 나온다는 게 그의 지론! 가뜩이나 거짓말 못하는 성격에 미리 뭔가 연습해 가면 ‘쟤 거짓말하는구나’ 싶게 티가 난단다. “대본도 없어요?” 했더니 “저희 정말 대본 없어요. 진짜로 리얼 버라이어티 쇼라니까요”라고 했다. 스타일리시함과 솔직함, 그리고 유쾌함. 각기 다른 코드를 하나로 묶어낼 줄 아는 건 그만의 장점이다.

“모델로서의 제 역할은 제품을 어떻게 소화해낼 수 있는지 보여주는 거예요. 제품을 보는 순간 머릿속에 떠오르는 상황을 토대로 이런 때엔 이렇게 입어라, 저런 옷과 액세서리를 걸쳤을 때 갖춰야 할 애티튜드는 이런 거다, 라는 걸 즉석에서 보여주죠. 제품을 처음 접한 사람 누구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도 중요하고요. 그런데 그런 걸 미리 고민하거나 연습하면 엄청 티가 나나 보더라고요. 제 캐릭터가 전혀 살지 않는대요. 그래서 PD님도 제겐 제품을 일부러 미리 안 보여주세요.”

하지만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카메라 앞에 섰다고 보기에는 그의 패션 감각과 센스가 너무 뛰어나다. 그의 비밀 무기는 탄탄한 기본기. 평소 패션 잡지 등을 두루 섭렵하며 최신 트렌드를 습득하는 건 물론, 스타일리스트 같은 전문가에게 수시로 조언을 구하며 모델로서의 소양을 쌓는다. 한마디로 벼락치기보다는 평소 예습과 복습을 철저히 하는 게 우등생이 되는 비결이라는 말씀!

공감과 사심 사이, 강남일 PD

홈쇼핑계의 무한도전 ‘동.쇼.미’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을 확보하기 위해 강남일 PD는 카카오톡 전담 PD를 캐스팅할 정도로 열성적이다.

“홈쇼핑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 시청자들과 비슷한 나이대에 접어드니 그들의 눈높이에서 프로그램을 바라보게 되더라고요. 제품의 특징을 설명하고 가격 조건을 강조하는 틀에 박힌 방송만으론 더 이상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힘들겠다 싶었요. 홈쇼핑 방송이란 게 그렇잖아요. 짜놓은 틀 안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데만 집중해야 하는, 그런 한계와 강박이 싫었어요.”

강남일 PD는 “다른 방송사에서 PD로 일하는 친구들을 보면 괜히 부러운 생각도 들고 나도 저런 프로그램 한 번쯤 만들어보고 싶은데… 하는 아쉬움도 많았다”고 했다. 이런저런 고민 끝에 ‘사심’을 더해 생각해낸 것이 ‘쇼핑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고객 입장에서 궁금한 건 제품의 특장점이 아니라 이 제품이 왜 필요하고, 구입 후에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하는 지극히 일상적인 것들이라는 데 생각이 미치자 강 PD는 그들의 로망을 실현시켜줄 아이디어를 실현하기로 했다. 홈쇼핑 프로그램도 버라이어티 못지않게 재미있고 유쾌할 수 있으며 고정 시청자들을 확보하고 시청률 대박을 낼 수 있다는 생각, 이전엔 왜 못했던 걸까. 그렇게 탄생한 것이 ‘쇼미더트렌드’다.

프로그램의 구성은 크게 두 가지다. 산토리니·모나코·런던·비엔나 등 여자들이 꿈꾸는 낭만적인 여행지로 여행을 떠난 동지현이 그곳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여행 이야기, 그리고 동지현과 김성일·김새롬을 중심으로 1백 명의 트렌드세터와 시청자까지 합세해 만들어내는 리얼 버라이어티 쇼. 시청자는 동지현의 여행 이야기를 통해 힐링받고, 카카오톡으로 실시간 참여하며 속 시원한 수다 한판을 펼친다. 스튜디오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퍼포먼스도 볼거리다. 하지만 제작진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시청자와의 ‘공감’이다.

덕분에 매출도 껑충 뛰었다. 4회까지 회별 매출액이 20억원을 넘겼다. 최고 28억원까지 매출을 올린 적도 있다. 단가가 낮은 여름 패션 아이템의 특성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대박’이다. 시청자의 공감이 숫자로 나타난 결과다.

여성동아 2014년 8월 6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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