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닮은 구석이라고는 전혀 없는 두 사람이다. 얼핏 보면 티격태격하는 연인 같아 보이기도 한다. 예전 같으면 열애설이니, 불화설이니 하는 말이 고개를 들 법도 하지만 이제는 두 사람의 관계에 토를 달 사람은 없어 보인다. 데뷔 15년, 슬픈 일도 좋은 일도 함께 견뎌낸 브라이언(33 사진 왼쪽)과 환희(32)는 세상에 둘도 없는 ‘서로’가 됐다. 5년 공백의 침묵을 깨고 돌아온 플라이투더스카이는 더욱더 견고해져 있었다.
“옛날에나 플라이투더스카이지, 지금 될까?”
5월 말 발표한 플라이투더스카이의 9집 앨범 타이틀곡 ‘너를너를너를’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단박에 음원 차트를 장악했고 매주 음악 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으며 6월 초 열린 콘서트 티켓은 10분 만에 매진됐다. 이미 god의 ‘미운오리새끼’가 1위를 수성하고 있었고, 휘성이 제대 후 신보를 들고 돌아왔으며 월드 투어를 마친 인피니티가 컴백한 시기에 거둔 성과였다. 환희는 믿기지 않았고, 브라이언은 거짓말인 줄 알았다고 한다. 오랜 공백은 컴백에 대한 두려움으로 돌아왔고, 아이돌 일색의 화려한 가요계에는 R·B 남성 듀오가 설 자리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옛날에나 플라이투더스카이지, 지금도 될까? 우리 노래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을까? 그런 걱정을 많이 해서 소심해졌던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플라이투더스카이를 전혀 모르는 어린 친구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도 궁금했죠. 저희가 한창 활동할 때는 ‘음원 올킬’ ‘줄 세우기’ 같은 표현이 없었어요. 음반으로 활동하던 때니까요. ‘다른 친구들이 그랬다더라’ 하는 말만 들었죠. 그런데 막상 저희가 올킬 했다니까 믿기지 않아서 계속 보게 되더라고요.”(환희)
“god와 휘성이 비슷한 시기에 컴백해서 저희가 빛이 날까, 음원만 나오고 사라지는 건 아닐까 걱정했죠. 음원 차트를 올킬 했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회사 식구들이 저희 기분 좋으라고 거짓말을 한 줄 알았다니까요.”(브라이언)
5년 만의 정규 앨범에 공을 들이면서도 1위를 꿈꾸지는 않았다고 했다. 순위나 화려한 결과보다 두 사람에게 더 절실한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함께하는 것이 가장 즐겁다는 걸, 가장 좋다는 걸 알게 된 거죠. 브라이언과 저의 목소리가 함께 어우러진 음악을 기다리는 분들이 많이 계셨어요. 대중은 플라이투더스카이를 잊지 않았는데, 오히려 저희들이 잊고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환희)
“솔로 활동을 하면서 힘든 순간마다 환희와 함께할 때가 더 즐거웠다는 생각이 들었죠. 힘들고 지칠 때 플라이투더스카이 예전 노래를 듣곤 했거든요. 그럴 때 환희와 문자를 주고받으면서 ‘우리 노래 참 좋다’ 그랬죠. 그럴 때마다 ‘같이해야겠다’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둘 다 가지게 된 것 같아요.”(브라이언)
누가 먼저랄 것도 없었다. 지난해 가을, 환희가 제대한 후 와인 한 잔을 앞에 두고 앉으니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컴백 쪽으로 흘렀다. 음반 작업에도 두 사람 모두 열의를 쏟았다.
“팬들이 기다리고 있을 음악, 우리도 좋아하는 음악을 고르고 싶었어요. 그래서 (곡 선정에) 신경을 많이 썼죠. 한 사람이 아무리 좋다고 생각해도, 상대방이 ‘별로다’ 하면 고집하지 않았어요. 두 사람이 완벽하게 합의한 곡만 골라 넣었죠.”(브라이언)
“트렌드를 따라갈 마음은 처음부터 없었어요. 요즘 친구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음악을 하고 싶었죠. 대신 너무 옛날 스타일을 고집하면 촌스러워질 수 있으니까 편곡에 많은 신경을 썼어요. 시간이 흘러도 플라이투더스카이만의 색을 유지하면서 세련된, 그런 음악을 하고 싶었죠. 굳이 1위를 하지 않더라도 가요계가 더욱 풍성해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고요.”(환희)
열애설·불화설, 이제는 그저 웃는다
플라이투더스카이는 자신들만의 음색으로 또 한 번 가요계를 점령했다. 1999년 SM엔터테인먼트의 아이돌 색을 띤 R·B 듀오로 데뷔해 거대 팬덤의 지지를 받던 플라이투더스카이는, 2003년 발표한 ‘Missing You’가 대중적으로 크게 히트하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R·B 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2008년 8집 앨범을 끝으로 각자 솔로 활동에 매진해오다 환희가 2011년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기 시작하면서 재결합이 묘연해진 상황이었다.
8집 활동할 때만 해도 데뷔 때부터 따라다니던 ‘불화설’이 구체화되던 때였다. 두 사람이 사이가 좋을 때면 ‘동성애’설에 근간을 둔 열애설이 떠돌곤 했고, 조금 다투기라도 하면 ‘불화설’이 흘러나왔다. 그러다가 예능 프로그램 ‘절친노트’를 통해 ‘화해’의 자리가 마련되면서 ‘불화설’이 기정사실화됐고, 이 때문에 8집 활동 이후 각자 솔로 활동에 매진한 것이 잠정적인 해체로 보이기도 했다.
인터뷰를 앞두고 이러한 루머에 대한 질문이 그들을 당황하게 하지 않을까 짐짓 걱정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루머’를 묻는 게 조금도 불편하지 않았다. 브라이언은 “이제는 제가 (환희에게) 엄마죠”라며 농을 했고, 환희는 “불화설보다 (브라이언과의) 열애설이 더 편하다”고 웃었다.
“저는 환희 말고도 다른 남자 연예인들과 이상한 소문도 많이 났어요(웃음). 그때마다 사귀던 여자친구들에게 많이 미안했죠. 공개된 장소에 여자친구와 손을 잡고 다녀도 ‘그냥 둘이 친하구나’라고들 생각하셨으니까요.”(브라이언)
“사실 다른 아이돌 가수들은 더 많이 싸운다고 들었어요. 그에 비해서 저희는 많이 안 싸운 편이었죠. 멤버가 달랑 둘뿐이라서 싸웠다 해도 풀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 하거든요. 두 사람 모두 역할이 너무 명확해서 서로가 없으면 일이 진행되지 않아요.”(환희)
환희는 자신들이 싸우면서 친해진 사이라고 했다. 도대체 그들은 무엇 때문에 그토록 싸웠던 것일까.
“그러게요. 지금 생각하면 특별한 이유도 없었던 것 같아요. 가장 많이 투닥거렸던 건 음식 때문이었어요. 정말 웃기죠? 형제처럼 정말 사소한 걸로 싸웠던 것 같아요. 바쁜 일정 탓에 밥 먹을 시간도 별로 없는데, 한 끼 식사를 먹고 싶은 메뉴로 고르는 건 당연하잖아요. 그런데 각자 원하는 메뉴가 다르고, 먹기 싫은 걸 상대방 때문에 먹어야 할 때 부글부글했죠(웃음).”(브라이언)
하지만 이제는 오랜만에 함께 활동하면서 서로의 존재에 대한 고마움도 절실하게 깨달았다.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 중에서 이제 와 고마움을 느끼게 된 것도 있다.
“솔로 활동을 할 때 혼자 무대에 올라가면 긴장도 많이 되고, 뭔가 채워지지 않은 느낌이 강했거든요. 그런데 브라이언과 함께하니까 무섭지도 않고, 아무리 아이돌 가수들이 많다고 해도 위축되지 않더라고요. 안정감과 편안함이 있는 것 같아요. 브라이언이 원래 위로를 잘해주는 편인데 예전에는 그게 정말 싫었어요. 제가 기분이 별로 안 좋을 때는 그냥 내버려두면 좋겠더라고요. 그런데 지금은 브라이언이 위로해주는 게 좋아요. 그걸 그때는 왜 몰랐을까요.”(환희)
“환희가 확실히 예전보다 웃음이 많아졌어요. 음악을 보다 즐겁게 하는 것 같고요. 무대에서는 여전히 이끌어주는 리더십도 있고요. 책임감 같은 게 느껴지니까요. 그래도 늘 예뻐하는 자식 같은 느낌이에요(웃음).”(브라이언)
루머는 또 있었다. 소속사였던 SM엔터테인먼트와의 결별을 두고 이수만 대표와의 불화설이 크게 불거져 나왔다. SM 측에서 플라이투더스카이라는 그룹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는 다소 구체적인 루머였다. 그런 이유로 5월 열린 쇼케이스 현장에 이수만 대표가 축하 화환을 보낸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화환과 와인을 보내주셨어요(웃음). 사실 컴백 전에 (이수만) 선생님을 찾아 뵀어요. 플라이투더스카이를 있게 한 분이니까, 다시 시작한다고 인사를 드리러 갔죠. 선생님도 좋아하셨고요. 2004년에 독립하면서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소문이 있었지만 사실은 상당히 깔끔하게 헤어졌어요. 선생님께서 재계약을 권하시긴 했지만 저희가 뜻한 바를 쿨하게 존중해주셨거든요. 그 밖의 일들은 회사가 다 알아서 한 거고, 문제가 될 일은 없었어요. 그 뒤로도 계속 연락하고 지냈는걸요.”(환희)
그들을 만난 카페 안은 브라이언 특유의 코웃음 소리와 환희의 호탕한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그들은 인터뷰 내내 유쾌하고 기분이 좋아 보였다. 치열한 가요계에서 한 걸음 물러나, 한 템포 쉬었다 온 그들에게는 그만큼의 여유와 편안함이 묻어났다.
“예전보다 많이 겸손해야겠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어린 나이도 아니니까요. 사람들이 사랑해주고, 응원해주기 때문에 자신감이 생기기보다 더욱 겸손해져야 한다는 생각이 더 커요. 누가 알아봐주시고, ‘노래 좋다’ 해주시면 먼저 달려가 인사하게 되더라고요.”(브라이언)
사랑, 그리고 결혼
오래 기다려온 컴백이니만큼 적극적인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어떤 프로그램이든 그들을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갈 계획이다. 이미 서울 공연을 마쳤지만 7월에 이어질 대전(12일), 수원(19일), 부산(26일) 공연 준비도 한창이다. 중국, 일본, 미국 등 해외 공연도 추진하고 있다. 환희는 조심스럽게 ‘제2의 전성기’인 것 같다고 했다.
“어렵게 다시 시작했는데, 이제 와서 예전처럼 활동을 쉰다면 다시는 못 돌아올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앞으로 플라이투더스카이로 끝까지 같이할 거예요.”(환희)
브라이언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너무 나이가 들면 R·B 창법으로 폼 잡는 건 힘들 것 같다”면서도 “할 수 있을 때까지는 해보고 싶다”고 눈빛을 반짝인다.
그래서 지금은 연애를 하지 못한다는 두 남자다.
“연애요? 하고 있습니다. 바로, 음악과! 와우!(웃음).”(브라이언)
“두 마리 토끼는 못 잡는 거 같아요. 우리 회사 식구들도 잠 못 자고 일하고 있는데, 연애까지 할 수는 없죠(웃음). 이렇게 바쁜데 (연애를 한다 해도) 과연 잘해줄 수 있을까요?”(환희)
숨기고 있는 게 아니냐고, 요즘엔 공개 연애가 대세라고 했더니 두 남자 모두 굳이 숨길 이유가 없다고 했다.
“아이돌이 공개 연애는 물론 결혼도 하는 시대인걸요. 예전에는 사실 많이 보수적이었죠. 회사 차원에서 연애를 못 하게 하는 상황이었고요. 이제는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저희가 공개 연애를 한다고 먼저 알리더라도 크게 관심 받을 것 같지 않아요. 굳이 공개할 필요도 없고, 숨길 필요도 느끼지 못하는 거죠.”(환희)
지금은 그저 머릿속에 플라이투더스카이 생각뿐이라고 했다. 두 사람 모두 솔로 활동과 연기 활동에도 잠시 전원을 내렸다.
기자가 인터뷰 장소에 도착했을 때, 두 사람은 마주 보고 식사를 하고 있었다. 식사래봐야 샐러드와 샌드위치가 전부였고, 급한 일정 탓에 서둘러 식사를 마쳐야 했지만 마주 앉은 그들의 모습이 얼마나 보기 좋았는지 모른다. 플라이투더스카이의 노래에 위로받아본 사람에게는 두 사람이 함께라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분 좋은 일일 것이다.
“옛날에나 플라이투더스카이지, 지금 될까?”
5월 말 발표한 플라이투더스카이의 9집 앨범 타이틀곡 ‘너를너를너를’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단박에 음원 차트를 장악했고 매주 음악 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으며 6월 초 열린 콘서트 티켓은 10분 만에 매진됐다. 이미 god의 ‘미운오리새끼’가 1위를 수성하고 있었고, 휘성이 제대 후 신보를 들고 돌아왔으며 월드 투어를 마친 인피니티가 컴백한 시기에 거둔 성과였다. 환희는 믿기지 않았고, 브라이언은 거짓말인 줄 알았다고 한다. 오랜 공백은 컴백에 대한 두려움으로 돌아왔고, 아이돌 일색의 화려한 가요계에는 R·B 남성 듀오가 설 자리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옛날에나 플라이투더스카이지, 지금도 될까? 우리 노래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을까? 그런 걱정을 많이 해서 소심해졌던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플라이투더스카이를 전혀 모르는 어린 친구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도 궁금했죠. 저희가 한창 활동할 때는 ‘음원 올킬’ ‘줄 세우기’ 같은 표현이 없었어요. 음반으로 활동하던 때니까요. ‘다른 친구들이 그랬다더라’ 하는 말만 들었죠. 그런데 막상 저희가 올킬 했다니까 믿기지 않아서 계속 보게 되더라고요.”(환희)
“god와 휘성이 비슷한 시기에 컴백해서 저희가 빛이 날까, 음원만 나오고 사라지는 건 아닐까 걱정했죠. 음원 차트를 올킬 했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회사 식구들이 저희 기분 좋으라고 거짓말을 한 줄 알았다니까요.”(브라이언)
5년 만의 정규 앨범에 공을 들이면서도 1위를 꿈꾸지는 않았다고 했다. 순위나 화려한 결과보다 두 사람에게 더 절실한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함께하는 것이 가장 즐겁다는 걸, 가장 좋다는 걸 알게 된 거죠. 브라이언과 저의 목소리가 함께 어우러진 음악을 기다리는 분들이 많이 계셨어요. 대중은 플라이투더스카이를 잊지 않았는데, 오히려 저희들이 잊고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환희)
“솔로 활동을 하면서 힘든 순간마다 환희와 함께할 때가 더 즐거웠다는 생각이 들었죠. 힘들고 지칠 때 플라이투더스카이 예전 노래를 듣곤 했거든요. 그럴 때 환희와 문자를 주고받으면서 ‘우리 노래 참 좋다’ 그랬죠. 그럴 때마다 ‘같이해야겠다’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둘 다 가지게 된 것 같아요.”(브라이언)
누가 먼저랄 것도 없었다. 지난해 가을, 환희가 제대한 후 와인 한 잔을 앞에 두고 앉으니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컴백 쪽으로 흘렀다. 음반 작업에도 두 사람 모두 열의를 쏟았다.
“팬들이 기다리고 있을 음악, 우리도 좋아하는 음악을 고르고 싶었어요. 그래서 (곡 선정에) 신경을 많이 썼죠. 한 사람이 아무리 좋다고 생각해도, 상대방이 ‘별로다’ 하면 고집하지 않았어요. 두 사람이 완벽하게 합의한 곡만 골라 넣었죠.”(브라이언)
“트렌드를 따라갈 마음은 처음부터 없었어요. 요즘 친구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음악을 하고 싶었죠. 대신 너무 옛날 스타일을 고집하면 촌스러워질 수 있으니까 편곡에 많은 신경을 썼어요. 시간이 흘러도 플라이투더스카이만의 색을 유지하면서 세련된, 그런 음악을 하고 싶었죠. 굳이 1위를 하지 않더라도 가요계가 더욱 풍성해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고요.”(환희)
열애설·불화설, 이제는 그저 웃는다
플라이투더스카이는 자신들만의 음색으로 또 한 번 가요계를 점령했다. 1999년 SM엔터테인먼트의 아이돌 색을 띤 R·B 듀오로 데뷔해 거대 팬덤의 지지를 받던 플라이투더스카이는, 2003년 발표한 ‘Missing You’가 대중적으로 크게 히트하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R·B 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2008년 8집 앨범을 끝으로 각자 솔로 활동에 매진해오다 환희가 2011년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기 시작하면서 재결합이 묘연해진 상황이었다.
8집 활동할 때만 해도 데뷔 때부터 따라다니던 ‘불화설’이 구체화되던 때였다. 두 사람이 사이가 좋을 때면 ‘동성애’설에 근간을 둔 열애설이 떠돌곤 했고, 조금 다투기라도 하면 ‘불화설’이 흘러나왔다. 그러다가 예능 프로그램 ‘절친노트’를 통해 ‘화해’의 자리가 마련되면서 ‘불화설’이 기정사실화됐고, 이 때문에 8집 활동 이후 각자 솔로 활동에 매진한 것이 잠정적인 해체로 보이기도 했다.
인터뷰를 앞두고 이러한 루머에 대한 질문이 그들을 당황하게 하지 않을까 짐짓 걱정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루머’를 묻는 게 조금도 불편하지 않았다. 브라이언은 “이제는 제가 (환희에게) 엄마죠”라며 농을 했고, 환희는 “불화설보다 (브라이언과의) 열애설이 더 편하다”고 웃었다.
“저는 환희 말고도 다른 남자 연예인들과 이상한 소문도 많이 났어요(웃음). 그때마다 사귀던 여자친구들에게 많이 미안했죠. 공개된 장소에 여자친구와 손을 잡고 다녀도 ‘그냥 둘이 친하구나’라고들 생각하셨으니까요.”(브라이언)
“사실 다른 아이돌 가수들은 더 많이 싸운다고 들었어요. 그에 비해서 저희는 많이 안 싸운 편이었죠. 멤버가 달랑 둘뿐이라서 싸웠다 해도 풀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 하거든요. 두 사람 모두 역할이 너무 명확해서 서로가 없으면 일이 진행되지 않아요.”(환희)
환희는 자신들이 싸우면서 친해진 사이라고 했다. 도대체 그들은 무엇 때문에 그토록 싸웠던 것일까.
“그러게요. 지금 생각하면 특별한 이유도 없었던 것 같아요. 가장 많이 투닥거렸던 건 음식 때문이었어요. 정말 웃기죠? 형제처럼 정말 사소한 걸로 싸웠던 것 같아요. 바쁜 일정 탓에 밥 먹을 시간도 별로 없는데, 한 끼 식사를 먹고 싶은 메뉴로 고르는 건 당연하잖아요. 그런데 각자 원하는 메뉴가 다르고, 먹기 싫은 걸 상대방 때문에 먹어야 할 때 부글부글했죠(웃음).”(브라이언)
하지만 이제는 오랜만에 함께 활동하면서 서로의 존재에 대한 고마움도 절실하게 깨달았다.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 중에서 이제 와 고마움을 느끼게 된 것도 있다.
“솔로 활동을 할 때 혼자 무대에 올라가면 긴장도 많이 되고, 뭔가 채워지지 않은 느낌이 강했거든요. 그런데 브라이언과 함께하니까 무섭지도 않고, 아무리 아이돌 가수들이 많다고 해도 위축되지 않더라고요. 안정감과 편안함이 있는 것 같아요. 브라이언이 원래 위로를 잘해주는 편인데 예전에는 그게 정말 싫었어요. 제가 기분이 별로 안 좋을 때는 그냥 내버려두면 좋겠더라고요. 그런데 지금은 브라이언이 위로해주는 게 좋아요. 그걸 그때는 왜 몰랐을까요.”(환희)
“환희가 확실히 예전보다 웃음이 많아졌어요. 음악을 보다 즐겁게 하는 것 같고요. 무대에서는 여전히 이끌어주는 리더십도 있고요. 책임감 같은 게 느껴지니까요. 그래도 늘 예뻐하는 자식 같은 느낌이에요(웃음).”(브라이언)
루머는 또 있었다. 소속사였던 SM엔터테인먼트와의 결별을 두고 이수만 대표와의 불화설이 크게 불거져 나왔다. SM 측에서 플라이투더스카이라는 그룹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는 다소 구체적인 루머였다. 그런 이유로 5월 열린 쇼케이스 현장에 이수만 대표가 축하 화환을 보낸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화환과 와인을 보내주셨어요(웃음). 사실 컴백 전에 (이수만) 선생님을 찾아 뵀어요. 플라이투더스카이를 있게 한 분이니까, 다시 시작한다고 인사를 드리러 갔죠. 선생님도 좋아하셨고요. 2004년에 독립하면서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소문이 있었지만 사실은 상당히 깔끔하게 헤어졌어요. 선생님께서 재계약을 권하시긴 했지만 저희가 뜻한 바를 쿨하게 존중해주셨거든요. 그 밖의 일들은 회사가 다 알아서 한 거고, 문제가 될 일은 없었어요. 그 뒤로도 계속 연락하고 지냈는걸요.”(환희)
그들을 만난 카페 안은 브라이언 특유의 코웃음 소리와 환희의 호탕한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그들은 인터뷰 내내 유쾌하고 기분이 좋아 보였다. 치열한 가요계에서 한 걸음 물러나, 한 템포 쉬었다 온 그들에게는 그만큼의 여유와 편안함이 묻어났다.
“예전보다 많이 겸손해야겠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어린 나이도 아니니까요. 사람들이 사랑해주고, 응원해주기 때문에 자신감이 생기기보다 더욱 겸손해져야 한다는 생각이 더 커요. 누가 알아봐주시고, ‘노래 좋다’ 해주시면 먼저 달려가 인사하게 되더라고요.”(브라이언)
사랑, 그리고 결혼
오래 기다려온 컴백이니만큼 적극적인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어떤 프로그램이든 그들을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갈 계획이다. 이미 서울 공연을 마쳤지만 7월에 이어질 대전(12일), 수원(19일), 부산(26일) 공연 준비도 한창이다. 중국, 일본, 미국 등 해외 공연도 추진하고 있다. 환희는 조심스럽게 ‘제2의 전성기’인 것 같다고 했다.
“어렵게 다시 시작했는데, 이제 와서 예전처럼 활동을 쉰다면 다시는 못 돌아올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앞으로 플라이투더스카이로 끝까지 같이할 거예요.”(환희)
브라이언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너무 나이가 들면 R·B 창법으로 폼 잡는 건 힘들 것 같다”면서도 “할 수 있을 때까지는 해보고 싶다”고 눈빛을 반짝인다.
그래서 지금은 연애를 하지 못한다는 두 남자다.
“연애요? 하고 있습니다. 바로, 음악과! 와우!(웃음).”(브라이언)
“두 마리 토끼는 못 잡는 거 같아요. 우리 회사 식구들도 잠 못 자고 일하고 있는데, 연애까지 할 수는 없죠(웃음). 이렇게 바쁜데 (연애를 한다 해도) 과연 잘해줄 수 있을까요?”(환희)
숨기고 있는 게 아니냐고, 요즘엔 공개 연애가 대세라고 했더니 두 남자 모두 굳이 숨길 이유가 없다고 했다.
“아이돌이 공개 연애는 물론 결혼도 하는 시대인걸요. 예전에는 사실 많이 보수적이었죠. 회사 차원에서 연애를 못 하게 하는 상황이었고요. 이제는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저희가 공개 연애를 한다고 먼저 알리더라도 크게 관심 받을 것 같지 않아요. 굳이 공개할 필요도 없고, 숨길 필요도 느끼지 못하는 거죠.”(환희)
지금은 그저 머릿속에 플라이투더스카이 생각뿐이라고 했다. 두 사람 모두 솔로 활동과 연기 활동에도 잠시 전원을 내렸다.
기자가 인터뷰 장소에 도착했을 때, 두 사람은 마주 보고 식사를 하고 있었다. 식사래봐야 샐러드와 샌드위치가 전부였고, 급한 일정 탓에 서둘러 식사를 마쳐야 했지만 마주 앉은 그들의 모습이 얼마나 보기 좋았는지 모른다. 플라이투더스카이의 노래에 위로받아본 사람에게는 두 사람이 함께라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분 좋은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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