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저 ‘제주도가 좋아서’ 지인 하나 없는 그곳에 작업실을 마련, 서울과 제주를 오가며 오랜 기간 작업 중이라는 그는 동양화 교육을 받고 동양화과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며 오랫동안 동양화 작업을 해왔다. 하지만 그의 근작 ‘Towards’ 시리즈에서는 동양화와 서양화, 구상과 추상의 경계가 허물어져 있다. 컬러 면과 형태로 가득 찬 그림, 여백을 두고 식물의 잎을 사실적으로 그린 그림 등은 때로 앙리 루소의 원시적 회화 같았다가, 이당 김은호의 한국화 같아 보이기도 한다. 전혀 다른 두 가지 차원이 제주라는 자연으로 형상화하는 것이다. 이번 표지에 사용된 그림 또한 화면을 채우는 여백은 구성의 목적으로 분명히 드러나, 동양화의 여백과 사뭇 달라 보인다. “장르에 국한하지 않고 내 자신에게 충실할 뿐”이라는 그의 말대로 동양화임에도 현대적이고, 사실적이면서도 추상적으로 사물을 또렷이 지시하면서도 사물이 가지지 않은 면들로 서정과 낭만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 자연보다 단순하면서도 창의적인 것이 있을까요? 자연과 같이 신묘막측한 것을 보고 감흥을 느끼지 않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예요.”
화면을 둘로 나눈 바다와 하늘의 색 면은 제주의 청명한 바람을 전해주고, 식물의 군집을 확대한 작품에선 마치 열대우림 한가운데에 들어와 있는 듯 촉촉한 촉각과 후각이 공감된다.
“좋아하는 마음이 없어지면 못 그리는 거죠. 작가는 감동이 오지 않으면 그림을 그릴 수 없어요. 그 순간 내가 느낀 희열과 감동을 고스란히 그림 속에 표현하고 싶어요. ‘여성동아’ 독자 여러분들에게도 그런 감정이 전달될 수 있다면 더 기쁠 게 없겠어요. 서로 공감할 수 있는 그림, 좋은 그림이란 그런 것 아닐까요?”
1 Towards, 2013, 280×180cm. 한지에 채색.
2 Towards, 2013, 91×72.5cm, 한지에 채색.
3 표지 배경으로 사용된 작품. Towards, 2008, 129×161 cm, 한지에 채색
4 Towards, 2008, 112×81cm, 천 위에 채색.
◆ 신세계백화점 ‘Selected EDITION’ 展

장소 및 일시 신세계백화점 본점 갤러리 6월 16일까지, 광주점 갤러리 7월 2~21일, 센텀시티 갤러리 8월 28~10월27일. 월~목 오전 10시반~오후 8시, 금~일 오전 10시30분~오후 8시30분(백화점 휴점일 휴관) 문의 02-310-1924 Shinseg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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