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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는 기본, 요리하고 그림 그리는 여자 박혜경의 랄랄라 세상

글·구희언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14.05.15 16:38:00

뭐든지 손으로 만드는 걸 좋아해 그림도 그리고 인테리어도 직접 하며 프로 수준의 요리 실력도 지니고 있다.
5월에는 그동안 준비한 노래들을 모아 새 앨범을 발표한다.
끊임없이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를 즐기는 여자, 박혜경의 에너지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노래는 기본, 요리하고 그림 그리는 여자 박혜경의 랄랄라 세상
‘같은 하늘 아래 태어났지만/모두 같은 달을 보면서 잠이 들지만/왜 다른 해를 쬐며 살아가나요/꿈 따윈 없어도 살 수 있지만/돈 없으면 살 수 없는 세상인가 봐요’

요즘 사회상을 그대로 투영한 가사 같다. 가수 박혜경(40)이 5월 발표할 신곡 ‘랄랄라 세상’은 88만원 세대의 심경을 대변하는 센 노래 같지만 특유의 솜털 같은 목소리 덕에 무겁지 않게 느껴졌다.

“우연히 한 식당에 놀러 갔다가 아르바이트하던 청년으로부터 받아서 만든 노래예요. 그 나이 또래의 이야기를 제 목소리로 표현한, 말하자면 그 친구의 울분인 거죠. 스스로 울어버리면서 슬픔을 처절하게 표현하는 가수가 있는가 하면, 감정을 담담하게 표현해서 듣는 이의 몫으로 해석을 넘기는 가수가 있는데, 전 후자 쪽이에요. 아마 1% 빼고는 다 공감하는 이야기일 거예요. 밝은 멜로디에 그런 내용을 제 식대로 표현했어요.”

그와의 인터뷰를 앞두고 비극적인 사건이 터졌다. 진도 해상에서 여객선이 침몰한 것이다. SNS에 이번 사건에 대한 언론의 자극적 보도를 비판하고 실종 가족의 심정에 공감하던 그는 분명 자기만의 성을 쌓고 그 안에서 사는 일부 아티스트와는 달랐다.

그 역시도 언론에 데기도 많이 데었다. 항소심까지 가서 무죄를 받은 사건으로 법정을 오가며 맘고생을 한 것. 성대 결절로 가수 생활에 위기도 왔다. 용케 힘든 시간을 버텨낸 그는 “이 또한 절대적으로 다 지나간다. 그것마저도 없으면 삶이 밋밋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남들은 슬럼프라고 정해놨지만 슬럼프라 생각하지 않아요. 늘 크고 작은 일이 있었지만 연예인이라 기사화됐을 뿐이에요.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면 못 산다니까요. 대중에게 지탄받을 일은 물론 하지 않아야겠지만, 그로 인해 좌지우지되고 싶지 않아요. 대중은 어제를 기억하지 않거든요. 특히 2년 전까지 살던 서울 강남은 더했어요. 거기선 모든 게 너무나도 반질반질하고 아름다워 보였거든요. 시골에 살면서 자신과 마주할 시간이 많아졌어요.”

꽃을 팔아도 그림을 그려도, 나는 ‘가수’ 박혜경

노래는 기본, 요리하고 그림 그리는 여자 박혜경의 랄랄라 세상
2년 전 경기도 파주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박혜경. 그는 이곳 생활에 푹 빠져 있다. 한 달의 3분의 1은 이웃 사람들과 식사하고, 소소한 관심사를 공유하며 어울리는 재미가 최고라고 했다. “혼자 커피숍 가고, 강아지 두 마리와 산책을 자주 다닌다”는 그는 최근 동네에 주민들과 함게 피자와 치킨을 먹고 담소를 나눌 공간을 만들었다. 내달 오픈 예정인 가게 이름은 ‘화덕’. “뭐든지 손으로 만드는 걸 좋아해 가게 인테리어도 직접 했다”는 그는 “버려진 나무나 쓸모없어진 물건들을 인테리어에 재활용했다”고 말했다.

“가수의 삶은 평가의 연속이잖아요. 그림이나 인테리어, 요리에서만큼은 평가받지 않고 나만의 것,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거죠. ‘침대를 꼭 벽에 붙여야 해?’ ‘계단 봉은 직접 만들 수 없을까?’ ‘소파 아래 신발장을 만들면 어떨까?’ 질문하고 필요하면 만들죠. 그림도 화가가 아니니 잘 그릴 필요 없잖아요. 색을 조합해서 마음대로 그려보는 거죠.”

박혜경은 지난해 스페셜 앨범 표지도 직접 그렸다. 몽환적인 여성의 얼굴과 꽃 그림이 화가 천경자의 작품을 연상케 했다. “천경자와 조지아 오키프를 좋아한다”던 그는 “꽃을 좋아하느냐”는 물음에 “사랑한다”고 답했다.

“집에 조그만 마당이 있는데 완전 야생이에요. 꽃집에 가지 않고 마당에서 꽃을 꺾어 화병에 꽂는 게 작은 소원이었는데 그걸 이뤘죠. 백합, 도라지, 초롱꽃을 심었어요. 화려한 장미보다 들꽃이 좋더라고요. 싸리꽃, 튤립도 좋아하고요. 아, 마당에 할미꽃도 있어요.”

최근 출연한 jtbc ‘집밥의 여왕’에서는 그만의 크리에이티브한 레시피도 공개했다. 야심작은 고르곤졸라 수프 피자. 그는 “동생이 처음에는 그 메뉴를 낸다 하니 눈을 흘겼는데, 먹고는 정말 맛있다고 해줬다. 그날 방송에서 제일 인기였다”고 귀띔했다. 그 외에도 호박죽부터 더덕 수제비, 닭볶음탕, 시금치 샐러드, 과일 막걸리까지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며 요리 실력을 뽐냈다고.

5월에 나올 싱글 앨범에는 ‘랄랄라 세상’ 외에도 1999년 세상에 나온 그의 명곡 ‘고백’의 어쿠스틱 버전이 실린다. 그는 “성대 수술 이후 목소리가 달라졌는데, 이제는 달라진 목소리도 좋아졌다”고 했다.

“예전에는 무슨 노래든 제가 부르면 팝 느낌이 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어요. 달달하고 뽀송뽀송한 느낌? 성대 수술을 하고 한동안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힘들었거든요. 올해 초 ‘정말 우리가 사랑했을까’라는 곡을 내고 반응을 살폈는데, 댓글이 온통 목소리에 대한 내용이었어요. 그런데 ‘이상해졌다’가 아니라 ‘정말 좋다’는 반응이더라고요. 그래서 이 목소리로 가수 생활 2막을 용기 내서 시작할 수 있었어요. 꼭 맑고 스위트하고 상큼해야 박혜경은 아니잖아요(웃음).”

인터뷰하는 사이 창밖에 봄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에너제틱한 삶에 ‘연애’가 젖어들 틈이 있을까. 그는 “지금은 사랑 휴식기인데, 또 할 거다”라며 웃었다.

“지금은 소위 ‘꽂혔다’고 하죠. 노래에 집중하느라 정작 쉬는 주말에는 아무것도 하기 싫더라고요. 사랑이 다가오려 하면 귀찮아서. 어릴 땐 외모도 많이 봤는데, 이제는 이런 삶을 같이 즐길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같이 가게에 페인트칠하고, 커피숍 가서 수다 떨며 시간 보내고요.”

그는 “지금까지의 장르를 버리진 않겠지만, 새로운 2막을 위해 스스로 변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도전하고 싶은 게 있는지 묻자 “음, 뭐가 있을까”라며 눈을 도르르 굴리던 그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김창완 선배님처럼 가수면서 연기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언젠가 ‘신인 배우 박혜경’을 인터뷰할 일도 생길까. 그는 “뭘 해도 박혜경은 가수”라고 답했다.

“전 가수예요. 꽃을 팔아도 연기를 해도, 가수 박혜경이 뭔가를 하는 거고요. 사업을 하더라도 사업가 박혜경이 아닌 가수 박혜경이 하는 거죠. 그건 불변의 법칙이에요.”

여성동아 2014년 5월 6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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