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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 vs. 집주인 전략 짜기

전월세 대책 혼란기

글·홍수용 동아일보 경제부 기자 사진·REX 제공

입력 2014.04.02 13:54:00

정부가 새로 내놓은 전월세 대책을 둘러싸고 세입자와 집주인 간의 수 싸움이 복잡하다. 세입자는 전세가 폭등을, 집주인은 세금 폭탄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 각자의 처지에서 이 사안에 가장 유리하게 접근하는 법.
세입자 vs. 집주인 전략 짜기
최근 정부가 월세로 사는 세입자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반면 임대인에게 세금을 많이 물리는 전월세 대책을 내놓았다. 기자는 이 대책이 나온 뒤 1개월 동안 중산층에 해당하는 연간 근로소득 3천만~7천만원 정도 되는 가구의 가장이나 주부를 만날 때마다 반응을 들어봤다. 질문의 요지는 ‘이번 대책이 당신에게 도움이 될 것 같은가’였다.

대체로 세입자는 “전세든 월세든 부담이 엄청난 상황에서 약간의 세금 혜택을 주는 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내겐 별 영향이 없을 것 같다”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결혼한 지 1년 남짓 됐고 연 2천5백만원 정도 버는 서민 가구의 가장마저 “내 소득 수준에 맞는 집 자체가 없는데 세제 혜택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집주인의 반응은 좀 더 복잡했는데 “전세금 시세가 너무 올라 올해 만기 때는 기존 세입자에게 전세금 상승분만큼 월세로 돌려받으려 했다. 하지만 그러면 세원이 노출된다니 그냥 새로운 세입자를 구해야겠다”고 했다. 그들의 말대로라면 정부는 시장의 혼란만 초래한 채 세입자나 집주인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한 셈이다.

과연 그럴까? 정부의 전월세 대책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전세 가격 때문에 예민해진 민심을 자극해 분노를 사긴 했지만 세입자와 집주인 모두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흥분하기에 앞서 이 포인트를 내 것으로 만들어보자.

Part 1



월세 세액공제가 세입자에게 유리하다고요?


원래 세입자가 내는 월세는 소득공제 대상이다. 앞으로는 소득공제가 아니라 세액공제 방식으로 바뀌는 것이다. 세입자라면 월세 세액공제가 무엇인지부터 정확히 알아야 한다.

소득공제와 세액공제 둘 다 근로소득자의 세금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다. 두 제도의 가장 큰 차이점은 세율을 언제 곱하느냐에 있다. 세액공제는 과표(세금 부과 기준금액)에 먼저 세율을 곱해서 나온 세액에서 일정 금액을 빼준다. 소득공제는 소득에서 경비를 빼고 난 금액을 과표로 잡아 여기에 세율을 곱한다. 근로소득자의 전체 급여 가운데 신용카드 사용액 등 일부를 경비로 인정하는 방식으로 세금 부과 기준금액인 과표를 낮춘다. 일반화하긴 어렵지만 대체로 소득공제는 고소득자에게 유리하고 세액공제는 저소득자에게 유리하다. 월세 세입자가 중산층 이하 가구가 많다고 보면 세제 혜택이 소득공제 방식에서 세액공제로 바뀌는 게 유리하다고 이해하면 쉽다.

도대체 얼마나 유리한 것일까? 예를 들어 연봉 3천만원인 직장인이 월세로 매달 50만원을 내면 지금까지는 연말정산에서 소득공제를 통해 21만6천원을 돌려받았다. 세액공제 방식으로 바뀌면 연간 월세 납부액(6백만원)의 10%인 60만원을 돌려받는다. 세금 환급 규모가 38만4천원 늘어나는 것이다. 연봉이 4천5백만원이라면 기존에는 환급액이 54만원이었는데 바뀐 방식으로는 60만원을 돌려받는다. 연봉 5천만원 초과~7천만원 이하 연봉자는 지금까지는 공제를 받지 못하다 세액공제를 새로 받게 된다.

세액공제 한도는 연간 월세 납부액 7백50만원까지다. 만약 매달 1백만원을 월세로 내도 연말정산 때 돌려받는 금액은 1백20만원이 아닌 75만원으로 제한된다. 월세 세액공제 전환은 올해 1월에 낸 월세부터 소급 적용돼 내년 초에 실시하는 연말정산부터 신청할 수 있다.

세입자 상황별 재계약 전략

세입자 vs. 집주인 전략 짜기
세입자 가운데는 당장 올해 계약이 만료되는 사람들이 큰 고민에 빠졌을 것이다. 2년 전에 비해 전세금은 크게 올랐는데 오른 만큼 고스란히 얹어 재계약하기란 힘든 상황이다. 그렇다고 전세금 상승분만큼 월세로 돌려 재계약하자니 이번에는 집주인이 세원 노출을 꺼려 월세를 받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진퇴양난이다. 재계약 전략을 3단계 정도로 짜는 게 좋다.

1단계는 재계약을 3개월 이상 남겨둔 시점에 집주인에게 시장 상황이 어수선하고 앞으로 전세금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니 전세금을 시세보다 덜 올려서 계약하자고 설득해보라. 세입자에 대해 평소 우호적이고 ‘어차피 돌려줘야 할 전세금, 많이 받아 뭐하나’ 하는 생각을 가진 집주인이라면 의외로 합리적인 수준에서 재계약을 할 수도 있다.

1단계 작전이 먹히지 않았다면 2단계 작전에 돌입하자. 이번에는 전세금 상승분을 월세로 돌리되 전환율을 연 6%대 정도로 맞추는 것이다. 서울의 평균 월세 전환율(보증금을 월세로 돌릴 때 적용하는 비율)은 지난해 4분기 기준 지역별로 평균 7.2~8.8%지만 실제 전환율은 4~9%로 매우 다양하다. 상한선만 14%로 돼 있을 뿐 지역이나 보증금 규모에 따른 법적 기준이 없다 보니 계약 당사자들이 자의적으로 설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집주인들은 세원 노출 문제 때문에 월세 전환을 꺼리고 있다. 이런 점을 십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집주인에게 현재 보유하고 있는 집이 몇 채인지 넌지시 물어보라. 만약 집주인이 임대소득 2천만원 이하인 2주택 보유자라면 협상을 할 만한 토대가 마련돼 있는 셈이다. 정부가 임대소득 2천만원 이하 2주택 보유한 임대인에 대해 앞으로 2년 동안 임대소득에 대해 과세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다시 말해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이런 점을 설명하면서 ‘월세 수입에 대해 세금을 내는 문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연말 소득공제 때 월세 소득공제를 별도로 신청하지 않을 테니 월세 전환율을 낮춰달라고 요구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월세 소득공제를 통해 환급받는 세금보다 전환율을 낮추는 것이 더 유리한 경우가 많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이건 불법 행위인 탈루를 조장하는 것이다. 재계약 때 활용할 만한 협상 카드는 아니다.

아쉽게도 재계약에 실패했다면 전셋집을 옮기든지, 이참에 집을 사든지 하는 마지막 단계가 남았다. 현재 연간 대출금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10%가 안 된다면 추가 대출을 받아 거주 희망 지역에서 급매물을 찾아보라. 만약 노후 대비 투자계획을 치밀하게 짜뒀는데 집 구입으로 이 계획이 무너진다면 집을 사는 대신 전세금이 현재 거주지보다 싼 외곽으로 옮기는 차선책을 고려해야 한다.

세입자 vs. 집주인 전략 짜기


세입자 vs. 집주인 전략 짜기
Part 2

임대인에겐 세금 폭탄 아닌가요?


세입자 vs. 집주인 전략 짜기
세입자만 고민에 빠진 게 아니다. 집주인은 세원 노출이라는 예상하지 못한 리스크 때문에 자산운용 계획이 엉클어진 상태다. 자칫 ‘세금 폭탄’을 맞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커졌다.

2012년 기준 국내 월세 가구는 3백77만9천7백45가구로, 이들의 월평균 임차료는 25만9천4백22원이다. 이를 환산해보면 월세 임대소득자의 연간 소득이 11조7천6백66억원에 이른다. 현재 소득세율(구간별로 6∼38%) 중 가장 낮은 6%의 세율을 적용해도 월세 임대소득자들은 연간 7천60억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실제 내는 세금 규모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수준에는 턱없이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임대소득자들이 추가로 내야 하는 세금은 개인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연간 수백만원이 될 수 있다. 일례로 연봉 8천만원인 근로자가 보유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전용면적 77m²) 한 채에 대해 보증금 5천만원에 월세 1백35만원을 신고하면 근로소득세 8백23만2천3백64만원에 임대소득에 대한 세금으로 2백12만6천7백36원을 더 내야 한다. 임대소득은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을 합산한 종합소득이 많을수록 세율이 높아져 최대 38%를 세금으로 내야 하는 만큼 연봉이 높은 근로자나 고소득 자영업자일수록 세금 증가 폭이 커진다.

‘준공공 임대’로 전환하면 절세

집주인의 절세 방법은 임대사업자로 정식 등록하는 것이다. 정부가 공식적인 임대사업자에 대해 세제 감면 폭을 늘려 납세 규모를 줄여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또 지금 갖고 있는 집을 ‘준공공 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것도 방법이다. 준공공 임대주택은 의무적으로 10년 이상 임대하고 연간 임대료 상승률을 5% 이내로 제한한 주택이다. 이렇게 하면 재산세, 소득세, 법인세 등에서 감면 혜택을 많이 받을 수 있다. 이미 임대한 기간의 절반을 최대 5년 한도로 준공공 임대주택의 임대 기간으로 인정해주는 만큼 의무 임대 기간(10년)을 채우는 게 무리는 아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앞으로 3년 동안 새로 집을 사들여 준공공 임대로 활용하면 임대 기간 중 발생하는 양도소득세를 면제해준다.

은퇴자라면 전세나 월세 소득이 있어도 세금 부담이 별로 늘지 않는다. 주택 3채를 보유하고 있는 은퇴자가 1채에는 본인이 거주하고 2채를 전세로 운용하고 있다고 하자. 다른 소득 없이 총 10억원의 전세보증금을 받아 이자소득으로 생활하고 있다면 여러 항목에서 공제를 받은 결과 납부 세액이 1만원 정도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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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동아 2014년 4월 6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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