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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트 손동운 아버지 손일락 교수, 스타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글·김민주 자유기고가 | 사진·지호영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14.03.14 11:22:00

6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 ‘비스트’의 막내 손동운의 아버지, 청주대학교 손일락 교수. 그가 5년간의 연습생 시절을 거쳐 스타덤에 오른 아들을 곁에서 지켜보며 얻은 깨달음을 바탕으로 청소년들에게 전하는 따뜻한 응원과 냉철한 조언.
비스트 손동운 아버지 손일락 교수, 스타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우리나라 초등생 과반수가 연예인을 꿈꾼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스타에 대한 동경은 상상 이상이다. 아이돌 스타들은 음악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 그리고 영화에까지 출연하면서 끼와 재능을 발휘하고 있고, 청소년들은 그들의 화려함에 영혼이라도 팔 것처럼 열광한다.

연예인의 삶이 TV에서 보는 것처럼 근사하고 멋있기만 할까? 스타라는 이름을 갖기 위해 참아왔던 고통과 인내의 시간, 수많은 노력, 그리고 포기한 것에 대해서는 과연 얼마나 알고 있을까? 화려함 이면의 고통을 속속들이 알고 나서도 연예인이라는 길을 선택할 수 있을까?

여기 “꿈을 향해 나아가라. 하지만 연예인이라는 길을 선택하고 싶거든 자신의 재능을 먼저 깨달아야 한다”고 조언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바로 아이돌 그룹 비스트 막내 손동운(23)의 아버지이자 청주대학교 호텔경영학과 손일락(59) 교수다. 손 교수는 얼마 전 ‘별을 꿈꾸다’라는 책을 펴내고 “아들이 5년의 연습생 과정을 거쳐 데뷔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노심초사 지켜본 아버지로서 스타를 소망하는 청소년들이 꿈을 찾아갈 수 있도록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미 2010년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책으로 엮어서 ‘꿈에 미친 청춘을 응원하라’(무한)를 펴낸 바 있다. 지난 2월 8일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한국잡월드’에서 청소년의 꿈을 응원하기 위한 특강을 마치고 나온 손 교수를 만나 마음 속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지난 번 낸 책은 동운이에게 말해주고 싶은 내용이었어요. 아들이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하다 보니 밥상머리 교육, 즉 잔소리를 할 시간이 없더군요. 그래서 아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책으로 엮었죠. 이번에 발간된 책은 모든 청소년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할 수 있어요. 아이돌의 세계를 통해 청소년의 꿈과 성공에 대한 필요충분조건을 엿봤죠. 꼭 아이돌 스타가 되라는 말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에서 재능과 열정을 꽃피울 수 있는 스타가 되라는 뜻이기도 해요. 꿈은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마음을 열고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는 거죠. 물론 이 역시 동운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합니다.”



손 교수는 이날 강의에서 “저를 비스트 손동운의 아버지로만 알고 계시는 분이 많겠지만, 그 전부터 제가 훨씬 더 유명했습니다”라고 웃으며 자신을 소개했다. 그의 말대로 손 교수는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유명인이다.

비스트 손동운 아버지 손일락 교수, 스타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재활용 그룹’이라는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을 안고 시작해 최고의 자리에 오른 비스트. 맨 오른쪽이 손동운이다.

꿈을 이루려면 아이돌 벤치마킹하라

그는 호텔신라 호텔리어 출신으로 스물여덟 살에 최연소 교수로 강단에 서기 시작했다. 국내 최초로 ‘현대인과 국제매너’라는 과목을 개발해 ‘매너가 곧 경쟁력이다’라고 주장해왔으며, 그의 강의는 강의실이 미어터질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손 교수 자신은 여전히 꿈을 꾸고 있다고 고백한다.

“제 꿈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거예요. 지금까지 10권 이상의 책을 썼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또 동운이가 새로운 꿈에 도전할 수 있도록 응원해주고 싶어요. 저는 사실 동운이가 가수만 하기에는 외모 낭비가 심하다고 생각해요(웃음). 연기도 도전을 해봤으면 하는 게 바람인데, 아직 본인이 생각이 없네요. 어쩔 수 없지만 부모니까 여러 가지 길을 제안해보고, 본인의 선택을 응원해줘야겠죠.”

지금은 누구보다 적극적인 서포터가 됐지만, 그는 처음에는 아들이 연예인의 길을 가는 것을 반대했다. 전교 10등 안에 드는 모범생 아들 앞에 제법 괜찮은 미래가 펼쳐질 텐데, 굳이 위험한 길로 들어가 모험을 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자신 역시 ‘MC’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그 길을 가지 않은 아쉬움이 있었다. 그 동경과 아쉬움이 마음을 바꾼 계기가 됐다.

“저는 잘 모르고 있었는데, 아내 말로는 동운이가 네 살 때부터 하루 종일 대중가요를 불렀다고 해요. 하루 5~10시간 정도 노래를 불렀고, 못하게 하면 화장실까지 들어가서 부를 정도로 좋아했대요. 그러더니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가수가 되겠다며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어요. 본인의 의지가 그 정도라면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손 교수는 유명 기획사에 먼저 전화를 걸어서 아들이 오디션을 볼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었다. 소속사와 계약할 땐 혹시 노예계약을 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러운 마음에 변호사까지 고용했고, 여러 연예 기획사의 평판을 비교해가면서 장단점을 살폈다.

“SM에서 오디션을 3시간이나 봤는데 역시 체계적이더라고요. 얼굴 사진도 다양한 각도에서 2~3시간 이상 촬영을 하고, 노래를 부른 뒤 3시간 동안 편집을 해서 가장 완벽한 사운드가 나왔을 때 비로소 노래 실력을 평가하더라고요. 그런데 오디션을 볼 때 동운이가 춤을 안 췄어요. 저를 닮아서 몸치라 못 추겠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SM 오디션을 보면서 춤을 추지 않은 유일한 지원자일 겁니다. 지금도 별명이 ‘뻣동운’이잖아요. 결국 SM과는 계약 조건이 맞지 않아서 JYP와 인연을 맺게 됐죠.”

그렇게 손동운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JYP에 들어가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다. 타고난 몸치임에도 불구하고 발바닥에 지문이 없어질 정도로 열심히 춤 연습을 했고, 집에 오면 근육통 때문에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손 교수가 아들의 발을 마사지해주면서 “이 정도로 열심히 노력하면 스타가 되지 못해도 괜찮다”고 위로를 해줄 정도로 데뷔 과정은 멀고 험난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은 손 교수에게 폭탄선언을 했다. “연습생 생활을 그만두고 가수가 되는 꿈을 포기하겠다”는 것이었다.

“친구들은 학교에서 게임이나 하며 재미있게 노는데, 본인은 일주일에 레슨을 20개씩 받고 학교에 가면 힘들어서 잠만 자니까 지친 것 같더군요. 그리고 당시 4~5년 동안 연습생으로만 있던 조권을 보면서 자신도 언제 데뷔할 수 있을지 막막함을 느꼈고, 결정적으로 연예계에 관련된 이러저러한 안 좋은 소문 등을 듣고서 충격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제 입장에서는 날벼락 같은 소리였죠. 잘하고 있던 공부까지 접고, 연예계 쪽 재능을 키워주려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으니까요. 당시 아들과 갈등이 너무 심해서, 저 혼자 외국으로 떠나버릴 결심까지 했죠.”

‘재활용 그룹’에서 ‘재발견 그룹’이 되기까지

비스트 손동운 아버지 손일락 교수, 스타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손일락 교수는 연습생이 아이돌 스타가 되는 것과 청소년들이 꿈을 이뤄가는 과정은 매우 유사하다고 말한다. 사진은 지난 2월 중순 한국잡월드에서 열린 특강 장면.

당시 손 교수는 아들의 중도 포기에 큰 충격을 받고, 정신 수련하는 곳을 찾아서 일주일 동안 명상을 하며 생각을 정리했다. 그랬더니 아들의 선택을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고, 아내와 아들에게도 수련원에서 일주일간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도록 권유했다.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난 뒤에도 아들은 ‘그만두겠다’는 생각이 확고했고, 가족은 ‘다시는 연예계 쪽에 관심을 갖지 말자’고 다짐하며 일상으로 돌아왔다.

연습생 생활을 청산한 아들은 다시 학교로 돌아갔다. 2년 동안 공부를 놓았던 터라 걱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성적은 금방 다시 전교 10위권 안으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함께 연습생 생활을 했던 친구들이 데뷔해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들 동운의 마음은 또 흔들렸다.

“어느 날 아들에게서 문자 메시지가 왔더군요. ‘아빠,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이잖아요. 다시 노래하겠습니다!’라고요. 그 문자를 받고 갈등이 심했지만 역시 자식을 이길 재간이 없더군요. 결국 다시 허락했어요. 하지만 그때는 받아주는 회사가 없더라고요. 다행히 지금의 소속사가 동운이에게 연락을 해왔어요.”

그렇게 손동운은 비스트라는 이름으로 데뷔를 했다. 비스트는 다른 기획사에서 방출되거나 오디션에서 떨어진 멤버들로 구성돼 ‘재활용 그룹’이라는 별명이 생겼고, 팬보다 안티 팬의 숫자가 더 많은 상태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이들은 실력으로 데뷔 1년 만에 Mnet 차트에서 1등을 차지하며 세간의 불신과 설움을 날려버렸다.

“그날 동운이가 ‘아빠 1등 했어요’라고 전화를 했는데, 눈물이 쏟아져서 아무 말도 못했어요. 둘이 전화기를 붙잡고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데뷔 이후에도 정말 피 말리는 시간들을 견뎌야 했거든요. ‘이렇게 고통스러울 줄 알았다면 아예 연예계에 발도 들이지 못하도록 할걸’하고 후회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재활용 그룹’이라는 꼬리표는 어느새 ‘재발견 그룹’이라는 평가로 바뀌었고, 지금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이돌 그룹이 됐다. 손 교수는 그런 아들이 자랑스럽고 대견하기만 하다.

“시련과 실패야말로 성공을 위해 가는 발판이라고 생각해요. 그걸 몸으로 보여준 게 바로 비스트고요. 특히 제가 동운이를 기특하게 생각하는 건, 하루도 빼놓지 않고 노래 연습을 꾸준히 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또 틈날 때마다 중국어와 일본어 공부도 열심히 해요. 그런 부분에서 아들은 100점 만점에 100점이에요.”

하지만 온갖 유혹과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험난한 연예계에 몸을 담고 있는 아들이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모의 마음일 터. 손 교수는 음주, 폭력, 마약, 무분별한 이성 교제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항상 견제하고 긴장하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손 교수는 아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스타일이라 위험한 유혹엔 쉽게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

“사실 아들이 불쌍할 때도 많아요. 연애도 해야 하고, 하고 싶은 것이 많을 텐데, 어딜 가든 사람들 시선을 의식해야 하잖아요. 그래서인지 여자친구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사실 지금은 여자친구가 생겨도 정상적인 관계를 유지하기가 힘들 거예요. 동운이도 자유를 잃은 것은 아픔이지만 대중의 사랑은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그다지 힘들어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비스트 손동운 아버지 손일락 교수, 스타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아들이 번 돈 차곡차곡 저축

이제 겨우 스물세 살밖에 안 된 아들은 자기의 능력으로 집도 사놓았고, 아버지에게 세상에서 가장 튼튼한 자동차도 선물했다. 주위에서는 잘나가는 아들을 둔 손 교수를 향해 부러움 가득한 눈빛을 보낸다. 최근 방영되고 있는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는 배우 천송이의 엄마가 딸이 번 돈을 모두 탕진하는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다. 손 교수 역시 아이돌 스타의 부모들이 자녀가 벌어들인 돈을 마음대로 이용하는 모습을 목격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아들이 벌어들이는 수입은 한 푼도 써본 적이 없다.

“아들이 버는 돈은 절대 건드리지 않아요. 차곡차곡 저축을 해두고 있죠. 오히려 제가 아들에게 용돈을 보내줍니다. 돈을 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저축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나중에 연예계 활동을 그만뒀을 때를 대비해야죠.”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던 대부분의 스타는 인기가 식었을 때 정상에서 내려오는 방법을 몰라 방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도 비스트는 늘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편이라고 한다. 인기에 연연해하지 않고, 앞으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지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민을 하고 있다고. 손 교수 역시 아들의 이 같은 고민을 늘 함께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그 고민에 대한 답을 ‘아직, 청춘이니까!’로 내놓았다.

“청춘은 잠재력인 동시에 가능성이거든요.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스스로를 믿어야 꿈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어요. 앞에서도 말했듯이 저는 동운이가 연기를 해도 괜찮을 것 같거든요. 그래서 항상 본인에게 열린 마음으로 생각하라고 말해주고 있죠. 꿈은 진행형이니까요!”

참고도서·별을 꿈꾸다(들녘)

여성동아 2014년 3월 6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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