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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지훈과의 아픈 이별

글·진혜린|사진·이기욱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14.01.15 09:58:00

또 한 명의 스타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혼성 그룹 투투와 남성 듀오 듀크의 멤버였던 가수 김지훈이 떠나던, 눈물의 마지막 날.
가수 김지훈과의 아픈 이별
가수 김지훈과의 아픈 이별
빛이 밝았던 만큼, 불이 꺼진 후 어둠은 깊고도 길다. 그렇게 대중의 시선에서 벗어난 한 연예인은 싸늘한 주검이 돼서야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를 장식했다. 고(故) 김지훈(39)은 아무 말도 남기지 않은 채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등졌지만 그의 죽음에는 남은 이들을 숙연케 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담겨 있다.

통곡의 장례식

2013년 12월 14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서울삼성병원 장례식장에서 김지훈의 발인식이 진행됐다. 유가족을 비롯한 동료 5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3일 동안 영안실을 지킨 김창렬과 듀크 멤버로 함께 활동을 했던 김석민은 애써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고인의 생전 모습이 담긴 영상이 상영됐고, 고인이 해맑게 웃는 모습이 비춰지자 장내 곳곳에서 울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지훈아, 지훈아, 왜 그러고 있어. 일어나봐, 지훈아.”

운구가 시작되자 갑작스러운 죽음이 믿기지 않는 듯 유족들은 애통한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목 놓아 불렀다. 팔순을 넘긴 고인의 노모는 처연했다. 손녀의 부축을 받아 걸음을 옮겼지만 눈물도 마른 듯 넋을 놓았다. 운구를 뒤따르던 고인의 큰누나가 결국 자리에 주저앉아 오열해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가수 김지훈과의 아픈 이별
가수 김지훈은?

1994년 데뷔 당시 그는 연예계에서 가장 빛나는 스포트라이트의 주인공이었다. 그룹 투투의 데뷔곡인 ‘1과 2분의 1’은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 5주 연속 1위를 차지했고, 그 후로도 오랫동안 노래방 애창곡 순위를 차지하며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는 노래이기도 하다. 2000년에는 김석민과 듀크를 결성해 또 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이와 함께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그만의 예능감으로 유쾌한 입담을 뽐내기도 했다. 그렇게 메가 히트를 기록한 가수와 예능인으로 변주를 거듭하며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던 화려한 연예계 생활은 그가 마약에 손을 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그가 엑스터시와 대마초 등을 투약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것은 2005년의 일. 이후 방송과 뮤지컬 등에 출연하며 재기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그사이 2년간 교제해온 다섯 살 연하의 여자친구 이모 씨와의 사이에서 2007년 아들을 낳은 후 2008년 6월 결혼도 했다. 두 사람은 TV에 함께 출연하여 부부애를 과시해 안정적이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꾸려가는 듯했다. 하지만 2009년 7월 엑스터시 투약 혐의로 다시 경찰에 체포되면서 그의 방송활동은 마침표를 찍었다. 이후 결혼 2년여 만인 2010년 9월 아내 이씨와 합의 이혼했다.

왜 자살을 선택했을까?

가수 김지훈과의 아픈 이별

2013년 12월 14일 듀크의 멤버로 고인과 함께 활동한 가수 김석민이 영정사진을 들고 운구를 이끌고 있다.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에 대한 대중의 시선은 냉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4년여의 자숙 기간이 짧은 것 같지만은 않다. 고인은 최근까지 방송 복귀를 꿈꿨지만 길이 열리지 않았다. 얼마 전까지 경기도 미사리에 위치한 카페촌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으며, 헬스 보충제를 사용할 만큼 몸을 가꾸는 데도 신경을 썼다.

장례식장에서 만난 고인의 측근은 “방송 재기의 희망이 보이지 않아 고인이 많이 힘들어했다. 고인이 1년 전부터 우울증에 시달리다 최근에는 우울증 약을 복용한 걸로 알고 있다”며 “지인들이 우울해하는 고인을 응원하러 호텔방을 마련해줘 6일 동안 호텔에 머물렀다. 사건이 있던 전날에도 한 후배와 저녁 식사를 함께했으며, 사건 당일의 점심 식사도 함께할 계획이었다. 약속 시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호텔 방으로 찾아갔다 사건 현장을 발견한 것”이라고 밝혔다.

고인의 주변인들은 그가 오랜 기간 생활고를 겪었다고 했다. 오랫동안 연예 활동을 하지 못하면서 빚이 늘었다는 것. 더욱이 이혼으로 가족과 떨어져 살았던 그에게 재기의 기회가 오지 않는다는 막막함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아니었을까.

오랜 기간 세상에 가로막힌 장벽과 홀로 싸워왔던 김지훈은 2013년 12월 12일, 서울시 장충동에 위치한 한 고급 호텔에서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발견 당시 화장실 샤워 부스에 티셔츠로 목을 맨 상태였고,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경찰 측이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었으나 타살 혐의가 없고, 부검을 반대하는 유가족의 뜻을 받아들여 14일 화장돼 경기도 분당추모공원 휴에 안치됐다.

미국에서 막내 동생의 부음을 접하고 발인 당일에 입국한 고인의 큰누나는 “몇 개월 후 한국에 들어와 4남매가 모여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했었다”며 동생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다고 전했다. 고인의 형 또한 “학교 다닐 때 가요제에서 대상, 금상을 받으며 혼자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면서 “형제들이 더 도와주지 못하고 이렇게 떠나보내 미안하다”며 비통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오랫동안 연예인으로서, 한 아이의 아빠로서 끝없는 외로움과 싸워왔을 고 김지훈. 이생에서의 고통과 스스로 작별한 그가 아픔 없는 곳에서 평안한 영면에 들길 바란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여성동아 2014년 1월 6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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