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성동아 로고

Living Remodeling Story

내 생애 첫 집

부암동 vs 연희동 두 부부의 주택 개조기

기획·한여진 기자 | 사진제공&참고도서·햇살 가득 연희동집 바람 솔솔 부암동집(생강)

입력 2014.01.03 10:14:00

전세 보증금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요즘, 누구나 내 집 장만을 꿈꾼다. 결혼 10년 만에 부암동과 연희동에 각각 집을 장만한 두 부부가 있다. 아파트가 아닌 마당이 있는 주택을 첫 집으로 선택한 그들의 주택 장만&개조 스토리.
내 생애 첫 집
전세살이를 마치고 서울시 종로구 부암동에 오래된 집을 리모델링해 이사한 허주영·정욱희 부부와, 8개월 동안 살 집을 구하다 연희동에 자리잡은 최재완·정성훈 부부의 공통점은 편안한 아파트 대신 손 많이 가는 주택을 선택했다는 것. 결혼 후 부지런히 일하며 아끼고 저축한 돈으로 장만한 첫 집으로 주택을 고른 이유는 무엇일까?

부암동 부부는 집을 대출 없이 구입하는 대신 설계부터 공사까지 집수리 전반을 실내 건축가에게 맡겨 작지만 알찬 주택을 만들었고, 연희동 부부는 계획했던 것보다 넓은 집을 대출 한도에 맞춰 장만하면서 비용 절감을 위해 직접 리모델링을 진두지휘해 개성 넘치는 공간을 완성했다. 전세 보증금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는 지금, 서울에 마당 있는 집을 장만한 그들의 스토리에 귀 기울여볼 만하다.

전문가 손길로 완성한 부암동 주택

부암동은 누구나 한 번쯤 살고 싶어하는 동네다. 허주영·정욱희 부부가 부암동 꼭대기에 자리한 낡고 허름한 작은 집을 매입한 이유도 고즈넉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서였다. 동네만 좋으면, 건축 리모델링 기술이 발전한 요즘은 아무리 낡고 볼품없어도 얼마든지 근사하게 고칠 수 있다는 생각에 사람이 살 수 없을 것 같은 집을 덜컥 구입했다.

“세계 어느 도시에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답고 다채로운 자연환경을 가진 서울에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서로 다른 개성을 자랑하는 보석 같은 동네가 많았어요. 지금은 그 수가 줄었다고 해도, 서울을 비롯한 전국 방방곡곡에는 여전히 오래된 풍경과 시간의 흔적을 간직한 동네가 남아 있지요. 부암동도 그런 동네 중 하나예요.”



부암동은 아파트가 없고, 빌라도 거의 없다. 골목이 들쑥날쑥하고 계단이 울퉁불퉁해도 사람들은 불편함을 감수한 채 살아간다. 집과 집 사이는 숲이 채우고, 똑같은 모양이 하나도 없어 독특한 분위기가 있는 동네다. 인왕산과 북악산, 북한산과 서울 성곽으로 둘러싸여 있어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풍경을 만든다. 부부가 아침저녁으로 산책을 하는, 집 담 너머에 위치한 ‘윤동주 시인의 언덕’과 인왕산 주변 산책로는 사계절 내내 아름답다. 인왕로 아래로 내려가면 그림 같은 숲 속 길이 펼쳐지고, 수성동 계곡부터 청운공원까지 이어진 숲길은 사철 내내 꽃과 녹음, 단풍, 설경을 만들어낸다. 부암동 주민이 된 지 3년이 지났지만 부부는 여전히 부암동앓이 중이다. 보면 볼수록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곳이 바로 부암동이다. 사진제공·정태호

내 생애 첫 집
내 생애 첫 집
내 생애 첫 집
1 집에서 바라본 부암동 전경.

2 오래된 방앗간, 구멍가게 등이 있어 더욱 정겹다.

3 동네를 감싸고 있는 서울 성곽은 부부의 산책로 중 하나다.

4 골목 곳곳에 있는 카페와 밥집, 공방 등은 부암동 생활을 활기차게 만든다.

대지 117㎡(35.5평), 연면적 1층 43.59㎡(13평)와 2층 33.89㎡(10평)의 작은 집은 설계 한 달, 공사 두 달, 총 석 달에 걸쳐 리모델링을 했다. 건축사무소 튠플래닝의 김석 소장과 나진형 실장의 도움으로 내실 있고 실용적이며 아름다운 집을 만들었다. 집이 워낙 낡아 집의 기본 골조를 다시 다지고, 전기 배선은 물론 수도 배관까지 교체했다. 욕실과 부엌은 새로 만들었다. 인왕산 북쪽에 자리한 지리적인 이유로 단열재와 창호에 특히 신경을 많이 썼다. 이 집에서 겨울을 세 번 지내고 보니 “살면서 쉽게 손볼 수 없거나 삶의 질과 직결된 부분에는 투자를 아끼지 마라”는 김석 소장의 의견을 따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1층은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왼쪽으로 계단·세탁실·욕실·주방이 이어지고, 오른쪽에 침실이 있다. 침실은 한쪽에 붙박이장을 만들고 침대와 탁자를 두었다. 부엌은 싱크대 상부와 하부장 사이에 기다란 창을 만들었다. 2층 서재는 데크를 중심으로 ㄱ자로 이루어져 있다. ㄱ자의 꼭짓점 부근에 계단이 있고, 그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두 개로 나뉜 공간이 나온다. 애초 원했던 탁 트인 서재 대신 좀 더 아늑하고 쓰임새가 다른 독립적인 공간 두 개를 얻었다.

내 생애 첫 집
내 생애 첫 집
내 생애 첫 집
내 생애 첫 집
5 부부와 김석 소장, 나진형 실장이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 낸 설계도.

6 공사 전 집의 모습. 30년 넘도록 손을 보지 않은 빨간 벽돌집은 사람이 살 수 있을까 의심이 들 정도로 낡은 상태였다.

7 8 9 집은 뼈대만 남기고 내부 구조 변경부터 전기, 보일러, 외벽까지 거의 모든 곳을 새롭게 만들었다.

10 2층 서재는 데크를 중심으로 ㄱ자로 이루어져 있다. 아늑하고 쓰임새가 다른 독립적인 공간 두 개를 만들었다.

내 생애 첫 집
1 안방은 붙박이장을 짜 넣고 침대와 좌탁으로 심플하게 꾸몄다. 침대에 누우면 창으로 북한산과 밤 하늘이 보이는 풍경이 참 아름답다.

2 현관과 대문이 옆집 대문과 붙어 있는 것이 갑갑해 보여 계단을 골목 부근까지 빼 시원하게 만들었다.

3 안방에서 마당으로 이어진 데크는 부엌 창 밑을 지나 담장까지 계속된다. 마당 데크는 동선과 신체 비례를 고려해 만들어 그 자체만으로 의자와 테이블이 된다.

내 생애 첫 집
내 생애 첫 집
4 오밀조밀 작은 집에 극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은 계단. 계단 왼쪽 창을 통해 보이는 북한산이 근사하다. 부부는 이 계단을 오르내리다 중간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창밖을 내다보기도 한다.

5 마당을 향해 있는 작은 방은 부엌으로 만들었다. 원래 부엌 창이 있는 부분을 터서 마당과 데크를 향해 열린 구조로 만들려 했으나 공간이 작아 깔끔하고 예쁜 창을 내는 것으로 만족했다. 공간은 작지만 수납공간이 넉넉하고 이동이 가능한 원목 테이블을 두어 실용도를 높였다.

6 2층에는 서재가 있다. 벽을 허물어 트인 느낌의 서재를 만들길 원했으나 집이 너무 낡아 벽에 손을 댈 수 없었다. 그래서 그 벽에 부족한 수납공간을 해결할 수 있는 붙박이장을 짜 넣어 서재를 두 개의 공간으로 분리했다.

7 계단 밑에는 슬라이딩 도어를 달아 세탁실을 만들었다. 그 뒤로 화장실과 부엌이 이어져 있다.

8 2층 계단을 오르면 정면에 나타나는 서재. 붙박이 의자에 앉으면 오른쪽 계단 방향으로는 북악산과 윤동주 시인의 언덕이, 왼쪽으로는 인왕산이, 정면 두 개의 작은 창으로는 북한산이, 그리고 뒤쪽으로는 2층 데크 넘어 서울 성곽이 보인다. 부부는 종종 붙박이 의자 앞에 솜이불을 깔고 창밖 풍경을 보며 잠을 청하기도 한다.

부부가 직접 리모델링한 연희동 주택

최재완·정성훈 부부는 8개월여에 걸쳐 성북동과 서촌 일대에서 집을 구하다가 우연히 찾아간 연희동에 반해 그곳의 주택을 구입했다. 신촌과 홍대 입구 사이에 위치한 연희동은 옛 정서를 간직한 동네다. 부부는 연희동에 처음 가던 날 동네와 친해지기 위해 무작정 걸었다. 동네는 따사로운 햇살이 쏟아지는 널찍한 길을 사이에 두고 큼직한 집들이 들어서 있었다. 다른 동네는 큰 주택들이 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는데, 연희동은 특이하게 평지에 있다. 넓은 길에 큰 집이 줄지어 있는데도 아늑하고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수십 년의 시간을 그대로 담은 듯 자연스러운 집과 나무들, 낡은 집 사이로 최근에 들어선 카페마저도 아늑해 보였다. 큰길에서 한 발짝 안으로 들어가 무심히 걷다 보면 고양이를 만나고, 길가의 꽃도 만나는 연희동을 보고 부부는 한눈에 반했다. 그 길로 부동산을 찾아 매물을 알아보았다. 그리고 담장 너머로 선홍색 단풍나무가 보이는 집을 구입했다.

내 생애 첫 집
내 생애 첫 집
내 생애 첫 집
1 2 눈 내린 연희동 모습.

3 4 연희동 카페가 다른 동네와 다른 점은 주택을 개조해 만들었다는 것. 골목을 걷다 만나는 다양한 모습의 카페가 있어 동네 구경이 더욱 재미있다.

5 7 안산의 산책로와 홍제천 변 등 연희동에는 아름다운 산책로가 곳곳에 있다.

6 아이와 함께 가면 좋은 서대문 자연사박물관에는 다양한 광물, 암석, 식물, 곤충 등 실물 표본이 있다.

부부는 처음에는 대출 없이 집을 구입하고 집수리 비용만 대출 받아 해결할 계획이었지만, 계획보다 크고 비싼 집을 사면서 대출금까지 몽땅 집값으로 내야 할 상황이었다. 집수리는 엄두도 낼 수 없었지만 단열이 안 되는 집에서 살 수는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부부는 직접 리모델링을 했다. 셀프 리모델링의 좋은 점은 취향과 쓸모에 맞게 집을 고칠 수 있다는 것과, 집을 속속들이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오래된 단독주택은 도면이 남아 있지 않고 어떤 자재가 어떻게 쓰였는지도 알기 어려운데 집수리를 위해 도면을 그리고 구석구석을 살핀 덕에 집이 어떤 변화를 거쳐왔는지 알 수 있게 됐다. 살면서 혹 수리가 필요한 일이 생겨도 어디를 어떻게 손봐야 할지 짐작할 수 있다. 부부는 21일 동안 힘을 합쳐 대지 152㎡(45.5평), 연면적 76㎡(23평)의 연희동 주택을 그들만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내 생애 첫 집
내 생애 첫 집
8 도면은 스케치업 프로그램을 활용해 그렸다. 각 공간을 줄자로 재어 손으로 공간별 도면을 그린 후 스케치업 프로그램에 수치를 넣어가며 집 안 구석구석과 필요한 가구의 3D 도면을 그렸다.

9 10 11 12 21일간의 공사 현장 모습.

최재완·정성훈 부부의 단독주택 구하기 Q&A


단독주택 시세 문의와 매물 어떻게 알아볼까?

살고 싶은 동네를 정했다면 시세와 매물 문의는 부동산 중개소 두세 곳 정도만 알아봐도 충분하다. 단독주택은 매물이 많지 않기 때문에 여러 곳을 알아봐도 비슷한 물건만 보여준다. 같은 지역이어도 집마다 가격이 달라 시세는 큰 의미가 없다. 대략의 예산을 잡는 정도로만 참고한다. 매물로 나온 집주인에게 여러 부동산 중개소에서 매도 의사나 가격을 묻기 위해 전화를 하면 매도자는 매수 문의가 많은 거라고 생각해 집값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 신뢰할 수 있는 부동산 중개소를 만났다면 예산 범위와 찾고 있는 집에 대한 조건을 말하고 그에 맞는 집이 나타나면 연락해 달라고 말해둔다.

단독주택 매물도 부동산 중개소 간에 공유할까?

최근 단독주택 매물 정보도 아파트처럼 부동산 중개소 간에 일정 부분 공유하고 있다. 집주인은 믿을 만한 한두 곳에만 집을 내놓고 꼭 살 사람만 소개해달라거나 매도 희망 가격을 말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부동산 중개소 사이에서는 매물을 일정 부분 공유한다. 물론 직접 받은 매물이 아닌 경우 계약이 성사되면 매수자를 소개한 곳과 매물을 가진 곳 간에 수수료를 분배한다.

단독주택 매매 전 확인해야 할 서류는?

부동산 등기부등본 부동산 소유자의 인적 사항과 해당 부동산에 관한 권리 관계, 현황 등이 기재된 장부. 해당 부동산의 지번·지목, 구조·면적 등 현황과 권리 설정 여부를 알 수 있다.

지적도 지목, 토지의 경계 등이 표시된 지도. 이를 통해 토지 모양, 도로의 유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집과 지적도에 있는 집이 다른 경우가 많고, 국유지나 사유지를 침범한 경우도 많다. 개·증축 시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꼭 확인한다.

토지이용계획확인원 도시계획, 국토이용계획에 의한 토지의 제한 사항 등을 알 수 있으며 용도 지역, 해당 법령, 공시지가, 건폐율, 용적률 등이 표기돼 있다.

건축물관리대장 준공 연도를 비롯해 건축물의 신축·증축·용도 변경·멸실 등의 변동 사항을 알 수 있다.


내 생애 첫 집
1 주방은 큰 방의 벽을 터서 넓게 만들었다. 싱크대는 직접 도면을 그려 제작했다. 개수대와 조리대를 거실 쪽으로 오픈해 만들고 높이는 식기세척기, 가스오븐레인지에 맞췄다. 싱크대 안쪽과 바깥쪽은 모두 서랍형 수납장으로 만들었다. 스테인리스 상판은 주문 제작하고 싱크볼은 기성품을 사용했다. 스테인리스 상판을 시공할 때는 절삭과 용접이 필요하므로 전문가에게 맡겼다.

2 주방 안쪽 공간 벽에 길쭉한 테이블을 설치했다. 냉장고 위 자투리 공간에는 채널 선반을 설치하고 만화책을 수납했다. 창가에는 깔끔한 화이트 블라인드를 설치하고, 조명은 알전구를 달아 경쾌한 분위기를 더했다.

내 생애 첫 집
내 생애 첫 집
1 옷방은 공간이 작아 한 짝 미닫이문을 달았다. 문 안쪽에는 문과 같은 폭의 롤 스크린을 달아 손님이 오거나 빛을 가려야 할 때 내려둔다.

2 욕실과 세탁실 사이에 있는 폭 60cm 남짓의 움푹한 공간에는 붙박이 책장을 짜 넣었다. 책상 앞 벽에는 선반을 짜서 미니 컴포넌트와 책, CD 등을 수납했다. 책상 아래 공간에는 채널 선반을 설치해 파일 박스를 수납했다. 채널 선반의 원래 명칭은 Wall Slotted Channel로, 일정한 크기와 형태의 구멍이 있는 길쭉한 기둥을 벽에 설치하고 사용 목적에 맞는 부속을 구멍에 끼워 다양한 수납에 활용할 수 있다. 을지로 5가나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3 거실은 테이블 하나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식탁이면서 작업대이기도 한 이 테이블은 자작나무 합판을 통으로 사용해 만든 것. 큰방과 주방 벽을 트고 거실로 난 문도 틀만 남기고 없애 독특한 구조의 거실을 완성했다.

4 세탁실은 세탁기뿐 아니라 욕실용품, 청소용품, 김치냉장고까지 있는 멀티 공간으로 활용 중이다. 한쪽에는 채널 선반을 달고, 맞은편에는 투명 유리창이 달린 수납장을 짜 넣어 살림살이를 보관하고 있다.

내 생애 첫 집
햇살 가득 연희동집 바람 솔솔 부암동집

연희동과 부암동에 각각 낡은 주택을 구입해 리모델링한 두 부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집 구하는 노하우, 셀프 인테리어와 전문가를 통한 리모델링 과정 등이 소개돼 있다. 생강출판사.

여성동아 2014년 1월 601호
Living 목록보기 좋아요

Print Edition

How to be a woman

생각하는 여자가 읽는 매거진!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이번호목차이번 호 구입하기

독자알림

더보기

Follow up on SNS

여성동아 에디터가 핫뉴스, 최신 트렌드와 이벤트를
실시간으로 전해 드립니다.

  • 여성동아 페이스북
  • 여성동아 인스타그램
  • 여성동아 유튜브
  • 여성동아 네이버포스트
  • 여성동아 네이버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