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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wannabe star

무르익은 아름다움, 박탐희

WOMAN IN RED

글·구희언 기자 | 사진·정동현(COMING SOON STUDIO 02-515-0110)

입력 2013.11.04 16:47:00

언제까지나 핑크빛 틴트만 바를 것 같던 소녀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지며 어느덧 성숙한 레드 립스틱이 잘 어울리는 여인이 됐다. 배우로 살 수 있어 감사하다는 박탐희의 삶.
무르익은 아름다움, 박탐희

체크 재킷 제시뉴욕. 카키 저지 원피스 데무. 레이어드 목걸이 더퀸라운지.



레드, 여자라면 한 번쯤 도전하고 싶지만 잘못하면 ‘쥐 잡아먹은 입술’을 만들기 십상이라 화장대 깊숙이 모셔둔 컬러. 표지 촬영을 위해 스튜디오를 찾은 탤런트 박탐희(35)는 매혹적인 붉은 립스틱이 참 잘 어울렸다. 그는 “어릴 적 잡지 모델로 활동할 때는 붉은색이 어울리지 않았는데, 이제는 소화할 수 있는 나이가 된 것 같다”며 사진 찍히는 걸 놀이처럼 즐겼다.
“배우라는 직업이 매력적인 게, 저도 모르는 자신을 계속 발견하게 돼요. 어릴 땐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조바심을 내고 숨 막히게 일했죠. 그런데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니 조금은 여유가 생기고 사람이 보이더라고요. 지금도 그래요. 화보 촬영을 위해 모두가 땀 흘리고 있는 걸 보면 ‘나도 최선을 다해야겠다’ 생각하죠.”

몸매 관리 비결은 발레
박탐희는 ‘올망이’(태명) 출산 당시를 제외하면 한 번도 부부 동반 토크쇼나 가족 출연 프로그램에 나가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작품을 할 때도 스태프나 주변 사람들이 “결혼은 했어요?” “아이가 있다고요?”라는 반응을 보일 때가 많다고. 그는 2008년 네 살 연상의 사업가와 결혼해 2010년 건강한 아들을 낳았다. 업무상 해외 출장이 잦은 남편은 바쁜 와중에도 아내의 일이라면 열 일 제치고 돕는 든든한 원군이다. 박탐희의 말에 따르면 “남편은 한 번도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고민하거나 ‘촬영하러 가면 아이는 어쩌지’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끔 ‘네 일이 우선’이라며 자신감을 갖게 하는 사람”이다. 그는 “아이와 남편은 일반인이라 일부러 공개하지 않는 측면도 있지만, 시청자들이 누구의 아내나 누구의 엄마보다 배우 박탐희로 여겨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했다.
평소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을 즐긴다는 그는 “멋을 잘 부리지는 않지만, 에지 있게 떨어지는 도회적인 스타일을 좋아한다”고.
“잡지 모델 할 때부터 그런 느낌으로 연출해왔던 것 같아요. 성격이랑 맞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사랑스럽거나 소녀다운 느낌보다는 도회적인 분위기가 잘 어울리더라고요(웃음).”
그처럼 에지 있게 입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는 “절대 실패할 수 없는 컬러, 블랙을 고르면 된다”고 했다.
“기본을 거스르지 않는 게 최고예요. 블랙 진을 즐겨 입는데, 거기에 같은 색 혹은 흰색 티셔츠를 매치해요. 전체적으로 블랙 톤으로 가되 클러치나 시계, 혹은 립스틱으로 포인트를 주면 패션이 깔끔해지죠.”
파우치에 꼭 가지고 다니는 제품은 포인트 컬러가 되는 립스틱과 프라이머. “피부가 건강한 편이라 여드름 때문에 고생한 적은 없어 감사하다”는 그는 1년에 서너 번 피부과를 찾는 게 관리의 전부라고 했다. 몸매 관리를 위해 일주일에 두 번씩 발레를 배운 지는 벌써 2년이 되어간다.
그는 배우 엄정화·유선·정혜영·김성은·엄지원·최자혜·신지수, 아나운서 박지윤 등이 속한 기독교 모임 ‘하미모(하나님을 사랑하는 미녀들의 모임)’의 멤버다. 하미모에도 그처럼 발레를 배우는 스타들이 많다고. 예쁜 사람들끼리는 닮는 모양이다. 그에게 하미모는 멘토 같은 존재다. 그는 “넓고 얕은 관계보다는 좁고 깊은 관계를 선호하는 편인데, 작은 모임이라 가능한 것 같다”고 했다.
“연예계 생활에 하미모 활동이 힘이 많이 돼요. 그 안에서 도전도 받고 회복도 해요.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해서 누가 영화 찍으면 우르르 시사회에 가서 힘이 되어주고, 결혼하면 축가 부르러 우르르 가고, 장례식도 챙기고… 그게 우리의 의리죠. 누군가 작품을 하면 캐릭터에 대한 조언도 앞다퉈 해주고요. 특히 성은이, 지윤이 아이가 제 아이와 동갑(네 살)이거든요. 교회도 같고, 서로 아이도 맡기고, 자주 만나다 보니 자연스럽게 더 친해졌죠. 그래서 아이들은 세상 모든 엄마가 TV에 나오는 줄 알아요. TV 보다가도 ‘이모다!’ ‘이모부다!’ 외치곤 하죠(웃음).”

무르익은 아름다움, 박탐희

그레이 원피스 드민. 네이비 앵클부츠 나무하나.



닮고 싶은 배우는 정애리. 그는 “애리 언니는 타인의 모범이 되는 인생을 산다”고 말했다.
“애리 언니와 긴 작품을 두 개 했어요. 사실 9개월 정도 촬영하느라 고생하면 ‘끝나고 여행 가야지’라는 생각부터 하는데, 언니는 끝나자마자 아프리카에 가서 봉사 활동을 해요. 그곳에서 아이들을 안아주고, 주어진 달란트로 열심히 일하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대단하다고 느꼈고 저런 배우, 영향력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대다수 엄마가 그렇듯 그도 육아에 최선을 다한다. 아이가 “연예인 엄마를 둬서 외롭겠다”는 이야기를 듣게 하고 싶지 않아서다.
“아이와 스킨십을 많이 하고, 마음도 많이 줘요. 바느질해서 아이 옷도 만들고, 음식 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죠. 어머니가 전업주부셨는데, 제가 어릴 때 사랑을 베풀어주시던 모습이 기억에 남아 있거든요. 아이를 키워보니 어머니야말로 멋있는 사람이었다는 걸 깨달았죠. 그래서 어머니가 제게 그랬던 것처럼 아이에게 관심을 많이 줘요. ‘이거 네가 한 거야? 정말? 어떻게 했어? 기발하다!’ 이렇게 반응하면 기뻐하더라고요. 촬영 때문에 나와 있을 때는 다음 날 집에 가서 더 애정을 쏟고 집중하려고 노력해요.”
손재주가 좋은 그는 비즈 공예부터 바느질까지 손으로 하는 취미는 대부분 섭렵했다. 요즘은 오랫동안 해온 바느질에 푹 빠져 있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단순한 취미 생활이라기엔 꽤 전문적이었다. 재봉틀을 집에 들여놓고 국외로 원단을 사러 나갈 정도로 열심인 그는 남편과 아이 옷도 직접 만들어 입힌다. 셔츠부터 원피스, 쿠션, 러그, 커튼에 아이 옷까지 직접 만드니 아들은 모든 엄마가 다 자식에게 옷을 지어주는 줄 알 정도란다. 그는 “딸은 없지만 아이 원피스가 예뻐서 만든 게 여러 벌”이라며 “재봉틀 앞에 ‘골룸’처럼 수그리고 장시간 앉아 있는 게 안 좋을 수 있지만, 공들인 옷을 완성했을 때의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했다. 몇 년 뒤에는 배우가 아닌 작가 박탐희로도 인터뷰할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었다. 주변에서 책을 내자는 제의도 받았지만, 아직은 실력을 더 쌓고 있다.



무르익은 아름다움, 박탐희

골드 패턴 원피스 제인송. 골드 이어링 더퀸라운지.



아이 옷 직접 만드는 엄마
“제가 완벽주의라서, 누가 써준 책이 아닌 직접 쓴 책을 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제가 만든 옷을 선물했을 때 상대방이 행복해하는 걸 보면 기분이 좋아요. 그래서 나중에 책을 내지는 않더라도 바느질로 뭔가 해보고 싶기는 해요(웃음).”
“흘러간 시간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그는 “하루하루가 굉장히 소중해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 해도 절대 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건 유럽 여행. 그는 “어릴 때보다 이맘때 떠나는 여행에서 더 많은 걸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시간만 주어진다면 유럽을 제대로 오랫동안 깊게 보고 싶다”고 했다.
“나이가 들수록 하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이 점점 늘어나요. 요리는 남편이 만족스러워할 정도로는 해요. 제 자신이 맛없는 걸 싫어해서요(웃음). 네이버가 요리 친구예요. 차돌박이된장찌개를 만들고 싶다면 한 사람이 아니라 세 사람 정도의 레시피를 검색하고 내려받아서 차이점을 분석해요. 한 사람 것만 따라 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거든요. 순서를 따라가며 양념을 섞고 맛보면서 제 입맛에 가장 맞는 레시피로 맞추죠. 책 읽기도 좋아하는데, 특히 소설을 좋아해요. 신경숙 작가 작품은 ‘외딴 방’부터 지금까지 나온 대부분의 소설을 섭렵했어요. 하루는 그분이 ‘엄마를 부탁해’를 출간하고 낭독회를 한다는 거예요. 아는 선배가 낭독하려다 못하게 돼서 저를 추천했는데, 작가님과 만날 수 있어 정말 기뻤어요. 다음 낭독회에도 초대해주셨고요. 정이현 작가는, 소설 ‘달콤한 나의 도시’ 1쇄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팬이에요. 사인받을 기회가 있어서 1쇄를 보여드렸는데, 그게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도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잡지 모델로 데뷔해 1998년 힙합 그룹 업타운 객원 보컬로도 활동하며 다재다능함을 증명한 그는 연기자로 변신해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다. 연기자로서의 목표는 뭘까. 그는 “아이가 있다 보니 드라마를 거의 제 시간에 보지 못한다. 대신 ‘감독·작가가 최고다’ ‘작품성이 좋다’는 말이 나오는 작품은 종영 후 몰아서 꼭 본다”고.
“최근에 미드 보듯 몰아서 본 건 ‘황금의 제국’이었어요. 재미도 재미지만 식탁에서 구성원들이 탁구 하듯 대사를 주고받는 모습을 보며 이런 대본으로 연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이요원 씨 역도 잘할 수 있을 것 같고, 장신영 씨 역이었어도 재밌게 했을 것 같아요.”
그는 “하고 싶은 배역은 많지만, 배우로서 연기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기억에 남는 배역은 지난해 초 KBS2에서 방송된 4부작 드라마 스페셜 ‘아모레미오’의 도순. 학생운동이 한창이던 1985년과 2012년을 오가는 시대극에서 그는 20대와 50대를 번갈아가며 연기했다.
“목소리나 말투, 외모 때문인지 작품마다 늘 도회적인 여성이나 부잣집 딸 등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했어요. 부족한 것 없이 자랐지만 내면에 상처가 있는 캐릭터들이었죠. ‘아모레미오’에서 입술 위에 점 하나 찍고, 껌을 짝짝 씹어서 별명이 짝순이인 도순 역을 맡았을 때는 연기하면서 행복했어요. 그런 캐릭터를 다시 맡아보고 싶어요. 아마도 단막극이라 가능했을지도 모르지만, 많은 분이 긴 호흡의 작품에선 ‘내가 봐온 박탐희’를 쓰고 싶어하시더라고요. 저, 사실은 푼수기도 있고 재밌는 것도 좋아하거든요. ‘해피투게더’ ‘힐링캠프’ 등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그런 색다른 부분을 어느 정도 보여드렸던 것 같아요. 또 다른 면을 끌어낼 수 있는 작품과 연이 닿았으면 좋겠어요.”

의상·소품협찬·데무(02-3442-3012) 제시뉴욕(02-3442-0220) 더퀸라운지(02-548-7218) 드민(02-514-2137) 나무하나(02-512-4395) 제인송(02-6933-7701)
헤어·전선정(에스휴 02-3448-3007)
메이크업·송유미(에스휴)
스타일리스트·박상정 최혜진

여성동아 2013년 11월 5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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