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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정훈·한지혜 열연 금 나와라 뚝딱! 치솟는 시청률, 결말 놓고 행복한 고민

“권선징악·인과응보 버릴 수 없는 게 주말 드라마다”

글·진혜린 | 사진·이김 프로덕션(photo by 남경호), MBC 제공

입력 2013.08.26 16:01:00

같은 원석도 다듬는 사람에 따라 모양과 빛을 달리하는 법. 한 번 보면 멈출 수 없는 MBC 주말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이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1인 2역, 출생의 비밀, 불륜, 이복형제, 신데렐라 스토리 등 자극적이지만 드라마에 흔히 사용되는 소재를 어떤 조미료로 맛있게 버무리고 있는지, 그 생생한 촬영 현장을 공개한다.
연정훈·한지혜 열연 금 나와라 뚝딱! 치솟는 시청률, 결말 놓고 행복한 고민

MBC 드림센터 세트장에서 ‘금 나와라 뚝딱!’34회분 촬영이 한창이다.




방송 초반 시청률로는 경쟁작인 KBS ‘최고다 이순신’ 앞에서 주춤하는 듯했으나 최근 MBC ‘금 나와라 뚝딱!(이하 ‘금뚝’)’이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주말 안방극장을 점령해 가고 있다. 처음 ‘금뚝’이 방송됐을 때, 뻔한 소재와 스토리 구조를 예상했지만 막상 회가 거듭할수록 ‘금뚝’만의 스타일을 구축하며 중독성 강한 전개를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가 박수 받는 가장 큰 이유로는 작품 속 인물들의 입체성을 꼽을 수 있다. 모든 등장인물이 주인공과 메인스토리를 뒷받침하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한 사람의 인격체로 각자의 삶을 갖는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 인물이 늘 같은 성격을 지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 모든 사람은 매일, 매 순간 변화하고 자신도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을 하기도 하며 일관된 선택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드라마로 들어서면 인물은 사라지고 성격만 남는 경우가 많다. 어떤 상황에서도 늘 같은 패턴의 선택과 행동, 말투를 보여야 일관된 인물의 성격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하지만 ‘금뚝’은 확실히 달랐다.
말하자면 ‘전형적인 인물’이 없다. 흔히 드라마에 등장하는 사장님, 사모님, 내연녀는 있지만 그 모습이 전형적이지 않다. 그것은 인물 하나하나에 부여된 생명력을 특징 있게 잡아내는 배우들의 열연이 한 몫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금뚝’ 캐릭터를 그대로 살린 CF가 제작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버럭버럭 소리만 지르지만 그 뒤에 엉뚱함을 숨기고 있는 한진희와 무미건조한 표정에 높낮이 없는 억양으로 말대꾸를 하는 이혜숙의 캐릭터를 CF에서 재현해 큰 웃음을 선사했다.
대왕대비나 대기업 사모님같이 화려한 역을 주로 맡았던 최명길이 평범한 가정의 어머니, 그것도 자신의 욕망을 딸(백진희)을 통해 대신 이루려는 인물로 캐스팅된 것 또한 화제였다. 우려 섞인 평가에도 최명길은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살아가는 이 시대 어머니의 삶을 저변에 깔고 보편적인 친정어머니의 마음도 함께 대변한다.
그 밖에 길용우, 반효정, 최주봉, 금보라까지 대한민국을 주름잡는 중견 연기자가 총출동했고, 김광규과 조은숙이 가세해 극에 힘을 싣는다. 실제 부부라고 해도 어울릴 법한 연정훈과 한지혜의 라인업은 캐스팅 초반부터 화제를 모았다. 최근에는 정몽현(백진희 )·박현태(박서준) 커플이 시청자를 사로잡는 또 다른 재미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금뚝’은 돈밖에 모르는 박순상(한진희)이 세 명의 여자와의 사이에서 낳은 세 명의 아들과, 가진 것은 없어도 이루고자 하는 게 많은 윤심덕(최명길)네 가족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7월 18일,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진행된 녹화 현장에서 한 명 한 명 살아 있는 캐릭터를 완성한 ‘금뚝’만의 비결을 포착했다. 7월 28일 방송될 제 34회 녹화 현장을 공개한다.

연정훈·한지혜 열연 금 나와라 뚝딱! 치솟는 시청률, 결말 놓고 행복한 고민


분위기 메이커-연정훈, 웃음 꽃 활짝-한지혜
결과적으로 봤을 때, 연정훈과 한지혜는 자그마치 7시간을 현장에서 대기하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린 셈이었다. 오전 11시에 집합해, 12시에 리허설에 들어가 오후 2시에 녹화를 시작했으나 두 사람이 등장하는 장면은 오후 6시가 넘어서야 촬영에 들어갔으니까. 하지만 리허설 현장에서 그들은 웃음꽃을 활짝 피우며 장기전을 대비했다.
리허설 현장에서 연정훈은 흰색 티셔츠에 평범한 반바지를 입고도 빛이 났다. 스키니 팬츠에 청색 셔츠를 걸쳐 입은 한지혜의 모습에서도 평소 소박한 패션 스타일을 엿볼 수 있었다. 5년 전 ‘에덴의 동쪽’에서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 경험 때문인지, 리허설을 앞두고 적당한 거리를 두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오누이처럼 편해 보였다.
리허설은 순식간에 진행됐다. 3개월간 호흡을 맞춰온 스태프와 출연진은 긴 말 필요 없이 척척 손발이 맞았다. 불가피하게 리허설에 참석하지 못해 빈자리가 생겨도 없으면 없는 대로 거침이 없다. 실제 촬영 내용은 진지하고 위태로운 분위기지만 리허설 때만큼은 현장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농담과 장난도 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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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근 ‘금뚝’의 최대 이슈는 ‘정몽희의 정체가 언제, 어떻게 박순상에게 탄로날까?’다. ‘여성동아’가 관전한 바로는 그날이 머지 않은 것 같다. 2 싫다는 결혼 억지로 시킬 때는 언제고, 이제 겨우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셋째 아들 부부를 갈라놓으려고 하다니! 철딱서니 없던 셋째 아들 박현태가 정몽현을 만나 진짜 사랑을 알아가는 모습이 풋풋하고 귀엽기까지 하다. 3 이혜숙이 대본을 숨겨 두는 곳은 소파 쿠션 뒤. ‘컷’소리 나기가 무섭게 대본을 꺼내 확인한다. 4 ‘금뚝’에서 가장 이해받기 어려운 캐릭터가 바로 윤심덕. 하지만 윤심덕만큼 현실과 맞닿아 있는 인물도 없다. 현실적 인물을 드라마에서 보니 더 모순적으로 보이는 것일 뿐. 그만큼 윤심덕으로 분한 최명길의 부담이 컸을 테지만 그는 복잡한 내면을 매끈하게 연기하며 ‘역시 최명길’이라는 말을 듣고 있다. 5 연정훈과 한진희의 리허설. 어색하고 밋밋한 분위기는 딱 질색이라는 듯, 늘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연정훈의 웃음에 촬영장 분위기는 늘 화기애애했다.





옆방 남자-한진희, 칭찬공주-이혜숙

연정훈·한지혜 열연 금 나와라 뚝딱! 치솟는 시청률, 결말 놓고 행복한 고민


박순상네 거실에서 촬영이 한창이다. 성은(이수경)의 과거가 순상에게 밝혀지면서 ‘모든 것이 다 끝났다’고 박현준(이태성)과 장덕희(이혜숙)가 대화를 주고받는 장면이다. ‘컷~’소리와 함께 스태프들이 카메라 각도를 바꾸려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을 때 바로 옆방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속삭임’이 들렸다. 마치 소리를 죽이고 싸우는 듯한 억양이다. 스태프들은 그 소리에 익숙한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건너다보니 어라? 한진희 혼자 허공에 대고 대본 연습을 하고 있었다. 표정도 리얼하고, 행동하나까지 진지하다.
“뭐, 죄송? 이게 죄송하다고 될 일이냐? 당장 내 집에서 나가!”
뱃속부터 끌어올려 호통을 쳐야 하는 대사라 목소리를 최대한 낮춰도 옆방까지 고스란히 다 들렸다. 그 와중에 시선 처리도 확실하게, 마치 눈앞에 상대 연기자가 서 있는 듯 눈빛까지 매서웠다. 연습이라고 대충하는 게 아니었다. 더구나 옆방 남자, 한진희의 허공 연습은 한두 번에 그치지 않았다. 옆방에서 다시 촬영이 시작되면 목소리를 더 줄이고 연습을 계속했다. 틈이 날 때마다, 그날의 촬영이 끝날 때까지 한진희의 허공 연습은 계속 됐다. 쭈욱~.
한진희가 진지하게 연습하는 모습으로 후배 연기자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면, 이혜숙은 긴장한 후배 연기자를 다독이는 모습으로 뒷심을 실어 주었다. 성은에게 결혼 전 숨겨둔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덕희가 성은과 부엌에서 마주치는 장면.
“제가 역겨우시다면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숨어 지내겠어요”라는 대사에서 자꾸 발음이 꼬였다. ‘컷~’ 소리와 함께 이수경이 고개를 푹 숙이자 상대 배우인 이혜숙은 손을 휘휘 저으며 “잘했어, 잘했어 이번에 잘했어” 하며 용기를 북돋아 준다. “역겨우시다면 하고 조금 쉬어. 너무 소리 지르지 말고” 하며 친절한 연기 지도도 덧붙였다. 그 뒤 또 한 번의 NG가 이어졌지만 이혜숙은 여전히 “괜찮아, 괜찮아” 하며 따뜻한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금뚝’의 숨은 주인공들
정몽현&박현태 커플
주인공만큼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정몽현·박현태 커플. 현태는 뻔뻔스럽게 ‘다른 여자’를 앞세워 몽현의 애간장을 태우더니 이제는 달달한 키스신과 선상 데이트를 선보이며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최근 시청률 견인차 노릇을 톡톡히 하는 커플이다. 보기만 해도 미소 짓게 하는 예쁜 두 사람이다.

윤심덕&민영애
정몽현과 정몽희의 엄마 윤심덕. 자신이 못 다한 꿈을 몽현이 이뤄주기 바라는 마음에 무리한 결혼을 시키며 일어나는 갈등 앞에서 흔들린다. 수수한 옷차림을 하고도 강렬한 최명길의 아우라는 숨길 수가 없다. 박순상의 셋째 여인, 민영애 역으로 분한 금보라. 욕심 많고 자식밖에 모르는 인물로 등장하지만 금보라 특유의 코믹함이 묻어나 극의 재미를 살리고 있다.


‘금 나와라 뚝딱!’ 이형선 PD 인터뷰

연정훈·한지혜 열연 금 나와라 뚝딱! 치솟는 시청률, 결말 놓고 행복한 고민
리허설이 끝난 직후 작품을 총괄하는 이형선 PD의 바쁜 걸음을 잠시 붙잡았다. 이 PD는 한눈에도 작품에 대한 무한 애정이 흘러넘치는 열정파였다. 시청자가 궁금해 하는 것을 꼭 집어 물어 본 ‘금뚝’ 본격 해부.

기대했던 만큼 시청률이 나오고 있나?
예상보다 높은 시청률이 나와 매우 기뻤다. 그런데 그 기대치라는 게 받은 만큼 올라가는 거라서 높은 시청률을 받고 나니 계속 더 높은 시청률을 기대하게 되더라. 초반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지속적인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요즘 ‘금뚝’에 대한 언론들의 반응도 뜨겁다.
최근에 ‘금뚝이 길을 잃었다’라는 내용의 기사를 읽었다. 50부작을 목표로 하는 작품이 결론까지 도달하는 데 일직선으로 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실제의 인생사도 굽이굽이 흘러가는데 드라마라고 다르지 않다. 서울에서 부산 가는 고속도로도 일직선이 아니다. 우리가 부산에 가는 동안 이곳저곳 들를 수도 있고 길을 잘못 들 수도 있다. 그게 인생이고, 드라마이지 않겠나?
등장인물의 성격이 재미있다.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은, 현실에서의 인간이 늘 자신의 성격을 일관적으로 유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늘 같은 모습으로 살 수 있겠는가. 그것을 인물의 캐릭터를 크게 해치지 않는 선에서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다.
작품을 구상하면서 가장 입체적으로 부각시키는 인물은 누구인가?
아무래도 주인공인 정몽희&유나다. 물론 한 사람이 두 사람의 캐릭터를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아무리 노력해도 두 캐릭터가 닮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한지혜 씨가 아주 잘 하고 있다. 최근 주인공이 1인 2역인 드라마가 많았는데 그중 단연 최고라고 생각한다.
중견연기자와 젊은 연기자들의 호흡이 중요할 것 같다.
어떤 드라마나 연기자들의 호흡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보다시피 분위기가 아주 좋다. 간간히 의견충돌이 있긴 하지만 그건 작품을 위해서 꼭 있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중견연기자는 노련하고 젊은 연기자는 유연하다.
이미 결말을 정해 놓았나?
아무래도 국민 보편적인 정서를 반영하지 않을 수 없다. 현수와 유나는 이미 부부다. 유나는 몽희의 쌍둥이 언니기 때문에 몽희와 현수의 사랑이 순탄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현실에서는 한 남자를 두고 자매가 사랑에 빠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주말드라마에서 정서적 충격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언니 남편과의 사랑이 이뤄지려면 많은 요소가 필요하다. 그래서 두 가지를 놓고 작가와 고민 중이다. 가장 쉽게 떠오르는 게 유나의 죽음인데, 유나가 죽으면서 두 사람의 사랑을 응원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는 유나가 불치병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잘못과 진정한 사랑을 뒤늦게 깨닫게 되는 것. 결국 몽희는 다른 사랑, 즉 옛 남자친구인 진상철(김다현)과 행복한 결말을 맺을 수도 있다고 본다.
촬영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거의 생방송으로 촬영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이다. 가까운 일본도 일주일에 1편, 길어야 50분 방송이다. 10회 이상 방송되는 드라마도 흔치 않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하루에 70분, 일주일에 두 번 방송한다. 그걸 50회 해야 한다. 몇 개월에 걸쳐 촬영되는 영화는 한 편이 길어야 1백20분이다. 일주일에 2회 드라마 분량이 1백40분이니 영화보다 길지 않나. 그런데 시청자는 영화와 비슷한 수준을 요구할 만큼 눈높이가 높아졌다. 제작비에도 한계가 있는데 시청자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힘들다.
드라마를 통해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가?
드라마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영화는 주제를 부각시키기 위해 보여줄 수 있는 폭이 넓다. 정점까지 치닫을 수 있다. 하지만 드라마로 보면 미니시리즈가 그나마 폭이 넓은 편이고, 그 다음이 주말드라마, 그리고 일일드라마로 볼 수 있다. 현실적으로 ‘올드보이’ 같은 드라마는 나올 수 없다. 그래서 드라마는 인과응보와 권선징악을 보여줄 수밖에 없다. 현실은 그렇지 않은데, 드라마에서는 비현실적인 모습이 되는 이유다. 드라마를 통해서라도 갑갑한 현실을 해소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여성동아 2013년 8월 5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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