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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인기 이끈 세 MC 이경규 김제동 한혜진 1백 회 돌아보니

“수많은 게스트에게 매번 감동, 시청자 웃고 울린 톱 3은…”

글·진혜린 | 사진·SBS 제공

입력 2013.08.23 20:03:00

2011년 7월 ‘두 다리 쭉 펴고 잘 수 있는 방송’을 취지로 시작한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는 대한민국을 ‘힐링’ 광풍으로 몰아넣었다. 쏟아지는 ‘힐링’ 전쟁 속에 1백 회를 맞이하며 꿋꿋이 살아남은 ‘힐링캠프’ 세 MC가 인기 비결, 뒷이야기를 풀어놓았다.
‘힐링’ 인기 이끈 세 MC 이경규 김제동 한혜진 1백 회 돌아보니


한동안 우리 사회에는 힐링 서적, 힐링 음악, 힐링 푸드, 힐링 카페 등 힐링 광풍이 거셌다. 그 중심에는 2011년 7월 11일 첫 방송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힐링캠프’)’가 우뚝 서 있다. 지난 7월 15일에는 윤도현, 고창석, 법륜스님, 유준상, 김성령, 백종원 등 그동안 ‘힐링캠프’에 출연했던 역대 게스트가 출연해 ‘힐링캠프’의 1백 회를 축하했다. 그간 내로라하는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하며 명실공히 토크쇼의 1인자로 자리매김한 ‘힐링캠프’. 그 2년간의 쉼 없는 여정 속에서 대한민국 예능 이슈를 진두지휘했던 ‘힐링캠프’의 힐링 포인트는 무엇이었을까?

Healing Point 1 ‘털어놓게 만드는’ 힐링 전도사 세 MC

‘힐링’ 인기 이끈 세 MC 이경규 김제동 한혜진 1백 회 돌아보니


도대체 이 세 명의 조합은 무엇일까? 까칠함의 대명사 이경규, 명언의 달인 김제동, 예능에 처음 도전하는 홍일점 한혜진. 의아했던 출발과는 달리 이 세 명은 각자의 캐릭터를 구축하며 ‘힐링캠프’를 이끌었다.
“촬영장에 게스트가 도착하면 긴장을 풀 수 있도록 김제동 씨가 계속 떠듭니다. 그리고 저는 주위를 맴돌면서 긴장감을 유지하죠. 녹화를 시작하면 한혜진 씨가 잘 들어줍니다.” (이경규)
‘버럭’ 이경규는 거침없이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때론 출연자와 상반되는 자신의 주장을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하면서 노련한 진행 솜씨를 보였다. 하지만 때론 조심스러운 질문 앞에서 비지땀을 흘리기도 하고, ‘편견’과 ‘오해’가 있었다고 고백하기도 하는 한편, ‘공황장애’ 등 자신의 상황에 대해서도 솔직한 모습을 보이며 ‘진솔함’으로 다가가는 노력을 늦추지 않았다.
출연자를 돋보이게 하려고 자신을 깎아 내릴 줄 알고, 적절한 맞장구로 분위기를 띄울 줄 알았던 김제동의 몫도 컸다. 어찌 보면 시청자와 게스트 간의 통역사였다고 볼 수 있을 만큼 질문과 답변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탁월함을 보였다. 김제동은 ‘힐링캠프’ 1백 회 특집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도 자신보다 두 명의 MC를 칭찬하느라 바빴다.
“이경규 씨는 여전히 본인이 메인이라고 생각하지만 한혜진 씨가 없었다면 ‘힐링캠프’가 자리를 잡기는 어려웠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이경규 씨를 별로 안 좋아하다가 좋아하게 된 것은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산을 넘은 거라고 생각합니다(웃음). 한 사람이 인간이 돼가는 것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셔도 좋습니다(웃음). 이경규 씨가 프로그램을 이끌고 한혜진 씨가 중간에서 잘 들어 주었기 때문에 지금의 ‘힐링캠프’가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셋 중 하나의 역할을 담당하면서 저 또한 얻은 것이 많습니다.”(김제동)
김제동의 말처럼 ‘힐링캠프’는 배우 한혜진의 재발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난 당신을 이해하고 있어요’라는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빙빙 돌리지 않는 단도직입적인 화법은 시청자의 마음을 속 시원하게 풀어줬다.



‘힐링’ 인기 이끈 세 MC 이경규 김제동 한혜진 1백 회 돌아보니

이경규는 가장 기억에 남는 출연자로 최민식과 닉 부이치치를, 김제동은 설경구와 이승엽 선수를 꼽았다.



“제 역할은 잘 들어 드리는 거였어요. 평소에도 사람들 이야기를 잘 듣거든요. 그게 저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잘 듣고 호응해 드리니까 편한 마음으로 말씀해주셨던 것 같아요. 순수한 마음으로 던진 질문으로 오히려 ‘돌직구’라는 말을 듣게 됐지만(웃음)…. 한 주 한 주 게스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들의 모습처럼 살아가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한혜진)
하지만 이렇듯 궁합이 딱딱 맞아떨어졌던 이경규, 한혜진, 김제동 세 명의 MC 구도가 큰 변화를 맞게 됐다. 2012년 11월 12일 방송된 ‘조혜련 편’ 당시 아버지의 별세로 빠졌던 때를 제외하고 첫 회부터 지금까지 ‘힐링캠프’ MC 자리를 지켰던 한혜진이 최근 결혼한 남편 기성용(스완지 시티) 선수가 있는 영국으로 떠나게 되면서 ‘힐링캠프’의 안방마님 자리를 내놓았다.
“처음 도전했던 토크쇼이자 첫 예능이었고, 지금도 너무 아쉽지만 대를 위해 소를 포기해야 한다는 생각에 결심했습니다. 영국이라는 나라가 너무 멀어서 일주일에 한 번씩 비행기 타고 올 수 없을 것 같아서요. 저희 연기자들은 작품이 있을 때 연기를 하고, 그렇지 않을 때는 휴식을 하는 거라고 생각하시면 될 거예요. 저도 은퇴 계획은 전혀 없고, ‘힐링캠프’에서 호평을 받은 만큼 연기자로도 호평을 받고 싶습니다. 제가 떠난 자리에 두 아저씨를 잘 챙겨주실 분이 오시면 좋겠습니다.”
아직 한혜진의 자리를 이어받을 후임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Healing Point 2 힐링만큼 중요한 스타의 사생활

‘힐링’ 인기 이끈 세 MC 이경규 김제동 한혜진 1백 회 돌아보니


‘힐링캠프’는 열애, 연예계 활동에 대한 고민, 논란에 대한 심경 고백 등 스타의 사생활과 관련한 많은 이슈를 만들어 냈다. 특히 열애설이 터진 후, 혹은 결혼식을 올린 후 소소한 개인적 이야기를 ‘힐링캠프’를 통해 털어놓는 스타가 하나 둘 늘어났던 것.
힐링이 낳은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를 꼽는다면, 단연 MC인 한혜진과 게스트로 출연했던 기성용 선수의 결혼 소식이 아닐까. 한혜진은 ‘힐링캠프’에 직접 출연해 기성용 선수와의 러브스토리를 공개하고 세족식과 프러포즈 등 둘만의 은밀한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지난 연인인 나얼과의 사이에서 얽힌 오해에 대한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15년 만에 예능 토크쇼에 출연했던 이병헌도 마찬가지. 이민정과의 열애에 대해 공개석상에서 처음으로 언급했으며, 김희선은 결혼 후 첫 작품 출연과 함께 ‘힐링캠프’를 찾아 결혼 생활을 소소하게 털어놓았다. 소유진 또한 남편인 백종원 대표의 방송에 출연하며 부부애를 과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출연자를 당혹스럽게 하거나 때론 눈물을 흘리게 했던 무거운 순간도 적지 않았다. 방송 전부터 논란이 됐던 ‘설경구 편’은 이혼 후 지금의 아내인 배우 송윤아와 결혼하는 과정에서 생긴 비호감을 ‘힐링캠프’에서 해소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촬영을 하면서 가끔은 ‘저런 것까지 이야기할 줄은 몰랐다’고 생각할 때가 많았습니다. 자연 환경과 조명, 바람이 (출연자에게) 힘을 줘서 자기도 모르게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게 되는 거죠. 녹화 현장에서 지켜볼 때는 그것이 변명인지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눈빛으로 알 수 있습니다. 만약 변명을 하고 있다고 느꼈다면 제가 막았을 것입니다. 오히려 녹화가 끝나고 나면, 창피해하고 괜히 울었다고 하는 분이 많아요.”(이경규)
물론 최근까지도 그 논란의 불씨가 꺼지지 않는 ‘장윤정 편’도 빼놓을 수 없다. ‘힐링캠프’ 작가들과 사전 인터뷰 이후, 마침 비슷한 시기에 증권가를 통해 사전 인터뷰에서 오간 내용이 유출되면서 논란이 됐던 것. 장윤정의 어머니와 아버지, 동생이 얽힌 가족사가 공개되면서 ‘힐링캠프’ 제작진은 인터뷰 내용 유출 사실을 부인하면서도 공식적으로 위로와 사과의 말은 전해야 했다. 이러한 사건 이후에도 장윤적은 출연의사를 번복하지 않고 ‘힐링캠프’에 출연, 도경완 KBS 아나운서와의 러브스토리와 가족사에 얽힌 이야기를 서슴없이 털어놓았다.

Healing Point 3 메가톤급 명언 방출, 이것이 진짜 힐링이다

‘힐링’ 인기 이끈 세 MC 이경규 김제동 한혜진 1백 회 돌아보니


정대세 “무지개를 보고 싶다면 비를 견뎌야 한다.”
하정우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한다. 위안받는 각자만의 한강이 있어야 한다.”
양현석 “다 잘하는 건 바라지 않는다. 한 가지만 잘하는 것도 힘들다.”
닉 부이치치 “세상에 완벽한 나무나 꽃이 있는가? 우리는 다 다르게 생겼기 때문에 아름답다.”
이효리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출연자가 자신의 아픈 과거를 털어놓으며 힐링을 했다면 시청자는 ‘힐링캠프’를 통해 어떻게 치유받았을까? 그것은 출연자가 아픈 과거를 딛고 일어선 경험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함께 나누면서였을 것이다. 그동안 ‘힐링캠프’에 다녀간 출연자 중에는 가수, 배우, 개그맨 등 연예인도 많았지만 운동선수를 비롯해 대학교수와 종교인, 정치인까지 ‘이슈’와 ‘이야기’를 가진 다양한 인물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시청자를 위한 ‘힐링’은 직종을 불문하고 매 회 쏟아져 나왔다.
한혜진은 “노력 없이 이룰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것을 알았다”고 하고 김제동은 “누구나 끝까지 미워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비록 이경규는 최근 만난 닉 부이치치에게 얻은 인생의 교훈을 방송 30년을 통틀어 가장 강렬한 경험이었다고 고백한다.
“얼마 전 호주에서 왔던 닉 부이치치라는 분이 있습니다. 나는 손발이 다 있는데 매일 짜증을 내고 불평을 하거든요. 그런데 그분은 손과 다리가 없는데도 늘 웃음을 잃지 않아요. 그분 사진을 가지고 다니면서 안 좋은 일이 있을 때마다 보곤 합니다. 30년 동안 방송을 하면서 만난 사람 중에 가장 강렬하고 깊은 인상을 심어준 분입니다.”(이경규)

★‘힐링캠프’ 빛낸 시청률 Top 3

안철수 편(2012년 7월 23일 방송, 시청률 18.7%)

‘힐링’ 인기 이끈 세 MC 이경규 김제동 한혜진 1백 회 돌아보니


오죽하면 이경규가 1백 회 기자간담회에서 “대선이 더 자주 있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일까. 첫 방송 이후 지지부진했던 시청률을 끌어올린 견인차는 2012년 1월 2일 방송된 ‘박근혜 편’이었다. ‘힐링캠프’ 사상 첫 12%를 넘어선 것. 연이어 1월 9일 ‘문재인 편’ 또한 10%를 넘어서며 시청자를 붙잡았다. 이후 당시 유력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 의원의 ‘힐링캠프’ 출연에 관심이 주목됐다. 말만 많았던 대선 출마의 입장을 들을 수 있을 거란 유권자의 기대를 반영한 듯 ‘안철수 편’의 시청률은 유례없이 18%를 넘기며 1위를 기록했다.
고소영 편(2012년 7월 9일, 16일 방송 중 9일 방송 시청률 13.2%)
이날 고소영은 확실히 도도한 스타에서 옆집 언니로 거듭났다. 2010년 장동건과의 결혼으로 ‘세기의 결혼’이라는 수식어를 얻었지만 연기자로서의 활동은 부진했던 것이 사실. 더욱이 도도한 이미지가 압도적이었던 그가 ‘힐링캠프’를 통해 시도했던 이미지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시청자가 가장 궁금해할 법한 장동건과의 러브스토리를 전하며 연기력 논란이나 여배우로서 힘들었던 점에 대한 심경을 털어놓았던 것. 때론 귀엽고, 때론 거침없는 그의 실제 성격을 가감 없이 드러내며 시청자의 호평을 이끌었다.
런던캠프 편(2012년 8월 4일, 11일 방송 중 4일 1부 방송 시청률 13.1%)
장안의 화제였던 ‘장윤정 편’(2013년 5월 20일 12.1%), ‘기성용 편’(2012년 8월 20일 12.5%)을 넘어서며 3위를 기록한 것은 2012년 여름을 뜨겁게 달구었던 ‘런던 올림픽’ 현장이었다. 이경규, 한혜진, 김제동 세 명의 MC가 총출동한 ‘런던캠프’는 정규방송 편성시간을 바꿔 방송됐다. 사격의 진종오 선수, 유도의 김재범·조준호·송대남 선수, 복싱의 한순철 선수 등이 출연해 ‘런던 올림픽’의 열기를 생생하게 전달하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여성동아 2013년 8월 5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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