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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Seoul vs Paris vs New York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을 가다

푸드 칼럼니스트 미령·셰프 로랭 부부 맛을 탐하다

글·이미령 | 사진·로랭 달레

입력 2013.06.17 15:57:00

‘요리계의 피카소’로 불리는 피에르 가니에르의 레스토랑.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에 주어진다는 ‘미슐랭 3스타’에 찬사를 보내는 것이 아니다. 만일 서울 이곳저곳에 널려 있는 수많은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비슷비슷한 ‘모방 음식’들을 먹으며 실망한 적이 있다면 꼭 한 번 피에르 가니에르 레스토랑에서 진정한 미식을 경험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을 가다


“정말 김치가 있냐고 묻는 사람도 있어요?”
내가 깜짝 놀라 묻자 파란색 눈의 레스토랑 매니저가 위아래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투명한 눈을 통해 입을 크게 벌린 멍한 내 모습이 비쳐 보인다. 꼭 잘 닦은 거울 같다. 빨려들 듯 아름다운 눈과 잔잔한 미소가 상당히 매력적인 프랑스 청년이었다. 점심 식사 메뉴로 로랭은 4코스 풀 메뉴(14만원), 나는 레스프리 피에르 가니에르(17만5천원)를 주문했다.
아페리티프로 로제 샴페인을 마시며 아뮈즈 부슈(식당에서 제공하는 애피타이저)로 서빙된 맥주를 가미한 적양배추 큐브, 후무스(병아리콩 으깬 것과 오일, 마늘을 섞은 중동 지방 음식), 바질 향의 토마토 콩카세와 킹크랩, 완두콩 크림, 옥수수 아이스크림, 오렌지, 콜리플라워와 성게, 생선 무슬린과 김을 곁들인 새우를 먹었다. 그렇게 아기자기한 프티 푸르(petits fours: 작은 케이크나 쿠키)와 아뮈즈 부슈를 먹고 한껏 부푼 마음으로 본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다 레스토랑 매니저 알렉상드르 리볼라와 대화를 나누게 된 것이다. 서울에서 제대로 된 최고급 프랑스 정통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에서 김치나 고추장을 찾는 손님이 있다니,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프랑스 식당이라면 당연히 양파 수프나 스테이크 타르타르(Steak tartare: 한식의 육회 같은 음식)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고객들이 있어요. 가끔 우리 메뉴에 없는 것을 찾곤 하죠”라며 리볼라가 말했다. 얼마 전 강남구 청담동에서 프랑스 정통 베이커리를 경영하고 있는 기욤과 만났을 때도 비슷한 말을 했다. 당시 기욤은 “프랑스 식당이라도 기본적으로 파스타와 스테이크가 없으면 안 되는 거죠”라고 했다.
한국 최초 미슐랭 3스타급 프랑스 식당으로, 한국 레스토랑의 격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을 가다

1 옥수수 아이스크림. 2 맥주를 가미한 적양배추 큐브. 3 끈으로 묶어내는 것이 특징인 식전빵. 4 피에르 가니에르의 시그너처 버터. 5 이름 그대로 앙증맞게 서빙되는 프티 푸르. 6 콜리플라워, 성게, 생선 무슬린과 김을 곁들인 새우. 7 디저트로 나온 시실리안 피스타치오 수플레. 8 초콜릿 가나쉬 아이스크림.



음식, 식기 세트, 인테리어, 섬세한 서빙까지 예술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을 가다

주방의 한국인 스태프들이 플레이팅 스케치와 함께 한국어로 적어놓은 메모들.





본식으로, 버터에 구운 농어와 브로콜리를 넣은 폴렌타, 커리 향의 양파 시럽, 포치니 버섯 크림과 푸아그라 카르파치오를 곁들인 안심구이, 바질 향의 봄채소 스튜, 구운 소시지와 커민 향의 오리 가슴살, 사워크라우트, 흑후추 향의 그릴에 구운 토시살, 적양파 콩포트, 레드 와인 향의 소꼬리, 푸아그라를 넣은 테린, 매콤한 당근, 파마산 크림과 리코타 뇨키 그라탱을 들고 디저트로, 슈 샹티 파리-서울(Chou chantilly Paris-Seoul)과 초콜릿 가나쉬 아이스크림, 누가 크러스트, 카라멜라이즈 너츠가 곁들여진 시실리안 피스타치오 수플레로 식사를 마쳤다.
코스 간 서빙 시간이 상당히 여유롭고, 식사를 마칠 때까지 그림자처럼 우리 테이블을 돌봐주는 매니저의 완벽한 서비스에 대만족이었다. 음식이 서빙되는 동안 식기 세트가 세 번 바뀌었는데 모두 프랑스산 크리스토플(Christofle), 라귀올(Laguiole), 일 크로케(Il Croquet) 사의 제품이었다. 시계 하면 피아제, 자동차는 메르세데스가 떠오르는 것처럼 미식가들은 식기 하면 자동적으로 크리스토플이나 라귀올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크리스토플은 은도금 식기로 유명한 프랑스산 최고급 테이블웨어 업체로, 1백80년 역사를 자랑한다. 세계 각국의 왕실은 물론 최고 부유층이 애용하여 “식기업계의 에르메스”라고 불리기도 한다.
본식으로 육류가 나왔을 때는 프랑스 최고의 칼 생산지 라귀올 지역의 식기 세트가 등장했다. 특유의 격조가 느껴지는 부드러운 선과 디자인의 라귀올 칼과 포크를 사용해 고기 결을 따라 살짝 힘을 주었다.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쉽게 썰어지고 썰어진 고기 면이 깨끗하다. 고기가 짓눌릴 정도로 무지막지하게 썰어야 하는 칼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을 가다

1 버터에 구운 농어. 2 포치니 버섯 크림을 곁들인 한우 안심 구이. 3 바질 향의 봄채소 스튜. 4 구운 소시지와 커민 향의 오리 가슴살 요리.5 그릴에 구은 토시살. 6 푸아그라를 넣은 테린.



오랜만에 느껴보는 호사스러운 미식 경험이었다. 우리가 식사하는 동안 있는 듯 없고, ‘어디 있나?’ 싶으면 갑자기 나타나 우리를 그림자처럼 서빙해주던 매니저는 식사를 하면서도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우리에게 시종 친절하게 대답해주었다.
매니저가 마지막 프티 푸르와 커피를 가지러 간 동안 우리는 느긋한 점심 식사를 마친 후 아주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레스토랑 안을 다시 둘러보았다. 베르사이유 궁전의 비밀정원을 모티프로 했다는 피에르 가니에르 실내 인테리어는 화려하다. 호불호가 가려질 그런 독특하고 유니크한 디자인이다. 게다가 “베네치아 유리공예 장인의 작품이라는 천장의 샹들리에 하나가 5천만원이 넘을 정도”로 장식품들도 최고급만 고집했다고 한다.

헤드 셰프 에리에와 로랭이 본 한국인의 미식 생활
잠시 후 다시 나타난 매니저가 커피와 프티 푸르 서빙을 마치자 1년 전부터 피에르 가니에르 키친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헤드 셰프 프레데릭 에리에가 우리 자리로 찾아왔다. 천장이 높은 레스토랑이 갑자기 주저앉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의 거구였다.
인터뷰는 레스토랑 옆에 있는 바로 옮겨 진행됐다. 평소 과묵한 편인 로랭은 프랑스 사람만 만나면 동네 아줌마처럼 재잘댄다. 이번엔 평소 수다스러운 내가 입을 다물고 두 요리사의 대화를 ‘구경’하게 됐다. 일부만 옮겨본다.
프레데릭 혹시 한국산 생선을 많이 사용하나요? 좀 코토뇌(Cotonneux: 물렁물렁한)한 것 같지 않아요? 콜라겐 성분이 조금 다른가? 살이 흐물거려서 생선 요리가 프랑스에서처럼 되지 않아요.
로랭 확실히 프랑스에서 즐겨 사용하는 생선을 찾을 수 없을 때가 많아서 대체 생선을 찾아 요리해본 적은 가끔 있어요. 늘 긴장돼요. 조리 온도나 시간과 관계없이 말씀대로 원하는 텍스처 나오지 않을 때가 많아요.
프레데릭 닭고기를 제외하고 프랑스 정통 조리법에 맞게 사용할 수 있는 식자재들이 별로 없어요. 물론 한우는 아주 좋아요. 품질도 뛰어나고 맛있어요. 나머지는….
로랭 시장에 갈 때마다 과일이나 채소 종류가 다양하지 않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아요. 이 집 저 집 팔고 있는 물건들이 다 똑같아요. 일 년 내내 비닐하우스로 재배한 것들이어서 너무 달다는 느낌의 인공적인 맛 때문에 가끔 거부감을 느껴요.
프레데릭 저도 똑같은 생각이에요. 그래서 한국에서 생산되는 식자재를 가지고 이런저런 요리들을 개발해봤어요. 예를 들어, 바닷가재를 이용한 파전, 소주를 이용한 수프, 막걸리에 절인 푸아그라… 대실패예요. 그대로 퇴출이죠. 프랑스 정통 요리에 한국 식자재를 사용한다고 꼭 잘되는 것은 아니에요. 그래서 지금 메뉴를 다 바꾸려고 해요.
로랭 정말 기대되는데요.
프레데릭 이 레스토랑에 오는 사람들은 호텔 투숙객이나 외국인이라기보다 80% 이상이 한국 사람들이에요. 어설프게 한국산 식자재가 들어간 프랑스 요리가 아니라 정통 프랑스 요리를 경험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거죠. 식사 시간도 잘 맞춰야 해요. 점심 식사 예약을 12시에 하더라도 1시가 넘어 오거나 심지어 2시에 도착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서울 시내 교통 혼잡 때문에 예약 시간을 맞추지를 못하는 거예요. 저녁 식사 시간은 보통 6시부터 시작돼 저는 6시 이전에는 무조건 주방에 도착해요. 6시 15분만 돼도 벌써 정신없어지고 8시쯤 되면 갑자기 한가해져요. 9시나 9시 30분이면 그날이 마감되는 거예요. 프랑스 같았으면 가장 바쁠 시간에 저는 집에 돌아가는 거죠.
프레데릭 요리한 지 오래됐나요?
로랭 아니오. 원래는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었고 직업을 바꾼 지 6년이에요. 당신은요?
프레데릭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가 케이터링(Traiteur)을 하셔서 20년쯤 됐을까요? 아니 25년? 나는 음식 만드는 것밖에 할 줄 몰라요. 나이가 드니까 총주방장 타이틀을 주면서 경영과 관리도 하라고 하는데 그런 거 별로 안 좋아해요. 부엌에서 직접 요리하고 메뉴 개발하는 것이 즐겁지.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주방에서 조리만 할 거예요.
로랭 오늘 꼭 당신을 만나고 싶었던 이유가 있어요. 이 레스토랑을 오픈한 피에르 가니에르는 누구나 인정하는 천재적인 요리사인데, 보통 사람의 상상을 초월하는 그의 창의력이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당신이 어떻게 소화해서 그의 마음에 드는 요리를 해낼 수 있을까 늘 궁금했어요. 모든 메뉴는 피에르 가니에르가 직접 만드나요?
프레데릭 네. 한국에는 일 년에 두 번 오는데 이곳의 모든 것을 직접 결정하죠. 그는 대단한 클래식(Un Grand Classic: 매우 전통적인 사람)이지요. 기본 테크닉을 완벽하게 마스터한 장인이에요. 그가 만드는 모든 음식들은 그의 머릿속 상상 세계에서 이미 다 창조돼 있어요. 모든 식자재의 색, 맛, 텍스처 등이 그의 머릿속 안에서 다 조합돼 나오는 거예요. 여태까지 수많은 셰프들과 일해보았지만 피에르 가니에르야말로 진정한 예술가라는 생각을 한 적이 많아요. 어떻게 저런 조합을 할 수 있을까, 경악하게 되는 일이 많아요. 한번은 코스 요리가 진행되면서 계속 서빙해야 하는데 갑자기 다 완성된 플레이트를 스톱시키고는 한 20여 분간 접시를 앞에 놓고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는 거예요. 그리고는 갑자기 이런저런 시도를 하더니 손님이 기다리건 말건 자기 창작 세계에 빠져 우리를 안절부절하지 못하게 만들었어요. 스태프들은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그런데 결국 기가 막힌 작품이 나왔어요. 크렘 트로페지엔 같은 디저트에 생버섯을 채쳐 올린다든가 하는 것은 피에르 가니에르 말고는 생각해낼 수 없는 기발한 시도죠.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을 가다

1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 내부. 천장의 샹들리에도 모두 프랑스에서 공수한 것이라고 한다. 2 피에르 가니에르의 커트러리 세트. 3 레스토랑 입구의 플라워 아트. 4 독특한 디자인의 벽 조명.



앞에 서빙된 음식 자체를 즐겨라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을 가다

왼쪽부터 서빙을 담당한 알렉상드르 리볼라, 헤드 셰프 프레데릭 에리에, 로랭, 미령.



2시 무렵 시작한 대화가 오후 4시 30분이 되도록 끝나지 않았다. 이제 그만 일어나야겠다고 하자 에리에 셰프는 느긋한 태도로 “내 커피 좀 다 마시고요”라며 일어날 생각도 안 했다. 결국 남은 커피를 다 마신 뒤 그가 슬슬 일어서더니 우리를 주방으로 데려갔다. 한국인 스태프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주방은 청결하다 못해 연구소 실험실 같았다. 에리에 셰프는 한국인 셰프들을 우리에게 일일이 소개해주고 주방 구석구석을 보여주었다. 주방에도 통유리가 있어 서울 시내가 환히 내려다보였다. 주방 도구들을 둘러보다가 스태프들이 플레이팅 스케치를 하고 한국말로 옮겨놓은 종이들이 붙어 있어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었더니, 에리에 셰프가 껄껄 웃으며 “내 셰프는 바보다라는 내용만 없으면 찍어도 돼요”라고 우렁찬 목소리로 말했다. 유쾌했다.
‘요리계의 피카소’로 불리는 피에르 가니에르의 서울 레스토랑. 만일 서울 이곳저곳에 널려 있는 수많은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비슷비슷한 ‘모방 음식’들을 먹으며 실망한 적이 많다면 꼭 피에르 가니에르 레스토랑을 경험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솔직히 비싼 값을 치러야 하는 음식들이지만 그저 그런 식당들을 많이 다니는 것보다 조금 절약해서 한 번쯤 스스로를 위해 진정한 미식을 경험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무어라 지껄이든 스스로 생각하는 전통에 바탕을 둔 창의적인 프랑스 음식을 정성을 다해 조리하며, 진정한 미각을 소유하고 음식 먹는 것을 진실로 즐길 줄 아는 고객들을 즐겁게 하는 것만이 목적이라는 에리에 셰프가 건재하는 한 그 자신처럼 솔직하고 멋진 프랑스 음식들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미래를 지향하나 전통을 소중히 여김’은 피에르 가니에르의 조리 철학이라고 한다. 프랑스라는 나라의 역사적 문화적 배경이나 조리 기초가 없는 ‘겉치레’ 음식을 만든다면 피카소가 얼마나 철저하게 기초를 다졌는지 잘 모르고 그의 후기 작품만 가볍게 모방하는 싸구려 가짜 현대 화가들과 다를 바 없다. 철저한 기초가 먼저 있어야 창의적인 응용이 가능하다. 유럽에서 잠깐 거주하고 돌아와 마치 그 나라의 음식 문화를 완벽하게 마스터하기라도 한 듯 허풍을 떨거나, 메시지도 없는 텅 빈 모방 음식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킬 수 없다.
먹는 사람들도 달라져야 한다. 음식을 진정으로 즐기는 것이 아니라 블로그에 레스토랑 탐방 사실을 음식 사진과 함께 올려놓고 수준 낮은 음식 비평으로 온라인 공해를 조장하지 않기를 바란다. 음식 비평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나는 누구나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가볍고 매우 주관적인 ‘음식 감상’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음식을 앞에 놓고 마치 해부하듯 다 헤집어놓고 재료 하나하나 분석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어차피 사람들은 각자의 문화적 배경이나 교양 수준에 따라 각기 다른 미각에 길들여져 있다. 모든 사람이 같은 음식을 좋아할 수 없다. 획일화된 미각이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세상의 모든 음식을 자기 입맛 수준에 맞춰 함부로 재단하고 함부로 평가한다.
피에르 가니에르 헤드 셰프도 “조리의 기본도 모르는 것은 물론, 10년 이상 정크푸드 따위만 먹어본 사람이 세상의 음식을 다 맛본 대단한 비평가라도 된 듯 인터넷에 함부로 내갈기는 음식 비평은 가볍게 무시한다”라고 잘라 말했다.
한 음식을 어떻게 느끼는가는 당연히 사람마다 다르다. 고정관념을 버리는 것이 좋다. 그리고 정통 프랑스 식당에 가서 김치나 고추장 찾지 말자. 프랑스 음식을 진정으로 즐기려면 신경증 환자처럼 접시 안에 들어 있는 식자재 하나하나를 철저히 분석하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한다. 앞에 서빙된 음식 자체를 즐기면 된다. 본인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먹지 않으면 된다. 해부된 개구리 내장 뒤집듯 앞에 놓인 음식물을 완벽하게 해체시켜 이리 뒤집어보고 저리 뒤집어보고 들었다 놓았다… 옆에서 맛있는 음식 행복하게 즐기려는 사람도 그 모습 보면서 저절로 밥 맛이 떨어져서 하는 말이다.

푸드 칼럼니스트 이미령, 셰프 로랭 달레는…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을 가다


로랭 달레는 프랑스 노르망디 루앙 출신으로 파리 에콜 데 카드르, 시티 오브 런던 폴리테크닉을 졸업하고 뉴욕에 오기 전까지 프랑스 르노사와 브이그 텔레콤에서 일했다. 마흔 살이 되기 전 요리를 배우고 싶다는 꿈을 실현하러 2007년 2월 말 뉴욕으로 가 맨해튼 소재 프렌치 컬리너리 인스티튜트에서 조리를 배우고 뉴욕 주재 프랑스 영사관 수 셰프로 근무했다. 이미령은 연세대 음대, 런던대 골드스미스 칼리지, 파리 에콜 노르말 드 뮤직에서 피아노를 전공했고, 브이그사에서 국제로밍 및 마케팅 지역 담당 매니저로 일했다. 두 사람은 런던 유학 중 만나 결혼해 현재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Le Chef Bleu Catering을 경영하고 각종 매체에 음식문화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저서로는 ‘파리의 사랑 뉴욕의 열정’이 있다. mleedallet@yahoo.fr

여성동아 2013년 6월 5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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