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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With specialist | 양쌤의 아이맘 클리닉

똑똑한데 사회성 부족한 아이 어떡하면 좋을까요?

글·양소영 | 사진제공·REX

입력 2013.01.03 10:27:00

똑똑한데 사회성 부족한 아이 어떡하면 좋을까요?


요즘 별 문제 없어 보이는 아이들도 학교 선생님의 조언으로 심리검사를 받으러 오는 경우가 많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공부는 곧잘 하지만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들이다. 농담과 진담을 구별하지 못하고 항상 진담으로 받아들여서 혼자 심각해지며, 친구들의 실수나 장난에도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다.
최근 상담을 받으러 온 초등학생 수찬(11·가명) 군도 그런 경우였다. 집에서는 문제 행동이 별로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수찬 군의 부모는 선생님으로부터 아이의 상태를 들은 후 심각성을 깨닫고 자폐가 아닐지 걱정했다.
아이의 정확한 심리 상태를 알기 위해 지능검사(K-WISC-Ⅲ), 사회 적응 정도를 알 수 있는 사회성숙도검사(SMS), 자신과 환경에 대한 생각을 알 수 있는 집나무그림검사(HTP), 문장완성검사(SCT), 자아 개념과 가족 관계에 대해서 알 수 있는 동적가족화검사(KFD), 부모가 자녀를 대하는 태도를 알아보는 부모양육태도검사(PAT)를 시행했다.
그 결과 수찬 군의 지능은 보통 상 수준으로, 교육을 통해 축적된 지적 잠재력은 우수했지만 실생활이나 사회적 상호작용에 필요한 사회적 지능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성숙도검사 결과 사회 연령은 6세 1개월로, 실제 나이보다 현저하게 낮았다. 또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자신감이 없었으며 친구들이 자신을 어떻게 볼지에 대해 매우 예민했다. 가족과 친밀한 유대 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 욕구가 상당히 강했지만 실제 부모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

부모의 높은 기대치가 아이의 자존감과 사회성 떨어뜨릴 수도
종합적인 검사 결과 수찬 군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자폐증이 언어와 사회적 행동에서의 심한 지체만을 의미한다면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증상은 약하지만 사회성에 문제가 있어 치료가 필요한 상태다)’는 아니지만, 정서적 문제로 인해 사회적 적응과 사람들과의 관계 형성이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진단됐다. 수찬 군과 같은 경우엔 놀이치료로 자연스럽게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다.
치료 초기 (1~4회기) 수찬 군은 처음 들어와본 놀이치료실을 낯설어 했으며, 치료사와 눈을 맞추는 것도 어려워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레고 닌자고’와 비슷한 피규어에 관심을 가졌으나, 보기만 할 뿐 직접 꺼내오지는 못했다. 치료사는 수찬 군이 관심을 보인 피규어들을 꺼내주며, 만지고 놀이할 수 있도록 도왔다. 치료사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관심을 갖고 함께 놀아주자 수찬 군은 치료사에게 호감과 신뢰를 갖게 됐고 유창하지는 못하더라도 자기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중기(5~12회기)로 접어들자 수찬 군은 치료사와의 눈맞춤이 자연스러워졌으며 다른 놀이에도 관심을 보였다. 시야가 넓어진 것이다. 집 놀이도 하기 시작했는데, 커다란 집에 방이 여러 개 있었으며, 아빠 방·엄마 방·아이 방이 각각 있고,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었다. 가족 내에서 친밀한 경험이 부족해서 외로움과 소외감을 경험한 감정을 표현했다. 공룡들에게도 관심을 갖게 됐다. 크고 힘 센 공룡이 작은 공룡들을 괴롭히고 잡아먹는 놀이를 통해서 친구들과의 부정적인 관계 경험으로 인해 속상했던 감정(“친구들이 나한테 침을 뱉었어요”)을 표현했다. 그리고 치료사와 학교에서 일어난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나누게 됐다.
말기(13~16회기)에는 사회성 훈련을 통해서 친구와 친해지고 상호작용을 하며, 웃음을 보이고 즐거워했다. 이후 수찬 군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친구들에게 먼저 말도 걸고,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대처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부모 양육 태도 검사 결과 수찬 군은 부모의 높은 기대치로 인해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끼며, 좌절감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으며, 그로 인해 자존감이 낮아지고 세상과의 소통을 단절하거나 스스로 고립된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에게는 존재 자체를 고마워하고 인정하는 표현, 예를 들어 “네가 내 아들이어서 아빠는 정말 기쁘단다” “너는 엄마의 첫사랑이야” “오늘 하루도 건강하게 지내줘서 고맙구나” 등의 이야기를 많이 하고 눈을 마주치며 대화하고, 따뜻한 눈빛과 부드러운 음성으로 대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주말에는 집안보다는 집 밖으로 나가서 활동하는 것이 좋다. 공원에서 산책하기, 줄넘기하기, 배드민턴 치기 등의 가족 활동은 아이의 사회성을 증진시킨다. 사회성 훈련의 기본은 바로 부모와 아동의 건강하고 친밀한 관계 경험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양소영 선생님은…
아동·청소년 상담 전문가. 초등학생 심리를 다룬 ‘청개구리 초등 심리학’(다산에듀) 저자. 있는 그대로의 모습과 마음을 들여다보도록 도와주면 어른이든 아이든 스스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믿는다.

여성동아 2013년 1월 5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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