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성동아 로고

LifeStyle Global edu talk

아동 성폭력과의 전쟁 선포한 미국

글·사진 | 김숭운 미국 통신원

입력 2012.12.03 16:44:00

아동 성폭력과의 전쟁 선포한 미국


지난 9월 미국 LA 오렌지카운티 검찰은 미성년자 성폭행 용의자 라 잔 레이먼 패튼(31)에게 최저 14년에서 최고 종신형을 구형했다. 검찰에 따르면 패튼은 2008년 6월 부모의 미니밴을 몰고 집으로 향하던 17세 소녀의 차에 고의로 경미한 접촉 사고를 낸 다음, 피해자가 확인하러 차에서 내리자 조수석으로 소녀를 몰아붙인 뒤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살인범도 계획된 살인이 아니면 기껏해야 7~15년 형을 받는 미국의 관례로 볼 때 이번 처벌은 상당히 무거운 것인데 이는 아동 대상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과 규제가 점점 엄격해지는 미국 사회의 한 단면으로 볼 수 있다.
패튼의 경우 모범적인 수형 생활로 20년쯤 지나 가석방이 된다 해도 그것으로 처벌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인터넷에 그의 성범죄 사실과 함께 거주지와 얼굴, 직장 주소, 타고 다니는 차량까지 공개된다. 또 뉴욕을 비롯한 몇몇 주에 거주할 경우 집 앞에 ‘성범죄자’라는 팻말을 붙여야만 한다. 또한 일정 기간 전자팔찌를 부착하고, 정기적으로 거주지 전문가에게 출두해 사생활을 보고해야 한다. 평생 공원이나 해변, 심지어 산책로 같은 대중이 이용하는 장소에 출입할 수도 없으며 모든 미성년자와의 접촉이 금지된다.

아동 성폭력과의 전쟁 선포한 미국


아동 성범죄는 패가망신 지름길, 실생활은 물론 온라인에서도 격리돼

아동 성폭력과의 전쟁 선포한 미국

1 미국에서는 성범죄자에 대한 정보가 인터넷에 자세히 공개된다. 인터넷에 공개된 성범죄자 정보. 2 한 시민이 성범죄자 거주를 알리는 표지판을 들어보이고 있다.





최근 캘리포니아에서는 성범죄 전과가 있는 사람이 미성년 배우의 에이전트가 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 제정됐다. 할리우드 영화사와 배우 노조, 에이전트와 매니저들의 지지에 힘입어 통과된 이 법안에 따르면 연기 지도자, 매니저, 사진작가 등의 직업을 가지려면 성범죄 전과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받아야 한다. 루이지애나 주의 경우, 성범죄자들에게 자신들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 사이트에 범죄 사실을 공개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효시켰다. 이 법안은 성범죄자나 아동성학대자가 소셜네트워크 사이트 프로필에 성범죄자라는 것과 유죄가 확정된 범죄 내용, 판결 관할 법원, 신체적 특징과 주소 등을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이 법을 위반하면 2~10년 징역형 또는 1천 달러(한화 약 1백1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고, 재범 때는 5~20년 징역형 또는 3천 달러(약 3백3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텍사스와 일리노이 주 등은 아예 성범죄자들에게 가석방 조건으로 소셜네트워크 사이트 가입을 막고 있다. 미국에서는 개인용 컴퓨터에 아동 포르노 사진만 저장돼 있어도 무조건 성범죄자가 된다. “몰랐다”는 것은 핑계가 되지 않는다. 또한 18세 이상 성인과 18세 미만 미성년자 간의 성관계를 가질 경우 성인은 무조건 성범죄자로 취급된다. 외국에서 벌어진 매춘에도 마찬가지의 법이 적용된다. 결국 미국에서 패가망신하는 지름길은 바로 아동 대상 성범죄를 저지르는 일이다.
그러나 이런 전방위 압력이나 법적 제도들도 성범죄자들의 재범을 막는 완벽한 대책은 되지 못하는 듯하다. 가명을 쓰거나 신고된 주소지 이외에 제2의 거주지를 만드는 등의 편법으로 전과 사실을 감추는 성범죄자들이 적지 않다. 뉴욕 주 유티카대 정보보호센터에 따르면, 주정부가 운영하는 성범죄자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57만여 명의 성범죄자 중 16% 정도가 ‘온라인상 실종 상태’라고 한다. 각 주정부는 이들의 소재와 현황을 파악하는 데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최근 한국에서도 아동 성폭행에 대한 사회의 공분이 높아지고 있다. 처벌 수위를 높이고 성범죄자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은 허점이 많다. 또한 법만으로 성범죄자들을 완벽하게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아동 대상 성범죄를 예방하고 아이들이 안심하고 학교에 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려면 국민적 관심과 끈기 있는 관리가 필요하다.

김숭운 씨는…
뉴욕 시 공립 고등학교 교사이자 Pace University 겸임교수. 원래 우주공학 연구원이었으나,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좋아서 전직했다. ‘미국에서도 고3은 힘들다’와 ‘미국교사를 보면 미국교육이 보인다’ 두 권의 책을 썼다.

여성동아 2012년 12월 588호
LifeStyle 목록보기 좋아요

Print Edition

How to be a woman

생각하는 여자가 읽는 매거진!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이번호목차이번 호 구입하기

독자알림

더보기

Follow up on SNS

여성동아 에디터가 핫뉴스, 최신 트렌드와 이벤트를
실시간으로 전해 드립니다.

  • 여성동아 페이스북
  • 여성동아 인스타그램
  • 여성동아 유튜브
  • 여성동아 네이버포스트
  • 여성동아 네이버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