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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학의 기회비용

글·사진 | 이수진 중국 통신원

입력 2012.10.02 16:35:00

중국 대학의 기회비용


‘대학 수업을 하루 빠지면 2백82위안(한화 약 5만7백원) 손해, 20일 빠지면 아이패드가 날아간다.’
최근 중국의 한 대학에서 내놓은 ‘대학 비용 계산 공식’이 인터넷을 달구면서 전국적으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발단은 난징사범대의 교수들이 9월 새 학기 신입생들에게 배포한 자료였다. 강의를 빠지거나 수업 시간에 졸거나 게임 등 딴짓을 하는 것이 과연 얼마만큼의 금전적 손해인지 확실한 숫자로 보여주자는 취지에서 대학 진학의 기회비용을 산출한 것이다. 이 공식은 단지 대학 등록금 및 생활비뿐 아니라 대학 진학을 선택함으로써 사회 진출이 늦어진 데 따른 시간적 경제적 기회비용을 포함하고 있다.
난징사범대를 기준으로 4년간 등록금 및 기숙사 비용 2만4천4백 위안(4백39만원), 생활비 3만6천 위안(6백48만원), 컴퓨터·휴대전화 등 전자기기 사용료 8천 위안(1백44만원), 전화비 3천9백 위안(70만원), 의류 및 교통비 1만2천 위안(2백16만원) 등 대학 4년 수학 비용은 평균 8만4천3백 위안(1천5백17만원)이다. 여기에 대학 가는 대신 취직을 했다면 4년 동안 얻었을 수입 추정치 9만6천 위안(1천7백28만원)을 합산해 대학 진학의 기회비용을 산출했다. 이를 수업 일수로 나눈 것이 바로 하루 2백82위안의 비용이다.
이 소식이 인터넷을 타고 ‘수업을 하루 빠지면 열흘 치 밥값, 10일 빠지면 아이팟, 한 달 빠지면 아이폰이 날아간다’며 빠르게 번지면서 전국적인 이슈가 됐다. 이 공식을 접한 대학생 및 학부모들은 ‘살 떨리는 비용’이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와 함께 다른 지역에서도 이 공식을 바탕으로 대학 진학 비용을 계산해 앞다투어 인터넷에 올렸다. 중국에서 등록금이 가장 싸다는 허난도 2백40위안(4만3천원)이었다. 허난에서 대학을 다닌다는 한 네티즌은 ‘허난 성의 1인당 평균 수입이 연간 1만8천1백95위안(3백27만5천원)으로 하루 50위안(9천원)꼴인 것을 감안하면 대학 진학이 얼마나 비싼 대가를 치르는 선택인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대학의 기회비용

1 수업 시간에 딴짓하는 중국 대학생들. 2 중국 대학의 수업 풍경.



하루 학비 5만원꼴, 학생들 “열심히 공부해야겠다” 자성
일각에서는 대학 측이 의도한 것과 다른 방향의 반향도 있었다. 과연 대학 교육이 그만한 질을 담보하고 있느냐는 질문이다. 또 다른 쪽에서는 대학에서 얻는 것을 과연 단순한 비용 개념의 경제적 가치로 환산할 수 있느냐는 회의론도 제기됐다. 하지만 대체로 ‘앞으로 강의를 빼먹지 말아야겠다’ ‘부모님 생각하니 이제 수업 시간에 졸기만 해도 죄책감이 느껴질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다.
사실 중국 대학 학비는 한국과 비교해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허난 성 정저우대를 예로 들면 문과는 연간 3천4백 위안(61만2천원), 이공계 및 예체능계는 3천7백 위안(66만6천원) 정도다. 중국의 대학생들은 모두가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보통 6명이 함께 방을 쓰는 기숙사 비용은 대학에 따라 연간 4백~1천 위안 (7만2천원~18만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이런 중국도 세계화 바람을 타고 경제의 압축 성장을 거치면서 대학 캠퍼스 역시 집안이 부유하거나 가난하거나 고만고만했던 과거와는 사뭇 달라졌다. 특히 최근 대학생들의 필수품으로 스마트폰, 노트북, 컴퓨터 등 전자기기 3종이 떠오르면서 계층 간 위화감이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월 새 학기를 맞아 한 대학 신입생 학부모가 ‘딸이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 애플 3종 세트를 사달라고 졸라서 고민’이라는 얘기에 한동안 인터넷이 시끌벅적했다.
‘상아탑’은 옛말이고 ‘우골탑’도 모자라 ‘등골탑’이라 불린다는 한국 대학의 현실,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휴학을 반복하며 아르바이트에 매달리는 한국 대학생들의 고군분투를 떠올리면 그래도 아직까지 ‘비싼 대학, 강의 빼먹지 말고 정신 차려야겠다’고 얘기할 수 있는 중국이 어쩐지 부러워진다.

이수진 씨는…
문화일보 기자 출신으로 중국 국무원 산하 외문국의 외국전문가를 거쳐 CJ 중국 법인 대외협력부장으로 근무 중이다. 중2, 중1 아들을 두고 있다.

여성동아 2012년 10월 5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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