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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컴퓨터 미인’ 황신혜 거침없이 망가지다

글 | 구희언 기자 사진 | 지호영 기자, KBS 제공

입력 2012.09.19 10:55:00

황신혜가 시트콤을? 쉬이 그림이 그려지질 않는다. 생애 첫 시트콤 출연에 도전한 배우와 그를 지켜보는 시청자. 시트콤 ‘선녀가 필요해’에서 차인표도 웃길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기에 후속작인 ‘닥치고 패밀리’에서 황신혜의 변신이 궁금해질 수밖에.
원조 ‘컴퓨터 미인’ 황신혜 거침없이 망가지다


제목부터 강하다. KBS2 새 일일시트콤 ‘닥치고 패밀리’. 외모부터 스펙까지 모든 게 우월한 우성 가족과 하자투성이 열성 가족의 결합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배우 황신혜(49)는 작품에서 50대 초반이지만 최강 동안을 자랑하는 얼짱 아줌마이자 고급 피부 관리숍 ‘우’ 에스테틱 원장 우신혜 역을 맡았다. 성에서 유추할 수 있듯 우성 가족의 대표 엄마다. 두 딸의 엄마라고는 믿기 어려운 S라인 몸매에 방부제 섭취를 의심받는 우성가 최고의 미인. 캐릭터 설정을 읽고 있자면 자연스럽게 황신혜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연출을 맡은 조준희 PD는 “기획 단계에서 캐릭터 세팅을 하면서 척 보기에 우성, 열성 같은 이미지와 연기력에 주안점을 뒀다”고 밝혔다.

연기 인생 30여 년 만의 첫 시트콤 나들이
“오래전부터 시트콤에 관심이 있어서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이제는 마음의 준비가 되기도 했고, 작품 구성이 재미있어서 선뜻 욕심을 냈습니다.”
1983년 MBC 16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황신혜는 영화와 드라마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지만, 시트콤과는 인연이 없었다. 이번 작품이 연기 인생 30여 년 만의 첫 시트콤인 셈. 코미디 연기가 처음은 아니다. 몇 차례 코미디 장르에 출연했는데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은 1998년 영화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이다. 그는 문성근의 아내 이경자 역을 맡아 능청스러운 연기를 선보였다. 시트콤은 영화와 달리 한 회 한 회 캐릭터의 개성이 쌓여야 재미가 배가되는 장르인 만큼 그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올 법하다. 황신혜는 “이 작품을 찍으면서는 스트레스를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무거운 역을 할 때는 감정을 뺏긴다는 느낌이 들어서 힘들었거든요. 이번 작품은 하면서 즐겁고 현장에서 스트레스를 풀고 가는 느낌이라 굉장히 행복해요. 시트콤과 기존에 한 멜로의 큰 차이라고 생각했죠.”
황신혜의 시트콤 나들이는 오랜 기간 연기 활동을 쉰 이본도 움직였다. 우신혜의 동생 우본 역을 맡은 그는 “출연 제의를 받을 당시 황신혜씨가 캐스팅됐다는 말이 출연을 결심하는 데 결정타였다”라며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지만 한 번도 같이 작품을 한 적이 없어 함께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원조 ‘컴퓨터 미인’으로 불리는 황신혜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싱싱한 젊음이 무기인 여배우들과 호흡을 맞춘다. 그의 딸 역에는 가수 출신 연기자 박지윤과 이번이 첫 연기 도전인 걸그룹 씨스타 멤버 다솜이 출연한다. 박지윤은 “(황신혜 딸 역을 맡은 데 대해)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라며 “볼 때마다 엄마 같은 느낌이 안 들고, 뒷모습만 보고 촬영장에 안 온 줄 알았던 적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1963년생인 황신혜는 30년 차가 나는 1993년생 다솜과의 각선미 대결에서도 지지 않았다. 큰딸을 둔 엄마 역은 채널A 수목드라마 ‘총각네 야채가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그 당시에는 왕지혜의 엄마로 나왔다. 그는 “큰딸을 둔 게 두 번째라 이제는 괜찮다”라며 엄마 역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원조 ‘컴퓨터 미인’ 황신혜 거침없이 망가지다


“예쁘고 날씬한 딸들을 둬서 정말이지 이렇게 긴장되는 건 오랜만이에요. 촬영하느라 힘든 와중에도 운동을 더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죠. 볼 때마다 ‘너희는 너무 말라서 살 좀 쪄야겠다’고 말하곤 하죠(웃음).”
실제로도 그는 엄마 노릇을 제대로 한다. 8월 11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싸이의 콘서트에 딸 박지영 양과 다정하게 나타난 것. 그는 보잉선글라스에 시원한 민소매 차림으로 나타나 관중들 속에서 딸과 함께 싸이의 공연에 흠뻑 빠져들었다.
황신혜는 가진 건 없어도 마음만은 천사인 열성 가족의 아빠 열석환(안석환)에게 사랑을 느껴 재혼을 결심한다. 도도하고 차가운 여자지만 내 남자 앞에서만은 ‘예외’다. 이들의 재혼은 앙숙 같던 우성 가족과 열성 가족의 관계에 일대 파란을 몰고 온다. 그와 러브라인을 이루는 안석환에게 연기 호흡을 묻자 “처음엔 황홀해서 눈을 잘 못 맞췄다”며 “드라마에서 황신혜 씨가 ‘왜 저를 좋아했을까’ 너무 궁금해서 그 답을 찾는 게 숙제 같다”고 말했다.



원조 ‘컴퓨터 미인’ 황신혜 거침없이 망가지다

황신혜는 우월한 유전자의 우성 가족 엄마 우신혜를 연기하며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엄마 연기도, 망가짐도 두렵지 않다
시트콤에서 ‘몸 개그’가 빠질 수 없다. 황신혜는 “망가지는 것이 두렵지 않다”고 했다.
“‘과연 황신혜가 얼마나 망가질 수 있을까?’ 기대하는 사람들도 있고, 망가지는 모습을 전혀 상상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친한 사람들은 저더러 ‘시트콤을 하라’고 할 만큼 제게 숨겨진 모습이 있죠. 녹화를 2주가량 했는데 벌써 현장에 익숙해졌어요. 주변에서는 ‘너무 망가지면 안 된다’며 염려하던데, 몸 사리지 않고 작품에 어우러질 생각입니다.”
‘닥치고 패밀리’는 단순히 웃기는 데 그치지 않고 티격태격하는 가운데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가족애를 확인하며 ‘진화’해가는 과정을 보여줄 요량이다. 재혼 가족, 빵 셔틀, 일진, 황혼 이혼 등 다양한 소재로 대한민국의 오늘을 반영할 예정. 시트콤 ‘선녀가 필요해’ 후속이다.
한편,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방송된 케이블 TV 스토리온의 ‘렛미인’ 시즌1을 통해 MC에 도전한 그는 9월부터 ‘렛미인’ 시즌2로 시청자와 다시 만난다. ‘렛미인’은 외모 때문에 대인기피증을 앓는 참가자들에게 사회성과 자의식을 회복시켜주고 정신적 치유에도 중점을 둬 여성 시청자의 호응을 얻은 프로그램이다. 올가을에는 여러 방면에서 사람들에게 웃음꽃을 피워줄 황신혜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여성동아 2012년 9월 5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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