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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WONDERFUL LIFE

강원도에 사는 한음이가 행복한 이유

귀농 부부의 그린 라이프

기획 | 한여진 기자 사진 | 현일수 기자

입력 2012.05.15 17:45:00

꿈꾸던 집을 짓고 그곳에서 가족들과 도란도란 둘러앉아 맛있는 밥을 먹는 것보다 행복한 것이 있을까?
남들과 좀 다른 삶을 선택한 용기 있는 부부와 그런 엄마 아빠를 닮아 씩씩한 한음이가 자연과 더불어 사는 이야기.
강원도에 사는 한음이가 행복한 이유


강원도에 사는 한음이가 행복한 이유


강원도 정선군 여량면 구절리 228번지. 까르르~ 까르르 아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이곳은 한음이(2)네 세 가족이 사는 집이다. 지난해 여름 이곳으로 이사 온 가족은 올해 처음 강원도에서 봄을 맞이했다. 서울에 살던 부부는 남편 김정훈(39) 씨의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귀농을 결심했다. 새 보금자리는 김씨의 고향인 강원도 정선에서도 풍광이 빼어나기로 유명한 여량면 구절리로 정했다. 이사를 결심하고 동네를 둘러보다가 집 뒤에는 나지막한 산이 감싸 있고 앞으로는 맑은 계곡물이 흐르는 이곳을 보고 한눈에 반해 계약을 했다. 산 밑에 위치한 오래된 기와집은 살림집으로, 나머지 공간에는 미술을 전공한 아내 이연주(31) 씨가 오래전부터 꿈꾸던 네모 모양의 집을 지어 펜션으로 꾸몄다.
“집 디자인부터 자재, 컬러 등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남편과 제가 선택했어요. 창문 위치와 크기, 몰딩 컬러까지 말이죠. 마당에 있는 조형물과 벤치, 테이블 등은 모두 남편과 함께 만든 것이에요.”
서울에서 나고 자란 아내는 귀농하자는 남편의 말에 호기심이 발동해 동의를 했다. 결혼 전부터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한 이씨는 귀농 생활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예상은 들어맞았다. 서울에서는 꿈도 꾸지 못할 집이 4채나 생겼고, 산과 계곡을 집마당처럼 뛰어놀며 지낼 수 있게 됐다.
“한음이가 자연을 벗 삼아 건강하게 자라는 게 무엇보다 감사해요. 얼마 전 인제 곰배령으로 여행을 갔는데, 눈이 허벅지까지 쌓였더군요. 눈앞이 안 보일 정도로 퍼붓는 눈 속을 1시간이나 걸어 나왔죠. 한음이가 감기에 걸릴까봐 노심초사했는데, 감기는커녕 다음 날 아침 마당이며 텃밭을 씩씩하게 돌아다니면서 놀더라고요.”
한음이가 건강한 것은 엄마가 만드는 건강 요리도 한몫한다. 이씨는 하루에 9번 식사를 차리는 것이 즐거울 정도로 요리를 좋아한다. 아이 이유식, 남편 한식, 자신을 위한 자연식을 차리다 보니 그는 하루 9번 식사를 차린다. 아이를 위해서는 채소와 고기를 다져 만든 이유식을, 토속적인 입맛의 남편을 위해서는 된장찌개와 청국장찌개 등의 한식을, 모유 수유 중인 자신을 위해서는 데친 채소와 고구마, 감자, 달걀 등으로 밥상을 차린다. 대부분의 재료는 텃밭에서 재배해 사용하고, 구입해야 할 때는 친환경 재료를 선택한다.
요즘 이연주 씨는 남편의 입맛 개조 프로젝트에 몰입했다. 짜고 맵고 자극적이며 조미료가 잔뜩 들어간 요리를 좋아하는 남편의 건강을 생각해 아내가 결단을 내린 것. 모든 요리에 조미료를 넣지 않고 소금이나 향신료도 가능한 한 사용하지 않는다. 재료 본래의 맛을 살려 요리하는데 그의 요리를 맛을 본 이들은 하나같이 맛있다고 칭찬이 끊이지 않는다. 물론 남편은 예외다.
“남편은 바보 혀를 갖고 있나봐요. 진정 맛있는 게 뭔지 몰라요. 남편 건강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입맛 바꾸는 걸 성공시켜야 할 텐데….”
음식을 앞에 두고 아옹다옹하는 부부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홍익대에서 목조형가구학을 전공한 이씨는 손재주 좋은 남편과 마당 한켠에 마련한 공방에서 가구를 만드는 것이 꿈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친환경 가구의 중요성이 새삼 크게 느껴진다는 부부는 가구 안에 자연을 담고 싶다고 한다. 용기 있는 부부는 그 꿈도 곧 이룰 것 같다. 여름, 가을, 겨울, 봄… 그리고 다시 여름을 코앞에 두고 있는 한음이네 가족의 미소가 봄볕처럼 따사롭다.

강원도에 사는 한음이가 행복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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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락방 같이 꾸며진 2층 침실은 유럽풍 둥근 갤러리 창을 내 하루 종일 따사로운 햇살이 들어온다. 매트리스만 두고 벽에는 상자 모양의 액자에 직접 그린 꽃 그림을 넣어 장식했다.
2 이연주 씨가 디자인하고 나무를 자르고 못질을 해 만든 엄마표 한음이 침대. 수납함을 넣을 수 있도록 아래 공간을 넓게 만들었다.
3 마당 곳곳에 있는 벤치는 아내가 디자인하고 남편이 만든 것. 처음에는 1시간이면 만들 의자를 아웅다웅 다투는 바람에 하루 종일 걸려 만들었지만, 이제는 손발이 척척 맞는 환상의 파트너가 됐다.
4 2층으로 올라가는 입구에 돌과 나무로 만든 책꽂이, 사다리 책꽂이, 의자와 테이블을 자연스럽게 배치해 작은 북 카페처럼 꾸몄다.
5 마당에 그네 있는 집이 로망이었던 남편은 이사하자마자 그네부터 만들었다. 햇살 좋은 날 한음이를 무릎에 앉히고 그네 탈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김정훈 씨는 한음이와 그네를 타며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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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레(Carre)는 프랑스어로 네모를 뜻한다. 네모난 집이 좋다는 아내 이씨 의견에 따라 펜션을 다양한 네모 모양으로 짓고 이름도 ‘까레’라고 붙였다. 동그란 구름과 세모난 나무, 네모난 지붕이 어우러져 마치 동화 속 한 장면 같다. 집과 펜션은 디자인부터 자재, 색깔 등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부부의 합작품으로 그들의 따뜻한 손길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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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냉이, 달래 등 봄나물을 가득 넣어 봄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는 봄나물 샐러드. 다진 닭가슴살에 검은콩을 넣고 먹기 좋은 크기로 동그랗게 빚은 뒤 끓는 물에 데쳐 만든 완자는 아내가 개발한 건강식. 샐러드에 완자를 올리고 올리브오일을 뿌려 먹는다.
2 요즘 한음이는 눈만 뜨면 밖에 나가자고 한다. 엄마 이씨는 그런 한음이를 위해 종종 점심을 마당에 차린다. 남편이 만든 테이블에 한음이 이유식, 아빠를 위한 한식, 엄마를 위한 고구마·채소 등을 한 상 차리고 피크닉을 온 듯 즐긴다. 테이블은 이씨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아웃도어 테이블 사진을 남편에게 보여주며 만들어달라고 주문한 것인데 완성된 후 보니 정말 판박이처럼 똑같이 만들어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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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 수유 중인 아내는 평소 찐 고구마, 데친 브로콜리, 샐러드 등 자연식을 주로 먹는다. 강원도 고구마는 단 맛은 적지만 담백해서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브로콜리, 양배추 등 데친 채소는 다이어트에도 효과 있다. 입맛 개조 중인 남편을 위해서는 조미료를 넣지 않고 만든 된장국이나 청국장, 장아찌, 김치 등으로 한식상을 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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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해 여름 만든 귤잼을 넣은 소보로 파운드케이크. 통밀가루를 사용하고 설탕량을 확 줄여 만들었다. 단맛이 적어 남편은 맛이 없다고 투덜거리지만 빵 맛을 좀 안다는 이들은 다들 맛있다고 칭찬한다고. 파운드 케이크 만드는 법은 통밀가루 180g과 올리브오일 60g, 두유 150ml, 그린스위트 30g, 베이킹파우더 1작은술, 소금 약간을 반죽해 오븐틀에 담는다. 통밀가루와 올리브오일, 올리고당을 4:1:1 비율로 섞어 만든 소보로 반죽과 귤잼을 올려 180℃ 오븐에 20분 정도 구우면 완성! 귤잼은 귤 알맹이만 믹서에 갈아 냄비에 설탕과 1:1 비율로 넣고 끓인다.
2 베이킹이 취미인 아내 이씨가 만든 청국장 쿠키. 통밀가루와 청국장가루를 3:1 비율로 반죽해 160℃ 오븐에 15분 동안 구우면 완성! 요리할 때는 온 집안에 청국장 냄새가 진동하지만, 쿠키를 만들고 나면 냄새가 나지 않아 아이도 잘 먹는다.

여성동아 2012년 5월 5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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