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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희 한솔 고문 손녀 결혼식 비하인드 취재

상속 분쟁 중 삼성가

글 | 김명희 기자 사진 | 박해윤 기자

입력 2012.05.15 16:48:00

형제들 간 상속 분쟁이 삼성가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이인희 한솔 고문의 손녀가 지난 4월 초 결혼식을 올렸다. 이건희 회장의 자녀들은 모두 참석했지만, 분쟁의 다른 당사자인 이맹희 씨 자녀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대비를 이뤘다. 결혼식 현장과 상속 분쟁의 추이를 살펴봤다.
이인희 한솔 고문 손녀 결혼식 비하인드 취재

조나영 씨는 심플하고 우아한 드레스를 선택했다. 신랑 한경록 씨는 한상호 변호사의 아들이다.



4월 6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의 손녀이자 조동길 회장의 장녀인 조나영(30) 씨가 법무법인 김앤장 한상호 변호사의 장남 한경록(33) 씨와 웨딩마치를 울렸다. 한씨는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후 미국 웰스파고은행에 다니다가 지난해 한국투자공사로 자리를 옮겼다. 조나영 씨는 미국 다트머스대에서 예술학을 전공하고 현재 리움미술관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다. 그는 본식에서는 노출이 많지 않은 심플한 라인의 드레스를, 폐백에서는 옥색 당의에 진분홍 치마를 입어 청초하고 우아한 신부의 매력을 뽐냈다. 신랑 한씨는 블랙 턱시도에 화이트 셔츠와 보타이를 매치했다.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 두 시간 가량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의 주례로 열린 결혼식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 부부와 김황식 국무총리, 양승태 대법원장 등 정·관계 인사들이 두루 참석했다. 결혼식이 더욱 주목받은 이유는 삼성가가 상속 분쟁으로 시끄러운 가운데 열린 집안 잔치였기 때문이다.
지난 2월 고 이병철 회장의 장남인 이맹희 씨가 삼남인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상속 재산 인도 소송을 제기하고, 삼성 측이 이맹희 씨 아들인 이재현 CJ 회장을 미행했다는 혐의까지 받으면서 삼성과 CJ의 갈등은 깊어지는 상황. 이건희 회장의 둘째 누나인 이숙희 씨와 둘째 형인 고 이창희 새한미디어 회장의 며느리인 최선희 씨 등이 이맹희 씨의 편에서 소송에 동참했다. 최선희 씨는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의 맏딸이자, 2010년 생활고에 시달리다 자살한 고 이재찬 씨의 부인이다. 반면 장녀인 이인희 고문은 소송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3녀 이순희 씨와 4녀 이덕희 씨, 막내딸 이명희 신세계 회장 등도 소송을 내지 않고 있다.
조씨의 결혼식은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쪽 중심으로 진행됐다. 이건희 회장 측에서는 이 회장을 제외한 홍라희 여사와 이부진·이재용·이서현 삼남매가 모두 참석했다. 결혼식장에 가장 먼저 등장한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그 뒤로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과 남편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함께 식장을 찾았다. 호텔에서 근무 중이던 이부진 사장은 호텔 정문까지 나와 홍라희 여사를 맞은 뒤 함께 식장에 들어갔다. 이부진 사장이 경영하는 신라호텔에서 결혼식이 열린 점이나 이재용 사장이 한 시간이나 앞서 식장에 등장한 점 등에서 이건희 회장 측이 이번 결혼식을 각별히 챙긴다는 인상이었다.

이인희 한솔 고문 손녀 결혼식 비하인드 취재

1 이인희 한솔 고문의 손녀 조나영 씨의 결혼식장을 찾은 홍라희 여사. 둘째 딸 이서현 부사장, 사위 김재열 사장이 뒤를 따르고 있다. 2 결혼식장을 빠져나가는 이재용 사장.



이건희 회장 자녀 모두 참석 VS 이맹희 씨 자녀 모두 불참
지난해 5월 재혼 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함께 나타날 것으로 기대를 모은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한지희 씨 부부는 각자 따로 결혼식장으로 들어갔다. 아직까지는 대중 앞에 함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부담스러하는 듯했다. 그러나 결혼식장 안에서는 내내 다정한 모습이었으며 식이 끝난 후 같은 차로 돌아갔다. CJ가에서는 이재현 회장의 부인인 김희재 씨가 시어머니인 손복남 여사와 함께 결혼식장을 찾았으나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CJ E·M 총괄 부회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결국 이날 결혼식에 신부 할머니인 이인희 고문을 제외한 삼성가 형제들은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상속 분쟁을 둘러싼 형제들 간의 골이 그만큼 깊다는 방증이다.
이런 분위기는 4월 17일 이건희 회장의 출근길 기자 회견에서도 감지됐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이 상속 분쟁 중인 형제들에게 섭섭한 마음은 없느냐고 묻자 “뭐 그렇게 섭섭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형제들이) 고소를 하면 끝까지 고소를 하고, 대법원이 아니라 헌법재판소라도 갈 것”이라며 “한 푼도 내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선대 회장 때 이미 다 분재(재산분배)가 됐고 각자 돈을 다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CJ도 갖고 있는데 삼성이 너무 크다보니까 욕심을 좀 내는 것”이라며 합의할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쭞W

삼성가 상속 재산 분쟁은… 2월 14일 고 이병철 회장의 장남인 이맹희 씨가 “아버지 이병철 회장이 제3자 명의로 신탁한 재산을 이건희 회장이 다른 상속인에게 알리지 않고 단독 명의로 변경했다”며 법무법인 화우를 통해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7천1백억 상당의 주식(삼성생명, 삼성전자) 인도 청구 소송을 냈다. 이어 이숙희 씨와 고 이재찬 씨의 아내 최선희 씨도 각각 1천9백억, 1천억 원대 소송을 내, 총 소송액은 1조원 대에 이른다. 특히 이숙희 씨는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오빠(이맹희 씨)에게 삼성이 나쁘게 굴어 힘이 되기 위해 소송에 동참하게 됐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건희 회장 역시 변호인단 6명을 선임하고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 상태. 첫 공판은 6월 초 열릴 예정이다.

여성동아 2012년 5월 5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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