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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백호 점 돌파한 토종 브랜드 이디야 ‘착한 커피’로 승부

커피&카페 춘추전국시대

글 | 권이지 객원기자 사진 | 이기욱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12.03.16 10:24:00

국내에서 매장 수가 가장 많은 커피 전문점은 카페베네다. 그렇다면 2위는 어디일까? 바로 1월31일 6백호 점을 돌파한 이디야다.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대기업 계열사와 인지도 높은 외국계 프랜차이즈들 사이에서 토종 브랜드 이디야가 탄생 11년 만에 확고한 입지를 다질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6백호 점 돌파한 토종 브랜드 이디야 ‘착한 커피’로 승부

이디야커피 문창기 대표



대한민국은 커피공화국이다. 대형 빌딩의 1층에 자리 잡았던 은행들은 어느새 슬그머니 커피 전문점에게 그 자리를 넘긴 지 오래. 도심에는 반경 불과 100m 내에 십여 개의 커피숍들이 들어서 있다. 해외 유명 커피 브랜드나 대기업이 운영하는 커피 전문점, 소규모 개인 카페까지 손님을 끌기 위해 갖가지 전략을 짜낸다. 고급 원두로 만든 커피는 기본이고 다양한 디저트, 안락한 인테리어와 무제한 인터넷 사용 등 앞다투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쟁을 방불케하는 커피 전문점 시장에 숨은 강자가 있다. 지난 1월 말로 6백호 점을 돌파한 토종 커피 브랜드 이디야(EDIYA)다.
2001년 서울 동작구 중앙대 앞에서 1호점을 연 이디야는 2004년 금융전문가 출신의 문창기 대표(49)에게 인수됐다. 그는 동화은행, 삼성증권 투신 등을 거쳐 기업의 인수·합병 및 투자자문회사 유레카 벤처스의 대표로 재직하던 중 이디야 매각 의뢰를 받고 컨설팅을 하다가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해 직접 인수를 결심했다. 그는 한국의 커피 시장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확신했다.

커피 연구소 설립하고 생두 블렌딩 테스팅
커피 맛도 모르고 커피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문 대표에게는 한 가지 원칙이 있었다. 좋은 품질의 커피를 부담 없는 가격에 제공하자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넓고 쾌적한 매장, 화려한 인테리어 등을 내세우는 다른 커피 전문점들과 달리 이디야는 소박한 매장을 원칙으로 했다. 또한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타사 브랜드보다 평균 1천원 이상 저렴한 가격을 고수해 중저가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어느 새 이디야 커피는 커피 마니아들 사이에서 품질은 믿을 만하고 가격은 저렴한 ‘착한 커피’의 대명사가 됐다.
이디야에서 사용하는 원두는 소량 주문 생산방식을 통해 각 매장으로 신속하게 제공된다. 그 덕분에 재고가 거의 없어 소비자들은 매번 신선한 원두로 만든 커피를 마실 수 있다. 2010년에는 커피 연구소를 설립해 세계 각지의 생두를 블렌딩 테스트해서 고객들이 선호하는 조합을 지속적으로 찾아내고 있다.
이디야는 본사의 70명을 포함, 7개 직영점에 근무하는 사원 등 임직원 96명의 평균 나이가 30대 미만인 젊은 회사다.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3대 이벤트(송년회, 야유회, 해외여행) 때는 모두가 허물없이 어울려 닭싸움을 하고 해변을 달린다. 2011년 야유회 당시 인기투표 1위는 문 대표가 선정됐다. 직원들은 이날 문 대표에게 상품으로 ‘종신계약서’를 선물했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회사를 이끌어 달라는 뜻이었다.
야근을 강요하지 않는 문 대표가 직원들에게 유일하게 부담을 주는 것은 바로 독서다. 종류에 상관 없이 반드시 한 달에 한 권 이상의 책을 읽고 독후감을 내야 한다. 책값은 회사에서 부담한다. 책을 읽고 감상문을 짧게 대표에게 이메일로 보내면, 독후감에 대해 답변 메일을 보낸다. 독서로 1백명 가까운 직원들과 일대 일로 교감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 것이다.
사내 신제품 개발에도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반영한다. 신제품 공모전을 열어 최우수상에 선정된 팀에게는 상금과 함께 신메뉴로 출시되면 출시 직후 6개월간 본사 수익금의 10%를 지급한다. 많은 직원이 참여해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쏟아냈고 지난 송년회 때 전 직원들 앞에서 선정작을 발표했다. 수상한 아이디어는 제품화를 기다리고 있다.

6백호 점 돌파한 토종 브랜드 이디야 ‘착한 커피’로 승부


이 밖에도 자체적으로 커피 아카데미를 설립해 눈높이에 맞춘 커피 교육을 단계별로 진행한다. 점주와 매장 근무 직원을 대상으로 실무 및 이론교육을 실시해 커피 맛을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교육한다. 매장과 동일한 환경을 만들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해 대처할 수 있도록 실전과 비슷한 교육을 진행한다. 회사 내에서도 직원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속적 노력을 적극 지원한다.
이러한 지원 속에 2000년대 중반 이후 이디야는 성장 속도에 가속이 붙었다. 문 대표가 인수하던 해인 2004년까지 매장 수는 1백 개에 불과했으나 2010년 말 4백30개, 2011년 말 5백80개로 늘어났다. 1년 만에 1백50개나 늘어난 것. 매출은 1백억원에서 2백50억원으로 150% 증가했다. 그리고 올해 1월31일 6백 개를 돌파했다.
이디야의 2012년 목표는 8백호 점을 달성해 국내 커피 체인점 수 1위에 오르고, 매출을 4백50억원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 밖에도 RTD(캔, 병, PET) 커피 시장 진출, 부설 커피 연구소 확장 이전 등 커피 사업의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Always beside you(항상 고객 곁에서)’라는 슬로건처럼 이디야는 고객들에게 오랫동안 커피 향을 선물하고 나누는 기업이 되기 위해 꾸준히 목표를 향해 걷고 있다.

여성동아 2012년 3월 5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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