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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뚜기 동생 ‘사마귀’ 정범균을 만나다

유재석 닮은꼴로 화제!

글 | 권이지 객원기자 사진 | 지호영 기자, KBS 제공

입력 2012.01.17 14:45:00

까만색 뿔테 안경과 뽀글뽀글 파마머리, 노란색 멜빵바지를 입은 남자. 개그맨 유재석과 똑 닮은 정범균이 등장하는 개그 코너는 대박이 났다. 인기 급상승 중인 그를 만나기 위해 여의도 KBS 앞에서 외쳤다. “사마귀, 아니 정범균씨 나와주세요. 뿌잉뿌잉!”
메뚜기 동생 ‘사마귀’ 정범균을 만나다


일요일 저녁마다 어김없이 사람들을 TV 앞으로 불러모으는 마약 같은 프로그램 ‘개그 콘서트’(이하 ‘개콘’). 최근 20%가 넘는 시청률로 고공 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이 방송에서 가장 인기 코너는 ‘사마귀 유치원’이다. 진로 상담을 맡은 ‘일수꾼’ 최효종은 세상의 덧없음을 말하고, ‘쌍칼’ 조지훈은 “이뻐”를 연발하며 외모가 세상의 전부라 말한다. 박성호는 지하철 막말녀 사건 등을 소재로 사회의 부조리를 풍자한다. 그리고 막내 정범균(26)은 유재석을 닮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KBS에서 만난 그는 최근 자신의 인기를 보여주듯 머리에 힘을 잔뜩 주고 나타났다. 그런데 많이 피곤한지 안색이 조금 안 좋아 보였다. “병원에서 바로 오는 길이에요. 감기에 심하게 걸렸거든요. 주사 맞고 왔으니, 괜찮습니다.” 애써 밝게 웃으며 말하는 그에게서 ‘개콘’의 ‘사마귀’보다 착한 20대 청년의 모습이 묻어났다. 그는 아이디어를 고민하느라 자주 밤을 새운다고 했다.

닮은꼴 유재석이 인생의 롤 모델
2007년 KBS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정범균은 2011년 9월 군 제대 직후 ‘개콘’에 합류, 이 코너를 준비했다. 원래는 최효종과 둘이서 할 계획이었는데 박성호, 조지훈이 합류하고 각색을 거듭하면서 지금의 형태가 됐다. 4명이 말하는 것이 ‘마귀’ 같다고 ‘개콘’ 서수민 PD가 ‘사마귀 유치원’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고 한다.
그가 유재석 닮은꼴이라는 설정도 원래 계획에는 없던 것. 하지만 방송이 전파를 타며 유재석과 닮은 외모가 화제가 됐고, 3주 차 이후부터 ‘메뚜기(유재석) 동생 사마귀’를 전면에 내세웠다. 방송 4주 차에는 “우리 어머니도 유재석을 닮았다”며 사진을 들고 나와 어머니까지 개그의 소재로 활용했다. 유재석 어머니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유재석과 똑 닮은 그의 어머니 사진에 시청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많은 분들이 좋아하셔서 제가 어머니 사진을 여러 번 공개했더니 얼마 전에 어머니가 돈을 달라고 전화를 하셨어요. 자신도 초상권이 있다며 사용료를 내라고요. 물론 농담이시겠죠(웃음)? 저희 어머니는 밝아 보이는 외모와 달리 굉장히 차분하세요. 아버지는 미남이신 데다 성격이 쾌활하시죠. 사실 제가 아직도 풀지 못한 미스터리가 있는데요. 저희 어머니랑 아버지가 어떻게 결혼하셨냐는 거죠(웃음).”

메뚜기 동생 ‘사마귀’ 정범균을 만나다


그는 중학생 무렵 자신이 유재석과 외모가 비슷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한다. 2000년 초 유재석은 SBS ‘X맨’에서 맹활약하며 막 인기를 모으기 시작할 때였는데, 정범균이 그런 유재석을 따라 하자 친구들도 많이 좋아했다고 한다.
정범균이 유재석 닮은꼴로 화제가 되자 유재석이 진행하는 KBS ‘해피투게더3’에서는 2011년 12월 초 개편을 준비하며 그와 최효종, 김원효, 김준호까지 ‘개콘’의 인기 주역들을 G4라는 이름의 보조 MC로 섭외했다. 그에겐 첫 예능 프로그램 고정 출연이었다.
“유재석 선배님을 정말 뵙고 싶었어요. 난생처음 만날 기회가 생겨서 얼마나 떨리던지. 보통 남자들이 예쁜 여자를 보면 마음이 떨리잖아요. 제 마음이 그랬죠. 첫 녹화를 하러 스튜디오에 가서 서로 얼굴을 보자마자 저뿐만 아니라 선배님도 ‘헉’소리를 내며 놀라시더라고요.”
톱스타와 닮은 얼굴로 주목받는 것이 부담스러울 법도 한데, 싫지 않으냐는 질문에 오히려 더 좋은 일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제게는 정말 영광이죠. 물론 저는 선배처럼 남에 대한 배려가 몸에 배어 있거나 천성이 착한 편이 아니에요. 저도 그렇게 살아야 할 것만 같아 조금은 불편해요(웃음).”
그에게 유재석은 외모뿐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자세 역시 닮고 싶은 롤 모델이다. 오래전 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한 유재석을 보고 반해버렸단다. 바로 1997년 방영됐던 ‘코미디 세상만사’의 ‘남편은 베짱이’라는 코너였다. 여기서 당시 무명이던 유재석은 백수에 티 없이 순수하고 철없는 남편 역을 맡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그 콩트를 보고 나도 나중에 저렇게 순수하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시간은 많이 흘렀지만 지금까지도 그 마음은 변하지 않았어요(웃음). 연기하는 모습에서도 느꼈지만 유재석 선배님은 항상 최선을 다해 즐겁게 일하세요. 그 역시 제가 따라가고 싶은 점이에요.”
최고의 MC 자리에 오른 유재석. 그리고 그의 뒤를 따르는 닮은꼴 정범균.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앞으로의 꿈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굳이 선배님을 뛰어넘겠다는 생각을 하진 않아요. 행복하게 일하는 모습을 닮고 싶습니다. 그리고 요즘 세상이 팍팍하잖아요? 제 개그를 보고 웃는 분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아직은 ‘정범균이다!’ 하고 알아보는 분들이 많지 않아요. 그래서 지하철도 잘 타고 다니고, 버스도 편하게 타고 다니죠. 열심히 해서 많은 분들이 알아보실 수 있도록 더 노력할 거예요.”

여성동아 2012년 1월 5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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