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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단독 보도

‘은퇴 선언’ 강호동 한 달 추적기

마침내 본지 카메라에 포착

글 구희언 기자 사진 이기욱 기자

입력 2011.10.26 09:06:00

‘은퇴 선언’ 강호동 한 달 추적기


강호동은 9월9일 ‘잠정 은퇴’ 선언에 이어 진행하던 4개 프로그램에서도 속속 하차했다. 9월25일 KBS2 ‘1박2일’, 이틀 뒤인 9월27일 SBS ‘강심장’에서 각각 하차했다. SBS ‘스타킹’에서는 10월8일 사전 녹화 방송분이 나가며 자연스럽게 하차했다. MBC ‘무릎팍 도사’는 강호동이 10월12일 방송을 끝으로 하차하면서 프로그램 자체도 폐지됐다. ‘황금어장’은 당분간 ‘라디오 스타’ 코너로만 꾸려진다.
강호동을 만나기 위해 수차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을 찾았다. 추석 연휴 기간 처음 만난 경비원은 “우리가 말해줄 수 없는 부분”이라며 그가 집에 있는지 여부도 확인해주지 않았다. 그 뒤로도 몇 차례 찾아가 물었으나 “연예인이라도 사생활인데…”라며 언급을 피했다. 강호동이 명절을 맞아 고향에 내려가거나 경기도 양평 별장에 머물 거라는 추측도 있었지만, 그는 줄곧 집에서 아내, 아들과 시간을 보냈다. 그의 아버지는 아들이 추석에 집에 내려오지 못하자 허전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강호동은 지인과 통화도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따금 친한 동료 연예인과 연예계 관계자의 안부 문자 메시지에 답장하는 정도만 한다고 했다. 아파트 앞에서 몇 시간씩 기다려도 그를 볼 수 없었다. 아파트 인근 상가에서도 “강호동을 봤다”는 이야기는 들을 수 없었다. 그는 대중의 시선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칩거 한 달여 만에 모습 드러낸 강호동

‘은퇴 선언’ 강호동 한 달 추적기

‘잠정 은퇴’를 선언하고 자택에서 두문불출하던 강호동이 외출하는 모습.



그날도 지루한 시간이 흘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다리기를 몇 시간. 스마트폰으로 최신 뉴스를 확인하다가 ‘강호동 활동 중단 34일, 집에서 가택 연금 같은 생활’이라는 기사를 발견했다. ‘그가 은퇴 선언 후 가장 멀리 나간 곳은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라는 내용을 읽으며 이날도 그를 만나기는 어렵겠구나 싶었다. 강호동이 아닌 가족이라도 만나 근황을 묻고자 하는 심정으로 사진기자와 계속 기다렸다.
그가 사는 아파트에는 김희애, 유재석 등 연예인이 여럿 살고 있어 스타크래프트 밴이 자주 오갔다. 단지 내에는 페라리, BMW, 에쿠스, 벤츠 등 고급 승용차가 즐비했다. 누군가 차를 타고 내릴 때마다 촉을 세웠지만 허탕이었다. 그런데 그날따라 한 집이 눈에 들어왔다. 대낮인데도 불이 환히 켜져 있어 시선이 머물렀다. 한 사내가 창가에서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그때, 사내가 담뱃재를 떨기 위해 창밖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사진기자는 본능적으로 카메라를 들어 셔터를 눌렀다. 강호동이었다.
흰 티셔츠를 입은 그는 담배를 물고 있었다. 담배를 한 모금 깊이 들이마셨다가 내뿜자 허연 연기가 허공에서 흩어졌다. 수염은 깎은 지 오래된 듯 거뭇했고, 까칠해진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밖에도 마음대로 다니지 못하고, 칩거하는 동안 마음고생을 보여주는 듯했다.
담배 연기가 흩어지는 것을 무심히 보던 그는 금방 시야에서 사라졌다. 한 달여 만에 처음 본 그의 모습이었다. 한 번 더 그의 모습을 확인하고자 기다렸다. 한 시간 반쯤 지나 강호동의 분주한 모습이 포착됐다. 그는 야구모자를 깊이 눌러 썼다. 그리고 두꺼운 외투를 걸쳤다. 강호동은 외출 준비를 하고 있었다.
10여 분 뒤, 강호동이 1층 현관으로 나왔다. 현관으로 나오자마자 한참 전부터 아파트 입구에 정차해 있던 하얀 승합차가 그를 태워 곧바로 사라졌다. 강호동의 외출은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007 작전을 방불케 했다.
강호동은 잠적했지만 그를 둘러싼 의혹은 여전하다. 탈세 의혹이 불거지고 잠정 은퇴를 선언한 지 얼마 안 돼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 강원도 평창의 토지를 매입한 것으로 밝혀져 또다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현재 이 지역은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막으려 개발행위 허가제한지역 및 토지거래계약에 관한 허가구역으로 지정한 상태지만, 강호동이 땅을 매입한 것은 지정되기 1주일 전이다.
악재가 겹쳤다. 그에게 비난이 집중되는 사이 함께 탈세 논란에 휩쓸린 김아중과 인순이는 조용히 묻혔다. 그만큼 그가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그가 버라이어티 프로에서 보여준 소탈한 모습이 거짓이라고 믿고 싶지 않다. 한 독자는 ‘잘못은 했지만 고의는 아닐 것’이라며 그를 두둔하는 편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강호동이 자숙의 시간을 거치고 ‘버라이어티 정신’으로 무장해 재기하길 기대한다.

여성동아 2011년 11월 5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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