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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개그 커플의 탄생

9월 결혼하는 ‘꽃미남 수사대’ 김원효&‘미녀삼총사’ 심진화

만남부터 프러포즈까지 풀 러브 스토리

글·구희언 기자 사진·이기욱 기자, 김원효 제공

입력 2011.09.22 16:50:00

KBS ‘개그콘서트-꽃미남 수사대’에서 섹시한 경찰청장으로 열연한 개그맨 김원효가 결혼을 발표했다.
SBS 개그우먼 심진화와 교제한 지 5개월 만의 일이다.
속도위반이 아니냐는 질문을 숱하게 받았다는 그의 얼굴에선 인터뷰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9월 결혼하는 ‘꽃미남 수사대’ 김원효&‘미녀삼총사’ 심진화


“처음에 열애 기사가 났을 때 여자 친구랑 같이 있었어요. 어떻게 알았는지 기자들이 전화를 해서 일단 아니라고 했죠. (다 밝혀진) 지금은 속이 시원해요. SBS-KBS 개그맨 간 만남은 처음이기도 하고, 프러포즈도 특이하게 했으니 결혼식도 특별하게 하려고요. 영화관에서 할 생각이거든요. 주례는 없고 정형돈 선배가 사회를 볼 예정이죠. 여자 친구가 영화관에서 결혼하고 싶다기에 바로 찾아갔어요.”
영등포 CGV 스타디움관에서 9월 결혼을 앞둔 김원효(30)는 시종 싱글벙글이다. 휴대전화에는 예비 신부 심진화(31)와 찍은 사진으로 가득했다. 둘 다 사진 찍기를 좋아해 휴대전화에 저장된 셀카만 수백 장이 넘는다. 여자 친구의 매력은 ‘큰 눈’이라고 자랑도 서슴지 않는다.
“저와 반대인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제 눈이 작아서 시원시원한 게 좋더라고요. 여자를 봐도 항상 눈을 먼저 봐요. 여자 친구는 아담하고 이목구비가 뚜렷해요.”
여자 친구와의 호칭은 ‘여보’. 호칭 때문에 상견례 자리에서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었다.
“일찌감치 여보라고 불렀거든요. 처음에는 장난으로 여보, 여보 불렀는데 이게 습관이 되니까 고치기가 어렵더라고요. 상견례 전에 여자 친구가 제게 ‘부모님 앞에서는 절대 여보라고 부르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어요. 그래놓고는 자기가 먼저 ‘여보’라고 불렀죠. 부모님이요? 그냥 헛웃음 지으시던데요(웃음).”
예비 신부와는 2년 전 지방에서 공연할 때 처음 만났다. 그때는 그냥 ‘아는 여자’였다. 새로운 감정을 느낀 것은 올해 1월 재회하면서부터였다.
“병헌이 형(KBS 18기 공채 개그맨)으로부터 진화가 개그콘서트 표를 구해달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래서 ‘그 사람 괜찮던데’ 하니까 ‘대시해봐’라고 하더라고요. 말 나온 김에 전화를 걸어 ‘표 구해드릴게요. 밥 한 끼 합시다’라고 했죠. 아직 만나지도 않았는데 카카오톡으로 ‘오늘 뭐 하느냐’고 묻곤 했어요. 그 사람이 출연하는 연극도 보러 갔죠. 그런데 전날 마신 술 때문에 같이 가기로 한 형이 공연 날 안 일어나는 거예요. 그래서 혼자 술 냄새 풍기며 마스크 쓰고 공연장에 갔어요. ‘표 받으러 왔습니다’ 했는데 저 혼자밖에 없으니까 ‘그냥 가셔도 되는데…’ 하더라고요. ‘인사라도 하겠다’고 하고선 ‘앞으로 자주 보자’고 했죠. 그 후에도 ‘집 근처인데 나올래요’ 이러면서 계속 찾아갔어요. 하도 자주 찾아가니까 나중에는 ‘왜 이렇게 자주 오냐’고 묻더라고요.”

지방 공연 갔다 새벽에 돌아와도 어김없이 눈도장

9월 결혼하는 ‘꽃미남 수사대’ 김원효&‘미녀삼총사’ 심진화


끈질긴 김원효의 구애에 “처음에는 단 1%도 그에게 관심이 없던” 심진화도 마음을 열었다. 김원효는 ‘자주 보자’는 공약을 지키려 지방 공연을 갔다가 새벽에 서울에 도착해서도 여자 친구의 집에 찾아가 눈도장을 찍었다.
“진짜 0.01%도 저한테 관심이 없었대요. 그런데 제가 계속 문을 두드리니까 ‘한번 만나볼까’ 생각하게 된 거죠. 그때 마침 친한 오빠가 이 친구한테 연애 상담을 한 거예요. ‘여자들은 대체 왜 그러느냐’며 상담하는데 제 생각이 났대요. ‘이 사람도 어디 가서 이렇게 누군가에게 나에 대한 고민을 토로하겠구나’라고 생각한 거죠. 그 남자도 이렇게 힘들고 아파하겠구나 깨달으면서 자극이 된 것 같아요.”
이들 커플이 사귀게 된 날의 에피소드는 한 편의 개그였다.
“신발 업체와 미팅하며 술자리로 이어졌어요. 2차쯤 가니까 저랑 이 사람만 남았더라고요. 단둘이 처음 마시는 술이었죠. 둘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다 마음을 털어놓게 돼서 ‘오늘부터 1일로 합시다’ 그랬어요. 집에 데려다주고 와서 다음 날 기분 좋은 마음으로 ‘오늘 2일이죠?’ 하니까 ‘예?’ 되묻는 거예요. ‘미안한데 어제 기억이 안 난다’고 하더라고요. 당황스러웠죠. 데려다주고 처음 뽀뽀도 했는데 말이에요.”
스킨십에 민감했던 여자 친구는 “나 자신이 너무 실망스럽다”며 정색했다. 며칠 뒤 그는 꽃을 사서 선물하며 “술 안 먹고 맨정신으로 오늘부터 1일 합시다”라고 다시 고백했다. 여자 친구의 수줍은 대답은 ‘yes’였다. 교제 5개월 만에 결혼을 결심한 계기가 궁금했다.
“결혼하고 싶은 여자가 생기면 결혼하는 거죠. 저는 결혼하기 적합한 시기는 따로 없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결혼 적령기를 재다가 늦게 결혼하거나 자기 마음에 안 드는 여자와 결혼하는 것 같더라고요. 20대 때는 가정을 빨리 꾸리고 싶었어요. 외동이라서 그럴 수도 있어요. 아기도 좋아해서 어릴 때에는 유아교육과를 가려고 했거든요. 제가 친구네 집에 있던 아기가 좋아서 술김에 붙잡고 ‘다음에 보자’며 막 울었다더라고요. 아이들도 ‘삼촌 삼촌’ 하면서 좋아하고. 여자 친구도 아이들을 좋아해요. 연애 기간이 짧으니까 금방 아이를 가질 생각은 없고요. 이 사람은 결혼 1주년 때 아기를 갖고 싶다고 하던데, 기회 되면 많이 낳고 싶죠.”



9월 결혼하는 ‘꽃미남 수사대’ 김원효&‘미녀삼총사’ 심진화

사진 찍기를 즐기는 김원효·심진화 커플의 휴대전화에는 둘이 함께한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프러포즈에는 개그콘서트 동료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을 동원했다. 특별한 프러포즈를 하고 싶어 1, 2부로 나눠서 행사를 기획했다. 워낙 바쁜 데다 여자 친구와 늘 같이 있느라 따로 준비할 시간이 없어 프러포즈 이벤트 업체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했다. 개그콘서트 코너 짜듯 머리 쓸 일이 많아 힘들었다고.
“아침에 목걸이 찾아오고, 신경 쓸 게 많아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큰 플래카드도 만들었는데 원래 3m짜리로 만들려다 인쇄소에서 잘못 듣고 6m로 만들어 왔어요. 당일에 받고 보니 이게 차에 들어갈까 싶었죠. 그 무렵 여자 친구가 제 얼굴 볼 때마다 무슨 고민이 있느냐고 물었어요. 자기가 보기엔 고민 있어 보인다면서 ‘우리가 그냥 사귀는 것도 아니고 고민은 함께 나눠야 해요’ 하는데 이게 나눌 수 있는 고민이 아니잖아요. 당일까지 안 들키려고 노심초사했어요. 중요한 미팅이 있다고 살살 꾀어서 한강으로 데려갔죠. 몇백 명이 모여 있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무슨 일이 벌어질지 잘 몰랐대요. 그들 한가운데에서 마이크 잡고 스케치북 넘기면서 고백하고 MC몽의 ‘버블 러브’를 불러줬어요. 너무 떨리더라고요. 방송할 때보다 더 떨렸어요. 가사 적은 걸 보면서 부르는데도 떨려서 다 틀렸죠. 목걸이도 손이 떨려서 걸어주는 데 5분이나 걸렸어요. 미치겠더라고요. ‘꽃미남 수사대’ 동생들에겐 ‘주말이라 미안하지만 30분만 도와달라’고 했는데 땡볕에 옥상에서 3시간을 기다렸죠. 여자 친구가 플래카드를 먼저 봐야 하는데 그 위에서 기다리느라 얼굴이 벌게진 (김)재성이랑 (류)근지를 먼저 봤대요.”

9월 결혼하는 ‘꽃미남 수사대’ 김원효&‘미녀삼총사’ 심진화


개그콘서트처럼 기획한 프러포즈
그는 자타공인의 닭살 남자 친구. 애인에게 못해줘서 욕을 먹기보다 잘해줘서 부러움을 사고 싶다고 했다.
“말로는 쉬운데 몸으로 하긴 어렵잖아요. 프러포즈 2부는 잠실의 한 미술관을 빌려서 했어요. 그동안 아이폰으로 여자 친구 사진을 찍고 개그맨의 축하 동영상을 일일이 다 땄죠. 중간에 들킬 뻔했어요. 아이폰에 자료를 다 넣어놨는데 제 휴대전화를 보다가 ‘이 동영상은 뭐야’고 묻더라고요. 광고 따달라고 한 거라고 둘러댔죠. 반지는 사놓고 너무 기분 좋아서 손에 끼고 다니다가 일찌감치 들켰어요. 이제는 준근이 형도 프러포즈 어디서 했느냐고 물어보고 다들 제게 아이디어를 구해요. 그 덕분에 요즘 어깨 펴고 다니죠.”
김원효는 개그콘서트에서 개성 있는 캐릭터를 많이 맡았다. 독특한 목소리는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정작 스스로는 목소리가 특이한지 잘 모르겠다며 웃었다.
“자기 목소리는 잘 모르잖아요. 택시 타고 ‘아저씨 어디 어디 가주세요’라고 했는데 목소리만 듣고도 기사 분들이 ‘요즘 방송 잘 보고 있습니다’ 하더라고요. 요즘은 그래도 많이 알아봐 주시는데 지방에 가면 긴가민가하는 분들도 있죠. 부산에서 지하철을 탔는데 제 앞에서 학생들이 ‘김원효가 맞다 아니다’ 논쟁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때 마침 전화가 와서 ‘여보세요’ 한마디 했는데 ‘야, (김원효) 맞잖아!’ 하더라니까요.”
인기 코너 ‘꽃미남 수사대’ 촬영 뒷이야기가 궁금했다.
“‘9시쯤 뉴스’ 코너를 녹화한 뒤에 바로 옷 벗고 들어오면 코디가 다음 코너를 준비하고 있어요. 한 번 촬영할 때 의상비로 40만~50만원 까지도 들어요. 돈이 들어도 필요한 것을 구할 수 있으면 괜찮은데 구할 수 없을 때는 직접 만들어요. 옷에 스팽글도 붙이고요. 동대문에서는 옷이랑 재료 사는 시간이 달라요. 스팽글 같은 재료를 사려면 낮에 가야 하거든요. 그때는 출근 시간이라 아침 일찍 가서 사오고, 옷 파는 시장은 새벽에 문 여니까 그때 가고요. 그러다 보니 잠을 별로 못 자요. 원래 잠이 많은 편인데….”
‘꽃미남 수사대’를 하며 산 레깅스만 40~50벌. 집에 가면 온갖 무늬와 재질의 레깅스가 옷장에 가득하다고 했다. “레깅스가 신축성이 좋아서 제가 한 번 입고 난 건 여자 친구가 입을 수도 있더라”며 “촬영 끝나면 다 여자 친구 몫”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때마침 인터뷰 끝날 시간에 맞춰 후배 연기 교육을 마친 심진화가 카페에 들어섰다. 아담한 체구의 그녀는 흰색 바탕에 검은 물방울무늬의 독특한 레깅스를 입고 있었다. ‘혹시나’ 해서 물었더니 ‘역시나’ 김원효는 “이거 제 거예요”라며 웃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닭살 부부 되고파

9월 결혼하는 ‘꽃미남 수사대’ 김원효&‘미녀삼총사’ 심진화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이 동반자가 되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정말 좋아요.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일일이 표현하지 않아도 그 느낌을 아니까요. 내가 ‘오늘 코너가 잘 안 됐어’ 한마디만 해도 어떤 느낌이고 어떤 기분인지 다 아니까, 그런 게 좋죠. 한편으로는 기댈 수가 있으니까. 남들이 우리를 닭살 커플이라고 그러는데 이왕 만나는 거 사람들이 그렇게 느끼는 게 좋아요.”
그는 ‘내 인생에 내기 걸었네’ ‘꽃미남 수사대’ 등 유독 개그를 하며 형사 역을 많이 맡았다. 어릴 적 꿈도 형사.
“활동적이고 추적하는 일이 좋아요. 궁금하면 파내야 직성이 풀리죠. 형사는 몸으로 하는 직업이라 멋있어 보였고 나쁜 사람 잡는 직업이라 제 꿈이었어요. 아직도 하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이제는 얼굴이 알려져서 강도 잡아도 사인부터 해줘야 할 것 같아요(웃음).”
아들 사랑이 극진한 아버지는 특별한 존재다. 아들이 하는 코너가 인기를 얻자 이름을 박아 명함까지 돌릴 정도로 열혈 팬을 자처한다.
“아버지가 참 부지런하세요. 지금은 감사하지만 예전에는 그런 아버지가 피곤하게 느껴지기도 했죠. 아버지는 굳이 가만히 있는 사람까지 데려와서 ‘사인 받으라’고 권해요. 아버지가 인쇄업을 하시는데 제 명함을 찍어 돌리셨어요. 거기에 ‘개콘 김형사 김원효, 휴대전화번호, 이메일, 싸이월드 주소’까지 다 적혀 있었죠. 그러니 수시로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아요. 상대가 ‘김원효씨 맞으세요?’ 하면 ‘맞다’고 대답하는 순간 철커덕 끊는 장난 전화에 시달렸죠.”
9월 결혼식을 올리면 김원효·심진화는 최양락·팽현숙, 김학래·임미숙, 이봉원·박미선, 박준형·김지혜에 이은 새로운 개그 커플이 된다. 개그 커플로서의 사명감 같은 것은 없느냐고 묻자 고개를 저으며 “그런 건 없지만 남들이 봐도 예쁜 사랑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좌우명을 묻자 그는 “큰 좌우명은 없다”며 자신의 미니홈피에 적어놓았던 문구를 알려줬다. ‘내가 먼저 웃어야 남을 웃길 수 있다’. 그는 “거기에 괄호 치고 우리 집 가훈 ‘근면, 성실, 절약’을 넣으면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앞으로 꾸려나갈 가정의 가훈은 “아내에게 복종하고 착하게 살자”라며 웃는다.
“장모님이 저를 많이 예뻐해주세요. 전화할 때도 ‘사랑하는 우리 장모님~ 세상에서 제일 예쁜 우리 장모님’이라고 하면 ‘세상에서 제일 멋진 사위~’ 하고 받아주시죠. 문자도 ‘자네는 뭐 하나’가 아니라 ‘울 사위는 뭐 하삼’ 이렇게 보내주세요. 어머니께서 편히 대해주시니까 더 잘해드리고 싶죠. 앞으로는 일반 사람들보다 더 일반인처럼 살고 싶어요. 한강에서 프러포즈하는 건 일반 사람들도 할 수 있는 건데 공인이라고 해서 못하고 살면 억울하니까요. ‘저 커플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표본이 되고 싶어요.”

여성동아 2011년 9월 5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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