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모델로 데뷔해 방송인으로, 김치 사업가로 성공을 거둔 홍진경(34). 그에게 지난해 12월 일생일대의 경사가 있었다. 2003년 사업가 김정우씨와 결혼 후 그토록 기다리던 딸 라엘을 품에 안은 것이다.
7월21일, 임산부를 위한 스킨케어 브랜드 모델로 발탁된 홍진경이 예비 엄마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출산교실에 참석해 임신 경험담을 들려줬다. 그는 따뜻한 눈빛으로 예비 엄마들을 둘러보곤 “임신하신 걸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말문을 열었다.
“얼마나 좋으시겠어요. 임신 그 자체만으로도 큰 축복이잖아요. 저만 해도 결혼하고 바로 임신한 분들과는 차원이 다른 행복감을 느꼈어요. 못 가질 줄 알았던 아이를 임신했기 때문에 기분이 남다르지 않았나 싶어요. 결혼 7년 동안 임신하기 위해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많은 노력을 했기 때문인지 심신이 지친 상태였거든요. 라디오를 진행하던 중 간호사에게 전화를 받곤 임신 사실을 알게 됐는데 그날 무슨 정신으로 녹음을 마쳤는지 모르겠어요. 정말 모든 걸 다 가진 기분이었던 것 같아요.”
홍진경은 아기 가진 호사를 누리면서 스트레스는 가능한 한 받지 않으려했고, 음식도 마음껏 먹었다고 한다. 그는 “임신 사실을 안 뒤부터 출산할 때까지 행복한 나날의 연속이었다”고 했는데 말하는 도중 그 시절이 떠올랐는지 빙긋이 웃었다.
아기 두뇌 발달 돕기 위해 시작한 학습지 태교
그는 태교도 열성적으로 했다. 엄마가 양손을 쓰면 아이의 두뇌가 좋아진다고 해서 기타도 치고 뜨개질도 했는데, 여기에 그치지 않고 수학·영어·일어·한자 학습지를 하면서 ‘학습지 태교’까지 시도했다.
“하루에 학습지 한 장씩 풀면 되니까 힘들지 않았어요. 학습지 선생님이 일주일에 한 번씩 방문해 테스트를 해주셔서 성적을 잘 받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했죠. 과목당 비용이 월 2만원 정도 드니 부담도 크지 않았고요. 덕분에 이제는 신문에 나온 한자도 척척 읽게 됐어요. 출산 후 그만둘까 하다가 나중에 아이가 모르는 것을 가르쳐줄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어서 지금도 학습지는 꾸준히 하고 있죠(웃음).”
물론 운동은 필수인데, 행여 무리하면 아이에게 해가 될까 싶어 주로 가벼운 산책을 하면서 산모요가를 계속했다. 그는 “요가를 하면서 ‘아이 낳는 자세’와 ‘힘주는 법’을 연습한 덕에 아이를 순산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마음 같아서는 자연의 섭리대로 아이를 낳고 싶었어요. 그런데 막상 아이를 낳으려고 병원에 가니까 너무 무섭더라고요. 그래서 무통 분만을 해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서 무통 주사를 맞았어요. 물론 초산일 때는 무통 주사를 맞아도 통증을 느낀다고 하더라고요. 마취가 된 상태에서 아이를 낳으면 고통 없이 낳겠지만 대부분 마취 시간을 넘기고 나서 아이를 낳아 아픔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해요. 다행히 저는 신호가 올 때마다 요가에서 배운 대로 열심히 힘을 줬는데, 덕분에 서너 시간 만에 아픔 없이 아이를 낳을 수 있었어요. 출산의 고통을 느끼지 못한 걸 아쉬워할 정도로 정말 쉽게 낳았죠(웃음).”
배 속에서 애지중지하며 키운 아이와 첫 대면한 기분은 어땠을까. 홍진경은 “배 속으로만 느꼈던 아이를 품에 안았을 때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의 남편 역시 출산 과정을 캠코더로 찍는 걸 깜빡 잊을 정도로 감격했다고 한다.
“출산하면 많이 힘들다고 하는데 저는 기쁨이 너무 커서 힘든 줄 모르고 지나갔어요. 산후조리를 잘하기도 했고요. 주영훈씨가 발 벗고 나서서 산후조리원을 알아봐준 덕에 편하게 몸조리를 했죠. 그분이 좀 아줌마 같은 구석이 있는데(웃음), 아무래도 아내인 이윤미씨가 출산한 경험이 있으니까 잘 아시더라고요. 그 산후조리원에서는 산모의 체중 증가를 염려해 밥을 적게 주셨어요. 그 덕분에 소식하게 돼 살 빼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홍진경은 출산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예전 몸매를 되찾았다. 모유 수유를 했지만 임신 중 체중이 증가해 적당량만 섭취했다. 또 혈액 순환을 위해 매일 저녁 반신욕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출산한 여자들 대부분이 겪는다는 우울증도 겪지 않았다.
“저는 임신이 너무 안 돼서 우울증을 앓은 사람이기 때문에 산후에 우울증이 생기진 않았어요. 아이를 낳으니 친구들이 술 마시는 자리에 안 불러줘서 그게 좀 아쉬웠죠(웃음). 난임 병원 화장실에 가면 아기를 갖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기도하는 낙서가 많거든요. 그분들을 생각하면 아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축복인지 짐작하실 수 있을 거예요.”
스타일리시한 생각하는 것이 젊게 사는 비결
‘개성파 모델’이란 수식어를 지닌 그가 세월이 갈수록 점점 아름다워지는 것도 이런 긍정적인 마음가짐 때문이 아닐까. 홍진경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저하고 뷰티라는 단어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아요. 자라면서 예쁘다, 아름답다는 말을 별로 들어보지 못했거든요. 그런데도 데뷔 20년을 맞는 제가 그나마 스타일 있다는 얘기를 듣는 건 좋은 생각, 스타일리시한 생각을 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일 거예요. 그런 생각을 하면 그에 어울리는 친구들을 사귀게 되고 그런 삶을 추구하니까 인생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스타일 있는 여자 홍진경. 대중이 그녀를 만나려면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그는 “항상 그 순간에 집중해야 할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지금은 그것이 육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 욕심이 많아서 직장 생활과 육아를 병행하는 슈퍼맘이 되고 싶지만 당분간은 아이한테 집중하려고요. 하늘이 허락해주신다면 둘째, 셋째, 넷째, 다섯째도 낳고 싶어요. 아이들을 많이 낳아서 다복한 가정 꾸미며 사는 게 꿈이거든요. 저출산도 심각하니 대중에게 얼굴이 알려진 사람들이 발 벗고 나서야 한다는 의무감도 들어요(웃음).”
모델, DJ, 사업가, 가수로 변신하며 누구보다 다이내믹한 인생을 살아가는 홍진경. 오랜 시간 기다리다 엄마라는 타이틀을 갖게 된 그가 펼쳐 보일 내일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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