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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민 아나운서와 ‘붕어빵 자매’ 민진 민서 민하

“예체능에 끼 있는 딸들 매니저 노릇에 만족”

글·백경선 사진·지호영 기자, 팬 엔터테인먼트, SBS 제공

입력 2011.09.16 11:35:00

박찬민 아나운서의 세 딸은 SBS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에 출연하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막내딸 민하양은 이를 계기로 MBC 일일드라마 ‘불굴의 며느리’에 캐스팅되며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딸바보’ 박찬민 아나운서와 그의 세 딸 민진 ·민서·민하양을 만났다.
박찬민 아나운서와 ‘붕어빵 자매’ 민진 민서 민하


8월12일 오전 광화문의 한 카페.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한 곳을 향했다. 사람들의 눈길이 닿은 곳은 바로 SBS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이하 ‘붕어빵’)에 출연하면서 ‘붕어빵 자매’로 인기를 얻고 있는 박찬민 아나운서(38)의 세 딸 민진(10)·민서(9)·민하(5). 세 자매는 사람들의 관심이 신기하고 즐겁다. 박 아나운서 역시 기분이 좋은 듯했다. 사람들이 연신 “예쁘다” “귀엽다”고 칭찬하자 그의 입이 귀에 걸렸다.
“요즘은 저보다 아이들이 더 유명해요. 예전에는 사람들이 저한테 ‘박찬민 아나운서’라고 했는데, 요즘은 ‘붕어빵 자매 아빠’라고 불러요(웃음).”
박 아나운서는 첫째 민진양과 함께 ‘붕어빵’에 출연한 지 벌써 1년이 됐다고 한다. 지난해 7월 말 첫 녹화를 하고, 8월14일 첫 방송이 나갔다며 날짜까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사실 방송 초반에 제작진으로부터 출연 제의를 받았는데 그땐 거절했어요. 아이들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엄마 아빠 흉을 볼 것 같아서 그것도 마음에 걸렸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잘할 수 있을까 걱정됐거든요. 한두 번 출연하고 그만두면 아이들이 상처받을 것 같아 조심스럽기도 했고요.”

‘붕어빵’ 출연 위해 간판 프로그램에서 하차
출연을 원치 않았던 그가 마음을 바꾸게 된 것은 ‘운명’ 때문. 운명을 믿는 그는 민진이의 그해 운이 아주 좋다는 말을 듣고 출연 제의를 수락했다. 실제로 운 덕분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민진이는 ‘붕어빵’ 고정 출연자가 됐고, 언니가 녹화할 때마다 구경 삼아 따라다니던 민서와 민하도 고정 출연을 하게 됐다. 급기야 막내 민하는 MBC 일일드라마 ‘불굴의 며느리’에 캐스팅돼 현재 만월당 둘째 며느리 혜원(강경헌)의 딸 ‘비비아나’로 출연 중이다.
“감독님이 민하의 팬이라서 캐스팅됐어요. 처음엔 잘할 수 있을까 싶어서 걱정했는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민하가 연기를 정말 잘하더라고요. 김보연씨도 연기 인생 37년 만에 이렇게 예쁘고 연기 잘하는 아역은 처음 봤다고 하셨어요(웃음).”
모두가 인정하는 ‘딸바보’다운 발언 같지만 괜한 딸 자랑이 아니다. 실제로 민하는 대사를 정확히 전달하고 눈물 연기까지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똑 부러지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아직까지 민하는 연기 활동을 즐기고 있다.
“아빠가 울면 선물을 사준다고 해서 진짜로 울었어요. 글을 읽을 줄 모르거든요. 대사는 엄마와 대본 연습을 하면서 통째로 다 외워요.”(민하)
시청자들의 반응도 좋다. 최근에는 출연 비중이 늘어났고, CF 출연 제의도 자주 받는다. 박찬민 아나운서는 “민하가 얼마 전 배우 고수씨와 함께 CF를 찍었다”면서 휴대전화에 저장돼 있는 촬영 컷을 보여주며 뿌듯해했다.
아이들이 인기를 얻자 박찬민 아나운서는 맡고 있던 프로그램을 내려놓았다. 8년 동안 진행한 로또 추첨 생방송 시간과 ‘붕어빵’의 녹화 시간(현재 ‘붕어빵’은 금요일에 녹화를 하지만 예전에는 토요일에 녹화를 진행했다)이 겹치는 바람에 로또 방송을 그만둔 것이다. 딸들에게 추억을 남겨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오랜 시간 애착을 가져온 프로그램이었던 만큼 중도 하차할 때 아쉬움이 컸죠. 그래도 아이들이 잘되니까 좋아요. 저는 요즘 ‘붕어빵’과 야구 중계하는 것 말고는 일이 없지만 덕분에 아이들 로드매니저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어요(웃음). 민하의 드라마 촬영장이며 광고 촬영장까지 일일이 따라다니는데, 얼마 전에는 진짜 매니저로 오해받기도 했죠.”
박찬민 아나운서는 막내뿐 아니라 첫째 딸의 매니저이기도 하다. 테니스 선수를 꿈꾸는 민진이의 훈련을 관리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매일 퇴근 후 테니스 연습장이 있는 명지대 용인캠퍼스를 오가고, 2년 전부터 테니스로 유명한 미국 크리스 애버트 아카데미에 직접 데리고 다닌다. “민진이가 세계 4대 테니스 대회 중 하나인 영국 윔블던에서 우승하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라는 그는 자신도 한때 테니스 선수를 꿈꿨다며 회상에 잠겼다.
“초등학교 5학년 때 테니스를 시작했는데, 중학교 2학년 때는 코치 선생님을 이길 정도로 잘했어요. 코치 선생님께서 집까지 찾아오셔서 부모님께 저를 테니스 선수로 키워보라고 권하시기도 했고요. 그런데 어머니께서 강하게 반대하시는 바람에 테니스 선수의 꿈을 접었죠. 어릴 때는 소극적이어서 부모님 반대를 거스를 만한 용기가 없었던 것 같아요.”
이런 그였기에 2006년 당시 다섯 살 민진이와 네 살 민서의 손에 테니스 라켓을 쥐여주며 직접 훈련을 시켰다. 주변에서는 “아빠가 못다 이룬 꿈을 딸들에게 강요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지만 그는 “강요가 아니라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선택은 오롯이 아이들 몫이라고. 실제로 민서는 올 초 운동을 그만뒀다.
“저는 체력이 강하지 않고, 무엇보다 지구력이 없어요. 금방 지치니까 못 하겠더라고요. 대신 저는 노래를 잘 부르니까 뮤지컬 배우나 가수가 되고 싶어요.”(민서)

박찬민 아나운서와 ‘붕어빵 자매’ 민진 민서 민하




‘아빠의 비밀’ 폭로하는 세 자매

아빠는 세 딸 모두 예체능 분야에서 활약하길 바란다. 민하는 이미 연예 쪽으로 들어선 만큼 연예인으로 키우고, 민서 역시 연예인으로 성장하길 원한다. 민진이는 반드시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로 키우는 것이 아빠의 소망이다. “예체능은 노력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해 아이들이 그 길을 가기를 원한다”고.
“저희 부부는 아이들이 무조건 잘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날을 상상하면서 얼마나 설레고 행복해하는지 몰라요. 목표를 크게 세우고, 멀리 내다보면서 잘 키우고 싶어요.”
그는 ‘아나운서 박찬민의 딸, 테니스 선수 박민진’이 아니라 ‘테니스 선수 박민진, 알고 보니 박찬민 아나운서의 딸’이라는 타이틀을 원한다고 했다. 딸들이 자신을 넘어서길 바란다는 그는 “아빠로서 아이들 앞이 아닌 뒤에 서고 싶다”고 말한다.
그의 딸 사랑은 남다른 면이 있다. 사람들은 그가 딸만 내리 셋 낳자 아들을 기다린 줄 알지만 그는 결혼 전부터 딸을 원했다. 아무래도 아들보다는 사근사근하게 말 붙여주는 딸이 더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여성적인 면이 많아 여자들과 잘 맞는 편인데, 그래서인지 딸들에 대한 사랑이 점점 각별해진다고 한다.
“첫째 민진이는 엄마를 닮아 여성스러우면서 어른스럽고, 둘째 민서는 저를 닮아 마음이 여리고 잘 울어요. 저도 어릴 때 그랬거든요(웃음). 그런가 하면 애교가 많고 다른 사람들한테 늘 친절해서 인기도 많아요. 막내 민하는 저와 아내의 결정판이죠.”
‘딸바보’인 그는 평소 퇴근 후 동료들과 어울려 시간을 보내기보다 일찍 귀가하는 편이다. 아이들과 함께할 시간을 빼앗기는 게 싫다는 그는 “집에서 딸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뭣 하러 밖에서 시간을 허비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래도 굳이 약속을 잡는다면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그는 ‘붕어빵’ 녹화 후 종종 정은표 가족과 식사를 하는데, 민서와 정은표의 아들 지웅이 동갑내기여서 친해지자 가족끼리도 자연스레 어울리게 됐다. 이처럼 그의 삶은 철저하게 가족이 중심인 듯했다. 하지만 옆에서 아빠 얘기를 가만히 듣던 민진이와 민서가 입을 삐죽 내밀며 비밀인 양 속삭였다.

“한번은 지방에 가서 밥을 먹었거든요. 그런데 아빠가 생선 맛이 이상하다며 갑자기 식당을 나가버리는 거예요. 솔직히 맛있었는데, 아빠 때문에 저희도 나올 수밖에 없었어요.”(민진)
“수영복까지도 제 마음대로 입지 못하고 아빠가 지정해준 걸 입어야 해요. 우리뿐만 아니라 엄마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신경을 다 쓰시거든요.”(민서)
민진이와 민서의 ‘폭로’에 따르면 그는 외출할 때마다 아내의 코디를 직접 해준다고 한다. 의상부터 신발, 헤어스타일, 심지어 아이섀도 색깔이나 귀걸이 하나까지 구체적으로 지정해준다는 것. 이에 박찬민 아나운서는 “내가 골라주면 아이들이나 아내가 마음에 들어하는 줄 알았다”며 멋쩍게 웃었다.
폭로전은 계속해서 이어졌는데, 민진이는 “아빠가 무서울 때도 있다”고 귀띔했다.
“아빠는 기분이 좋을 땐 친구처럼 잘 놀아주시다가 무서울 땐 진짜 다른 사람 같아요. 퇴근할 때 아빠의 표정이나 말투를 보면 그날 기분을 알 수 있어요. 기분이 나쁘신 것 같아 보이면 저희는 아빠를 피하죠(웃음).”
그는 아이들이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거나 최선을 다하지 않을 땐 효자손으로 엉덩이를 때리기도 한다. 그래선지 민진이와 민서에게 아빠에게 바라는 점이 무어냐고 묻자, 똑같은 답이 돌아왔다.
“아빠가 말로만 혼내면 좋겠어요. 때리더라도 부드럽게 때리면 좋겠어요.”(민진)
“혼내더라도 심하지 않고 중간으로 하시면 좋겠어요. 그래도 우리는 다 알아들으니까요.”(민서)
이처럼 무서운 아빠도 막내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진다. 위의 두 딸과 터울을 두고 민하를 낳아서인지 마냥 사랑스럽기만 하단다.
“아빠는 민하 말이라면 뭐든지 다 들어주세요. 질투 나지만 저도 민하가 예뻐요.”(민진)
“아빠가 뭐든지 다 들어주시니까 민하 고집이 세졌어요. 그래도 이해해야죠 뭐.”(민서)
동생에게 질투를 느낄 때는 아이들 같지만, 인터뷰 내내 동생 민하를 살뜰히 챙기는 민진이와 민서는 천생 언니였다.
‘붕어빵’ 녹화가 시작될 즈음 인터뷰를 마치려고 하자 대뜸 민진이와 민서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한다. 사람들이 자신들을 ‘민하 언니’라고 부르는데 이제는 민진, 민서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를 바란다는 얘기였다. 그들의 소망을 듣자 이런 자존감과 선의의 경쟁심만으로도 이들 세 자매가 잘 자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박찬민 아나운서와 ‘붕어빵 자매’ 민진 민서 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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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동아 2011년 9월 5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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