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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anyang #interview

최대호 안양시장의 맞춤형 복지 정책

청년 창업 지원, 노인 위한 치매 병원 추진

EDITOR 김명희 기자

2018. 08. 27

전·현직 시장 간의 리턴 매치로 주목받았던 안양시장 선거에서 민선 5기에 이어 다시 한 번 선택을 받은 최대호 시장. 민선 5기 시장으로서의 경험과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갔던 지난 4년간의 성찰을 바탕으로 시민의 편에서 세심한 행정을 펼치고 있는 그를 만났다.

권토중래(捲土重來). 어떤 일에 실패했던 사람이 힘을 축적해 그 일에 다시 도전하는 것을 의미하는 사자성어인데, 최대호(60) 안양시장의 상황이 딱 그렇다. 민선 5기 안양시장을 역임한 최대호 시장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이필운 전 시장을 상대로 9백31표라는 근소한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가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이 시장을 누르고 다시 당선돼 앞으로 4년간 안양의 시정을 이끌게 됐다. 

권토중래의 핵심은 과거에서 얻은 경험과 지혜를 토대로 시행착오를 줄이고 더욱 강력한 추진력을 갖는다는 것이다. 최대호 시장은 민선 5기 시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안양시에 친환경 급식을 정착시키고, 우수한 IT 인프라를 갖춘 스마트콘텐츠밸리를 조성해 첨단 도시로서의 기틀을 다졌다. 여성 일자리 지원, 아이돌봄 서비스 확대는 물론 하이힐을 신은 여성들이 걷기 편리하도록 보도블록을 정비하고 가로등의 조도를 높이는 등 세심한 부분까지 배려해 여성가족부로부터 ‘여성친화도시’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런 그는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간 지난 4년간 민선 5기를 되짚어보는 성찰과 성숙의 시간을 가진 덕분에 더욱 폭넓은 시야와 혜안을 다지게 됐다.
 
최 시장은 최근 전국대도시시장협의회 회장으로도 선출됐다. 인구 50만 명 이상인 15개 대도시 단체장으로 구성된 전국대도시시장협의회는 교통과 환경 등의 문제에 공동 대응하고, 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앙 정부에 정책 제안을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전임 이필운 시장과는 2007년 재선거 때부터 맞대결을 펼쳐 이번 선거까지 2승 2패(이필운 전 시장은 2007년 재선거·2014년 당선, 최대호 시장은 2010년·2018년 당선)를 기록 중입니다. 이번에는 꽤 큰 표 차(5만3천9백여 표)로 당선되셨는데 소감이 어떠신지요. 

기쁠 줄 알았는데 덤덤하더군요. 시청에 돌아와 보니 직원들 대부분이 아는 얼굴이었습니다. 만감이 교차했고, 다시 중책을 맡았구나 하는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졌습니다. 

초임 때와는 각오가 또 다르실 것 같아요. 


초임 시절에는 개인 생활이 없을 정도도 열심히 했어요. 크고 작은 시 행사에 모두 참여하고, 사소한 부분까지 직접 챙기려고 했죠. 그런데 선거에서 떨어지고 야인 생활을 하면서 돌아보니 무조건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하나를 하더라도 시정에 대한 철학과 기조를 갖고 반듯하게 해내는 것이 중요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굳이 제가 하지 않아도 될 일은 대폭적으로 권한을 이양해 1천8백 명 안양시 공무원들이 모두 각자 일에 충실하게끔 하는 것이 바람직한 리더의 역할이란 생각도 들었고요. 선거에 떨어진 후 힘들고 고단했지만 지나고 보니 그 시간이 약이 된 것 같아요. 시장으로만 있었더라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도 있었을 텐데, 조금 더 넓게 생각하고 멀리 보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렇다면 시장님이 구상하는 민선 7기 시정 운영의 가장 큰 기조는 무엇입니까. 

‘시민과 함께하는 스마트한 행복 도시 안양’이라는 슬로건에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시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소통하는 것은 물론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포퓰리즘을 넘어 그것이 시민들의 삶을 어떻게 바꾸고, 어떻게 행복하게 만들지를 꼼꼼하게 따져볼 것입니다. 그리고 민선 5기 때 추진했던 것의 연장선상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스마트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안양시의 인구 밀도는 서울, 부천에 이어 전국 3위입니다. 좁은 면적(58.46㎢)에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는 콤팩트한 도시죠. 이는 다시 말하면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 효율적으로 스마트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사업이기도 한 박달테크노밸리 구축, 스마트 콘텐츠 산업 진흥 등을 통해 안양시를 전국에서 가장 스마트한 도시로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최근 치매 전문 병원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히셨어요. 치매 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버님이 11년 동안 치매를 앓다 돌아가셨어요. 4년 반은 저희 집에서 모셨고, 6년 반 정도는 안산에 있는 병원에서 모셨습니다. 치매 환자 가족들의 고통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늘 간병인이 옆에 있어야 하는데, 저희는 아내도 직장을 다녔던 터라 급할 때는 장인, 장모님까지 오셔서 아버님을 돌봐주셨어요. 치매 환자들을 위한 복지관이 있지만 공간도 좁고 프로그램도 다양하지 않아 사실상 갇혀 있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아버님을 모시면서 치매는 결코 한 개인이나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와 지역사회가 함께 해결해나가야 할 문제라는 걸 절감했습니다. 안양시는 치매 환자들을 위한 보호시설과 전문 병원을 설립해 치매로 고통 받는 시민들의 짐을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떤 해결책을 갖고 계신지요.
 
과거 안양시는 산업 지역이었지만 1980년대 이후 공장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베드타운의 성격을 띠게 됐습니다. 그에 비해 집값이 비싸 청년들이 정주(定住)하기 힘든 도시가 됐어요. 청년들이 안양에서 직장을 잡고 아이를 낳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저는 청년 기업 육성을 통해 이를 해결해보려고 합니다. 기존에도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제도가 있었지만 주로 자본을 융자해주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그러다 보니 실패하면 그 빚을 청년 창업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되고 재기가 쉽지 않았죠. 안양시는 3백억원 정도의 펀드를 조성해 청년 창업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청년 창업자들을 위한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마케팅과 네트워킹, 법률 서비스도 지원하고요. 그들이 성공하면 수익을 나누는 거죠. 이를 통해 청년들에게 열정과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주고 싶습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원순 서울시장(당시 시장 후보)과 경부선 국철 지하화에 관한 정책 협약을 체결하셨습니다. 안양시뿐 아니라 서울시민들도 관심이 많은 내용인데, 추진 배경과 앞으로 진행 방향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경부선 국철 지하화 사업은 서울 용산부터 구로·금천, 안양, 군포에 이르기까지 18개 역사 32km 구간을 지하화하는 사업입니다. 경부선은 1905년 개통돼 경제와 산업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지만 소음과 분진으로 인해 피해도 컸습니다. 그리고 같은 도시 안에서도 철도를 중심으로 동과 서가 완전히 나뉘어 소통을 가로막고 이질감을 주는 원인이 됐죠. 인근 주민들의 재산권에도 막대한 피해를 주었고요. 따라서 경부선 국철 지하화 사업은 토목공사가 아니라 도시 재생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일본, 프랑스, 독일 등도 철도를 중심으로 도시 재생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문제는 재원 마련인데, 철도 부지의 50%만 민간에 매각해도 사업비의 80~90%에 이르는 재원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그곳에 청년주택이나 신혼부부들을 위한 주택을 지어 저렴하게 분양하면 주택난도 해결할 수 있고요. 안양시뿐 아니라 국가 발전의 큰 틀에서 볼 때 꼭 추진돼야 할 프로젝트라고 생각하고 관련 기관 및 지자체들과 협의해가며 적극 추진해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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