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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from Beijing | 한석준의 유학 에세이

젊음의 사랑방 유스호스텔의 매력

여행은 사람 만나는 재미!

글&사진·한석준

입력 2011.09.07 13:54:00

젊음의 사랑방 유스호스텔의 매력

1 장자제 유스호스텔에서 함께 머물렀던 친구들과 저녁 식사. 2 충칭까지 동행하기로 한 벨기에 친구 벤과 함께.



중국 여행을 시작한 지 2주일이 지났다.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배우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많다. 혼자 다니면 굳이 호화로운 숙소에 머물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저렴한 유스호스텔을 찾게 된다. 후난성 창사에는 유스호스텔이 없어서 눈물을 머금고 모텔에서 잤지만 이곳 장자제(張家界)에서는 하룻밤에 50위안(약 8천5백원) 하는 유스호스텔을 숙소로 잡았다.
대부분의 유스호스텔엔 거실이 있다. 음료를 마시며 무선 인터넷을 할 수 있어 손님들이 거실로 모이고 여기서 여행 정보를 교환하다 행선지가 같은 사람들끼리 뭉치기도 한다.
벤도 여기서 만났다. 벤은 벨기에에서 온 스물두 살 청년인데 제빵사, 요리사, 바텐더로 일하고 있다. 그의 고향인 벨기에 겐트는 대학도시라서 방학 기간인 여름에는 상대적으로 휴가를 내기가 쉽다고 한다. 딱히 다음 행선지를 정하지 않은 그는 내 여행에 합류하고 싶어했다. 그래서 장자제와 그 다음 목적지인 충칭까지 함께 가기로 했다. 장자제 관광에 관해서는 캐나다 화교인 우 선생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는 캐나다에 30년 이상 거주한 화교인데 은퇴를 앞두고 중국을 여행 중이라고 한다. 내심 나이도 있고 해서 ‘유스호스텔에서 머무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나는 쉰 살이 너끈히 넘어 보이는 우 선생님을 보면서 안심했다.
유스호스텔은 서로 다른 문화권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인 만큼, 토론의 장이 되기도 한다. 장자제의 다른 유스호스텔에선 독일에서 온 남녀, 장시성에서 온 신문기자, 그리고 저장성에서 온 대학생 친구와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처음엔 관광지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다 나중에는 대화의 주제가 사형제도, 유럽 젊은이들의 결혼관과 가치관 등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날 대화를 하다 현재 벨기에가 거의 무정부 상태라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극심한 지역 갈등으로 투표와 통치 방식에 대해 합의를 하지 못해 1년이 넘도록 정부를 구성하지 못했고, 그래서 그 전 정부가 임시로 국정을 운영하고 있단다. 아무리 남의 나라 문제라지만 언론인으로서 이런 이야기를 처음 듣다니,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여행 정보 교환부터 국제 정세 토론까지
8월16일에 머물렀던 유스호스텔에서도 허난성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저녁을 먹자고 이야기하다 판이 커졌다. 한 명, 두 명씩 참가자가 늘더니 결국 8명이 됐다. 중국에선 여러 명이 함께 식사하면 장점이 많다. 음식을 여러 가지 시켜서 조금씩 나눠 먹을 수 있어 두세 명이 먹을 때보다 훨씬 유리하다. 8명이 어울려 서툰 중국어와 영어를 섞어 대화하다 마침 다음 날이 한 친구의 생일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우리는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식당 인근 빵집에서 케이크를 샀다. 숙소 거실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생일 파티에 초대했다. 다 함께 노래하고 촛불을 끄고… 여기까진 한국과 같지만 중국의 생일 파티에서 특이한 점은 주인공이 ‘한 말씀’ 한다는 것이다. 중국인들이 프레젠테이션에 강한 이유가 이와 같은 연설의 생활화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생일을 맞은 친구는 즉석 파티에 기뻐서 어쩔 줄 몰라했고, 우리 또한 평생 기억에 남을 생일 파티를 열어줬다는 점에서 뿌듯하고 행복했다. 함께 어울리며 서로가 서로에게 즐거움이 된다는 것, 그것이 바로 내가 좋아하는 유스호스텔의 장점이다. 이젠 유스호스텔을 예약하고 나면 기대가 된다. 거긴 어떤 사람들이 있을까, 어떤 신나는 이야기를 듣게 될까?

젊음의 사랑방 유스호스텔의 매력


한석준 아나운서는… 2003년 KBS에 입사. ‘우리말 겨루기’‘연예가 중계’‘생생 정보통’등 굵직굵직한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2007년 연예대상 MC 부문 남자신인상을 받았다. 2008 베이징올림픽 당시 현지 경기 중계를 하며 중국에 관심을 가진 후 기회를 엿보다 올 2월 중국 칭화대로 연수를 떠났다. 직장인에서 학생으로 돌아간 그는 중국에서의 유학생활 중 느낀 점을 매달 소개한다.

여성동아 2011년 9월 5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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