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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Global Report

컵케이크 이후 맨해튼을 사로잡은 음식은?

글&사진·김신정

2011. 08. 31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지며 전 세계 트렌드를 이끄는 뉴욕 맨해튼. 한동안 뉴요커들의 눈길과 입맛을 사로잡았던 컵케이크의 인기가 주춤한 사이, 새로운 음식이 뉴욕 거리를 점령했다. 현지 푸드 칼럼니스트가 전하는 맨해튼 푸드 트렌드.

FOOD TREND 1 일본식 라멘
어느 나라든지 사랑받는 국수 요리가 있다. 미국에서는 토마토소스 스파게티와 치즈를 듬뿍 얹은 ‘마카로니 앤드 치즈’가 어려서부터 항상 먹어온, 마음 한곳에 자리하고 있는 소박하고 편한 일상 음식이다. 이런 음식을 ‘컴포트 푸드(comfort food)’라 부르는데 한국의 옛맛, 집밥 등의 단어와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뉴욕에서는 최근 진한 국물의 라멘이 새로운 컴포트 푸드로 접수됐다. 일본식 라멘은 오래전부터 맨해튼에서 맛볼 수 있었지만 놀랍게도 한국계 셰프 데이비드 장이 2003년에 연 라멘 전문점 ‘모모푸쿠 누들바’가 붐을 일으켰다. 이후 일본 본토에서 진출한 이푸도, 세타가야 등이 ‘이스트 빌리지’에 오픈했고, 작년엔 뮤지컬 극장과 오피스가 밀집된 미드타운에 ‘톳토 라멘’이 문을 열면서 라멘의 인기는 맨해튼 중심으로 파고들었다. 이제는 주말 늦은 아침 라멘으로 브런치와 해장을 겸하는 뉴요커의 모습이 어색하지 않다. 뜨겁고 진한 국물이 그리운 추운 겨울에 인기가 많지만, 요즘같이 더운 여름에도 맨해튼 라멘 가게 앞에는 줄이 꽤 길게 늘어서 있다.

★ 집에서 간단한 재료로 따라 하기
미소라멘
인스턴트 라면과 집에 있는 재료를 이용해 일본식 미소라멘을 만들 수 있다. 남은 돼지불고기 재료를 활용하면 만드는 법도 간단하다.

컵케이크 이후 맨해튼을 사로잡은 음식은?


준비재료
육수 또는 물, 다시마, 마늘, 라면, 돼지불고기, 미소된장볶음, 삶은달걀, 채썬 파, 옥수수
만드는 방법
1 육수 또는 물에 다시마와 마늘 1개를 넣어 끓인다.
2 라면을 끓는 물에 데쳐 찬물에 헹군 뒤, ①에 넣어 끓인다.
3 돼지불고기를 구워 올리고, 미소된장볶음, 대파, 옥수수, 달걀을 올린다.
포인트! 미소된장볶음 만들기 다진 마늘 2개를 참기름에 볶다가 다진 쇠고기 또는 돼지고기 ¼컵을 넣고 같이 볶는다. 다진 생강 약간과 미소된장 ¼컵을 넣고 섞으며 다시 3분 정도 볶는다.

★ Ramen 베스트 레스토랑
라멘 세타가야 Ramen Setagaya
깔끔하고 절제된 라멘을 선보이는 곳이지만, 구수하고 매콤한 스파이시 미소라멘도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다. 소박하고 캐주얼한 느낌의 레스토랑이다. 34 Saint Marks Place, NY, NY 10003



컵케이크 이후 맨해튼을 사로잡은 음식은?


이푸도 Ippudo
돼지 육수의 진한 국물 맛이 일품으로 면 역시 전통 비법으로 가게 지하에서 직접 만든다. 갖가지 채소를 다지고 양념으로 맛을 낸 미소 한 스푼이 곁들여 나오는 ‘아카마루 모던’ 라멘과 살짝 튀긴 꽈리고추를 유자소금에 찍어 먹는 ‘시시토’ 를 강추. 65 4th Avenue, NY, NY 1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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톳토 라멘 Totto Ramen
닭 육수를 사용해 국물 맛이 깊고 시원하다. 일본의 동네 라멘집을 옮겨놓은 듯한 좁은 공간이 오히려 정겨운 곳이다. 구수한 맛을 원한다면 특유의 양념미소를 얹은 ‘톳토 미소라멘,’ 맵싸한 맛을 원한다면 매운 참기름을 넣은 ‘톳토 스파이시라멘’을 선택한다. 366 West 52nd Street, NY, NY 1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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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TREND 2 베트남 샌드위치 반미
미국 음식 하면 쉽게 떠오르는 햄버거와 샌드위치. 빵 사이에 고기와 채소를 넣어 간편하게 들고 다니며 먹을 수 있는 이 요깃거리는 뉴요커에게 바쁜 일상의 한 부분이다.
최근 뉴욕에서는 고기와 양상추, 토마토, 양파, 오이 피클이 들어간 햄버거와 샌드위치에서 변형된 베트남 샌드위치 반미가 인기다. 뉴요커들이 아시안 푸드의 새콤달콤매콤한 양념 맛에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차이나타운에서 맛볼 수 있었던 반미가 서서히 알려지며 새로운 푸드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반미는 빵, 고기, 채소의 조화가 이국적으로 잘 어우러진 샌드위치다. 빵은 쌀가루를 첨가해 부드럽고 겉이 바삭하다. 여기에 크림같이 부드러운 돼지고기 파테(고기를 갈아 양념해 조리한 것. 햄처럼 얇게 썰어 샌드위치에 넣어 먹는다)와 넉넉한 양의 당근·양파·오이 등의 채소 피클, 매운 소스가 어우러져 상큼함을 더하고 싱싱한 실란트로 특유의 향이 이국적인 베트남의 맛을 낸다.
맨해튼 반미를 핫 트렌드 푸드로 만든 곳은 차이나타운에 있는 ‘사이공 베이커리’다. 겉에서 보면 액세서리 가게지만 점심시간 동안 가게 바깥으로 길게 늘어선 줄을 기다린 후 들어가 보면 안쪽 한구석의 카운터에서 반미를 팔고 있다. 알음알음 입소문을 통해 유명해진 곳으로, 친구들끼리만 공유하는 비밀 맛집을 좋아하는 뉴요커의 특성에 맞아떨어지며 인기를 얻었다. 지금은 세련되고 깔끔하게 리모델링해 초기의 소박한 매력을 찾기는 힘들지만, 4~5달러의 저렴한 가격과 둘이 먹어도 넉넉한 커다란 빵에 넘치도록 당근과 무 피클 넣은 반미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 집에서 간단한 재료로 따라 하기
생선전 반미
반찬으로 먹고 남은 생선전으로 샌드위치를 만들면 색다른 음식이 된다. 새콤달콤 피클과 실란트로로 베트남 풍미를 가미하고 허니머스터드로 마무리하면 집에서도 쉽게 베트남 반미를 즐길 수 있다. 실란트로가 취향에 안 맞다면 민트잎이나 깻잎을 활용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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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재료
버터, 바게트 빵, 허니머스터드소스, 생선전, 실란트로, 채소 피클
만드는 방법
1 약한 불에서 팬에 버터를 두르고 바게트 빵을 데운다.
2 바게트 빵에 허니머스터드소스를 바르고 생선전, 실란트로, 채소 피클을 넣는다. 바게트가 따뜻할 때 먹는다.
포인트! 심플 피클 만들기 식초와 물을 1:1로 섞고 설탕 1큰술과 소금 약간으로 간을 맞춘다. 통후추, 월계수잎, 마늘 한 조각을 같이 넣어 끓이면 맛이 좀 더 풍부해진다. 끓인 식촛물을 얇게 채썬 양파, 당근, 무 등에 잠길 정도로 붓고 차게 식혀주면 피클 완성.

★ Banh Mi 베스트 레스토랑
바오겟 Baoguette
뉴욕에서 가장 잘 알려진 베트남계 셰프이자 레스토랑 사업가 마이클 현이 운영하는 곳이다. 이 집의 인기 메뉴는 부드러운 생선살 튀김과 새콤한 양파 피클이 어우러진 ‘캣피시반미’와 매운 카레 맛의 쇠고기를 넣은 ‘슬로피 바오’다. 바오겟은 테이크아웃 형태의 레스토랑으로 맨해튼에 몇 군데 있지만, 다양한 문화가 집합된 이스트 빌리지점이 가장 알려져 있다. 37 Saint Mark’s Place, NY, NY 1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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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미존 Banh Mi Zon
얼마 전 한 온라인 푸드 커뮤니티에서 투표한 ‘뉴욕의 가장 맛있는 반미 레스토랑’에서 1등을 차지했다. 크리미한 파테, 새콤달콤한 당근과 무 피클, 실란트로 향이 바삭하면서도 폭신한 바게트 안에서 조화를 이루는 오리지널 ‘존 샌드위치’와 달짝한 양념에 그릴된 돼지고기를 가미한 ‘그릴 포크 패티 샌드위치’는 뉴욕에서 꼭 맛봐야 할 음식이다. 443 East 6th St, NY, NY 1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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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TREND 3 푸드 트럭
맨해튼 시내 곳곳에서 볼 수 있는 푸드 트럭과 카트를 빼놓을 수 없다. 맨해튼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고 할 수 있는 푸드 카트에서는 주로 커피를 곁들인 간단한 아침식사, 핫도그, 땅콩, 중동 요리 등 싸고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판매했다. 하지만 2007년 미국 경기가 불황을 맞으며 푸드 트럭과 카트는 새롭게 변신했다. 맨해튼의 비싼 자릿세에 부담을 느낀 셰프들이 열정과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음식들을 푸드 트럭으로 선보인 것이다. 업그레이드된 재료와 셰프의 손맛이 어우러지며 또 다른 레스토랑 형태로 발전했다.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의 타코와 부리토를 파는 칼렉시코(Calexico), 인도 음식을 파는 데시(Desi), 중동의 별미인 콩 반죽을 경단처럼 빚어 튀긴 팔라펠을 파는 테임(Taim) 등 메뉴는 물론 트럭의 색깔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퓨전 한식 푸드 트럭인 코릴라(Korilla)와 김치 타코 트럭(Kimchi Taco Truck)도 가세해 한식 인기에 일조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
인기에 힘입어 맨해튼의 푸드 트럭을 둘러보고 맛보는 푸드 투어가 생겼고, 인기 있는 푸드 트럭들이 한자리에 모여 여러 가지 종류의 트럭 음식을 한곳에서 맛볼 수 있는 페스티벌도 열리고 있다. 푸드 트럭은 매일 이동하면서 트위터와 웹사이트에 실시간으로 현재 위치를 알려주지만, 매일 같은 자리에서 보지 못하기 때문에 발견할 때 반가움이 훨씬 크다.
지난봄 한식재단 후원으로 ‘코리안 모바일 키친’이란 주제 아래 한 달여간 뉴요커에게 한국의 맛을 소개했는데, 맨해튼 지역 10여 곳의 한식을 푸드 트럭에서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손님이 식당에 찾아오기를 기다리기보다 사람들이 많은 곳을 찾아 알리는 푸드 트럭의 장점을 이용한 것이다.

★ 집에서 간단한 재료로 따라 하기
1 코릴라 불고기 부리토
불고기, 김치, 상추, 토마토, 치즈 등을 잘게 썰어 밥과 함께 토르티야에 깐다. 고추장과 마요네즈 1큰술에 레몬주스를 몇 방울 섞으면 매콤하고 고소한 소스 완성! 재료 위에 소스를 뿌리고 토르티야를 말아주면 든든하고 맛있는 부리토가 된다.

2 리에지 와플
집에서 손쉽게 벨지안 와플 맛을 내고 싶다면? 비밀은 각설탕에 있다. 각설탕을 비닐팩에 넣고 살짝 빻아서 핫케이크 믹스에 섞고 반죽을 와플기에 넣어 굽는다. 설탕이 살짝 녹으면서 와플에 간간이 씹히는 맛이 그만이다.

3 올리브오일과 꽃소금 얹은 아이스크림
한국의 꽃소금이 아이스크림의 달콤함을 높인다. 아이스크림 위에 꽃소금만 뿌리면 된다. 몸에 좋은 올리브오일과 함께 뿌려 먹어도 GOOD!

컵케이크 이후 맨해튼을 사로잡은 음식은?


★ Food Truck 베스트 레스토랑
코릴라 Korilla
트럭 3대가 맨해튼 곳곳을 누비며 한식 퓨전을 선보인다. 컬럼비아대 출신의 CEO 에드워드 송을 중심으로 젊고 패기 있는 재미교포 친구들이 열정을 다해 일하는 모습이 보는 사람들도 즐겁게 한다. 비빔밥 ‘조선볼’, 매콤한 소스에 김치와 밥을 넣은 불고기 부리토와 타코가 뉴요커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컵케이크 이후 맨해튼을 사로잡은 음식은?


와플스 앤드 딩어스 Wafels · Dinges
샛노란 카트와 트럭이 인상적인 와플스 앤드 딩어스는 2007년에 시작해 지금은 맨해튼 대표 길거리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벨기에의 달콤한 리에지 와플에 갖가지 토핑을 일컫는 ‘딩어스’를 얹어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에게도 인기 만점! 센트럴파크 동물원 앞 남쪽 잎구에 항상 자리하고 있는 와플스 앤드 딩어스가 가장 찾기 쉽다.

컵케이크 이후 맨해튼을 사로잡은 음식은?


빅게이 아이스크림 트럭 Big Gay Ice Cream Truck
클래식 바순 연주자이기도 한 더그 퀸트가 시작한 트럭이다. 크림의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소프트 아이스크림에 기발한 토핑들과 맛을 조합시켜 나른한 오후가 행복해지는 간식을 선사한다. 와사비 완두콩을 갈아 뿌려주기도 하고 , 올리브오일을 토핑으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무엇보다 천연 바다소금을 살짝 뿌려 단맛을 높인 것이 맛의 비결.

컵케이크 이후 맨해튼을 사로잡은 음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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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정은… 뉴욕 알랭 뒤카스 레스토랑의 요리사이자 뉴욕 음식에 대한 글을 쓰는 푸드 칼럼니스트. 미국 가정에서 만들 수 있는 한식, 한식 퓨전 레시피와, 뉴욕 식문화 관련 기사를 한식을 주제로 한 영어 블로그 ‘젠김치’와 ‘연합뉴스’ 등에 기고하고 있다. 음식으로 가득 찬 그의 일상생활은 블로그 www.shinshine.com 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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