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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with Specialist | 박훈희의 섹스 코치

맛있는 섹스를 맛보라

섹스리스의 해답

사진제공·REX

2011. 07. 28

그와 함께 식사하고 싶다면? 맛있는 밥상을 내놓는 게 최선이다. 섹스 횟수를 늘리고 싶다면? 맛있는 섹스를 제공하는 수밖에. 그의 입맛에 맞는 섹스를 하다 보면 그가 물을 것이다. “자기는 어떤 체위가 가장 좋아?”

맛있는 섹스를 맛보라


음식 대화로 깨달은 섹스리스 극복법. 회식을 앞둔 어느 날 후배가 물었다. “선배, 싫어하는 음식 있으세요?” 내가 싫어하는 음식을 피하려는 후배의 배려였다. “없어. 예전에는 곱창을 못 먹었는데 지금은 비싸서 못 먹는다.” “그럼, 좋아하는 음식은요?” “김치가 들어간 모든 음식. 그리고 꼼장어. 아, 그러고 보니 꼼장어도 예전엔 못 먹던 음식인데, 지금은 가장 좋아하는 음식 1순위네.” 이때였다. 후배가 의미심장한 발언을 한 것은. “싫어하던 음식을 좋아하게 되는 경우는 있어도, 좋아하던 음식을 싫어하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아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스스로 ‘나는 곱창을 못 먹는 아이야’라고 생각했던 건, 내 일생 처음 먹은 곱창이 너무나 냄새 나고 맛없는 곱창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누군가 ‘곱창 먹으러 가자’고 제안하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런데 서울 교대역 부근 어느 곱창집에서 쫄깃쫄깃한 곱창을 맛본 뒤 내 곱창 인생이 열렸다. ‘아, 지금까지 왜 이 맛을 모르고 살았을까’ 억울하기까지 했다. 그 후로는 맛있는 곱창집을 찾아다녔고, 지금은 소곱창뿐 아니라 돼지곱창도 맛있게 먹는 곱창 마니아가 됐다.
곱창과 섹스가 무슨 상관이냐고? 섹스도 식성과 마찬가지. 스스로 ‘나는 섹스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맛있는 섹스를 경험하지 못해서 그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그는 섹스에 집착하지 않아’라고 생각한다고? 그건 더 큰일이다. 상대가 섹스에 집착하지 않는 건 당신과의 섹스가 그리 맛있지 않았기 때문이니까.
섹스 횟수가 줄어든 이유? “섹스가 뭐가 중요해? 내가 당신을 이렇게 사랑하는데”라고, 그가 당신을 안심시켰을 수도 있다. 아니면 “오늘 너무 피곤해. 내일 아침 일찍 회의도 있고”라고 핑계를 댈 수도 있다. “내가 하고 싶을 땐 당신이 마법에 걸렸고, 당신이 하고 싶을 땐 내가 체력이 떨어졌을 때야. 타이밍 맞을 때 하자”라고 타협안을 내놓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속궁합이 잘 맞는 커플은 타이밍이 안 맞을 때가 거의 없다는 것을 아는지? 남녀가 동시에 섹스를 원하는 날이 많다면 따로 타이밍을 찾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피곤하다고? 섹스를 할 때마다 만족스럽다면 피곤 때문에 섹스를 마다할까? 친구의 저녁 제안에 “오늘? 좀 피곤한데”라고 말하던 꼼장어 마니아가 ‘“끝내주게 맛있는 꼼장어구이집 알아냈어. 같이 가자”라는 제안에 귀가 솔깃해지는 것과 비슷하다. 계속되는 야근 때문에 집에 일찍 가고 싶던 꼼장어 마니아를 꾈 수 있는 건 맛있는 꼼장어이듯, 섹스를 피하는 그를 솔깃하게 만드는 건 잊을 수 없는 오르가슴밖에 더 있겠나. 속궁합이 좋은 커플은 맛있는 그 맛을 알기 때문에 아무리 피곤해도 섹스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없다. 섹스리스가 되는 건 섹스보다 더 좋은 무엇인가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것이 잠일 수도, 게임일 수도, 그리고 다른 상대일 수도 있다.

이기적인 여자들이여, 그의 입맛에 맞는 섹스를 시작하라

맛있는 섹스를 맛보라


섹스리스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물론 맛있는 섹스를 맛봐야 한다. 중요한 건, 맛있는 섹스를 하려면 한동안 그에게 맛있는 식단을 제공해야 한다는 사실. 그 전에 섹스 횟수를 늘리는 것이 기본이다. 그의 성욕을 자극해서 섹스 횟수를 늘리지 않으면 맛있는 섹스고 뭐고 맛보기 어려우니까.
그 다음, 그의 입맛대로 식단을 짜야 한다. 남자들은 말한다. “여자는 남자의 서비스를 받으려고만 해. 우리에게 전희를 제대로 하지 않고 피스톤만 즐긴다고 욕하지. ‘이기적인 섹스’를 한다고 말이야. 하지만 알고 보면 여자들이 더 이기적이야. 여자들은 왜 애무를 해주지 않느냐고 하지만, 남자에게 애무를 해주는 여자는 흔치 않거든. 여자들만 애무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고, 남자들도 애무 받는 게 좋다고!”라고. “내가 애널 섹스를 궁금해하면 여자들은 나를 변태 취급하지. 하지만 궁금해할 수는 있는 거 아냐? 69체위를 가지고도 뭐라고 하면, 정말 섹스하기 싫어지지. 매일 정상위에 후배위만 할 수 없는 거 아냐. 매일 새로운 체위를 시도하면서, 새로운 애무법을 시도해보면서 서로의 오르가슴을 찾아봐야 하는 거 아냐? 함께 섹스를 한 기간이 길수록 자극적인 걸 바라게 되는 거 아니냐고”라고. “여성상위를 하려고 하면 여자들은 1분 정도 하다가 ‘힘들어’라고 내려오잖아. 체위를 항상 남자가 주도하는 것도 쉬운 건 아니야. 여자가 체위를 주도해주면 고마울 텐데”라고. “남자도 감정이 있는 동물이라고. 여자에게 섹스하자고 꾈 때만 공들여야 하는 게 아니야. 남자들에게 섹스 제안을 할 때도 조금은 공을 들여줬으면 좋겠어”라고 말이다.
남자의 입맛에 맞춰 섹스를 해봤자 남자만 좋은 섹스가 아니냐고? 남자를 위해 맛있는 식단을 짜면, 남자도 여자를 위해 식단을 짜기 시작한다. 맛있는 음식을 맛보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먹고 싶지 않나? 섹스도 마찬가지다. 여자가 남자를 위해 질색하던 오럴 섹스를 성의 있게 해주면? 남자도 여자에게 정성스럽게 커닐링구스를 하게 된다. “나만 좋을 수는 없잖아”라는 게 남자들의 답변. “사실 여자에게 애널 섹스는 힘든 일이지. 그런데 그녀가 애널 섹스를 허락했을 때 난 그녀에게 충성을 맹세했어. ‘아프다’고 울면서도 ‘그렇게 해보고 싶으면 나한테 해봐. 딴 데 가서 하면 안 돼. 대신 애널 섹스가 좋아도 너무 자주 하지는 말자’라고 말하는데, 너무 사랑스럽더라고. 애널 섹스를 자주 하냐고? 어떻게 그러냐. 여자친구가 그렇게 아파하는데, 절대 못하지”라고 말한 남자도 있었다. 그러고 보니 “정액을 뱉지 않고 삼켜준 여자친구는 ‘아, 짜다. 다시는 못 먹을 것 같아’라고 말했죠. 내 정액을 먹어준 그녀가 너무 사랑스러웠어요”라고 말했던 남자가 떠올랐다. 정액을 먹은 그날 그녀가 그리 귀여울 수가 없었다나.
그의 욕망만 채우느라 정신이 없다고? 알고 보면 당신도 스스로의 욕망을 채우는 데만 집중했던 건 아닐까? 그의 섹스 제안을 무시했던 건 아닐까? 처음에는 그와의 섹스에 성의를 다했지만, 섹스 기간이 길어지면서 그에 대한 배려가 없어졌던 건 아닐까? 그것에 실망한 그가 당신에 대한 배려를 멈춘 것은 아닐까? 한번쯤 생각해볼 문제다.



박훈희씨는… ‘유행통신’ ‘앙앙’ ‘얼루어’ 등 패션 매거진에서 10년 넘게 일했고, 현재는 ‘CJ E·M’에서 콘텐츠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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