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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with Specialist ② | 이경섭의 속 시원한 한방

자궁근종엔 자궁 적출이 최선일까

사진제공·REX

2011. 07. 07

자궁근종은 중년 여성의 절반 정도가 겪는 흔한 질환이다. 그럼에도 자궁근종 진단을 받으면 지레 겁을 먹고 자궁을 들어내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부터 한다.

자궁근종엔 자궁 적출이 최선일까


얼마 전 30대 후반 A씨가 두통과 부정 자궁 출혈로 진료실을 찾아왔다. 어렸을 적 난소종양으로 한쪽 난소를 절제한 경험이 있는 그는 자궁까지 들어내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태산이었다.
자궁근종은 말 그대로 자궁 평활근육층에 있는 덩어리, 즉 혹을 말한다. 30~45세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며 40세 이상 여성 40~50%가 앓고 있는, 흔한 부인과 질환 중 하나다.
자궁근종 환자 중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는 10~20%에 불과한데, 그 가운데 가장 흔한 증상은 월경 과다, 부정 출혈 등 월경불순이다. 이는 혹으로 인해 자궁내막의 면적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출혈이 많아지면서 빈혈이 생길 수도 있다. 혹이 커지면서 아랫배에 압박감이나 통증을 느낄 수 있으며 소변을 자주 보거나 소변 볼 때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또 몸이 허하고 두통이 생기기도 한다.

자궁 적출하면 심혈관 질환, 골다공증 위험성도 증가
자궁근종의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는 않지만 유전적 요인에 영향을 받으며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에 의해 혹의 크기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궁근종은 양성 종양이기 때문에 악성 암으로 변질될 가능성은 적다. 따라서 자궁근종의 치료는 증상이 없는 경우 6개월마다 정기검진을 하는 관찰요법을 쓴다.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환자의 연령, 임신 여부, 향후 임신 계획, 근종의 크기와 위치를 고려해 보존적 치료나 수술 치료 등을 시행한다.
자궁적출술은 자궁근종을 치료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자궁은 임신 계획이 없다고 해서 들어내도 괜찮은 단순한 생식기관이 아니다. 한의학에서 자궁은 월경·임신에 관여하는 충맥과 임맥이 시작되는 곳이자, 모든 경락이 모이는 곳으로 여성의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태아의 양육 외에도 여성 호르몬 대사에 관여하며, 오르가슴과도 관련이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자궁적출술을 받은 여성 중 일부가 정신적 혹은 신체적으로 손상을 받았고 성감이 줄었다고 답했다. 자궁적출을 한 여성에게서 뇌졸중, 심장마비 등 심혈관질환과 골다공증 발병률이 증가했다는 보고도 있다.
A씨의 경우 진료 결과 자궁이 차고 기혈이 부족해서 자궁근종이 생긴 것으로 판단돼 기혈을 북돋는 치료와 출혈·두통 등에 대한 대증치료로 한약치료와 침구치료를 병행하자 두통이 해소되고 정상적인 월경 주기를 회복했다.
최선의 치료법을 택하는 것은 환자의 치료와 행복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자궁근종으로 인한 증상이 심각한 경우, 즉 출혈 과다로 심각한 빈혈이 지속된다거나, 근종으로 인한 압박이 심하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엔 보존적 치료를 통해 ‘여성성’을 유지하면서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판단된다.

자궁근종엔 자궁 적출이 최선일까


이경섭 원장은…
경희대 여성의학센터 교수, 강남경희한방병원장. 여자로 태어나 자라고 노화되는 일생을 한의학적으로 예방·관리·치료하는 데 전념하는 한방부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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