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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진실 공방

MC몽 첫 심경 고백

병역 기피 의혹으로 칩거

글·정혜연 기자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2010. 12. 16

지난 11월11일 병역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MC몽의 첫 재판이 열렸다.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거란 예상을 깨고 MC몽은 재판에 참석,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MC몽 첫 심경 고백


가수 MC몽(30·본명 신동현)의 병역 기피 의혹을 두고 5개월 동안 이어졌던 진실 공방이 조금씩 윤곽을 드러낼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1월11일 병역법 위반 혐의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MC몽의 첫 재판이 열린 것. 전날까지 재판 연기 의사를 밝히지 않은 MC몽은 이날 출석하지 않을 경우 구속이 확실시되는 상황이었는데 당일 그는 담담한 얼굴로 재판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전 10시, 재판이 열리기 서너 시간 전부터 많은 취재진이 서울중앙지법에 몰려와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을 정도로 사건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이날 MC몽은 취재진의 눈을 피해 일찍부터 법원에 도착해 대기실에서 재판이 열리길 기다리다가 재판 5분 전 재판장 안으로 들어왔다. 캐주얼한 정장에 회색 머플러를 칭칭 감아 입을 가린 MC몽은 두 명의 변호인과 함께였다.
담당 판사가 들어와 재판이 시작되고 곧바로 그에 대한 인적사항 확인이 시작됐다. 피고인 신동현의 직업에 대해 묻자 MC몽은 “가수입니다”라고 답했고 이어 주민등록번호와 현재 주소를 묻는 데 대해서도 또박또박 대답을 이어갔다. 이날 재판에는 브로커 고모씨와 MC몽의 소속사 사장이었던 이모씨도 피고인 자격으로 참석했다.
재판이 시작된 후 검찰은 20여 분 동안 MC몽의 병역연기 기록과 몇 차례에 걸친 발치 기록을 샅샅이 공개했는데, 병역연기 기록은 언론을 통해 이미 알려진 바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발치 기록에 따르면 MC몽은 1998년 첫 징병검사로 1급 판정을 받을 당시 치아 4개가 발치된 상태였고, 이후 2000년 1개, 2003년 2개, 이후 1개 손상(시기 불분명), 2004년 2개, 2006년 1개를 차례로 뽑아 현재 치아 11개가 없는 상태라고 한다.

“어머니·형도 치아 10개 이상 없어, 고의성 없지만 재판 결과 묵묵히 따를 것”

검찰이 주목한 부분은 병역면제를 위해 2006년 멀쩡한 35번 치아를 고의로 뽑은 것이 아니냐는 것. MC몽은 99년부터 7년 동안 산업디자인학원에서 직업 훈련을 받는다는 이유, 웹디자인 자격시험에 응시한다는 이유, 7급 공무원 국가고시를 치른다는 이유 등으로 일곱 차례 입영을 연기했다. 그 와중에 2005년 1월 포털사이트 네이버 ‘지식in’을 통해 치아 10개가 없는 상태에서 신체급수 5급 판정을 받았는데 병역면제가 가능한지 여부를 물었고 한 군의관으로부터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얻게 된다. 검찰은 이 사실을 안 MC몽이 2006년 한 치과를 찾아 의도적으로 35번 치아를 뽑고 치아 저작기능 평가점수 미달로 5급 판정을 받은 뒤 병역면제를 받은 것에 의혹을 품고 공소를 제기한 상태다.
검찰은 ‘병역을 기피하기 위해 신체를 손상한 자, 혹은 속임수를 쓴 자’에 대해 처벌할 수 있는데 MC몽이 이에 해당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검찰은 중요한 증거자료인 치과의사의 증언을 확보하지 못했고, MC몽과 35번 치아를 뽑은 치과의사 사이에 공범관계가 의심되므로 구체적인 증거자료를 보강해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표했다.

MC몽 첫 심경 고백

지난 11월11일, MC몽의 첫 재판이 열리던 날 취재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검사의 공소사실에 대한 설명이 끝나자 판사는 MC몽에게 진술 기회를 부여했다. MC몽은 자리에서 일어나 “군 입대가 연기된 부분에 대해 당사자인 제가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한심하다”며 담담하게 입장을 밝혔다.
“어린 나이에 데뷔해 집을 떠나 숙소 생활을 했는데 입영 영장이 집으로 가면 어머니는 이를 소속사로 보내셨습니다. 저는 소속사 대표를 믿고 있었기에 입대 연기가 합법적으로 이뤄지는 줄 알고 있었습니다. 만약 몇 차례 시험 응시가 불법이었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전 초·중·고교 시절 한 번도 치과 치료를 받은 적이 없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치아가 11개, 형은 치아가 10개가 빠진 상태입니다. 저 또한 현재 11개 이빨이 없고 2개 이빨도 깨진 상태입니다. 병역면제를 위해 총점에 맞춰 이빨을 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것이 죄가 된다면 재판 결과에 따라 벌을 달게 받을 것입니다.”
이어 소속사 사장인 이씨의 진술도 이어졌는데 그 역시 “동현이는 나를 믿은 죄밖에 없다. 시험 응시 등은 모두 내가 한 일이다. 그것이 불법이라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다”며 MC몽의 입영 연기에 대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씨가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한 산업디자인학원의 직원이었던 브로커 고씨도 “소속사 사장인 이씨에게 합법이라 말하고 허위응시를 해준 사실을 인정하며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 앞으로 법을 어기는 행위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솔직하게 죄를 인정했다. 판사는 병역법 위반 혐의와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동시에 받고 있던 MC몽에 대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는 소속사 사장과 브로커 고씨에게 있다고 판단하고 변론을 분리해 재판을 이어가도록 했다.
한 시간 남짓 걸린 재판이 끝나고 MC몽은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1층으로 내려와 첫 재판을 마친 심경과 입장을 전했다.
“우선 이런 모습을 보여드려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제 입장 발표가 늦어진 것은 경찰조사와 검찰조사를 충실하게 받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대중의 사랑을 받고 노래하는 대중가수이고, 대중이 있어야만 무대에 설 수 있는 MC몽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에 이르도록 한 것은 저의 죄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저는 대중이 원하는 길을 갈 것이고 재판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 결과에 따를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 적어도 제가 가지고 있는 진실이 조금은 있기에 그 부분만큼은 믿어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누구보다 아프게 벌을 받을 것이고 여러분의 답을 언제까지나 기다릴 것입니다. 재판이 끝나는 그날까지 조금만 더 기다려주십시오. 감사합니다.”
검찰은 MC몽의 발치에 관여해 공범임이 의심되는 치과의사와 그의 차아를 검진했던 치과의사 등 총 다섯 명을 증인으로 신청했고, 재판을 11월29일 다시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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