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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일상의 행복

박경림, 엄마 되고 첫 대면 인터뷰

“출산 후 달라진 세상, 가족이 안겨주는 행복”

글·김유림 기자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10.12.16 15:38:00

우리나라에서 인기 MC를 꼽으라면 박경림도 빠지지 않는다. 타고난 유머감각과 자신을 낮추는 겸손함, 어려운 환경을 딛고 일어선 강한 의지는 그가 방송인으로 성장하는 데 훌륭한 밑거름이 됐다.
지난해 출산한 박경림은 “육아를 경험하며 또 다른 인생을 배우고 있다”고 말한다.
결혼 3년차, 주부 박경림이 말하는 일과 가족.
박경림, 엄마 되고 첫 대면 인터뷰

결혼 후 일과 가정의 비중을 50대50으로 정한 박경림은 주말만큼은 일절 스케줄을 잡지 않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생후 24개월 된 아들 민준이는 엄마아빠를 두루 닮았다.



데뷔 초 가수 김장훈 이문세를 ‘아저씨’라 부르며 재기발랄한 여동생 이미지로 친근하게 다가왔던 박경림(31)이 결혼과 출산을 경험하며 ‘성숙한 여인’으로 변해가고 있다. 지난해 1월 첫아들 민준이를 낳고 한동안 TV를 떠나있던 그는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세바퀴’ 고정멤버로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방송활동을 시작했다. 아이 낳고 두 달만에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 DJ로 복귀했고 지난 여름 뮤지컬에도 출연했지만 TV 활동은 뜸했다. 요즘 박경림은 새삼 “예뻐졌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고 한다. 인터뷰를 위해 그와 마주앉은 순간 가장 먼저 나온 얘기도 마찬가지였다. 실제로 박경림은 짧게 자른 커트머리부터 여성스런 옷차림까지 예전보다 더 예뻐 보였다.
“저는 매일 거울을 보니까 잘 모르겠는데, 많은 분들이 그렇게 얘기해줘서 감사하죠(웃음). 임신 중 불었던 몸무게 20kg이 거의 다 빠지긴 했어요. 사실 피부는 예전부터 좋았고요(웃음). 아무래도 저를 ‘엄마 박경림’으로 봐주셔서 그런 게 아닐까요. 얼굴에서 여유가 느껴지는 게 곧 예뻐졌다는 말 아닐까 싶어요. 실제로 요즘은 특별히 고민도 없고 마음이 편해요. 아이 때문에 웃는 날도 많고요.”
세련된 커트머리는 드라마 ‘더 뮤지컬’ 촬영을 위해 택한 변신으로, 실제 뮤지컬 지망생들이 즐겨하는 헤어스타일을 유심히 관찰했다고 한다. 내년 방영 예정인 ‘더 뮤지컬’은 뮤지컬 배우들의 꿈과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구혜선, 최다니엘이 주연을 맡았다. 극중 박경림은 구혜선의 절친이자 뮤지컬 배우 지망생으로 등장한다. 실제로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뮤지컬 ‘헤어스프레이’ 주연을 맡았던 박경림은 이번 드라마도 당시 그의 연기를 눈여겨봤던 감독과 작가에 의해 캐스팅됐다. 그가 전문 뮤지컬 배우에 비해 역량은 부족하지만 남다른 에너지가 느껴진다는 게 연출진 의견이었다.
“방송을 하는 데 있어 연기가 큰 도움이 돼요. 특히 MC는 어떤 상황에서도 막힘없이 진행하려면 ‘연기력’이 필요하거든요. 비록 주인공 역할은 맡지 못하지만 연기를 꾸준히 하고 싶어요”.
박경림은 조만간 본업인 MC로도 복귀한다. KBS ‘스타골든벨’ 폐지 후 신설된 프로그램 ‘백점만점’에서 박명수, 토니안과 함께 진행을 맡는 것. MBC ‘찾아라 맛있는 TV’이후 2년 만에 MC로 복귀하는 그는 그동안 달라진 진행방식, 편집스타일 등으로 인해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고 한다.
“방송국은 워낙 빠르게 변하는 곳이라 공백기가 상당히 부담스러워요. 제가 했을 때만해도 옛날이니까요. 요즘은 게스트가 나와도 처음부터 끝까지 얘기를 들어주는 게 아니라, MC들이 중간에 갑자기 치고 들어가고, 독한 말도 내뱉고 해야 해서 쉽진 않을 것 같아요. 그나마 저보다 더 적응 못하는 토니안이 있어서 다행이에요(웃음).”

아침에 일어나 안방 문 노크하며 잠 깨우는 아들에 울컥
본격적으로 TV 활동을 시작하면서 더 바빠진 그는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든 걸 무척 아쉬워했다.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때가 많은데, 그때마다 “마음 약해지면 안 된다”고 충고해주는 선배들의 얘기를 떠올린다고 한다. 현재 아이는 함께 살고 있는 시부모가 맡아 키워주고 있다. 낮에 TV 녹화 후 밤에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 DJ까지 하고 나면 보통 귀가 시간은 새벽 1~2시. 라디오 녹화까지 있는 날이면 새벽 3시가 다돼야 집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민준이는 저녁 9시에 자기 시작해서 새벽 6시면 일어나요. 더 자고 싶어도 아이가 놀아달라고 해서 깰 수밖에 없어요. 그래도 정말 피곤할 때는 안방 문을 살짝 잠그고 자는데, 며칠 전에는 아이가 방문을 두드리면서 ‘민준이 엄마, 민준이 엄마, 문 좀 열어줘요. 민준이 왔어요’하는 거예요. 순간 울컥했죠. 아이한테 너무 미안하더라고요.”

박경림, 엄마 되고 첫 대면 인터뷰


결혼 전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고 바쁘게 산 박경림은 아이를 낳으면 1년 정도는 육아에 몰두할 생각이었다고 한다. 새로운 걸 습득하는 것만큼 좋은 공부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이는 곧 방송인으로서 자신을 더욱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될 거라 믿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는 출산후 10개월 만에 뮤지컬 ‘헤어스프레이’ 무대에 섰다. 이 무대에 서기 위해 무려 7년을 기다려온 그로서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헤어스프레이’는 지난 2003년 그가 미국 뉴욕에서 공부하던 시절 브로드웨이에서 공연을 처음 보고 반해 당시 브로드웨이 아시아 매니저까지 만나 라이선스를 따려 했던 작품이다. 귀국 후 국내 신시뮤지컬에서 이미 구두계약을 했다는 걸 알고 낙심한 그는 거기서 포기하지 않고 신시뮤지컬 대표를 찾아가 라이선스를 자신에게 넘기라고 몇 차례 사정했다.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 그의 요구를 들어줄 리 만무했다. 대신 작품이 무대에 오르기까지 남은 2년 동안 작품에 대한 열정을 보이면 어떤 방식으로든 기회를 주겠다는 답을 얻었다고 한다.
“그날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대표님께 전화를 드리고, 회사도 자주 찾아가고 했어요. 그러다 2007년 드디어 작품을 오픈했는데, 안타깝게도 첫 번째 오디션에서 떨어졌어요. 당시 박칼린 선생님이 심사를 보셨는데, 다음에 하면 또 도전할 수 있겠냐고 물었지만, 당시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너무 많았고, 또 결혼 준비로 바빠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어요. 대신 프로듀싱을 맡을 수 있는 영광을 얻어서 그해 홍보며 협찬 관련 많은 일을 했어요. 그러다 지난해 작품이 두 번째 올라간다고 해서 한 달 동안 죽어라 연습해 오디션을 다시 봤고, 합격했어요. 그렇게 ‘헤어스프레이’ 무대에 오르기까지 무려 7년이란 시간이 걸렸어요.”
그토록 ‘헤어스프레이’에 목 맨 이유가 궁금했는데, 박경림은 “‘헤어스프레이’는 내 얘기, 크리스틴은 바로 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볼품없는 10대 소녀 크리스틴이 모든 장벽을 뛰어넘어 꿈을 이룬다는 스토리가 자신과 매우 닮았다고.



부드럽고 섬세한 남편, ‘박경림의 남편’으로 살아줘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

박경림, 엄마 되고 첫 대면 인터뷰


아이 엄마가 돼서도 일에 대한 열정만큼은 변함없는 박경림. 하지만 그는 일과 가정의 비중을 50대50으로 두고 있다. 이는 둘 다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자신과의 약속이라고 한다. 또 주말만큼은 일절 스케줄을 잡지 않고 가족과 함께 보낸다.
남편의 외조도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보다 한 살 연하인 남편 박정훈씨는 현재 국내 대기업에 근무 중으로, 두 사람은 지난 2006년 박경림이 진행하던 TV 프로그램에 박씨가 출연하면서 처음 만나 1년 열애 끝에 결혼했다.
“저보다 남편이 훨씬 아이를 잘 봐요. 다정하고 부드러운 성격이거든요. 남편은 주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대화를 많이 나누는 반면 저는 아이랑 술래잡기하고 뛰어다니면서 격하게 놀아요. 남편은 결혼해서 지금까지 한 번도 소리를 지른 적이 없어요. 늘 저만 지르죠(웃음). 남편에게 가장 부러운 게 그런 섬세한 성격이에요. 사실 신혼 초에는 서로 성격이 달라서 부부싸움을 많이 했어요. 남편의 잔소리를 듣기 싫어하면서 다툼이 되더라고요. 제가 옷을 아무데나 벗어두면 남편은 ‘여보야, 옷을 벗을 때 정리를 잘 해야 두 번 손이 안가잖아’하고, 구부정한 자세로 앉아있으면 ‘여보야, 허리를 쭉 펴고 앉아야 디스크가 안와’하면서 잔소리를 하는 거예요. 그러면 저는 ‘내 몸이야, 내 몸은 내가 컨트롤 해’ 하면서 튕겨나갔어요. 그런데 3년 동안 그 소리를 듣다보니까, 이제는 남편이 정말 나를 위해서 그러는 거구나 하고 생각해요. 애정이 없으면 그렇게 끊임없이 얘기를 할 수 없을 것 같아요(웃음).”

박경림, 엄마 되고 첫 대면 인터뷰


박경림은 남편에게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을 자주 한다. 바쁜 아내, 특히 얼굴이 알려진 아내와 함께 사는 남편의 비애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신혼 초에는 남편이 사람 만나는 걸 자신만큼 좋아하지는 않는다는 걸 모르고 매번 지인들과의 모임에 남편을 앞세워 나가려 했다고 한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남편은 몸이 아파도 친구를 만나러 나가는 그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얼마 전 (이)영자 언니가 진행하는 케이블 방송 ‘택시’에 출연했는데, 녹화 날 남편이 잠깐 얼굴 보기 위해 아이 데리고 제가 다니는 미용실 쪽으로 왔다가 촬영팀과 딱 마주쳤어요. 영자 언니가 억지로 남편을 택시에 태워 동네 한 바퀴를 돌면서 인터뷰를 했는데, 그때 남편이 솔직히 처음에는 박경림과 사는 게 힘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자신도 지금껏 열심히 살아온 게 있는데, 박정훈이라는 이름보다 ‘박경림의 남편’으로 불릴 때 속상했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앞으로 자신이 더 분발해서 제가 ‘박정훈의 아내’라는 소리를 듣게 하겠다고 다짐하더라고요.”
요즘 두 사람은 아이교육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눈다. 아직 아이가 어리다보니 구체적인 방법까진 알 수 없지만 아이와 대화를 많이 나누는 부모가 되겠다는 다짐은 늘 하곤 한다.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주고, 아이가 틀렸다면 왜 틀렸는지를 설명해주는, 다정한 친구 같은 엄마가 되고 싶다고. 박경림은 “부모자식 간이든 부부사이든 대화만큼 중요한 게 없다”고 말했다.

아이와 대화 많이 나누는 엄마 되고파
“솔직히 문득 제가 아이엄마라는 사실이 어색할 때가 있어요. 한 아이의 인생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 잘 키우는 것인지 헷갈릴 때도 많죠. 그동안 아이 키우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아이와 기싸움을 할 때예요. 아기가 떼쓰고 울어도 일부러 안 안아준 적이 있거든요. 그것 때문에 남편과 다투기도 많이 했고요. 그러고 나면 제가 좋은 엄마가 못되는 것 같아 심한 자책감에 시달리기도 했어요. 물론 앞으로 더 힘든 날이 많을 거라 생각해요.”
최근 박경림은 절친 이수영의 결혼을 지켜보며 마치 친동생 시집보내듯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결혼 선배로서 조언도 아끼지 않았는데 아내, 며느리로서의 역할을 걱정하는 이수영에게 “네가 먼저 잘하면 된다”는 얘기를 해줬다고 한다. 박경림은 “남편이 변했다고 생각하면 그건 다 네 잘못이다. 둘이 싸워도 네 남편 편을 들테니 각오하라고 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그는 “인간관계는 상대적인 것 같다. 내가 잘하면 상대도 잘 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사실 박경림은 인간관계에 있어 전문가로 통한다. 인적 네트워크가 뛰어나 ‘마당발’로 불리는 그는 방송일 외에도 전국을 돌며 1년에 40~50회 강의를 한다. 특히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일이라면 “잠을 덜 자고서라도” 강단에 서려한다.
“저 자신이 평범하고, 부족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도전하고, 노력하면 못해낼 게 없다는 걸 많은 학생들에게 알리고 싶어요. 제 얘기를 듣고 ‘아,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구나’ 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행복한 것 같아요.”
향후 토크쇼 진행이 목표인 박경림은 현재 자신의 처한 상황 모두가 ‘경험’을 쌓기 위한 과정인 것 같다고 말한다. 스물두 살 어린 나이에 메인 MC를 맡기도 했지만 당시 자신에게는 ‘경험’이라는 핵심요소가 빠져 있었다는 것. 언제나 도전을 즐기고 새로운 경험 앞에 겸손할 줄 아는 박경림. 그에게 일상은 ‘경험 쌓기’의 연장선이다.

여성동아 2010년 12월 5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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