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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패리스 힐튼? ‘4억 명품녀’ 김모씨 진실 게임

글 김명희 기자 사진 지호영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10.10.19 16:41:00

지난 9월 초 한 케이블 방송에 출연해 “부모가 준 용돈으로 명품을 산다. 지금 몸에 걸치고 있는 것만 4억원”이라고 말해 물의를 빚었던 김모씨.
그는 국세청이 불법 증여 및 탈세 혐의로 세무조사에 나서자 제작진이 내용을 부풀렸으며 자신은 대본대로 말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씨 자신이 미혼이라고 밝힌 가운데 전남편까지 등장해 그의 낭비벽을 증언하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번진 ‘4억 명품녀’ 사건의 전말.
한국의 패리스 힐튼? ‘4억 명품녀’ 김모씨 진실 게임

케이블 방송에 출연, 자신의 호화스러운 라이프스타일을 공개해 논란을 빚은 김모씨. 그가 거주하는 논현동 빌라는 매매가가 15억원선의 고가 주택이다.



케이블 방송에 출연, 몸에 걸친 것만 4억원이라고 말해 이른바 ‘4억 명품녀’라는 별명이 붙은 김모씨(24)를 둘러싼 논란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김씨는 지난 9월7일 방영된 M.net ‘텐트 인 더 시티’를 통해 자신의 호화로운 생활을 공개했다. 2억원 상당이라고 밝힌 헬로키티 목걸이를 포함해 4억원 상당의 옷과 액세서리를 착용하고 나온 그는 자신의 방을 셀프카메라로 찍어 공개하기도 했는데 최고급 명품으로 분류되는 타조 가죽 핸드백을 비롯해 한국에 2점뿐이라는 가방, 할리우드 스타들도 갖기 힘들다는 한정판 제품까지, 그의 방은 고가의 명품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특정한 직업 없이 부모가 주는 용돈으로 생활하고 명품을 구입한다는 김씨는 자신을 힐튼가의 상속녀 패리스 힐튼과 비교하는 패널을 향해 “그녀가 나보다 나은 것이 뭐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방송이 나간 후 국세청 홈페이지에는 김씨가 명품을 구입한 돈이 부모가 준 것인 만큼 불법 증여인지 확인해서 탈세 사실이 드러나면 법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는 민원이 빗발쳤다. 급기야는 국세청에서 불법 증여와 탈세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이에 김씨는 “제작진이 준비한 사전 대본과 촬영 당시 작가들이 화이트보드에 써준 대로 말했을 뿐”이라며 억울함을 토로했고, 제작진은 “조작방송은 가당치도 않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진실공방이 시작됐다.

“제작진이 써준 대본대로 말했을 뿐…”
김씨는 9월1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촬영 시작 전 대기실에 도착해 제작진이 건네준 대본을 외웠다. 대본에는 ‘계속 도도한 이미지로 간다’는 등 반응과 표정까지 구체적으로 적혀 있었다. 촬영 도중에도 작가들이 화이트보드에 수시로 지시 내용을 썼다”고 말했다. 또 “촬영 때 입은 명품도 나는 1억원어치가 채 안 된다고 했지만 대본에는 3억원이라고 쓰여 있었고, 촬영 당시에는 작가가 화이트보드에 4억원이라고 써서 시키는 대로 했다. 목걸이도 실제 가격은 4천만원대인데 제작진이 2억원으로 부풀렸다”고 밝혔다. 또 자신은 사전 인터뷰에서 일본에서 모델로 활동하고 중고 명품도 팔아 돈을 번다고 말했지만 제작진이 대본에 그냥 ‘무직’이라고 썼다고 주장했다.
반면 제작진은 “방송 진행 순서를 알려주는 기초적인 수준의 대본은 있었지만, 김씨에게 이런 식으로 발언해달라고 요청하는 대본은 전혀 없었다. ‘지금 입고 있는 옷이 4억원 상당’이라는 말도 김씨가 먼저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씨는 방송사와 제작진을 상대로 과장 및 조작 방송으로 정신적 고통을 당했다며 1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M.net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송심의위) 심의 결과가 나온 후 공식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방송심의위 측은 제작진으로부터 편집 전 촬영 원본과 사전 인터뷰 내용 등의 자료를 넘겨받아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며 9월 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김씨의 실제 경제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김씨는 현재 서울 논현동 빌라에서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80평형대 고급빌라로 고소영이 지난 5월 장동건과 결혼하기 전까지 거주했던 건물이기도 하다. 매매가는 15억 상당이지만 김씨 가족 소유의 집은 아니었다. 김씨 부모의 직업에 관해서는 특별히 알려진 바가 없으며, 조사 차 이 집에 직접 들렀던 한 정부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비싸 보이는 가방이 꽤 많았다”고 전했다.

“미혼이다” vs “이혼했다”

한국의 패리스 힐튼? ‘4억 명품녀’ 김모씨 진실 게임




김씨를 둘러싼 논란은 방송의 진위 여부에서 시작됐으나 이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엉뚱한 곳으로 불똥이 튀었다. 김씨는 방송에서 자신이 미혼이라고 밝힌 반면, 한 언론이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김씨는 미혼이 아니라 남편이 있고, 부모와 남편 모두 고액 부동산 등을 소유한 재력가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에 사는 것은 맞지만 그것도 40평대 이하 작은 연립주택”이라고 보도한 것. 이에 대해 김씨는 자신은 결혼한 적이 없는데 그 보도로 인해 시집도 못 가게 생겼다며 펄쩍 뛰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녀의 전남편이라고 주장하는 문모씨가 등장해 언론에 혼인관계 증명서를 공개했다. 문씨가 제시한 서류를 보면 두 사람은 지난해 7월 결혼했다가 11월 이혼한 것으로 돼 있다. 문씨는 여기에 덧붙여 “김씨의 논현동 집에는 명품 가방이 40개 정도 있는데 하나에 2천만∼4천만원으로 가방 가격만 8억원이 넘을 것이다. 김씨는 부모와 재력가인 친척으로부터 용돈을 받아 생활했으며 원하는 것이 있으면 어떻게든 가져야 하는 성격이다. 용돈 지원이 끊기자 빚을 졌다. 방송 내용은 대부분 사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씨는 다시 “문씨가 재정적인 어려움에 빠져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배우자가 필요하다며 혼인신고를 해달라고 부탁해 혼인신고를 했을 뿐”이라며 결혼 사실을 부인했다. 자신의 주소지가 연립주택으로 돼 있는 이유도 문씨의 빚보증을 섰다가 채권자들의 빚 독촉에 주소지를 옮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명예훼손 혐의로 문씨와 문씨의 인터뷰를 최초 보도한 통신사를 고소했다.

헬로키티 목걸이는 얼마짜리?
김씨는 방송에서 착용했던 목걸이를 제작한 디자이너와도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주얼리 디자이너 배모씨는 지난 9월17일 기자회견을 열어 “김씨가 착용한 헬로키티 목걸이는 2억원이 아닌 4천만원대”라고 밝혔다. 그는 또 김씨에게 목걸이를 판매한 뒤 대금을 다 받지 못해 소송 중인 사실도 공개했다. “김씨는 ‘남자친구에게 빌려준 돈이 있으니 그에게서 받으라’고 했고, 남자친구는 ‘갚겠다’고 말하면서도 돈을 줄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배씨의 주장.
배씨는 지난 9월10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3천만~4천만원짜리 목걸이가 어떻게 2억원이 되나, 목걸이 대금 미결제에 대한 고소장은 받으셨죠’라는 글을 올렸고 이에 김씨는 한 인터뷰에서 “말도 안 된다. 목걸이 대금은 모두 지급했으나 배씨가 추가로 1천여만원을 더 받아내려고 했다. 자신의 뜻대로 내가 돈을 주지 않자 조직폭력배를 동원, 남자친구를 협박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배씨는 김씨를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 폭행 사주, 협박 등 4가지 죄목으로 형사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진 가운데 인터넷에는 김씨의 주소와 휴대전화 번호 등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김씨 지인에 따르면 그녀의 부모는 딸의 일로 충격을 받아 거의 탈진 상태라고 한다. 이와 관련, 김씨는 한 인터뷰에서 “단 한 번의 방송으로 내 인생을 망쳤다. 이제 밖에 나가서 맘 편히 밥을 먹을 수조차 없다. 방송에 출연한 것이 너무나도 후회된다”고 말했다.

여성동아 2010년 10월 5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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