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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굿바이 지붕킥

“빵꾸똥꾸들아 수고했다! ” ‘지붕 뚫고 하이킥’ 종방연 현장 스케치

글 문다영 사진 지호영 기자, MBC 제공

입력 2010.04.16 11:03:00

새로운 스타와 유행어를 양산해낸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이 지난 3월19일 종영했다. ‘지붕킥’을 사랑했던 시청자보다 더 서운해하는 건 바로 출연진. 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마지막 방송을 함께 보기로 한 출연진과 스태프가 한자리에 모였다. 추억을 되짚는 웃음소리와 아쉬움을 대신하는 한숨이 교차했다.
“빵꾸똥꾸들아 수고했다! ” ‘지붕 뚫고 하이킥’ 종방연 현장 스케치


지난 3월19일 서울 역삼동 ‘지붕 뚫고 하이킥’(이하 지붕킥) 종방연장에는 ‘빵꾸똥꾸들아 수고했다!’라고 쓰인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흔한 미사여구조차 없는 문장이지만 대부분의 출연진이 들어서다 걸음을 멈추고 감회에 젖은 눈으로 현수막을 바라봤다.
종방연에 참석한 연기자들의 표정에는 후련함과 아쉬움이 동시에 묻어났다. 이순재 김자옥 정보석 오현경 황정음 윤시윤 진지희 서신애 유인나 이광수 등은 종방연 당일 오후 2시까지 촬영을 했음에도 ‘지붕킥’ 출연 이후 가장 여유로운 모습으로 참석했다. 김병욱 PD 는 마지막회 방영 한 시간 전까지 편집을 하다 헐레벌떡 달려왔고, 최다니엘과 신세경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다소 늦은 시간 합류했다. 긴 여정이었던 만큼 한 사람 한 사람의 감회도 남달랐다.

Q1. 6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김병욱 PD “시트콤을 부활시켰다는데 글쎄요. 원래 60분 드라마를 준비하다가 자꾸 25분짜리 스토리에 대한 아이디어가 많이 나와서 시트콤을 했습니다. 우리 팀은 25분 에피소드를 만드는 데 적합한 머리근육을 가지고 있나봅니다. 60회까지는 전혀 다른 시트콤을 만들고 싶었는데 그 이후에는 시간이 부족해서 부끄러운 에피소드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단언코 전 제작진과 출연진이 단 한 시간도 허비하지 않았습니다.”
이순재 “드라마가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 시트콤의 전작인 ‘거침없이 하이킥’에도 출연한 제 입장에서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많은 분을 좀 더 웃겨서 활기차게 해드려야겠다는 마음에서 참여했습니다. 기대보다 더 많이 사랑해주셔서 큰 보람이 있습니다.”
김자옥 “어제 마지막 촬영을 했는데 눈물이 났어요. 시청자분들이 많이 사랑해주셔서 힘이 났지만 다들 밤을 새워가며 촬영하느라 고생이 많았어요.”
정보석 “많은 분이 즐겁고 행복하게 봐주셔서 종방연도 행복합니다. 아직 끝났다는 실감이 나지 않아 멍한 기분이고, 계속 촬영이 진행될 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오현경 “전 ‘지붕킥’을 통해서 저 자신을 재발견했고, 재도약하는 계기가 됐어요. 제 나이와 비슷한 역할로도 밝고 유쾌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책임감과 자신감을 얻었어요. 뜻 깊은 작품이었고 감사합니다.”
황정음 “아침까지 촬영했는데 끝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요. 6개월 동안 ‘지붕킥’을 안고 살아서 참 섭섭해요. 많이 배웠고, 제가 연기를 하며 재미를 느꼈다는 것, 김병욱 PD님과 작품을 할 수 있었다는 것 모두 ‘지붕킥’이 제게 준 것들이에요. 주 5일 방영이다 보니 시간이 부족해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지 못한 게 아쉬워요. 하지만 결말은 너무너무 마음에 들어요. 슬프기도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부분이라서 좋습니다.”
윤시윤 “종방연 장소에 와보니 기분이 참 이상해요. ‘빵꾸똥꾸들아 수고했다!’는 현수막을 보니 한방에 실감이 나네요. ‘지붕킥’은 제게 가족을 줬고, 영원히 잊지 못할 준혁을 줬습니다. 현장에서 늘 보호받고 예쁨받는 막내라서 행복했고, 그래서 이제 막내아들이 집을 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도 아무 정보도 나오지 않는 저를 기대의 눈빛으로 봐주셔서 감사해요.”
진지희 “‘지붕킥’ 가족과 재밌게 연기해서 좋고 시원섭섭해요.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니, 50회만 연장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서신애 “촬영이 끝나고 아빠 엄마 친구들과 같이할 시간이 많아져 좋은데 섭섭하기도 해요. 하지만 ‘지붕킥’ 가족들과 문자하고 영상통화하면 되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문자 많이많이 보낼 거예요.”
종방연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 마치 시트콤 속 역할이 체화된 것처럼 자연스럽고 돈독했다. 그런 만큼 연기자들의 기억 속에는 잊지 못할 에피소드들이 차곡차곡 쌓여있다.

“빵꾸똥꾸들아 수고했다! ” ‘지붕 뚫고 하이킥’ 종방연 현장 스케치


Q2. 연기자가 뽑는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이순재 “초기에 김자옥씨와 교실에서 데이트를 하다 들켜서 담을 타고 줄행랑을 치던 장면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잠실에서 노래를 부르다 쓰러지는 장면도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정보석 “제가 장인어른께 늘 혼나는 사람이잖아요. 항상 그렇듯 혼나고 있는데 아들 준혁이가 저를 거들어주는 편이 있어요. ‘아, 내가 아버지구나’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가장 관심 있고 표현하고 싶었던 부정(父情)이 잘 드러난 것 같아요. 그리고 앞으로 재방송도 자료화면으로도 나오지 않았으면 싶은 랩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습니다(웃음).”
오현경 “김자옥 선생님과 각자 엄마를 추억하며 콩국수를 먹는 장면이 있었는데 선생님이 바로 눈물을 흘리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이 짧은 대사에 눈물이 안 나옵니다’했더니 ‘자기는 어머니 살아계시지? 나는 어머니 생각하면 바로 눈물이 나와서’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그 장면을 촬영했어요. 서로 앙숙관계를 풀고 따뜻한 관계로 거듭나는 그 장면이 기억에 남네요.”
윤시윤 “온 가족이 모여서 닭을 잡는 장면이 있어요. 그 장면을 촬영할 때 진짜 가족처럼 찍어서 못 잊을 것 같습니다.”
황정음 “첫 촬영이 강원도 해변에서 술 마시고 떡실신되는 장면이었거든요. 정말 고생했고, 모래를 많이 먹어서 인상 깊었어요.”
김자옥 “결말이 슬프게 끝나서 안타까웠어요. 마지막 회 촬영에서 해리와 신애 등 아이들이 너무 많이 울어서 저까지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함께 울고 웃던 연기자들. 그 중심엔 시트콤의 대가라 불리는 김병욱 PD가 있었다. 전작에 이은 인연을 지속하고 있는 이순재, 이미지 쇄신에 성공한 정보석·오현경, 시트콤을 통해 스타로 발돋움한 최다니엘·황정음·윤시윤 등에게 김병욱 PD는 참 고마운 존재다. 하지만 완벽주의자로 정평 난 그에게 서운함도 느꼈을 터. 연기자들은 종방연 자리를 빌려 그동안 김병욱 PD에게 하지 못했던 한마디를 남겼다.



Q3. 김병욱 PD에게 미처 하지 못한 한마디
이순재 “전작과는 차이가 많았어요. 시트콤과 멜로를 가미해서 진행했지요. 어떤 면에선 비극이 많았지만 감동이었고 인상적이었습니다. 새로운 시도가 성공했다고 봐요. 웃길 수 있는 요인들 속에서 감동을 찾는 절묘한 맛을 잘 살려줬습니다. 하지만 그저 보기엔 재밌는 드라마라 할지라도 과정은 지옥이었어요. 비중이 큰 젊은 연기자들은 5일 밤을 꼬박 새우기도 했습니다. 정말 우리 젊은 친구들이 생사를 걸고 한 작품입니다.”

“빵꾸똥꾸들아 수고했다! ” ‘지붕 뚫고 하이킥’ 종방연 현장 스케치


정보석 “작품을 하는 중에는 멋쩍어 못했던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네요. 그리고, 밤을 너무 많이 새웠습니다. 컨디션이 좋은 상태였다면 더 잘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밤을 새우는 게 능사인가. 차라리 녹화일을 하루 더 늘릴 수는 없었나’하는 아쉬움이 자꾸 듭니다. 그 강행군 속에서 유일하게 지치지 않고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했던 김PD님이 존경스러웠어요.”
오현경 “저 역시 새벽 2~3시까지는 견뎌도 그 이후는 몸이 연기욕심을 못 따라가겠더라고요(웃음). 연기자로서의 영역을 넓히고 친숙한 이미지를 얻게 해주셔서 감사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제 에피소드 비중이 작았던 것 같아서 아쉬워요.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혹 만족하지 못하셨다면 세월이 흘러서라도 꼭 완벽한 모습 보여드릴게요.”
황정음 “비호감이던 저를 호감형 연예인으로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밤을 많이 새워서 5년 정도 늙은 것 같지만(웃음) 그래도 사랑합니다.”
윤시윤 “예전에 감독님께 ‘준혁을 연기하려면 어떤 캐릭터를 보고 공부해야 할까요?’라고 여쭤본 적이 있죠. 그랬더니 ‘그렇게 하지 마라. 나는 네 모습을 보고 준혁을 그려나가고 있다’고 하셨잖아요. 부족한 저를 보고 제가 가진 부분을 살리고 잘 만들어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이광수 “서운한 점이 있어요. 감독님께서 ‘머리랑 수염 잘라보면 괜찮을 것 같다’고 해서 잘랐더니 ‘다시 기르는 게 낫겠다. 미역 같다. 미안하다’고 하셨잖아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힘들었어요. 그리고 마지막 촬영이 끝나고 저를 안아주시면서 ‘고생했다. 그동안 너무 잘해줬다’고 하셨는데 울컥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유인나 “10년이 넘도록 연습생이던 저를 발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생, 효도할게요.”
진지희 “드라마만 하던 제가 처음 시트콤을 찍었는데 ‘빵꾸똥꾸’란 유행어 만들어주셔서 감사해요. 감독님 덕분에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서신애 “처음엔 ‘빵꾸똥꾸’ ‘꾸질이’라고 불리는 게 너무 서운했어요. 감독님께 서운한 마음 있었는데 용기를 북돋워줘서 나중엔 ‘연기니까 괜찮아’라고 생각할 수 있었어요.”
이에 대해 김병욱 PD는 “작품을 시작하고 나서 숲 전체를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슬럼프가 계속됐다”며 “뛰어다니고 소동 일으키는 캐릭터들을 살리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며 촬영하느라 세트, 야외촬영 모두 쉽지 않았는데 다들 너무 고생하셨고 감사하다는 말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시즌3는 “두고 봐야 알 것 같다”며 가능성을 남겼다. 극중 세경과 지훈의 죽음이라는 비극적 결말로 극을 마무리한 ‘지붕킥’. 충격적 반전에 갑론을박이 오가기도 하지만 시청자를 울리고 웃긴 ‘지붕킥’은 웰메이드 작품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 같다.

여성동아 2010년 4월 55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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