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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데뷔, 하정우 무한 변신

글 박혜림 사진 N·O·A 제공

2010. 04. 07

화가 데뷔, 하정우 무한 변신

아버지 김용건도 오프닝에 참석해 아들의 화가 데뷔를 축하했다.



빚 때문에 살인청부업자가 된 옌볜 남자 구남, 요즘 하정우(32)가 푹 빠져 있는 역할이다. 지난해 말 촬영에 들어간 영화 ‘황해’는 ‘추격자’의 나홍진 감독과 김윤석·하정우가 다시 뭉쳐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살인 의뢰를 받고 중국에서 서울로 건너온 구남이 되레 악랄한 살인청부업자 면가(김윤석)에게 쫓기는 이야기를 그리는데, 그는 구남을 연기하기 위해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고 수염도 덥수룩하게 길렀다.
그런 그가 개인전을 열어 화제다. 촬영 틈틈이 그린 작품 40여 점을 가지고 관람객과 만나는 것. 지난 3월6일 시작된 이 전시는 약 한 달 간 경기도 양평 닥터박 갤러리에서 계속된다.
“처음 하는 전시회라 낯설고 부끄러운데, 많은 분이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화가 하정우는 겸손한 오프닝 인사와 함께 손님들을 맞았다. 아버지 김용건을 비롯해 배우 임하룡·지진희·정경호, 디자이너 박항치 등 그를 축하하기 위해 모인 지인들로 갤러리는 북적거렸다. 김용건은 “아침까지만 해도 내가 발표회를 하는 것처럼 마음이 무거웠는데 와서 그림들을 보니 안심이 되고 진심으로 기쁘다”고 말했다.

오디션 보러 다니던 시절 불안감 떨치기 위해 그림 시작

하정우가 자신의 그림 실력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한 잡지에 그림 10점을 공개한 데 이어 한국환경자원공사가 주최한 정크아트 공모전에 ‘자연의 손길’이라는 작품을 기증해 마포 자원순환 테마전시관에 전시되기도 했다. 하정우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접해왔다. 아버지가 서양화가 오치균을 비롯한 여러 작가의 그림을 수집했기 때문. 중앙대 연극학과를 졸업하고 오디션을 보러 다니던 시절, 그는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감을 떨쳐내려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스물일곱 살 무렵이었다.

화가 데뷔, 하정우 무한 변신

영화 촬영 틈틈이 그린 ‘Foot’과 ‘Day&Night’(왼쪽부터).





소름끼치는 눈빛의 살인마(추격자),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해외 입양아 스키점프 선수(국가대표), 화려한 밤을 즐기는 호스트(비스티 보이즈)까지. 하정우는 매번 맡은 역할에 완벽하게 빠져든다. 한국 영화계 대표 배우로 자리잡은 그가 화가로서는 어떤 평가를 받을까. 미술평론가 김종근은 “철저하게 감정에 충실한 작업들을 보여준다. 화가로서도 예술을 향한 열정과 끼를 그림 안에 표현한 것이 느껴져 앞으로 크게 성장할 거란 기대가 절로 든다”고 평했다. 그의 그림은 ‘검은 피카소’로 불리는 뉴욕 신표현주의 화가 장 미셸 바스키아의 그것과 닮았다. 바스키아의 거침없고 자유분방한 낙서 그림들은 방황하던 하정우에게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용기와 자신감을 주었다고.
“앞으로도 젊음과 열정을 낭비하지 않고 어떤 분야에서든 열심히 하겠다”고 포부를 밝히는 하정우. 그는 지금 치열하게 열정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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