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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이 남자의 변신

마흔 넘어 아빠 된 이현우 아내 위해 앞치마 두르다

“내 앞에 운명처럼 나타난 아내, 그리고 아들…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선물이죠”

글 정혜연 기자 사진 지호영 기자, H·W Enterprise 제공 || ■ 의상협찬 이지오, 엘칸토

입력 2010.02.17 11:47:00

지난해 13세 연하 큐레이터와 웨딩마치를 울린 후 7개월 만에 아빠가 된 이현우.자신을 똑 닮은 아이를 본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는 그가 최근 임신기간에 아내에게 직접 음식을 만들어준 요리법과 소소한 일상을 모아 책으로 펴내 눈길을 끌고 있다.
마흔 넘어 아빠 된 이현우 아내 위해 앞치마 두르다


연예계 대표적인 노총각이던 이현우(44). 친하게 지내는 김현철, 윤상, 윤종신이 차례로 결혼해도 홀로 남아 꿋꿋이 싱글 라이프를 즐기던 그가 지난해 2월 결혼 소식을 알렸을 때 많은 이가 놀라면서도 축하를 아까지 않았다.
결혼 당시 임신 사실을 숨기지 않았던 그는 같은 해 9월 아빠가 됐고 아내가 임신한 동안 100% 헌신했다. 활동을 중단한 채 아내를 위해 직접 요리하고 산부인과에도 항상 동행한 것. 지난 1월 중순, 집 근처에서 만난 그는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특별한 경험이었다”며 출산 당시의 일을 회상했다.
“아이 낳을 때 곁에 있었는데 제 평생 그렇게 감동적인 순간은 처음이었어요. 눈물이 그냥 주르르 흘러내리더라고요. 친구들이 ‘아이가 딱 나오면 남편들은 대체로 눈물을 흘린다’는 이야기를 하기에 ‘난 눈물이 나오지 않으면 어쩌지’ 싶었는데 그런 걱정은 전혀 할 필요가 없었어요(웃음).”
그는 아내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건네고 탯줄을 직접 잘랐다고 한다. 가슴 뭉클한 순간이었지만 탯줄을 끊으면 아이가 죽을 것 같아 살짝 겁도 났다고. 의사가 아이 손을 자신의 손가락 위에 살포시 걸쳐줬을 때는 아이를 잘 키워야겠다는 책임감이 더욱 강해졌다. 늦은 나이에 손자를 본 그의 부모는 누구보다 기뻐했다고 한다.
“아들의 결혼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계셨는데 어느 날 갑자기 결혼을 한다고 하니 어떤 사람인지 들어보지도 않고 좋다고 하셨죠. 아이까지 낳게 됐다고 말하니까 더 좋아하셨어요(웃음). 부모님께서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까 느지막이 효도한 것 같아서 정말 행복해요.”
아이의 이름은 동하.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렸을 정도로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이 부부는 아이에게 ‘하느님과 동행하라’는 뜻의 이름을 지어줬다. 이에 덧붙여 그는 “드라마 주인공 같은 트렌디한 이름보다는 구한말 시인 같은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다”며 아이 이름을 짓게 된 또 다른 배경을 설명했다.

13세 연하 아내, 알면 알수록 편안해져 결혼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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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는 아내와의 만남에 대해 “인연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20·30대 때 그는 결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일찍 결혼한 친구들에게 좋지 않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이혼하는 경우도 지켜봤기 때문. 그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결혼 생각이 없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면 하는 게 더 낫다”며 결혼을 권하는 쪽이 됐다.
“한 사람과 평생 살아갈 자신이 없었어요. 혼자 사는 게 편했고, 일도 많이 했기 때문에 그쪽으로는 생각을 닫아버렸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아내를 만났죠. 큐레이터인 아내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기획 전시를 여는데 미술을 전공한 제 작품을 걸면 홍보효과가 클 거라 생각하고 의뢰를 해왔어요. 회의를 하려고 만났는데 사실 서로 첫 느낌은 좋지 않았어요(웃음).”
처음 만나던 날 여러 가지 일로 피곤했던 그는 대충 설명을 듣고 특유의 무심한 말투로 그러마 했다고 한다. 때문에 아내는 그를 굉장히 거만하고 건방진, 자기중심적인 사람으로 생각했다고. 이현우도 아내에 대해 그리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작품 문제로 여러 번 만나면서 두 사람의 생각은 180도로 바뀌었다. 이현우는 사교적이고 예의 바르며 배려심 깊은 아내에게 점점 빠져들었고, 아내도 딱딱한 태도와는 달리 정이 많은 그에게 호감을 갖게 됐다. 시간이 흐를수록 편안한 느낌을 가졌지만 그는 그 이상의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러자 당시 서른을 넘긴 아내가 먼저 결혼 이야기를 꺼냈다.



마흔 넘어 아빠 된 이현우 아내 위해 앞치마 두르다


“연인 사이는 아니고 그냥 가까운 친구 정도로 모호한 관계였어요. 하지만 어느 쪽이 다른 사람을 만난다면 기분 상할 정도의 관계였죠. 어느 날 저녁을 먹는데 아내가 ‘더 이상은 안 되겠어요. 전 이제 선을 볼 생각이에요’라고 말하더라고요. 순간 마음이 다급해져서 ‘그럼 나랑 결혼하면 되잖아’라고 말했죠. 그게 프러포즈가 됐어요(웃음).”
딱히 낭만적이지는 않았지만 서로의 마음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던 프러포즈였다. 결혼 전 인사를 하러 양가를 찾았을 때, 반응은 확연히 달랐다. 이현우의 부모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좋아했지만 아내의 집에서는 연예인인데다 나이 차가 많이 나는 그를 반기지 않았다.
그때부터 그는 장인 장모에게 신뢰를 주려고 노력했다. 다행히 그 즈음 열 살 이상 차이 나는 연예인 부부가 여럿 탄생해 설득하기 어렵지 않았다. 결국 장인 장모도 두 사람의 결혼을 승낙했고 행복하게 잘 살라며 적극적으로 응원해줬다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결혼에 골인했지만 열세 살이라는 나이 차 때문에 갈등을 빚지는 않았을까. 그는 이에 대해 “세대 차이 같은 건 전혀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제 나이가 많아서 아내가 굉장히 어리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기는 한데 아내도 그리 적은 나이는 아니었어요. 아내는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했고, 또 사람 대하는 일을 하다 보니 성숙한 편이었죠. 제 성격에 많이 맞춰주고 연예계 생활도 잘 이해해줘요. 집에 있을 때는 오히려 제가 어리광을 부릴 때가 많아요. 겉만 늙었지… 아들 하나 더 키운다고 봐야죠(웃음).”
오랜 기간 혼자 살아 둘이 사는 게 불편하지는 않을까. 그는 누군가와 함께 사는 것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고 한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몇 시간 데이트하는 것과 24시간 붙어 지내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 아니나 다를까 처음에는 어색해서 화장실 가는 것도 신경 쓰였다고 한다.
“부부임에도 불구하고 포즈를 잡게 되더라고요. 아내가 잠깐 방에 들어간 사이에 ‘어떻게 앉아 있는 게 좋지?’ 같은 고민을 하면서 이렇게 저렇게 앉아보고… 지금 생각하면 정말 어이없죠(웃음). 몇 달 지나니 모든 게 익숙해졌고, 지금은 전부 추억이 됐어요. 이제는 아내와 아이가 있는 우리 집이 세상에서 제일 편하죠. 집에 들어가면 밖에서 받는 스트레스까지 모두 치유되는 느낌이에요.”

가수 ·연기자 ·사업가 ·라디오 DJ··· 제 각각 매력 있는 일
이현우는 올해 가수로 데뷔한 지 햇수로 20년째다. 지난 2007년에는 10집 음반을 냈을 정도로 꾸준히 가수활동을 해오고 있다. 오래도록 사랑받는 비결에 대해 묻자 그는 조금 특이한 답변을 내놓았다.
“대중과 덜 헤어졌기 때문이라고 할까요. 사실 대중 앞에 서는 일을 하면서도 그걸 굉장히 어색해하고 데뷔 초에는 두려워하기까지 했어요. 그래서 섭외가 많이 들어와도 조금씩만 얼굴을 내비쳤죠. 많이 보여주면 모든 게 질렸을 텐데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분이 계속 생각해주신 게 아닐까 싶어요.”
2003년에는 드라마 ‘옥탑방고양이’에 출연해 연기자로서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르기도 했다. 이후 ‘결혼하고 싶은 여자’ ‘달자의 봄’ 등 여러 작품에 출연했다. 그는 드라마 출연 계기에 대해 “젊은 친구들과 연기하는 게 재미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흔 넘어 아빠 된 이현우 아내 위해 앞치마 두르다


“무대에서 노래할 때가 가장 행복하지만 제가 지금 ‘소녀시대’와 음악 프로그램에 같이 나갈 수는 없잖아요. 그런 면에서 드라마는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하나의 창구가 됐죠. 김래원 정다빈 같은 젊은 친구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제가 맡은 역할이 주로 여주인공을 감싸주는 실장님이었는데 평소와 비슷하게 나가는 거라 그리 힘들지도 않았죠(웃음).”
여러 작품에 잇달아 출연했던 그는 어느 순간부터 드라마에 나오지 않았다. 서너 편에서 모두 실장과 같은 역할을 하다 보니 지겨워졌던 것. 그는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지 않는 한 비슷한 역할로 드라마에 출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업에도 일가견이 있다. 한때 의류사업을 했고, 방송 사업에 나서기도 했다. 꾸준히 사업을 벌인 이유는 “음악을 순수하게 즐기면서 계속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가수들은 어느 정도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경우 오르기 싫은 무대라 할지라도 서야 할 때가 많은데 그렇게까지는 하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사실 사업이 체질에 딱 맞지는 않아요. 사회생활이라고 해봐야 방송일로 만나는 사람이 전부인 제가 어떻게 사업을 잘할 수 있었겠어요. 믿었던 사람에게 당하기도 하고, 실패도 많이 경험했죠. 기사를 통해 나간 표면적인 수입만큼 잃은 것도 많아요. 돌이켜보면 레슨비를 꽤 지불한 것 같아요(웃음).”
그가 가장 오래 하고 있는 일은 라디오 DJ. 오전 9시부터 KBS 라디오 ‘이현우의 음악앨범’을 올해로 3년째 진행하고 있다. 처음 시작한 계기는 늦게 일어나 해가 지고 난 뒤 하루를 시작하는 올빼미 생활을 청산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아침형 인간이 되고 나서는 하루가 너무 길어졌고, 밤늦게 만나 술을 마시던 친구들과의 약속도 맞출 수 없어 당황스러웠다고. 여유시간이 생기자 등산을 시작했는데 이제는 가장 즐기는 레저 활동이 됐다. 그는 “요즘 같은 한겨울에는 사람이 없어서 더 좋다”며 틈나는 대로 아이젠을 챙겨들고 산으로 향한다고 한다.

“날 위해 했던 요리, 이제는 아내와 아이를 위해 해요 ”

마흔 넘어 아빠 된 이현우 아내 위해 앞치마 두르다


평소에도 요리하는 걸 즐기는 이현우는 8년 전, 싱글을 위한 간단한 요리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결혼을 하자마자 아내의 출산 과정을 함께한 그는 10개월 만에 임신부를 위한 요리 전문가가 됐다. 임신부에게 좋은 음식을 아내가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도록 요리했고, 출산 후 기회가 닿아 요리책 ‘행복한 아빠 이현우의 행복 레시피’를 냈다.
“아내가 입덧이 심해서 보신탕·족발 같은 이름만 들어도 구역질을 할 정도였어요. 너무 걱정돼서 제가 직접 입덧을 가라앉히는 음식을 찾아 요리해줬죠. 같이 산부인과를 다니면서 임신부를 위한 음식과 피해야 할 음식을 물어 식단을 짠 뒤 이것저것 해줬어요. 혼자만 알기 아까워서 이번에 책으로까지 내게 됐고요.”
책에는 요리법과 함께 임신 사실을 처음 안 순간부터 출산의 순간까지 그가 소소하게 느낀 감정들이 고스란히 기록돼 있다. 아내와 아이를 위한 마음이 진솔하게 담겨 있어 보는 이를 훈훈하게 만든다. 그는 아이가 태어난 뒤 최근까지 라디오를 제외하고 대외적인 방송활동을 모두 접었다.
“유아기 때가 중요하다고 하잖아요. 스킨십을 많이 하면서 아빠의 냄새를 전해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집에 있어보니 세상의 모든 엄마가 대단하게 느껴져요. 아이 돌보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이제 우리 동하도 백일이 지났으니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에요. 봄부터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참여할 것 같고, 드라마·영화도 얘기 중인데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잡을 생각입니다. 이제 두 사람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니까요(웃음).”

여성동아 2010년 2월 5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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