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귀여움 대신 시크함 담은 봄날의 버블 스커트

안미은 프리랜서 기자

2026. 04. 30

귀엽고 발랄한 인상의 버블 스커트가 한층 다른 방향으로 변모했다. 소녀적인 이미지를 걷어내고 성숙한 분위기로 돌아온 올 시즌 버블 스커트의 면면들.

ROMANTIC VOLUME

발레리나의 튀튀를 연상시키는 버블 헴라인 스커트가 다시 부상했다. 허리선부터 밑단까지 부풀린 풍성한 실루엣이 맥시멀리즘의 기류를 타고 서서히 고개를 들더니 이번 시즌에 이르러 보다 분명한 형태로 자리 잡았다. 흥미로운 점은 접근 방식에 있다. 과거처럼 장식과 디테일로 부피를 강조하기보다 불필요한 요소를 덜어내고 실루엣 그 자체에 집중한다. 군더더기 없이 다듬은 곡선 라인은 귀여움을 덜어내는 대신 차분하고 정제된 인상을 남긴다. 트렌드의 중심에는 크리스찬디올이 있다. 컬렉션의 대미를 장식한 순백의 버블 헴라인 드레스는 별다른 장식 없이 오로지 실루엣만으로 충분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루이비통 역시 윤기가 도는 블라우스에 구조적인 볼륨을 살린 와이어 스커트를 매치해 한층 절제된 여성미를 부각했다. 디테일은 최소화하되 컬러로 변주를 준 사례도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 프라다는 고급스러운 베이지 톤의 실크 블라우스에 톡 튀는 라임 컬러 버블 스커트를 더해 생기를 불어넣었고, 시몬로샤는 고전적인 실루엣의 실크 튜브톱 드레스에 형광 옐로 컬러를 얹어 로맨틱 무드에 미묘한 긴장감을 남겼다. 지암바티스타발리 역시 옐로 톱과 퍼플 스커트의 과감한 색채 대비로 단번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미니 길이의 버블 헴라인 드레스도 빠질 수 없다. 에르뎀과 캐롤리나헤레라는 둥글게 다듬은 헴라인 드레스만으로 룩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며 장식보다 형태에 집중한 이번 시즌 버블 스커트의 향방을 명확히 드러냈다.

HARD CHIC

로맨틱한 분위기에 머물던 버블 스커트가 이번 시즌에는 한결 세련되고 터프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방식은 짙고 어두운 계열의 컬러를 사용하는 것. 아무리 과장된 실루엣일지라도 묵직한 컬러를 입히는 순간 한층 정제된 인상을 만들 수 있다. 허리 아래를 드라마틱하게 부풀린 블랙 드레스로 트렌드를 이끈 셀린이 이를 명확히 보여줬다. 액세서리까지 모두 블랙으로 통일해 더욱 힘 있고 에지 넘치는 분위기다. 프란체스코무라노 역시 마찬가지. 자연스러운 볼륨감을 강조한 올 블랙 룩으로 절제된 분위기를 연출하며 버블 스커트는 귀엽다는 오랜 공식을 뒤집었다. 또 알라이아는 화이트 터틀넥 톱에 골반을 잔뜩 부풀린 다크 그린 풀 스커트를 매치해 조형적인 실루엣을 강조했다. 장식을 모두 배제하고 오로지 형태로만 승부를 건 사례다. 전형적인 버블 스커트에 남성적인 요소를 적절히 섞은 믹스 매치 스타일링도 눈에 띈다. 지방시는 레이스 미니드레스 위에 투박한 블랙 가죽 라이더 재킷을 걸쳐 소재의 대비를 효과적으로 누렸다. 발렌시아가는 훨씬 직설적이다. 가죽 크롭트 톱에 버블 스커트를 매치하고 롱 가죽 장갑을 껴 한결 터프한 인상을 남겼다. 트렌치코트와의 조합도 유효하다. 끌로에는 뉴트럴 톤 벌룬 스커트에 롱 트렌치코트를 입어 세련된 분위기를 완성했고, 사카이는 아예 트렌치코트를 변형한 볼륨 미니스커트로 개성 강한 접근을 이어갔다. 이번 시즌 버블 스커트는 오로지 소재와 실루엣의 힘으로 완성된다는 걸 잊지 말자. 과한 장식이나 화려한 디테일은 과감히 덜어낼 차례다. 

#버블스커트#볼륨스커트#여성동아

기획 강현숙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제공 알라이아 지방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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