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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그녀의 재발견 ①

오뚝이처럼 꿋꿋하게…싱글맘 오현경의 다부진 욕심

글 김명희 기자 사진 조영철 이기욱 기자

입력 2009.12.22 09:57:00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은 오현경에게 딱 맞는 말이다. 여러 차례 겪은 굴곡은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고 상처가 아문 자리에는 새로운 행복이 돋아났다. 시트콤에 이어 케이블 드라마 ‘미세스타운’에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커리어에 욕심을 내는 그가 아름다워 보인다.
오뚝이처럼 꿋꿋하게…싱글맘 오현경의 다부진 욕심


요즘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안방극장을 누비는 오현경(39). 검정색 정장에 화려한 모피를 두른 모습도 제법 잘 어울렸다. MBC ‘지붕 뚫고 하이킥’(이하 하이킥)을 통해 생애 첫 코믹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오현경은 10월 중순부터 방송되는 tvN 드라마 ‘미세스타운―남편이 죽었다’(이하 미세스타운)에 서홍주 역으로 출연 중이다.
한국판 ‘위기의 주부들’로 불리는 ‘미세스타운’은 남편들이 동시에 죽거나 실종되면서 보험금과 유산으로 돈벼락을 맞은 아내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미스터리 멜로드라마. 오현경은 이 드라마에서 화려하고 도도한 모습을 보여준다. 털털하다 못해 과격하기까지 한 ‘하이킥’의 현경과는 정반대 캐릭터다.
“‘하이킥’은 아이 엄마인 제 모습 그대로인 것 같아요. 실제로도 털털한 성격이에요. 하지만 오현경이라는 사람 안에 여러 모습이 있고, 서홍주도 분명 제 안에 있는 모습이에요. 옷만 해도 그래요. 평소에는 ‘하이킥’에서처럼 편하게 입지만 누군가 신경 써서 코디를 해준다면 홍주처럼 화려하게 입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두 가지 모습을 상황에 따라 적절히 꺼내 쓰려고 해요.”
서홍주는 여배우 출신으로 현재는 성공한 사업가지만 남편과의 관계는 소원하다. 89년 미스코리아진으로 연예계에 데뷔한 오현경은 톱스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다가 시련을 겪은 적이 있으며, 이혼 후 일곱 살 난 딸을 키우는 싱글맘이다. 또 한때 골프의류 사업가로 활동했다. 서홍주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 오현경은 “서홍주가 여배우이기 때문에 중간 중간 내 모습과 겹칠 것 같아 걱정됐다. 하지만 은퇴 후 사업으로 성공한다는 점이 맘에 들었다. 성공한다는 것은 좋은 것 아니냐”며 웃었다.
“저 역시 사업에 욕심이 많았지만 사업이든 연기든 한 우물을 파지 않으면 안 되는 선택의 순간이 오더라고요. 연기자는 연기자로서의 운명이 있고, 저는 돌고 돌아 어렵게 그 길을 다시 찾은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부터 연기를 했지만 중간에 일도 있었고, 연기를 그렇게 잘하지는 못했어요. 그런데 다시 시작한 후 애정이 더 생겼고, 지금처럼 정성을 계속 쏟으면 어느 순간 연기가 탁 터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 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미세스타운’ 연출을 맡은 이민철 PD는 서홍주 역에 처음부터 오현경을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하이킥’의 빡빡한 스케줄을 빤히 아는 터라 캐스팅을 망설였다고 한다. 이에 오현경이 ‘할 수 있다’며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고 한다.
“감독님을 부여잡고 ‘할 수 있어요. 하면 되죠’라고 매달렸어요. 저와 비슷한 또래 여성들의 사는 이야기, 고민을 다룬다는 점에서 욕심이 났거든요. 다들 살면서 남편을 원망하기도 하고, 웬수 같다는 생각도 하고 그러잖아요. 그런 고민을 헤쳐나가며 스스로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성의 모습을 그리고 싶습니다.”

딸, 그리고 어려운 시기 힘 돼준 이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열심히 사는 것

오뚝이처럼 꿋꿋하게…싱글맘 오현경의 다부진 욕심


물 만난 고기처럼 연기에 몰입하는 것이 즐겁지만 딸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안타까움은 보통 워킹맘들과 다를 바 없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딸은 때로는 친구 같고, 때로는 보호자 같기도 한 어른스러운 구석이 있다.
“‘조강지처 클럽’을 촬영할 때도 1년 넘게 못 챙겨줬는데 또 그런 상황이 됐어요. 하지만 마냥 미안해하기보단 아이를 이해시키려고 노력해요. 아이를 촬영장에 데리고 가서 엄마가 어떻게 일하는지, 왜 새벽에 나가고 밤 늦게 들어올 수밖에 없는지 보여주죠. 그래서인지 아직 어리지만, 엄마가 일하는 걸 못마땅해하거나 불평하지는 않아요. 내년엔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때문에 이래저래 준비할 일이 많은데 전 아이한테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되면 제작진에게 사정을 말씀드리고 양해를 구해요. 진심을 담아 말씀드리면 모두들 이해해주시더라고요.”
오현경은 ‘하이킥’에서는 욕심 많은 딸 해리에게 이단옆차기를 날리는 반면 ‘미세스타운’에선 딸에게 지나칠 정도로 집착하는 인물을 연기한다. 딸은 종종 그런 오현경의 연기를 보며 냉정한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고.
“저희 딸은 ‘거침없이 하이킥’이 ‘지붕 뚫고 하이킥’보다 더 재미있대요. 제가 매일 해리를 발로 차는 게 싫다고(웃음). 하루는 자기도 해리처럼 행동하고 싶다기에 ‘그래서 해리가 어떻게 됐지? 많이 맞았잖아’라고 받아쳤어요(웃음).”
오현경은 기분이 울적하거나 힘든 일이 있으면 성경의 시편, 잠언을 읽는다고 한다. 보이지 않는 누군가에게 자신을 내려놓는게 마음이 편하더라는 것. 그리고 지금의 자리에 다시 서기까지 도움을 준 많은 이들을 위해서 늘 최선을 다해 살려 노력한다고 한다.
“제가 어려운 일에 처했을 때 많은 분들이 음으로 양으로 도와주셨어요. 그래서 잘 살아야 한다는 책임감이 커요. 고맙다고 말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가장 좋은 건 제가 잘 사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밖에 없겠더라고요.”

여성동아 2009년 12월 5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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