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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고 동물원에 가다

자전거 마니아 차우진의 베스트 코스 추천!

기획 한여진 기자 글 차우진 사진 이기욱 기자

입력 2009.11.11 14:13:00

자전거 타고 동물원에 가다

1 하트 코스 중 경치가 가장 아름다운 탄천에서 양재천을 지나 과천으로 가는 길. 청량한 바람을 맞으며 씽씽~ 달리다 보면 스트레스가 싹~ 풀린다. 2 자전거 전용 도로를 알려주는 표지판.



프랑스 소설가 폴 푸르넬(Paul Frounel)의 ‘내 인생의 자전거(Besoin de Velo)’란 수필집에는 “자전거를 타는 것은 나만의 풍경을 가지는 것”이란 말이 나온다.
1947년생인 작가가 칠순이 넘었을 때 쓴 책으로 자전거에 대한 평생의 기록이 담겨 있는데, ‘나만의 풍경’이란 표현이 근사해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사실 대부분의 기억은 경험에 의해 재구성된다.
내가 본 것, 들은 것, 읽은 것, 먹은 것, 만진 것이 겹치고 더해지며 한강은 내게 언제나 다른 풍경이 된다. 내가 살고 있는 목동에서 자전거를 타고 안양천 진입로까지는 넉넉하게 15분 정도 걸린다.
일반적으로 안양천에서 여의도를 지나 탄천과 양재천, 과천중앙공원과 인덕원을 지나 다시 학의천과 안양천으로 이어지는 완만한 코스를 하트 코스(Heart Course)라고 부른다.
지도에서 하트처럼 보이기 때문인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코스이며 자전거 초보자에게도 적합하다. 목동에서 탄천까지 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한강둔치를 따라 여의도를 지나고 반포대교를 스쳐 잠실운동장까지 직진하면 된다.
목동에서 탄천까지는 보통 1시간 정도를 잡는다. 그런데 하트 코스의 백미는 탄천으로 진입한 뒤에 양재천을 가로질러 과천으로 향하는 길이다. 내가 이 코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 특유의 공기 때문이다.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인데도 청량하다. 시냇물 냄새가 특히 인상적이다. 산속에서처럼 맑고 깨끗하다. 별 수 없이 기분이 좋아진다.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소 묵직하게 느껴지던 발목도, 허벅지도, 마음도 새삼 가벼워진다.이 길은 최대한 천천히 달려야 한다. 다소 좁은 길임에도 오가는 사람들이 적어 넉넉하게 여겨진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기억하도록 애쓰면서, 흘러가는 생각들을 흘러가도록 그대로 내버려두면서 앞으로 나간다.
양재천을 따라 달리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마공원 표지판이 등장한다. 거기서 곧장 서울대공원으로 직진해도 좋고, 천변을 따라 더 내려가 과천중앙공원으로 들어가도 된다. 어디로 가든 서울대공원에 닿는다. 서울대공원 표지판은 찾기 쉽다. 일단 대공원에 도착하면 국립현대미술관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권한다. 자전거 없이 다닐 때와는 다른 재미다.
단, 동물원에는 자전거가 출입할 수 없으니 굳이 동물원에 들어간다면 매표소 옆에 묶어둘 수밖에 없다. 그게 아니라면 서울랜드에서 코끼리 열차와 나란히 달리거나 서울랜드와 저수지로 이어지는 길에서 잠깐 쉴 수도 있다. 식사는 매점을 이용하면 된다. 시원한 생맥주도 판다. 어디선가 자전거를 타고 온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드는 걸 보면서 여유를 누려도 좋다.
자전거 타고 동물원에 가다


1 슬로~슬로~. 자전거가 좋은 이유는 천천히 달리면서 드높은 하늘과 단풍 등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3 4 코스모스와 갈대가 가을 바람에 맞춰 살랑살랑 인사하는 요즘은 자전거 타기에 적기다.
5 자전거에서 내려 잠시 쉬면서 자연을 느끼는 건 자전거 여행의 필수 코스. 라이더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요즘 새로 나온 자전거에 대한 정보나 자전거 여행하기 좋은 코스 등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6 자전거 전용 도로 임을 알려주는 도로 위 표시. 7 탄천에서 과천으로 이어지는 코스는 자전거 전용 도로가 마련돼 있어 자전거 초보자들도 마음껏 탈 수 있다. 8 자전거로 3시간 정도 달려 도착한 동물원. 동물원 안에는 자전거를 갖고 들어가지 못하므로 자물쇠를 챙겨갈 것. 동물원을 천천히 걸으면서 공작새·원숭이 등을 구경하는 것도 좋다.
9 목동에서 여의도, 탄천, 양재천을 지나 과천서울대공원으로 이어지는 ‘하트코스’ 를 소개한 음악웹진 ‘weiv’ 에디터 최우진씨(35). 여덟 살 때 자전거를 처음 탄 뒤 자전거 매력에 푹 빠져 자전거 마니아가 됐다. 그는 자전거를 타면 건강을 챙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연도 만끽하며 자신만의 추억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자전거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그는 오늘도 그만의 풍경을 찾아 자전거를 타고 달린다.
어쨌든 자전거로 대공원을 한 바퀴 도는 걸 잊지 않기를. 눈에 보이는 풍경과 코끝에 닿는 공기를 기억하기를. 그때가 바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다. 어떤 여행이라도 떠나는 길보다 돌아오는 길이 더 쉽다. 목적지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집을 떠난 아이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분명히, 떠날 때와는 뭔가 달라져 있다. 여행은 그런 것이다.
원하던 걸 얻지 못했어도 우리는 뭔가 변하게 된다. 아무리 짧은 여행이라도 그렇다. 심장이 더 튼튼해져서 다른 여행을 떠난다.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발목을 붙잡고 늘어지던 것들과 ‘바이바이’하게 된다. 자전거는 그런 것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알려준다.
P.S 어디에 살고 있든 당장 그곳에서 과천으로 가려고 마음 먹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자동차가 있고 자전거를 접을 수 있다면 과감하게 자동차에 자전거를 싣고 올림픽대로를 달려 탄천주차장으로 향해라. 주차장은 잠실운동장 옆에 있다. 카트 트랙이 있고 자동차 극장이 있는 곳이다. 주차요금은 7시간에 2천원이다. 거기서부터 과천까지 자전거로 걸리는 시간은 대략 2시간 남짓이다.

여성동아 2009년 11월 5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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