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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Interview|아줌마가 간다 ②

세월 거스르는 비결을 말하다 황신혜

글 김유림 기자 | 사진 이기욱 기자

입력 2009.10.23 14:43:00

한창 시절 ‘컴퓨터 미인’으로 불리며 우리나라 최고 미녀 탤런트로 군림한 그는 40대 중반에도 여전한 미모를 유지하고 있었다. 한동안 사업과 육아에 전념하며 브라운관을 떠나 있던 황신혜가 5년 만에 돌아왔다.
세월 거스르는  비결을 말하다 황신혜



KBS 새 드라마 ‘공주가 돌아왔다’는 과거 발레리나가 꿈이었지만 무능한 남편 탓에 억척스런 아줌마로 변해버린 차도경(오연수), 현모양처가 꿈이었으나 유명 발레리나가 된 골드미스 장공심(황신혜)의 살벌한 사랑쟁탈전을 그린다. 두 사람 모두 중년의 고상함은 벗어던진 채 완벽한 연하남 조현우(이재황)의 사랑을 얻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다.
발레복을 연상시키는 벌룬원피스에 화려한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준 황신혜(46)는 마흔 중반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젊고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그의 드라마 복귀는 무려 5년 만이다.
“발레를 하는 골드미스라 의상이나 메이크업에 더욱 신경 쓰여요(웃음). 또 오랜만에 시청자들과 만나는 거라 어떻게 봐주실지 걱정되기도 하고요. 처음엔 카메라 앞에서 저도 모르게 얼굴이 굳고, 물 위에 뜬 기름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안정을 찾고 있어요(웃음).”
그는 오랜만의 방송 복귀인 만큼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극중 라이벌인 오연수와 진흙탕을 뒹굴며 육탄전을 벌이고, 오연수로부터 닭발 세례를 받기까지 했다. 발레 연습 또한 쉽지 않았다고 한다. 촬영 전 학원을 다니며 발레 연습을 한 그는 “발레리나를 존경하게 됐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발레는 흉내 내기조차 힘들더라고요. 지금은 토슈즈를 신고 발끝으로 설 줄은 아는데, 처음에는 발가락이 눌려서 제대로 서지도 못했어요. 제가 발레를 하겠다고 하니까 우리 딸도 깜짝 놀라며 말렸어요. ‘그 나이에 발레 배우는 사람이 어디 있냐’면서 다칠까봐 걱정을 많이 하더군요. 다행히 연습하는 동안 부상은 없었어요(웃음).”
현재 초등학교 5학년인 딸은 그가 드라마에 출연한다는 사실에 한껏 들떠 있다고 한다. 드라마 출연을 결정하는 데 있어 딸의 기대가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그는 “5년 전 ‘천생연분’에 출연할 때는 아이가 일곱 살이어서 엄마가 연기자라는 사실을 잘 모르는 눈치였고, 학교에 입학한 뒤로는 지금까지 한 번도 연기를 한 적이 없어 아이가 궁금해 할 만하다”며 웃었다.
세월 거스르는  비결을 말하다 황신혜

“엄마가 공주야?” 하고 묻는 딸에게 “당연하지”로 응수하는 엄마
공백기 동안 그는 아이 뒷바라지와 인터넷 쇼핑몰 사업에 전념해왔다. 학부형으로서 아이 학교 행사에도 자주 참석하며 평범한 일상을 보냈다고 한다. 2005년 이혼 후 혼자 딸을 키우고 있는 그는 아이와 둘도 없는 친구 사이.
“드라마 제목이 ‘공주가 돌아왔다’라고 하니까 대뜸 아이가 ‘엄마가 공주야?’ 하고 묻더라고요(웃음). ‘당연히 엄마는 공주지’라고 했더니 아이가 어이없어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웃었어요. 평소 아이한테 농담을 잘하는 편인데, 아이도 그런 제 모습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얼마 전 학교 숙제로 엄마의 좋은 점을 써오라는 게 있었는데 아이는 ‘우리 엄마는 재미있어서 좋다’라고 적었더라고요. 저 역시 아이 놀리는 재미가 쏠쏠해요(웃음). 아이 학교를 방문하기 전날에는 일부러 노출이 있는 옷을 꺼내들고 ‘엄마 내일 이거 입고 갈 거야’ 하고 엄포를 놓죠. 그러면 아이는 ‘엄마 미쳤어?’ 하면서 정색을 하는데, 그래도 내심 제가 예쁘게 하고 가길 바라는 눈치예요(웃음).”
그는 얼마 전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딸과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털어놓아 화제를 모았다. 어느 날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그가 ‘컴퓨터 미인’이라는 말을 듣고 온 딸이 그에게 “엄마가 컴퓨터 좋아하는 거 선생님이 어떻게 알지?”라고 묻기에 “엄마가 컴퓨터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컴퓨터처럼 완벽하게 예쁘다는 뜻이야”라고 설명해줬더니 딸이 “컴퓨터가 너무 오래돼서 고장났나보다”라고 허를 찔렀다는 것. 또 한 번은 아이가 자신의 선생님에게 “우리 엄마가 공주병이 있어요”라고 말해 난감했던 적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실상 그의 모습은 공주가 아닌 ‘하녀’에 가깝다고 한다. 술도 맥주나 와인이 아닌 ‘소주에 삼겹살’을 가장 좋아한다고.
“혼자 있을 때는 밥상 차리는 게 번거로워 국그릇에 밥까지 떠서 말아 먹기도 하고, 식탁에 떨어진 음식을 주워 먹기도 해요(웃음). 저도 아이 키우는 엄마이다 보니 친한 사람들과 있을 때는 어쩔 수 없는 ‘아줌마 본성’이 나오더라고요.”
아무리 ‘자칭 하녀’라지만 외모에서 풍기는 아름다움은 부인할 수 없다. 그가 오랜 세월 많은 여성의 ‘워너비’로 군림할 수 있었던 건 꾸준한 운동 덕분. 항상 긴장하고 부지런하게 살려고 노력한다는 그는 “배에 힘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혹여나 ‘날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없을까 싶지만 그는 “오히려 열심히 관리하면서 느끼는 희열이 크다”고 답한다.
“연기자라면 대중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떤 분들은 너무 힘들게 사는 거 아니냐고 하지만 저는 별로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성격상 게으른 걸 싫어하거든요. 요즘은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도 자기관리에 철저하잖아요. 아이 학교에 갈 때마다 연예인 뺨치는 엄마들을 보고 얼마나 놀라는데요.”
황신혜는 그동안 김남주·오연수·채시라 등 자기관리 잘하는 또래 연기자들의 활약을 지켜보면서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그는 “아무리 작품이 좋아도 역할을 제대로 소화해낼 수 있는 연기자가 없으면 소용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5년 만에 돌아온 공주, 황신혜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여성동아 2009년 10월 5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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