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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애 충격 파경 후 첫 속내 인터뷰

글 김유림 기자 | 사진 조영철 기자 || ■ 의상&소품협찬 KIMYOUNGJOO LEEDONGSOO 골든듀 KYUMBIE ■ 장소협찬 까사보니따

입력 2009.09.23 11:50:00

지난 5월 이혼소식을 전해온 김영애가 처음으로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놓았다. 이혼 전 하와이로 떠나 마음을 잡아보려고도 했지만 마음만 지옥일 뿐 허사였다고 한다. 올봄 외아들을 장가보내며 홀가분해진 그는 이제 치열했던 삶의 기억은 지우고 쉬엄쉬엄 인생을 즐기려 애쓰는 중이다.
김영애 충격 파경 후 첫 속내 인터뷰

하얀색 셔츠에 청바지 차림의 김영애(58)는 어딘가 달라 보였다. 2년 전 ‘황토팩 중금속 사건’으로 마음고생하던 때에 비하면 살도 오르고 한결 생기 있는 모습이었다. 얼마 전 보도된 이혼 소식 이후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지 궁금하던 차, 건강해 보이는 그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반가웠다. 까무잡잡하게 그을린 팔은 두 달 전부터 재미를 붙인 골프 때문이라고 한다.
“골프 시작한 지는 4년 정도 됐는데, 그동안 손을 놓고 있다가 요즘 다시 시작했어요. 어느 날 갑자기 ‘한번 잘 쳐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원래 뭐 하나에 빠지면 정신 못 차리는 성격이라 며칠 전 집중호우가 왔을 때도 충북 음성까지 가서 골프를 치고 왔어요(웃음). 바람만 심하지 않았어도 마저 다 치고 오는 건데…. 조만간 개인 레슨도 받을 생각이에요.”
지금껏 일에만 몰두하느라 사람들과 어울려 노는 재미를 몰랐다는 그는 골프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듯했다. 운동을 떠나 좋은 공기 마시며 사람들과 천천히 필드를 거니는 시간 그 자체가 평화라는 것. 그는 “백수라 급할 것도 없고, 새로운 것에 빠져 있는 지금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2년 전부터 부부관계 균열, 이혼 후 재결합 시도했지만 소용 없어
지난 2003년 다섯 살 연하의 사업가 박모씨와 재혼한 김영애는 결혼 후 박씨와 사업가로 제2의 인생을 살았다. 그러다가 2007년 황토팩 중금속 검출 보도로 사업에 치명타를 입으면서 한동안 실의에 빠져 지냈다. 박씨와의 관계가 어그러지기 시작한 것도 그 무렵이라고 한다.
김영애 충격 파경 후 첫 속내 인터뷰

“그 사건이 이혼사유의 전부라고 할 순 없지만, 그 일을 겪으면서 둘 사이가 더욱 황폐해진 건 사실이에요. 흔히 상황이 안 좋을 때 싸움도 더 하게 되고 상대를 원망하게 되잖아요. 저희도 그러는 과정에서 극단으로 치달았던 것 같아요. 이혼을 결심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겠어요. 남들 이혼할 때 하는 것처럼 저희도 다 했어요. 그러면서 깊은 상처를 받았고, 저 자신을 아끼지 못한 게 후회되더라고요.”
지난해 6월 그가 휴식차 하와이로 떠나자, 이미 일부에서는 남편과의 불화 때문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하지만 당시 그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불화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하와이에서의 생활이 편안하고 행복하다고도 했지만, 이날 그는 “당시 속마음은 정반대였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마음이 편하지 않으니 여행도 고역이더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와이로 떠날 때만 해도 이런 결과가 올 거라고는 생각 못했어요. 사이가 안 좋기는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갈등과 오해가 풀릴 거라 생각했죠. 하지만 멀리 떨어져 있으니까 골이 더 깊어지더라고요.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어요.”
결국 두 사람은 지난해 10월 이혼했다. 하지만 그러고도 5개월 가까이 재결합을 위한 시간을 가졌다. 몇 차례 만나 대화를 나눴고, 지난 3월에는 김영애의 외아들(26) 결혼식에 전남편이 혼주로 참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의 관계는 회복되지 못했다.
“최종적으로 헤어지는 게 낫겠다고 결심하고 보니 ‘왜 여기까지 왔을까’ 하는 허망함이 밀려오더라고요. 그동안 알아온 시간이 10년인데, 헤어질 때가 되니까 ‘이 사람이 내가 알던 그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사람이 달라 보였어요. 물론 상대방도 마찬가지였겠죠. 사람에 대한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깨지고 나니 이제는 더 이상 어떤 누구도 믿지 못하겠어요.”
그는 지난 3월 전남편과의 관계를 완전히 정리하면서 회사 일에서도 손을 뗐다. 현재 회사 지분만 갖고 있는 그는 홈쇼핑 출연도 더 이상 하지 않는다. 8년 동안 자신의 손으로 일군 회사를 떠날 때, 그의 마음도 좋지 않았다고 한다. 함께 고생한 직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고. 그는 “직원 복지를 위해 그동안 준비해온 일이 많은데, 마무리를 짓지 못해 못내 아쉽다”고 말했다.
“일을 그만두지 않으면 그 사람과의 관계가 도무지 정리되지 않을 것 같았어요. 직원들을 생각하면 무책임한 행동일 수도 있지만, 어쩌겠어요. 그렇지 않으면 제가 못살겠는걸요. 사업하면서 세상을 보는 눈과 배짱을 키울 수 있었고, 열심히 달려왔던 만큼 후회도 미련도 없어요.”

김영애 충격 파경 후 첫 속내 인터뷰

힘겹게 쥐고 있던 것을 놓아버리자 그는 몸도 마음도 편해졌다. 2년 전부터 앓고 있던 불면증도 최근 한방치료를 받으면서 눈에 띄게 좋아졌다. 그는 “치료 받기 전에는 수면제 없이 하루에 두 시간밖에 못 잤다. 그런 생활이 반복되자 나중에는 구역질까지 나더라”며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요즘은 수면제 없이도 4시간 정도 잠을 청할 수 있고, 새벽에 깨면 TV나 신문을 보다 다시 1~2시간 얕은 잠을 잔다고 한다.
김영애는 9월에 영화 ‘애자’ 개봉도 앞두고 있다. ‘애자’는 세상 무서울 것 없는 소설가 지망생 애자(최강희)와 그런 딸을 구박하며 애증을 쌓아온 엄마 영희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 작품. 극중 영희로 등장하는 김영애는 오랜만의 스크린 나들이에 촬영 내내 ‘찍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혼 후 우울증을 극복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고.
“오랜만에 연기자로 돌아왔는데, 아직까지 잊지 않고 반겨주시는 분들이 계서서 감사해요. 카메라 앞에 서니까 신기하게도 마음이 편안해지더라고요. 그동안 연기활동을 중단했던 건 전남편이 원치 않아서예요. 지금이야 연기를 안 할 이유가 없죠. 지난해 11월에 캐스팅돼 2월부터 5월까지 촬영을 했는데, 최근 읽은 시나리오 중 가장 재미있었어요. 강희와의 촬영도 참 즐거웠고요. 사람들이 강희를 ‘사차원 소녀’라고 하던데, 엉뚱한 걸 떠나 정말 착해요. 그냥 착하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영화 촬영을 마치고 가장 서운했던 게 강희를 만나지 못한다는 거였어요.”
김영애 충격 파경 후 첫 속내 인터뷰

“지혜롭진 못했지만 열심히 살았기에 후회도 미련도 없어요”
영화에서 딸을 얻은 김영애는 실제로는 ‘딸 같은’ 며느리를 얻었다. 처음에는 아직 어린 아들이 결혼을 너무 서두르는 것 같아 걱정이었지만 며느리를 만나고 나서는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에 쏙 들었다고 한다. 그는 며느리에 대해 “따뜻하고 싹싹해 어디 하나 흠 잡을 데가 없다”고 평했다. 김영애의 아들은 프랑스 요리학교 르 꼬르동 블루를 졸업한 뒤 2006년 귀국해 요리사로 일해왔다. 내년 1월에는 부부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날 예정이라고 한다. 아들보다 두 살 연상인 며느리는 현재 패션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며 가수 조PD의 여동생이다.
“저는 좋은 엄마가 아니었는데, 아들이 결혼으로 큰 효도를 했어요. 둘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고 고맙죠. 결혼 후 집으로 들어와 함께 살고 있는데 며느리가 ‘어머니, 어머니’ 하면서 그렇게 잘할 수가 없어요. 결혼 전에도 일주일에 한 번 집에 와 식사를 했는데, 어른들과도 스스럼없이 잘 어울리고 항상 웃는 낯으로 대하더라고요. 저는 긍정적이고 밝은 사람이 좋은데 우리 며느리가 딱 그래요. 사돈댁에 딸이 둘만 됐어도 친딸 삼겠다고 했을 거예요(웃음).”
손자는 아들 내외가 공부를 마친 뒤에나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학교 졸업 후 직장을 갖기 전까지 아이를 낳지 않기로 한 아들 내외의 결정에 그는 “현명하고 계획 있는 태도”라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섬세하고, 한번 시작한 일은 끝장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아들의 성격은 그를 쏙 빼닮았다고. 그러면서 그는 “젊은 날 즉흥적이었던 나와 달리, 아들은 그렇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최근 아들 내외는 조만간 홀로 남겨질 그를 생각해 함께 미국에 가자는 제안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앞으로는 뭐든 정해놓고 살지 않겠다”고 말했다. 더 이상 자신을 한 가지 틀에 가두고 싶지 않다는 것. 그는 “40년 가까이 너무 치열하게 살아왔다. 이제는 아등바등하지 않고 천천히 물 흐르듯이 살고 싶다”고 말했다.
“지나온 세월을 부정하는 건 아니에요. 지혜롭진 못했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기에 후회는 없죠. 연기도 사업도 원없이 했고, 나이 오십에 부끄러운 것도 모르고 열정적으로 연애도 했어요(웃음). 한편으로는 그런 저 자신이 대견하기도 해요. 외골수인 성격이 답답할 때도 있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버텨온 거라는 생각도 들고요. 그래도 지금부터는 조금 다르게 살고 싶어요.”
그는 이혼 후 심경의 변화를 겪으면서 어떻게 하면 상처받지 않을지를 고민했다고 한다. 나이가 들면 체념도 쉬울 거라 생각했지만, 여전히 그는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 얼마 전 친구에게 이런 고민을 털어놓자 친구는 “이해하려고조차 하지 마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는 해답을 안겨줬다고 한다.
그동안 사는 게 바빠 제대로 된 여행을 가본 적이 없다는 그는 올가을에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여행가방을 꾸릴 생각이다.
“삶의 패턴을 바꿨다고 해서 방탕한 생활을 하진 않을 거예요(웃음). 저는 저 자신을 믿어요. 앞으로는 남의 눈 의식 안 하고 살겠지만, 그렇다고 정도를 벗어날 정도의 배짱은 아직 없거든요. 앞으로 펼쳐질 인생에는 재미있고 행복한 일들만 있으면 좋겠어요.”

여성동아 2009년 9월 5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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