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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배우 부인 56억 사기사건 전말

글 이설 기자 || ■ 일러스트 이종주

입력 2009.09.22 10:28:00

“톱스타는 누구래? 근데 어떻게 56억원이나 사기를 당했지?” 최근 일어난 중견 톱스타 부인의 사기 소식이 안타까움과 함께 궁금증을 낳고 있다. 내막은 거짓 투자를 이용한 돌려막기식 금융사기.
10% 이상 수익을 보장하던 노다지는 결국 비극으로 끝났다.
유명 배우  부인 56억  사기사건  전말


지난 7월23일 일간지에는 일제히 ‘톱스타 부인 56억원 사기’라는 제목의 기사가 보도됐다. 그 톱스타가 누구냐에 대한 관심도 컸지만 56억원이라는 엄청난 피해 액수도 호기심을 불렀다. 재구성한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유명 배우 부인 A씨는 2003년 새로운 친구를 사귀게 됐다. 여동생을 통해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천연화장품 수입·판매업체 대표 B씨(47)를 만난 것. A씨가 연예인의 부인이라는 점에 호기심을 느낀 B씨는 살가운 태도로 대했고 두 사람은 금세 언니동생 하는 사이가 됐다. A씨의 남편은 당시 막 이름을 알리던 참이었다.
“돈이 필요한데 빌릴 수 있을까? 이자까지 해서 금방 갚을게.”
2004년 3월 B씨가 A씨에게 5천만원을 빌려달라고 부탁했다. 화장품 사업을 확장하는 데 돈이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선뜻 돈을 건넨 A씨에게 B씨는 2년간 월 1백만원의 이자까지 더해 2006년 7월 원금을 모두 갚았다. 이런 금전거래로 A씨는 B씨를 더욱 신뢰하게 됐다.
“내가 S그룹 최고비서인 홍 마담을 잘 알고 지내. 그분이 나를 친동생처럼 아끼거든. 그분은 S그룹을 통해 얻은 정보로 양평 타운하우스, 평창 부동산 등에 투자해서 돈을 엄청 벌었어. 그쪽 땅이 몇 배가 올랐거든. 사실 그때 빌린 5천만원도 거기 투자해서 수익을 얻은 거야. 홍 마담을 중심으로 재벌가, 유력 정치인 등 거물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이 ‘12인회’라는 투자그룹을 만들었어. 나도 처음에 껴주지 않다가 나중에 좋게 보고 막내로 들어가게 됐지.”
2006년 8월. 압구정동 커피숍에서 A씨와 B씨가 만났다. 이 자리에서 B씨는 대뜸 A씨에게 투자 제안을 했다. 자신이 대기업 그룹의 오른팔을 아는데, 그쪽을 통해 투자하면 큰돈을 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A씨의 남편이 출연한 작품이 히트를 치면서 누구나 아는 톱스타로 발돋움한 때였다.
B씨의 말이 그럴싸하다 싶었던 A씨는 “잘 부탁한다”며 B씨에게 4천만원을 건넸다. 그것을 시작으로 2008년 1월까지 69차례에 걸쳐 무려 56억 6천4백50만원을 보냈다. 이중 A씨에게 돌아온 돈은 절반가량인 약 28억원. 2년 동안 A씨가 정기적으로 B씨에게 거액을 건넨 이유가 뭘까.

“친분과 신뢰 쌓은 뒤 투자 요구, A씨 부부 별다른 의심 못 해”

B씨가 마냥 A씨에게 돈을 받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는 A씨에게 투자 이익금이라며 한 번에 수천만원씩 배당금을 건넸다. A씨는 주기적으로 돈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B씨가 자신의 돈을 성실히 불리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B씨는 폰지 수법으로 A씨를 속이고 있었다. 폰지 사기란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다단계 금융사기. 1920년 미국에서 이탈리아 이민자인 찰스 폰지가 벌인 사기행각에서 유래됐다. 뒷사람의 돈으로 앞사람의 돈을 막는 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 투자자를 모집하지 못하면 사기행각이 들통나게 된다.
B씨는 A씨 이외의 다른 투자자를 모집해 그들의 돈으로 A씨에게 중간 배당금을 보냈다. A씨를 현혹하면서 언급한 홍 마담과 ‘12인회’는 존재하지 않는 거짓말로 드러났다. B씨의 대담한 범행은 그의 투자금 돌려막기에 차질이 생기면서 의심을 사기 시작했다.
투자 이익금을 못 받기 시작하자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A씨 부부가 B씨를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 최종원)는 7월23일 B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톱스타는 부인이 투자를 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사기라는 의심은 못 했다고 한다.
유서 깊고 단순한 폰지 사기의 사례는 국내외를 넘나든다. 최근 가장 유명한 해외 사건은 미국 ‘월스트리트의 거물’ 버나드 메이도프 전 나스닥 회장이 저지른 약 83조원 규모의 사기. 그는 20년 가까이 헤지펀드를 운용하며 수만 명의 피해자를 낳았다.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유명 경제학자 헨리 카우프만, 영국의 HSBC, 일본의 노무라증권 등이 피해를 입었다. 그는 올해 6월 벌금 1천7백억 달러와 징역 1백50년을 선고받았다.
국내 유사 사례도 적지 않다. 2004년 전국 5만여 명의 투자자에게 4조원을 끌어 모은 ‘조희팔 사건’과 ‘제이유 사건’이 대표적이다. 다단계 금융사기는 친분을 이용해 피해자에게 접근, 그럴듯한 사업 아이템과 고수익을 미끼로 던져 속아 넘어가기 쉽다.

여성동아 2009년 9월 5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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