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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차차차’ 쌍과부 박해미 심혜진 카리스마 대결

글 이설 기자 | 사진 문형일 이기욱 기자

입력 2009.08.22 12:32:00

말싸움과 기싸움은 물론 몸싸움도 남자에게 뒤지지 않을 것 같은 여장부, 박해미와 심혜진이 쌍과부로 호흡을 맞춘다. 서로의 기가 더 세다며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이 ‘강한 여자로 산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다 함께 차차차’ 쌍과부 박해미 심혜진  카리스마 대결



“안녕하세요~오.” 뮤지컬에서처럼 노래로 인사하며 기자들과 마주 앉는 배우 박해미(44). 헤어스타일에 어울리는 강렬한 눈빛이 인상적이다. “여기는 어리고 예쁜 여기자가 많네~.” 우아한 외모와 달리 구성진 말투로 눈인사를 건네는 배우 심혜진(42). 트레이드마크인 치아가 고르게 드러나는 미소가 싱그럽다.
대표 중견 여배우 박해미와 심혜진이 함께 연기하고 있다. KBS 일일드라마 ‘다 함께 차차차’. 맡은 역할도 관계도 독특하다. 한날한시 남편을 잃고 부부처럼 의지하는 동서지간으로 박해미는 철부지 큰동서를, 심혜진은 듬직한 작은동서를 맡았다.
극중 두 사람의 캐릭터는 상반된다. 박해미는 살림을 꾸리고 가족을 돌보는 여성스러운 역할이고, 심혜진은 카센터를 운영하며 가정경제를 책임지는 우직한 역할이다. 두 사람은 “그간의 이미지와 반대되는 캐릭터를 맡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박해미(이하 박) “이번 역할은 힘들어. ‘거침없이 하이킥’ 때는 딱 내 모습이었는데. 시어머니한테도 하고 싶은 말 하고 남편 그늘에 있기보다 스스로 행동하고. 그런데 이번에는 전형적인 엄마이자 아줌마 역할이잖아. 저력 있으면서도 순수한 면을 잃지 않은 아줌마 연기가 아직은 익숙지 않네.”
심혜진(이하 심) “나는 반대로 터프한 역할이잖아. 남편 죽고 난 뒤 카센터 운영하면서 가족들을 위해 뼛골 빠지게 일하는. 늘 얼굴에 기름칠하고 사람들 대하다 보니 자연스레 남성스러워진 거지. 그런데 사람들이 실제로도 나더러 터프하대. 여성스러운 면이 많은데. 내가 터프해? 나는 스스로 기가 세다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기는 박해미씨가 세지(웃음).”
‘다 함께 차차차’ 쌍과부 박해미 심혜진  카리스마 대결

“기 센 건 심씨 아줌마도 만만치 않지. 드라마에서와 비슷한 처지였다면 카센터는 아니라도 레스토랑이라도 차렸을 걸. 연기할 때 보니까 주니어 연기자들이 우릴 좀 어려워하는 것 같더라고. 연기할 때도 모기소리 내고. 대기실에서도 우리가 분위기 풀어주려고 노력해도 얼어 있고. 그 친구들이 보기에는 우리가 무서운가봐(웃음).”
“아직 초반이라 그렇지, 친해지면 언니같이 느낄걸? 박해미씨는 겉보기에는 굉장히 강한 것 같지만 여린 구석이 있는 것 같아. 그래서 이번 역할도 잘 어울려. 그런데 그동안의 모습과는 다른 캐릭터인데 드라마 출연은 어떻게 결정했어?”
“쌍과부라는 설정이 재미있었어. 연기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이런 생각도 있었어. 사실 우리 사회에서 혼자 산다고 하면 아직도 이상하게 보는 경우가 많잖아. 드라마에서 과부를 보여주는 이런 설정도 소외된 계층의 단면을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해. 힘든 환경에서도 씩씩하게 사는 주인공들을 보면 시청자도 힘이 나지 않겠어?”
“그렇지. 나도 그래서 더 열심히 연기하고 싶어. 그리고 과부 동서끼리 14년간 독수공방한 건 그들 간에 뭔가 있었다는 거야. 왜 아이들이 크면 여자지간 정이 더 좋다고들 하잖아. 40, 50대가 되면 남편보다 친구나 자매와 웃고 떠들고 마음을 나누는 게 좋다고. 드라마에서 둘은 그런 관계인 거지. 가족을 이루고 사는 겉모습뿐 아니라 감정적으로도 부부처럼 의지하는.”

“여자들간 진한 우정과 가족애 보여줄 것”
‘쌍과부’의 러브라인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면 심혜진은 있고 박해미는 없다. 이종원이 이웃에 사는 게으른 만화가로 출연, 심혜진과 티격태격하다가 좋은 관계로 발전하게 된다. 이에 박해미는 “러브라인이 없어 아쉽다. 나중에라도 꼭 괜찮은 남자 연기자가 합류하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이어 “남남으로 만난 두 여자가 의지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이성 간 사랑만큼 진한 가족애를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번 역할에서 또 하나 재미있는 건 장성한 아들을 둔 엄마를 연기한다는 거야. 극중 아들인 오만석씨랑은 나이 차가 그리 많지 않은데다가 실제 우리 아이는 아직 어리잖아. 어색해서 ‘나는 엄마다’라고 세뇌를 하고 있지.”
“나는 아이가 없잖아. 촬영하면서 엄마 소리를 듣긴 하는데 아직 내 딸이라는 느낌은 없어. 이모나 언니는 괜찮은데 엄마 소리를 들으면 약간 ‘띵’하지(웃음).”
“나도 그렇지만 심혜진씨도 ‘천추태후’에 출연하면서 강한 이미지가 생긴 것 같다. 그건 어때?”
“세심한 성격이지만 내 나이에 이런 직업을 갖고 있으면 생활력이 강해지는 게 자연스럽다고 생각해. 나이 들면서 강해지는 것, 좋잖아?”

여성동아 2009년 8월 5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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