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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김명희 기자의 알파맘 도전기

즐거운 편지

입력 2009.08.03 15:38:00

즐거운 편지


“할머니께… 마니마니 보고 싶어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요즘 태욱이는 편지 쓰는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글을 깨치기 시작한 지난해 말 할머니한테서 받은 한 통의 편지가 시작이었습니다. 아이는 “할머니는 동생과 잘 놀아주고 엄마 말 잘 듣는 태욱이를 사랑해요…”로 이어지는 편지에 제법 깊은 인상을 받은 듯했습니다.
처음 접하는 편지라는 매체가 낯선데다가 우체국 우체부를 거쳐 자기 손에까지 전달되는 과정이 신기했나봅니다. “엄마 이거 진짜 우체부 아저씨가 갖다준 거 맞아요?”라고 여러 번 묻더군요. 그리고 무엇보다 누군가가 오롯이 자신만을 생각하며 글을 썼다는 것에 감동을 받은 듯했습니다.
이후 태욱이는 할머니께 답장을 쓰는 것을 시작으로 선생님과 친구들에게도 편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좋아하는 여자친구한테 “우리 사이좋게 지내자”고 편지를 썼더니 “넌 참 좋은 친구 같아”라는 답장을 받았다고 자랑도 하더군요.
즐거운 편지

맞춤법 틀리더라도 상대에 대한 마음 자연스럽게 표현하도록 해
편지쓰기의 좋은 점은 자연스럽게 국어교육이 된다는 것입니다. 어른한테는 ‘께’ ‘올림’ 등의 용어를, 친구한테는 ‘에게’ ‘가’라는 용어를 써야 한다고 알려줬더니 그 차이를 금방 이해하더라고요. 틀린 맞춤법은 되도록 그 자리에서 지적하지 않고 어디가 틀렸는지 눈여겨봤다가 나중에 슬며시 알려줬습니다. 맞춤법에 신경 쓰다 보면 편지 쓰는 것 자체에 흥미를 잃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돌이켜보면 저의 첫 편지쓰기는 초등학교 3학년 무렵 국군장병에게 보내는 위문편지였던 것 같습니다.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알지도 못하는 누구에겐가 편지를 쓰는 건 부담스럽기 짝이 없는 일이었죠. 그 때문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전 아직도 편지로 누군가에게 진심을 전달하는 게 서툽니다. 전화와 이메일이 흔해진 요즘엔 더군다나 편지 쓸 일도 없죠.
그래서 태욱이가 편지를 통해 상대방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 무척 반갑습니다. 아직 대단한 수준의 글은 아니지만 자꾸 쓰다 보면 그 또한 조금씩 나아지리라고 믿습니다.

여성동아 2009년 8월 5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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