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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보다 연애, 연애보다 일이 좋아요”엄정화

글 정혜연 기자 | 사진 이기욱 기자

입력 2009.07.17 17:06:00

시원한 웃음이 매력적인 엄정화. 지난해까지 가수로 활발한 활동을 하던 그가 올해는 영화와 드라마를 종횡무진하고 있다. 그에겐 나이 듦도, 결혼도 큰 문제가 아닌 듯하다. 결혼에 대한 그의 솔직한 생각 & 싱글로 사는 즐거움.
“결혼보다 연애,  연애보다 일이 좋아요”엄정화


서른여덟. 드라마 ‘결혼 못하는 남자’의 여주인공 장문정의 나이이자 엄정화의 실제 나이다. 드라마 속 결혼 못한 노처녀라는 설정도 그의 현재 상황과 똑같다. 아무래도 이번 작품을 선택한 데는 동병상련이 작용한 것 같았다.
“대본에 ‘이 나이가 될 때까지 결혼을 안 하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한 여자’라고 적혀 있더라고요. 많이 공감 갔죠(웃음). 그래도 조건보다 진짜 사랑을 찾는 부분 같은 건 젊을 때와 변함이 없어요.”
93년 영화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로 데뷔한 엄정화는 그해 앨범까지 내며 가수로도 활동했다. 당시 섹시한 드레스를 입고 ‘눈동자’를 부르던 그에게 군인들과 젊은 남성들은 열광했다.
16년이 지난 지금, 그는 외모·몸매·능력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골드미스의 대표주자로 꼽히고 있다. 부족할 것 없어 보이는 그에게 결혼이란 어떤 의미일까?
“예전에는 혼자 사는 것에 익숙해져서 ‘여기에 다른 사람이 들어오면 불편해서 어쩌지?’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요즘엔 ‘가야 되겠다’는 생각을 조금씩 해요. 주변에서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행복을 느끼는 모습을 볼 때 특히 그렇고, 또 늙어서 계속 혼자 생활하고 있는 제 모습을 상상하면 빨리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죠. 이상형이요? 친구 같은 사람이면 좋겠어요.”

“젊게 사는 비결이요? 걱정·근심 잊고 큰 소리로 웃는 거죠”
자기만의 확고한 주관을 갖고 멋지게 인생을 즐길 것 같은 엄정화지만 가끔 그도 우울해질 때가 있다고 한다.
“나이에서 오는 압박감, 쓸쓸함 같은 게 있어요. 예전에는 쇼핑을 하러 가도 내 눈에 예쁜 것 위주로 골랐어요. 그런데 이제는 모양이나 색깔을 먼저 보고, 내 몸에 맞는 것 위주로 고르게 되더라고요. 쇼핑이 마냥 즐거웠는데 이제는 그렇지도 않죠.”
그런 생각이 들 때면 그는 걱정·근심 등 모든 부정적 생각에서 초월하려 애쓴다고 한다. 혼자 집에 있을 때는 일부러라도 즐겁게 지내고 일할 때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려고 노력한다. 이번 작품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된 지진희는 그에 대해 “이렇게 밝은 사람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엄정화씨와 결혼하는 사람은 정말 행운아예요. 대화를 하다가도 잘 웃고, 사람을 편하게 해주거든요. 이런 사람과 산다면 즐겁지 않을 이유가 없잖아요?”
처음으로 함께 작업을 하는 두 사람은 벌써부터 가까워진 눈치였다. 드라마 촬영 초반에 민망한 장면을 찍은 덕분이라고.
“제가 내과 전문의로 나오는데 지진희씨가 복통을 호소하며 병원에 실려 와요. 장에 문제가 있어서 대장 내시경을 하려고 바지를 벗고 엉덩이를 보이는 장면이 있죠. 친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촬영하려니 쉽지 않더라고요. 지진희씨가 무안해할까봐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을 때는 고개를 돌리거나 눈을 감았어요(웃음).”
“결혼보다 연애,  연애보다 일이 좋아요”엄정화

영화·드라마뿐 아니라 가수로 무대에 설 때도 언제나 자신만의 스타일을 선보였던 그가 이번 작품을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했을까 궁금했다. 그는 “스타일에 10단계의 강도가 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3단계 정도로 꾸미고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직업이 의사인데다가 성격도 수수한 인물이에요. 화장을 짙게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되도록 꾸미지 않으려고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은 듯하지만 심플한 매력이 있는 스타일로 준비했어요.”
또 하나 관심을 모으고 있는 부분은 동시간대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김유신 장군으로 출연 중인 동생 엄태웅과의 시청률 대결. 그가 출연을 고민하고 있을 때 엄태웅이 오히려 “서로 잘되면 좋지”라고 말해 부담감을 덜었다고 한다.
“엄마도 어디를 봐야 하냐며 고민하시더라고요(웃음). 사실 그쪽은 사극이고 이쪽은 트렌디 드라마기 때문에 타깃층이 달라서 크게 걱정하지는 않아요. 그래도 솔직히 말하면 저희 쪽 시청률이 더 높게 나오면 좋겠어요. 동생에게 우스개로 ‘누나 아직 시집도 못 갔으니까 네 시청률 좀 가져갈게’라고 말했는데 어떻게 될지는 두고 봐야죠.”
항상 현대극에만 얼굴을 비춰온 그는 사극에 대한 욕심이 없을까.
“데뷔 이후 한 번도 사극을 촬영한 적이 없어요. 초창기에는 사극 대본도 들어오고 했는데 그때는 자신이 없어서 무조건 거절했거든요. 지금은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왠지 쪽머리가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아요?(웃음)”
올해 영화 ‘인사동 스캔들’을 끝낸 이후 곧바로 이번 드라마 촬영에 합류한 엄정화는 작품이 끝나면 가수활동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여성동아 2009년 7월 5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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