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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하 김혜수 강석우 김애경…연기 아닌 그림으로 승부하다

글 김명희 기자 | 사진 이기욱 기자, SBS 제공

입력 2009.05.20 17:21:00

심은하 김혜수 강석우…. 이름만 들으면 블록버스터급 영화 출연진으로 오해하기 딱 좋다. 하지만 이들은 지난 4월 중순 열린 서울오픈아트페어에 미술작품을 선보인 스타들이다. 특히 심은하는 남편과 전시장을 찾아 결혼 후 처음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 화제를 모았다.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단어가 꼭 어울리는 스타들의 그림 세상으로 들어가봤다.
심은하 김혜수 강석우 김애경…연기 아닌 그림으로 승부하다

서울오픈아트페어 전시장을 찾은 심은하 부부. 심은하는 이번 전시에 4점의 수묵화를 출품했다.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아가씨 같기도 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성적표를 기다리는 어린아이 같기도 했다. 지난 4월 중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5일간 열린 서울오픈아트페어 특별전에 그림을 출품한 배우들은 스크린에 섰을 때보다 한층 긴장한 모습이었다.
어느덧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심은하와 김혜수, 강석우, 김애경 등이 이번 전시회에서 그동안 갈고닦은 그림 실력을 선보였다. 재미있는 건 스타와 그들의 그림이 닮은꼴이라는 점이다. 심은하의 그림은 그녀처럼 단아했고, 김혜수의 작품에서는 열정이 넘쳐났으며 숨김없이 솔직한 성격의 김애경은 누드화 2점을 내놓았다.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은 이는 지난 2005년 결혼 후 한 차례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온 심은하. 그는 시어머니와 친분이 있는 미술계 인사의 요청을 받고 이번 전시회에 수묵화 넉 점을 출품했다. 심은하는 오랜 침묵을 깨고 남편 지상욱씨와 부부동반으로 전시장을 깜짝 방문해 화제가 됐다.
긴 단발머리를 한 그의 모습에서는 세월의 흔적이 묻어났으나 여전히 곱고 행복해 보였다. 그가 직접 지었다는 청송재부심, 영고송, 선유담, 안심입명 등 작품 제목에서도 여유가 묻어난다.
심은하는 2001년 은퇴 후 동양화를 배우기 시작, 동인전에 작품을 출품한 적도 있다. 당시 그는 화가로 전업을 고민할 정도로 그림에 푹 빠졌으며 그때 익힌 서예 실력도 수준급이다. 프랑스 미술 유학을 계획한 적도 있지만 여러 여건 때문에 좌절됐다. 대신 결혼 후에도 틈틈이 그림을 그리며 실력을 쌓았다.
전시회장을 찾은 심은하는 꽤 오랜 시간 취재진과 인터뷰도 했는데 미술을 시작한 동기에 대해서는 “삶의 안정도 느끼고 싶었고 그 당시(은퇴 직후)에는 탈출구가 필요했다. 그림을 그리다 보니 너무 재미있어 빠져들었다”고 답했다.
“결혼 후 왜 나들이를 자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아이들을 키우느라 시간도, 여유도 없다”고 대답했다. 그는 네 살, 세 살배기 연년생 딸을 두고 있는데 아직 아이들이 어리다 보니 챙길 것도, 신경 쓸 일도 많다고 한다.
이날 심은하는 30분 정도 전시장을 둘러본 뒤 모처럼의 나들이를 마치고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의 그림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많았으나, 심은하 측은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단아한 심은하 그림, 열정적인 김혜수 그림… 작품도 스타와 닮은꼴
연예활동을 하는 틈틈이 독학으로 그림을 배운 김혜수는 콜라주 기법 등을 이용한 서양화를 7점 내놓았다. 하지만 그림은 어디까지나 취미일 뿐, 전문적으로 미술을 할 생각은 없다고.
김혜수의 그림 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지난해 영국 라이선스 잡지 ‘dazed & confused’에 선보이기 위해 그린 작품. 과감한 빨간색 바탕에 수영복 입은 여성의 뒷모습을 담은 사진을 콜라주한 이 그림은 강렬한 느낌과 함께 묘한 여운을 남긴다. 김혜수 그림의 특징은 음악·사진 등과의 유기적 결합을 시도한 점이다. 모비의 노래 ‘raining again’과 쿨라 세이커의 ‘into the deep’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도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
화가인 아내 나연신씨와 여러 차례 전시회를 연 적이 있는 강석우는 푸른빛이 주를 이루는 서양화를 선보였다. “어릴 적 학교에 미술도구를 챙겨가지 않아 선생님께 혼나곤 했던 개구쟁이였다”는 그는 “아내가 그림 그리는 걸 보면서 어깨너머로 배웠다. 무슨 색을 써야 하나 난감할 때는 아내의 도움을 받곤 한다”고 말했다.
“연기와 미술 중 어떤 게 어렵냐”는 질문에 그는 “연기보다 그림이 훨씬 어렵다. 알 것 같다가도 모르겠는 게 미술이다. 어려서부터 정식으로 그림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구상화는 더 어렵다. 그래서 주로 추상화를 그린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탤런트 김애경은 클림트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누드화 2점을 출품했다. 평소 클림트의 ‘다나에’를 좋아해 거기서 모티브를 따온 것이라고 한다. 김애경은 “전시회 출품 소식이 알려진 후 사람들이 ‘화가님’이라고 부른다. 부끄럽지만 기분 좋다”고 말했다.
이들 외에 조영남은 바둑과 화투를 소재로 한 팝아트 그림을, 이상벽은 풍경사진을 내놓아 관람객의 눈을 즐겁게 했다.





심은하 김혜수 강석우 김애경…연기 아닌 그림으로 승부하다

1 서울오픈아트페어 개막식에 참석한 김혜수 강석우 김애경.
2 자신의 그림 앞에 선 김혜수. 김혜수는 총 7점의 작품을 선보였는데 특히 구도가 뛰어나다는 평을 얻었다.
3 작품 설명을 하는 강석우. 강석우는 작업할 때 화가인 아내 나연신씨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고.
4 김애경은 클림트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누드화 2점을 선보였다.
심은하 김혜수 강석우 김애경…연기 아닌 그림으로 승부하다

5 김혜수의 콜라주 작품 ‘dazed & confused’.
6 심은하가 출품한 수묵화. 작품 제목은 ‘선유담’.
7 강석우의 ‘화병’.

여성동아 2009년 5월 54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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